알프스- 몽블랑 트래킹 16일(2012.7)

27.TMB/스위스에서 다시 프랑스로..환상의 발므고개와 몽블랑...

나베가 2012. 9. 21. 20:07

<지도 사진 출처/신내과 의원 갤러리>

 

아!!

이제 알프스를 걷는 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시작한 12일 동안의

우리의 기인 여정..

 

장장 167km를 매일 쉬지 않고 걷는 다는 것이

두려움도 있었지만, 얼마나 설레임을 주었는 지...

 

그러나

힘듦도....

시간의 흐름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로 갔고,

그리고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이름만으로도 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스위스로....

이제 오늘은 몽블랑을 한 바퀴 비잉 돌아 그 끝을 향해 다시 원점인 프랑스로 넘어간다.

 

와아!!

스스로 대견함에 감탄사와 함께 벌써 아쉬움이 너무나 커 가슴을 절절하게 한다.

 

그 어느때 보다도 힘찬 파이팅을 외치며 오늘도 출발 인증 샷 날린다.

모처럼 가이드 둘-비와 파트리샤가 포함된 우리 식구 모두가 찍힌 사진이다.

옆에 성모님이 모셔진 동굴도 있으니, 오늘은 그 어느때 보다도 행복하고 안전한 여정이 될 듯하다.

 

 

와우~

저기 멋진 트래커가 보이네~

우리의 여정도 판타스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거늘, 인간의 욕심이 끝이없다.

이제는 저 사람처럼 저런 멋진 차를 타고 다니며 가장 환상의 자리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그런 여행을 탐내본다.

 

진정한 자유인....

 

 

늘 시작은 거의가 가파른 오르막이다.

벌써 온 몸엔 땀이 송글 송글 맺혀오기 시작한다.

아침에 살갗에 스며드는 찬기가 통증을 느낄 만큼 차가웠거늘, 우리의 가이드 비가 끈나시 차림으로

시작했을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ㅠㅠ

 

그러나 그런 힘듦덕분에 얼마 걷지 않은것 같은데도 마을이 저 만치 아래로 ...

깊은 계곡의 아름다운 풍광과 시원스러움을 보여준다.

 

 

 오르막을 한 바탕 오르고 나면....

우리에게 늘 주어지는 시간이 있지~

바로...

물 먹는 시간과 옷 벗는 시간....

ㅋㅋ

 

사람의 신체가 얼마나 대단한 지....

밖의 날씨와 상관없이 어느정도 몸을 움직여 주면

자동차의 엔진이 과열되어 잘 나가듯이

우리의 몸에도 끝모를 에너지가 생성되어

온 몸을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게 한다.

그때부터는 그리 힘든 줄 모르고 걷게 되는 것이다.

 

온몸에 신진대사가 활발히 일어나 모든 노폐물과 나쁜 것들이 다 빠져 나가고 신선한 생명 넘치는 에너지만 차오르는 거지~

더우기 대 자연속 에너지가 가슴속으로 하루 종일 스며드는 산행은 그야말로 우리 몸으로 하여금 못 이겨낼게 없게 만드는 거야~

 

그래~ 맞아~

우린 걷는 내내 말했지~

어디 몸속에 암세포가 있다할 지라도 살아 남을 수 있겠냐고....

 

삶의 큰 고초를 두번이나 견디어 낸 정숙언니....

앞으로는 다시는 그런 고초는 삶에서 없을 거라고....

몽블랑 트래킹을 선택한 건....언니의 삶에서 최고의 선택을 한 거라고....

 

 

어디서 부터 날아든 걸까....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것 마냥 안개가 우리를 ....아니, 주변을 휘감고 들어왔다.

와아~~

몽환적인 분위기에 휩쌓여 우린 또 열광한다.

아!!

이렇듯 몽블랑은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듯 또 우리를 호사시켜 준다.

 

 

 

그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먼 발치 경치가 사라지니,

발 밑의 야생화가 더 크고 뚜렷한 모습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알프스는 그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름답고 매혹적이지 않은 모습은 단 하나도 없는 거 같아~~

 

한약재로만 알고 있던 당귀가 이처럼 매혹적인 꽃을 피운 자태로 알프스에 있을 줄 어디 상상이나 했어?

정말이지 모든 생물은 하나같이 기막힌 꽃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어~

하물며 이름도 모르는 작은 생물도 이처럼 아름다운 자태로 감동을 주는데....

아!!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

나는 과연 어떤 꽃을 피우고 살고 있는 거지??

 

 

아~~

모든게 아스라이 사라져간것 같은 이 분위기....

넘 좋아!!

 

난 이렇듯 운무에 휩쌓인 분위기에 열광한다.

그래서 장마철만 되면 CD 한 가방 챙겨들고 남편과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나는 거야~

계곡엔 힘찬 물줄기가 넘쳐나고....

세상의 모든 복잡한 것들이 그 운무에 다 휩쌓여 사라져 버리거든~

오로지 초록의 향연만이 남아있잖아~

같은 음악을 들어도 마치 첨 듣는 것 마냥 다른 음악으로 들려~

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어~

그 분위기와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너무 좋아서....ㅎㅎ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여기 알프스에서도 그런 느낌이 드네~

사실은 알프스의 아름다움 반이 운무에 사라져 버린건데 말야~ 

 

 

 

 

 

 

 

 

 가파른 오르막으로 또 치닫기 전에 잠시 쉬었다.

배낭도 풀고...

약간의 간식타임까지 가졌다.

 

오오~

이 과자 정말 맛있는 걸~

 

어제 점심 디저트로 남은 과자인데, 내 가방에 들었던 거라 일행들에게 나누어 주며 한 마디 했다.

정말 살살 녹아~ㅋㅋ

 

오호~

근데 이거 마치 모양이 시가같잖아~

그럼 어디 담배 한 번 멋지게 피워볼까~~

 

"이 선생님, 저 시가 피는 모습 한 컷 잡아주세연~"

ㅋㅋ

"에잇~ 어색하다 어색해~"

 

다시 걸어오른 오르막....

위에서 내려다 보니 구불 구불 나 있는 길이 환상이다.

 

 

어디서 부터 왔다가 어디로 사라져 가는 지....

운무는 쉴새없이 솟아올라 달려 들었다가 사라지곤 했다.

아!!

햇빛에 반사되는 야생화만 이쁜 줄 알았더니...

운무의 휩쌓임 속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어쩌면 이렇게도 매혹적일까....

모델과 작가놀이 한 판 벌리고 또 뛰자~

ㅋㅋ

 

 

 

 

 

 

와아~

이제 Cold de Balme를 다 올랐나 보다.

저 멀리 빨간 덧문이 달려있는 산장이 보여~

발므산장인가??

진짜 그림인데~

언덕위의 그림같은 집....ㅎㅎ

덧 창만 빨간 색인데도 마치 빨간 집 처럼 느낌이 강렬해~

저기 가서 커피 마셔야지~~

 

 

 

멋진 풍광에 모두들 사진 찍느라 소란스러웠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운무에 휩쌓여 가려졌던 초록 언덕 뒤로 하얀 설산이 쏘옥 고개를 내미는 거다.

바로 몽블랑이다.

와우~~

모두 탄성을 지르며 몽블랑이 다시 운무에 휩쌓여 사라지기 전에 그 앞에서 한 컷 찍으려고 동작이 빨라졌다.ㅎㅎ

 

 

 

 

 

산장에 오르니 빼곡한 사람들로 앉을 자리도 없어 보인다.

헐~ 커피를 한 잔 마시려고 잔뜩 기대를 했건만,

우리의 비가 단호히 말한다.

주인장이 아주 나쁜 사람이라서 이용하지 않는다고....

아마 절경에 위치한 값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정말 에스프레소 더블샷 한 잔 하고 싶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산장을 지나 내려오면 바로 그곳이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국경이다.

이곳도 여지없이 쬐끄만 비석 하나 달랑 세워놓은 것이 국경표지의 다다.

이젠 신기할 것도 없어 그저 지나치고 비경앞에서 모두 사진 찍으며 열광했다.

그도 그럴것이 1분전만 해도 운무에 휩쌓였던 몽블랑이 마술 처럼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모두 난리가 났다.

또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몽블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ㅎㅎ

 

 

역시 뭐든지 이렇듯 안타깝게 쬐끔씩 보여줘야 하는것 같아~

이제껏 훤히 드러내 보여줄땐 이처럼 열광하진 않았잖아~

보일듯 말듯...아주 쪼끔씩...아주 잠깐씩...

마술놀이 하는것만 같다. ㅋㅋ

 

 

그러고 보면 이 결핍이란 것이 그리 나쁜것만 같지 않아~

아주 아주 소중하게...

미치도록 열정적이게 만들잖아~

 

누가 그랬다고 했는데....

영재를 만드는 조건이 바로 이 결핍의 상태라고...

어디 영재를 만드는 조건만이 그렇겠어~

넘치는건 부족함 보다 못하다고....

 

 

 

 

아!!

빠리지엔느...정숙 언니....

죽음의 기로에 2번이나 섰던 언니는 지금 이 순간 감동의 크기가 얼마나 클까....

더우기 시작하자 마자 고산증으로 죽을 만큼 힘들었던 ...

언니나 우리 모두 이대로 홀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쩌나....걱정 했었는데....

이 감동스런 광경앞에서 언니의 벅찬 표정이 그대로 대변해 주는것만 같다.

사진만 보면서도 나도 가슴이 벅차온다.

 

 

아!!

스위스 국경을 너머 프랑스로 넘어오니, 마술을 부리는 운무의 장난때문인 지....

좌~악~ 펼쳐진 풍광이 기가 막혀 탄성을 그칠 수 없게 한다.

아~~ 역시 몽블랑은 스위스 보다는 프랑스거인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리엔 알프스 풍광하면 스위스가 떠 오르지,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떠오르진 않잖아~~

인식과 편견은 얼마나 무서운 거야~ 

 

 

 

Alain Morisod & Sweet People - Chansons D'Amour(사랑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