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귀 드 미디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아!!
이제껏 지척에 몽블랑 봉우리를 두고 걸었건만...
저 까마득한 높이 3842m까지 올라 몽블랑 산군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코앞에 바로 빙하가 흘러내리고....
코앞에 몽블랑이 햇볕에 반사되어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을 뿜었던 건...
그렇다면 그건 다 착시현상 이었을까...??
설레임에 우린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우리 비아그라 먹어야 하는거 아닐까??"
"무슨~ 우리 남미에서 온 지 얼마 안되었잖아~
해발 2000~5800m의 고지대에서 보름이나 지내고 와서 괜찮을 거야~"
"아니, 비아그라 많으니까 걍 먹어두자. 괜한 고생하지말고..."
"근데 약 효과는 몇시간 전에 먹어야 하는데~??"
"적어도 한 시간 전..."
"헐~~"
첫날부터 고산증으로 고생을 했던 정숙언니는 죽어도 오르지 않겠다고 한다.
우리는 어쩌면 다시는 못올 이 곳에 와서 3842m 전망대에 올라 몽블랑 산군을 보지 못하고 간다는건 도저히 안타까워 참을 수 없었다.
비아그라도 먹이고, 열이틀 동안 해발 2000m를 넘는 곳에서 트래킹을 했기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고....100% 장담한다고....
그렇게 언니를 설득해서 데리고 올라갔다.
케이블카가 제법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해발 3842m 까지 오르는 건 제법 기인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몽블랑 산군은 내 코앞에 터억 나타났다.
순간 가슴에 커다란 덩어리가 뭉클하고 떨어지며 왈칵 눈물이 쏟아질듯 목이 메어왔다.
정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뭉클함이었다.
해발고도가 3800m가 넘으니 고산 증세는 금새 나타났다.
약간 어질 어질하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다리가 천근 만근 무겁고....
물론 오르막을 오를때이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고, 고도가 높아도 내리막으로 걸을땐 괜찮다.
모두들 해발고도가 높은 곳을 갔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이 지나면 그 효과가 없어질뿐만 아니라, 또 이처럼 갑자기 케이블카를 타고 쓔웅 올라오면
그 증세가 급격히 나타나는 거다.
해영씬 머리를 설레 설레 흔들면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는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군요~" 한다.
"괜찮아요~ 고산약을 먹으면서 밑에서 부터 천천히 적응을 하면서 올라오기 때문에 대부분 견뎌낸답니다.
해영씨 정도면 충분히 가고도 남습니다."
전망대로 올라갔다.
정말이지 코앞에 몽블랑이 터억 하고 보이는 거다~
그 주체할 수 없었던 감동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몽블랑의 높이는 해발 4810m,여긴 해발고도 3842m
1000m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지척에 거대한 빙하를 끼고 걸어도 실지로 그 차이는 적어도 2000m 이상이었던 게다.
자리를 옮겨 다른 쪽으로 오니, 샤모니 시내가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 보듯 까마득하게 보인다.
그 사이를 구름층이 한 겹 가려주듯 하얀 구름은 이리 저리 흘러다니고 있었다.
아~~
빙하의 모습은 또 얼마나 거대한 지....
아~~
그런데 이 높은 곳을,,,, 새 한 마리가 힘차게 날고 있다.
뭐지??
독수리?? 펠리칸??
아~~ 정말 대단하다!
원래 새가 이렇게 해발 4000m까지 날아 오르나??
다른 쪽으로 자리를 옮기니 그곳에선 몽블랑을 오르는 이들이 서로 밧줄을 메고 나란히 줄지어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광경이 그대로 예술작품이었다.
와아~~~
우리는 그 모습을 잡기위해 등반가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에귀 드 미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최고의 비경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 부터 다리를 건너 티켓팅을 다시 하고 더 높은 전망대 끝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마침 우리가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아직 내려오지 않은 이풀이 이 광경을 잡으면서
너무나 멋지다고 손을 치켜 세운다.
아닌게 아니라 뒤로는 몽블랑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 등반가들이 보이고,
그 앞으로 거대한 바위산을 연결한 다리가 위험해 보이지만 또 나름 근사하다.
우리는 손을 치켜세워 흔들어 대면서 열광했다. ㅋㅋ
와우~
언제 저렇게 많은 등반가들이 올라왔지??
아!! 정말 멋지다!!
안나푸르나에 함께 갔던 우리의 인솔자 대장님이 나보고 몽블랑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아이구~ 저렇게 험한 눈위를 걸어 몽블랑 정상에 오르는 거였어??
그러고 보니 올봄에 늦게 눈이 많이 와서 많은 등반객이 눈사태로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생각난다.
그땐 상상이 잘 안갔는데, 이곳에 와서 두 눈으로 보니, 이제서야 이해가 가~
알프스 몽블랑이 높이는 4800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험준한 산행인것은
알프스엔 벼락과 천둥이 많다는 거다.
정말 잠깐 동안의 상상으로도 온 몸이 쮸삣해지며 섬뜩해 진다.
그러고 보니, 비가 우리의 발걸음을 그리 재촉했던 이유를 확실히 알것 같다.
오후 4시~5시가 지나면 천둥과 벼락이 치며 소나기가 쏟아진다는 것도 경험했고,
딱 하루 비가 왔던 날은 우리가 가는 코스에 벼락과 천둥 주의보가 내려져 우회해서 걸었던 거....
하루 사진 찍느라 넘 늦장부려 5시가 되니까 천둥이 치며 빗방울이 떨어졌던 일....
비가 미친듯이 길을 이탈해서 수직으로 내리 꽂으며 달려 내려왔던 일...
모든 일들이 뇌리를 한 번에 스친다.
아이구~~
대장님, 제 정신이 아니셨던게야~~
세상에~ 나보구 몽블랑 트래킹이 아닌 정상에 도전해야 했었다는 거...그리고 스위스로 넘어가 마터호른까지 오르라구??
해영씨가 드디어 일을 냈다.
최고 높이의 전망대 한 켠에 폭이 채 30cm도 되지않는 가녀린 다리를 타고 내려가 저 바위위로 올라갔다는 거....
그러면서 나보구도 할 수 있다고 내려오라구??
"아이구~ 왜들 이러셔욤~
저...겁장이란 말예요~"
헐~
여긴 뭐지??
한기가 화악 도는것이 마치 빙하탐험실에 들어온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알고보니, 여기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이곳에서 장비를 챙겨 저 문으로 밧줄을 주욱 메고 내려가서 다시 몽블랑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이었다.
세상에나~
장비를 챙기고 있는 이들을 보고있자니, 마치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으로 보였다는...
아~
10월에 에베레스트에 가려면 저 열발짜리 무시 무시한 아이젠과 피켈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그렇담 에베레스트도 이렇게 밧줄메고 무시무시한 눈위를 걸어 오르는 거야?
헐~~~
이들이 나가는 출입구는 얼음이 꽝꽝 얼어 마치 빙하지대로 들어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아까 멀찌감치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겁이 난다.
"아이구~~울 대장님..확실히 제정신이 아니셨던게 분명해~ 절대 못해!ㅠㅠ"
(돌아와서 대장님을 뵈었다. 절대 못한다고 말했더니, 워킹만 배우면 된다고 위험하지 않다고 하신다. 도사님들은 안 쉬운게 없지~)
하긴 그러고 보니, 파타고니아 '토레토 모레노' 빙하위를 저 무시무시한 쇳덩어리 아이젠을 신고,크레바스가 쫙 쫙 나 있는 빙하위를 걸었었지~ 워킹만 잠깐 배운 뒤에....
정말 할 수 있을까??
암튼 그곳을 나와 다시 전망대로 왔다.
이 사람들은 이미 몽블랑을 오르고 내려온 사람들일까, 아님 오를 사람들일까??
느낌이 전자 같은데...산을 오르기 전의 두려움과 긴장감이 전혀 없잖아~
부러움에 넋을 빼고 바라보았더니 이리 오라며 자기네 배낭과 피켈을 주며 폼잡고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어깨에 멋진 밧줄까지 얹어주며...
그래서 우린 모두 한바탕 웃었다.
그려~ 나 지금 몽블랑 정상에 올라갔다 왔어염~~ㅋㅋ
내려가는 것이 반대로 몽블랑 정상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이다.
이곳으로 내려가서 저 밑에서 부터 몽블랑을 향해 오르는 것이다.
보기보다 얼마나 높고 가파른 지....저 아래로 내려가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이들도 보였는데, 신경쓰고 봐야 보일정도다.
아!!
아무리 봐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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