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내려오는 '대 페레고개' 길은
그야말로 노오란 야생화 천국....
지척에 빙하가 흘러내리는데....
두 눈을 뜨고 벌써 TMB의 반을 걸으며 맞닥뜨린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우린 또 붙들려 누워버렸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태로 유혹을 해도 잠시 머무를 뿐...
우린 또 훌훌 털어내고 일어나 걷는다.
삶이 그러한 것 처럼....
고개를 넘으니 또 우리를 기막히게 반겨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몽블랑을 걷는 트래커들...
이들의 여유는 어디서 나는 걸까...
일렬로 서서 스틱을 위로 쳐들고 개선장군을 환호로 받아들이 듯....
스틱을 부딪혀 소리를 내며 우리를 환호하는 것이다.
일순간에 우리는 국적을 떠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서로 뒤엉켜 환호하며 카메라 세례를 퍼붓는 그 순간 힘듦과 피곤함은 생각할 여지가 없다.
그동안 쌓인 피로감까지 생면부지의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순간에 다 날아가 버리니까....
이것이 기적이다!
순간에 소통이 된다는 것....
우리를 환호해주고, 짧은 순간이지만 함께하며 행복을 나눠주고 떠나는 이들의 표정....
너무 아름답고 이쁘다. 아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표정이다.
그렇게 행복을 만땅 채우고 고개를 지나니 이젠 전혀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꽃길은 어디가고...
험준한 바위산에 돌길...그리고 스키장을 방불케하는 눈....
비가 먼저 시범을 보여준다고 스키를 타듯 스틱을 뒤로 밀며 죽 죽 미끄러지듯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는데....
일행들은 엉금 엉금 기듯이 내려간다.
"아니, 스키 탈 줄 몰라요??"
ㅠㅠ
"네에~ 몰러유~~"
험준한 바위산과 돌길...
스키장 처럼 쌓인 눈 길을 타고 내려와 얼마 걷지도 않은것 같은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또 펼쳐졌다.
천상의 화원....
아!! 분명..내가 지금 천국을 걷고 있는거 맞지??
계절도 없잖아~
모든게 아무 무리도 없이 함께 공존해~
우린 어제 Tete Bernada 에서 처럼....
황홀함에 한 동안 넋을 잃고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펼쳐놓은 점심....
우린 모두 모네의 그림속 주인공이 되어 알프스의 풀밭위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 도시락을 그대로 펼쳐놓은 채....
우린 신발,양말까지 다 벗어버리고 아름다운 천상의 화원에서 맘껏 뛰놀고 걸었다.
어디에 서 있든, 앉아있든, 누워있든, 심지어 걸어다녀도 그대로 카메라의 완벽한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천상.....
그래....천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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