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제까지의 일정중 가장 힘든 여정이다.
무려 오르막만 1290m....
그리고 내리막도 950m로 만만치가 않다.
알프스에 첫 발을 내 딛기 시작하면서 '천국'이란 단어외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그저 어느 곳 하나 감탄을 내 뱉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풍광 뿐이었는데...
글쎄...
오늘의 힘든 여정에 혹여나 백기를 들면 어쩌나~
기인 여정에 오늘은 평소때보다 1시간이나 당겨서 7시에 출발이다.
두려움에 긴장감이 살짝 가슴을 압박한다.
"걱정하지마~
너에겐 엔돌핀이 누구보다도 많잖아~"
<지도 사진 출처/신내과 의원 갤러리>
어제 정상에서 낭 보랑을 내려다 보았을때,
마을 한 켠에 동화속 그림책에서나 나올법한 꼬불 꼬불한 길이 높은 산을 향해 나 있었는데,
오늘 동화책 속에 나오는 그 길로 걸어 들어가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그 길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자꾸 카메라 세례를 퍼붓는다.
정말 아름답다고...
너무나 멋지다고...
어느새 두려움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끝없이 산 중턱까지 나 있는 오르막을 걸어 올랐다.
잠시 휴식시간....
이곳엔 꼭 있어야만 될것같은 벤치....
그곳에 앉아 너무 매혹적이라 힘든 줄 모르고 걸어 오른 저 까마득한 아랫 동네를 내려다 본다.
그러고 보니 산장이외에 화장실은 처음 만난것 같다.
그 앞에 더없이 맛좋고 시원한 물도 있고...
경치마저 기막히니, 힘든 오르막을 오른뒤에
맘껏 쉬다 가라고 벤치까지 있나보다.ㅎ
암튼...
우린 화장실도 들르고,
물도 다시 수통에 가득 채우고 또 출발이다.
아!!
가다가 뒤돌아보니, 한 눈아래 내려다 뵈는 알프스의 평화로운 마을이 정말 그림같다.
매혹적인 야생화는 오늘도 여지없이 알프스를 빛내고 있다.
Aiguilles de la Pennaz (2688m)
가파른 오르막을 넘으니, 또 그림같은 초원이 펼쳐진다.
지대가 얼마나 높은 지....
아직 녹지않은 눈이 쌓여있다.
넘어가야 할 눈 길이 제법 높고 길다.
아이젠까진 필요없으나 스틱의 힘을 빌려 조심스럽게 오른다.
참으로 신기하지~
알프스는 저렇듯 한 켠엔 녹지 않은 눈이 계곡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데,
이렇듯 또 한켠엔 노오란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니....
이러니 이곳이 천국이 아니고 어디겠어~
가파른 오르막의 끝..봉노므 고개에 도착했다.
휴식시간이다.
발길이 머무는 곳...
그 어디가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곳이 있었던가!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이 장관이다.
아침에 열심히 견과류와 말린과일을 봉지에 담아 열심히 중간 간식을 챙기지만
장엄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사로잡혀 먹은 기억이 없다.
오늘도 여전히 간식이라고 말린과일과 견과류를 열심히 챙겼지만....
역시 풍광에 넋을 일어 손이 가질 않는다.
그저 담아준 과일만을 먹었을 뿐이다.
지금부터는 조금 험준한 길이다.
그래도 돌 사이 강한 생명력으로 피워낸 꽃은 여전히 알프스를 알프스 답게 한다.
죽은이들을 위해 그들이 천상낙원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늘 기도했었지~
그런데 죽지않고도 이렇듯 천상낙원을 우린 매일 걸었다.
이제는...
천상낙원을 지나 조금은 험해보이는 바윗길로 접어들었다.
저 산을 넘으면 또 어떤 풍광이 펼쳐보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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