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비르투오소 시리즈 III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협연자를 만나는 것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 우리에게 친숙한 지앤 왕, 무터-프레빈의 파트너 다니엘 뮐러쇼트, 그리고 서울시향이 자랑하는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이 함께 합니다. 정명훈 예술감독 외에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휘자 미셸 플라송,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는 한누 린투, 중국의 영 파워 시앤 장 등 지휘자 역시 놓칠 수 없습니다.
코플랜드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달콤쌉싸름하고 서정적인 1악장과 긴 카덴차, 활기찬 론도 악장으로 이어지는 재즈적인 음악입니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의 간판 아티스트 채재일의 비르투오시티 넘치는 정기공연 데뷔무대입니다. 40대 중반의 중견 지휘자 한누 린투는 지휘자의 왕국을 대표하는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음악감독에 내정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본토의 해석으로 들려줍니다.
[프로그램]
닐센 - 헬리오스 서곡
Nielsen - Helios Overture
코플랜드 - 클라리넷 협주곡
Copland - Clarinet Concerto
시벨리우스 - 교향곡 2번
Sibelius - Symphony No. 2
[출연자]
지휘 한누 린투 _ Hannu Lintu, conductor
탐페레 필하모닉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한누 린투는 2013/14 시즌부터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기로 결정되었으며, 2012/13 시즌에는 수석 객원지휘자를 맡게 된다. 린투는 더블린 RTE 내셔널 심포니의 수석객원 지휘자이며, 헬싱보리 심포니(2002-2005)와 투르쿠 필하모닉(1998-2001)의 예술감독을 지냈다. 그는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아방티!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자주 객원 지휘하고 있다.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 브레멘 도이체 카머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벨기에 국립 교향악단, 로열 스톡홀름,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피츠버그 심포니, 볼티모어 심포니, 시드니 심포니 등을 지휘하며, 2010/11년 시즌에는 버밍엄 심포니, 휴스턴 심포니, 홍콩 필하모닉, 로열 플랑드르 필하모닉, 신시내티 심포니, 인디애너폴리스 심포니 등을 지휘하였다. 린투는 핀란드 국립 오페라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바그너의 <파르지팔>, 비제의 <카르멘>, 살리넨의 <리어 왕>, 칼레비 아호의 오페라 등을 지휘하였다. 또한 에스토니아 내셔널 오페라와 함께 타우노 필카넨의 오페라를 지휘하였고 사본리나 오페라 페스티벌과 그랜트파크 페스티벌에서도 <잔니 스키키>를 지휘하였다. 첼로와 피아노를 배우고,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한 한누 린투는 이탈리아 시에나의 아카데미아 키기아나에서 정명훈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바 있으며, 1994년 베르겐에서 열린 노르딕 지휘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하였다. 린투는 온딘, 하이페리언, 낙소스에서 많은 녹음을 남겼으며, 헬싱보리 심포니와는 `셰익스피어의 소리`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등을 녹음하여 다나코드 레이블로 출시하였다. 최근 클라브스에서 녹음한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 녹음은 비에냐프스키와 비외탕의 바이올린 곡이 수록되어 있다. 카파이넨의 작품을 탐페레 필하모닉과, 슈만 등의 작품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과 녹음한 바 있다.
클라리넷 채재일 _ Jerry Chae, clarinet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리넷 수석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채재일은 스페인의 클라리넷 국제콩쿠르 “도스 에르마나스(Dos Hermanas)”에서 1위에 입상하였고 나아가 스위스의 제네바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뉴욕의 줄리어드 음악대학, 대학원을 장학생으로 졸업, 리카르도 모랄레스와 박종혁, 채일희를 사사한 그는 이화경향 콩쿠르, 동아 음악 콩쿠르 1위로 입상하는 등 국내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실내악 활동도 활발히 하여 미국 최고 명성의 말보로 실내악 페스티발, 금호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 멤버 및 서울스프링 페스티발, 대관령 국제음악제, 화음 체임버와 연주하였고, KBS 클래식 오디세이와 예당 아트TV 등에 출연, 2007 교향악축제와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2010 예술의전당 토요 음악회를 비롯하여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는 물론, 러시아, 스페인, 미국에서도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그는 국내, 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 수 회의 독주무대를 갖는다. 2011년 미국 5대 오케스트라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객원수석으로 연주한 그는 스위스 UBS 베르비어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주자로 17개국 순회연주를 한 바 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객원단원, 밀워키 심포니 단원을 역임하였으며, 싱가포르 심포니와 말레이시아 필하모닉의 객원수석으로 연주하였다. 2007년에는 제임스 콘론과 플라시도 도밍고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LA 오페라의 수석 클라리넷 주자로 뽑혀 종신계약을 받었다. 2005년 위스콘신 주립대학에서 클라리넷 패컬티를 역임했고, 프랑스 셀머(Selmer), 일본 노나카 아티스트였으며, 현재 세계적인 리드 제작사 다다리오 리코와 프랑스 뷔페 크랑퐁(Buffet Crampon) 클라리넷 아티스트, 금호 체임버 뮤직 소사어어티 멤버, 경희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Clarinet Concerto
코플랜드 / 클라리넷 협주곡
Aaron Copland 1900~1990
Leonard Bernstein, Cond / New York Philharmonic
2. Rather fastNew York Philharmonic / Leonard Bernstein, Cond
Symphony No.2 in D major, Op.43
시벨리우스 / 교향곡 2번
Jean Sibelius (1865 - 1957)
Sir John Barbirolli, cond.
Halle Orchestra
1902년 3월 8일, 헬싱키에서 시벨리우스 자신의 지휘로 거행된 교향곡 제2번 D장조의 초연은 핀란드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로 기억된다. 해당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었음은 물론이고, 그 직후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앙코르 공연이 세 차례나 열렸으며, 일련의 공연들은 전부 매진되었던 것이다. 당시 핀란드 국민들은 <핀란디아>의 작곡가가 발표한 ‘애국적인’ 신작 교향곡에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특히 시벨리우스 음악의 권위자였던 지휘자 로베르트 카야누스는 이 교향곡을 ‘러시아의 압제에 대한 핀란드의 저항 정신과 궁극적인 승리를 그린 작품’으로 규정했다. 나아가 역시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였던 지휘자 슈네보익트는 각 악장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기도 했다.
“제1악장은 압제, 압박이라든가 사상에 번민하지 않는 핀란드인의 한가로운 전원 생활을 나타내고, 제2악장은 러시아의 잔인한 압박에 시달리며 애국심에 불타는 핀란드인의 심정을 나타낸다. 그리고 제3악장은 국민적 감정을 환기시키면서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국가 조직에 대한 요구를 말하고 있다. 이어서 제4악장은 구세주의 출현을 예상하는 위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념을 노래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실제로 작품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이 곡의 감동적인 피날레를 들으면서 ‘애국심’을 떠올리는 건 별로 어색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 교향곡은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의 작품이 아니던가. 심지어 1940년대에 한 음악학자는 아예 작품에다 ‘해방 교향곡’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오늘날에도 핀란드에서는 이 작품이 종종 ‘독립 교향곡’으로 불린다. 하지만 정작 작곡가 자신은 그러한 ‘국가주의적인’ 해석을 거부한 바 있다.
남국의 새로운 환경과 개인적 고뇌
시벨리우스는 1901년 2월, 이탈리아의 라팔로에서 이 교향곡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후원자 악셀 카르펠란 남작의 권유에 따라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3개월 정도 체류했다. 라팔로는 제노바에서 멀지 않은 리구리아 해 연안의 마을인데, 그는 그곳의 여관에 아내와 두 딸을 투숙시켜 놓고 자신은 주로 산 위에 있는 어느 별장의 서재에 머물렀다. 그 별장은 아름다운 정원에 둘러싸여 있었고, 정원에는 장미, 동백, 선인장, 포도나무, 야자수 등 온갖 꽃과 과실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과는 사뭇 다른 남국의 자연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교향곡 2번에서는 오로라와 같은 신비한 기운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그는 서재에서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돈 후안과 석상 손님> 이야기에서 중요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석상의 이미지를 새 교향곡의 느린 악장의 주제로 삼게 된다. 다만, 그때만 해도 시벨리우스는 교향곡이 아니라 레민케이넨의 전설처럼 네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교향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따라서 교향곡 제2번의 느린 악장은 다분히 교향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하겠다.
그런데 사실 그에게 이탈리아 체류기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시기였다. 비록 새로운 환경이 그의 창작력을 자극하긴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그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재정 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고, 어린 딸은 발진티푸스를 앓고 있었다. 또 얼마 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처제에 관한 생각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누적된 스트레스 탓이었던지, 어느 날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라팔로에 남겨둔 채, 알리지도 않고 혼자 로마로 가서 한동안 지내기도 했다. 그의 정신적 방황은 가족들을 데리고 피렌체, 빈, 프라하를 거쳐 고국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 해 여름, 그는 핀란드 남부의 로히야에 있는 장모의 영지에서 머물며 작곡에 매달렸다. 그는 우선 피렌체에서 구상했던, 단테의 신곡에 기초한 교향시를 쓰려던 계획을 폐기했고, 대신 그동안 축적한 악상들을 바탕으로 다분히 자전적인 성격을 지닌 새 교향곡을 써나갔다. 작업은 11월에 거의 마무리되었지만, 그 달에 잡혀 있던 초연 일정이 연기되자 그는 대폭적인 개정을 단행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마침내 완성된 교향곡 2번 D장조를 발표했던 것이다.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
교향곡 2번 D장조는 시벨리우스의 창작 이력에서 ‘터닝 포인트’의 의의를 갖는다. 전작인 교향곡 1번 e단조에 차이콥스키를 위시한 선배 작곡가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면, 이 작품에는 시벨리우스만의 개성이 보다 뚜렷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 화려한 음색과 드라마틱한 전개는 후기낭만주의 교향곡의 전통을 가리키고 있지만, 동시에 그의 성숙기 교향곡들에서 부각되는 보다 고전적인 경향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작품의 첫머리에 등장시킨 단순한 음계를 바탕으로 전곡을 구축해나가는 기법이 그러하다. 이런 면에서 이 곡을 베토벤이나 브람스의 교향곡에 견주는 견해도 있다. ▲교향곡 2번은 핀란드 자연에 대한 애정으로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혹자는 이 곡을 가리켜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작품이 시벨리우스의 자연에 대한, 특히 핀란드의 자연에 대한 애정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예의 ‘애국적 해석’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곡에 투영된 자연의 이미지는 복합적이다. 다시 말해서 남유럽의 이미지와 북유럽의 이미지가 혼재돼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곡 당시의 정황을 돌아보면, 이 작품의 내용은 ‘핀란드 민족정신의 발현’보다는 ‘시벨리우스 개인의 위기와 극복’ 쪽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 두 명제에 서로 상통하는 면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사실 이 곡의 매력은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 곡에서 남유럽의 온화한 풍광과 눈부신 태양을 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북유럽의 서늘한 기운과 신비로운 오로라를 볼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이 곡을 들으며 불타는 애국심과 민족정신의 고양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고뇌에 대한 돌파구를 찾거나 해방감을 만끽할 수도 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Sir John Barbirolli, cond.
Halle Orchestra, 1966
1. Allegretto
2. Tempo andante, ma rubato
3. Vivacissimo
4. Finale. Allegro moderato
제1악장 : 알레그레토. D장조, 6/4박자
지극히 단순한 음계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8마디의 서주에 이어 ‘전원의 테마’로 불리는 주요주제가 클라리넷과 오보에로 제시된다. 이 경쾌하고도 소박한 주제의 후반부는 호른의 고즈넉한 울림이 장식한다. 이후 곡은 이 주요선율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티브들이 어우러지며 자유로운 환상곡 풍으로 전개된다. 혹은 또 하나의 주제를 짚어내 ‘소나타 형식’으로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전원 주제에 의한 환상곡’으로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미지와 변화무쌍한 흐름을 내포하고 있는 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벨리우스 특유의 주도면밀한 전개 수법은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주요선율에 다양한 모티브들이 얽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치밀한 기법과 절묘한 호흡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첫머리에 등장하는 단순한 모티브가 모든 악장의 주제를 도출해내는 씨앗으로 기능하게 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제2악장 : 템포 안단테 마 루바토. d단조, 4/4박자
이 비극적인 악장은 전곡에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시벨리우스가 라팔로에서 읽은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 즉 <돈 후안과 석상 손님>을 주제 삼아 작곡된 또 하나의 환상곡이자 온전한 교향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석상 손님’은 보통 ‘죽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곡은 팀파니의 묵직한 연타에 이어 콘트라베이스와 첼로가 피치카토를 연주하며 시작된다. 죽음의 이미지는 파곳이 꺼내놓는 음산한 단조 주제로 표현되며, 이것을 바탕으로 긴장감 넘치는 극적 장면들이 펼쳐진다. 이와 대비를 이루는 유려한 장조 주제는 위로 혹은 비애처럼 다가온다. 이 주제의 유래는 시벨리우스가 피렌체에서 떠올린 그리스도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게 종교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자면 이 곡은 준엄한 최후의 심판대를 마주한 인간의 불안과 고뇌를 적나라하게 표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제3악장 : 비바치시모. B♭장조, 6/8박자
이 악장은 흔히 베토벤의 교향곡 5번 c단조(일명 ‘운명 교향곡’)의 스케르초 악장에 비견된다. 그 곡처럼 이 곡도 스케르초와 트리오(중간의 삽입구)로 이루어져 있고, 단락 없이 다음 악장으로 이행한다. 다만 베토벤의 경우에는 스케르초의 재현이 확대되며 피날레로 넘어가는 데 비해, 이 곡에서는 트리오가 한 번 더 재현된 다음 넘어가는 점이 다르다. 질주하는 스케르초와 목가적인 트리오의 대비를 통해서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악장이다.
제4악장 : 알레그로 모데라토. D장조, 3/2박자
앞선 악장의 말미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이 영웅적인 피날레는 찬란하고 감동적이며 사려 깊다. 더없이 단순하기에 뇌리에 즉각적으로 각인되는 첫 번째 주제선율은 때로는 힘차게 노래되고 때로는 점진적으로 고조되면서 듣는 이에게 가슴 벅찬 감흥을 안긴다. 그 흐름은 마치 베토벤의 교향곡 5번처럼 좌절과 혼돈의 시간을 떨치고 승리와 확신의 시간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반면에 핀란드 민요풍의 두 번째 주제선율은 비감에 젖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시벨리우스의 부인인 아이노의 말에 따르면 이 선율에는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처제에 관한 상념이 녹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 모든 고뇌와 역경을 딛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 의연하게 전진하는 발걸음이 그려진다. 그 절정에서 오보에, 트럼펫, 트롬본 등이 함께 연주하는 찬가는 실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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