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2년)

미하일 플레트네프 &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조성진/6.21.목/예술의전당

나베가 2012. 6. 14. 17:00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

Sergei V. Rachmaninov 1873∼1943

2. Adagio sostenuto

Lang Lang -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 Valery Gergiev

     

1901년에 완성되어 같은 해 모스크바에서 초연 된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제1번)과 쌍벽을 이룰 만큼 많이 연주 되고 있다. 섬세하게 다듬는 악상에 정서가 깊고, 천재 피아니스트답게 피아노의 효과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라흐마니노프의 최고 걸작일 뿐만 아니라 금세기의 피아노 협주곡으로서 차이코프스키의 『제1번 피아노 협주곡』과 나란히 명작으로 손꼽힌다. 1901년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밭아 초연 되었으며 1904년에 이 작품으로 클린카 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친숙하기 쉬운 통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전곡에 넘치는 빛나는 천재성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음악으로도 널리 사용되어 가사를 붙여 노래 되기도 하였는데 영화『밀회』에 사용되어 더욱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그저 착실하게 생활하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인 남편에게 실증을 느낀 유부녀가 외출에서 우연히 만난 의사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남편에게 돌아간다는 내용인데, 중간 중간에 흐르는 이 피아노곡의 선율은 헤어져야만 하는 연인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품 해설 & 구성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걸작으로, 널리 연주되는 이 작품은 1899년부터 1901년에 걸쳐 작곡된 명작이다. 그는 4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2번과 3번이 주로 연주되고 있다. 그는 26세 때부터 얼마 동안 신경 쇠약에 걸려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고통스런 생활을 했는데 친구의 권고에 따라 다알 박사의 이른바 암시 요법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박사는 매일 그를 자기의 진료소에서 어떤 암시를 주는 것이었다.

"당신은 이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것은 대단히 훌륭한 것이 될 것이라."라는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시 펜을 들어 제2번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 작품을 다알 박사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바쳤다.

1901년 10월 27일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하였는데, 1904년에 이 작품은 글린카 상을 받게 되어 500루블을 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일반에게 친숙하기 쉬운 통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긴장되고 힘찬 그러나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이다.

이 아름다운 피아노 협주곡은 1901년 10월 27일 모스크바에서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하였는데, 1904년에 이 작품은 글린카 상을 받게 되어 500루블의 상금도 타게 됩니다. 이 작품은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이어서 일반인들도 쉽게 친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해서 1917년 혁명을 피해 파리로 망명하기까지가 그의 작품활동의 전성기였다고 합니다.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간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 협주곡 4번>, <심포닉 댄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을 작곡합니다. 파리에 망명한 1년 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주로 연주 활동을 하다가 1926년부터 다시 작곡을 시작해 <제4 피아노 협주곡>, 관현악곡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광시곡>, 그리고 <교향곡 제3번>등을 작곡합니다. 만년에 들어 스탈린이 1급 예술가로 대우하는 조건으로 그의 귀국을 권유했으나 라흐마니노프는 고국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 1943년 미국 캘리포니아 LA 비버리힐즈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제1악장 Moderato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Moderato-Piu vivo-Allegro-Maestoso-(Alla marcia)-Moderato

Lang Lang -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 Valery Gergiev

모데라토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먼저 독주 피아노의 거센 연주로 시작하고 이에 따라 오케스트라가 주요한 테마를 유도한다. 제 2테마는 독주 피아노의 연주로 전개되는 장중한 선율이다. 이에 오케스트라가 독주자에 의해 모방적으로 취급되어 코다로 들어간다. 이것이 발전부와 재현부를 거쳐 여러 갈래로 진전되다가 행진곡풍으로 바뀌어지면서 급속한 템포이며 광휘에 찬 악장은 끝난다.

 

제2악장 Adagio sostenuto E장조 4/4박자. 세도막 형식.

Lang Lang -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 Valery Gergiev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E장조 4/4박자 세도막 형식. 극히 느린 템포의 가장 아름다운 악장인데 꿈을 보는 듯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이라고 하겠다. 말하자면 그의 다성부의 음악에 대한 역량과 오케스트라의 취급에 대한 천제적인 성능을 과시한 악장이다. 마치 소리없이 내리는 비처럼 촉촉하게 젖어 드는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피아노 선율의 흐름이 섬세하고 내성적인 라흐마니노프의 걸작답게 멜랑코리(Melancholi)하면서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제3악장 Allegro scherzando c단조 2/2박자.

Lang Lang -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 Valery Gergiev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c단조 2/2박자. 빠른 템포의 강렬하고 찬연한 악장인데 불규칙한 형식으로 테마가 2개 나타난다. 먼저 오케스트라의 서주로 시작하여 피아노가 중심 주제를 연주한다. 제 2테마는 오보와 비올라로 나타나는데 독주 피아노가 이를 반복한다. 발전부를 중심으로 한 개의 선율이 몇 개의 다른 악기로 뒤쫓아 얽혀지는 푸가를 거쳐 재현부를 지나 코다로 끝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아름다운 선율은 어떠한 미사어구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각별하다. 어느 한 곳 버릴 데 없는 이 작품과 함께  ‘아름다운 계절'을 감상해 보자.

호소력 있는 선율의 잔잔한 감동

학창시절 학교 내 고전음악 감상실의 DJ를 맡은 적이 있었다. 방송 레퍼토리는 DJ 마음대로였지만,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할 경우 곡을 찾아서 틀어주었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유독 신청곡이 늘어나곤 했는데,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방송될 정도로 가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작품들에 담긴 감상적인 선율들이 가을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을 타고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은 어떠한 미사어구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각별하다. 이 아름다운 선율은 클래식 애호가들만 감동시켜왔던 것이 아니다.

에릭 칼멘이 이 선율에 가사를 붙인 ‘All by myself’가 지금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통해 이 선율이 지닌 대단한 호소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에릭 칼멘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의 선율에도 가사를 붙여 ‘I’m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가을이 끝나 버린 지금 이렇게 가을음악 운운하면서 이 곡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작품은 겨울의 스산한 분위기와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1악장의 우수와 박력, 2악장의 매력적인 선율과 서정미, 3악장의 화려한 기교의 향연 어느 한 곳 버릴 데가 없다. 이 작품과 함께 아름다운 겨울나기를 준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라이선스 LP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반들로는 루빈시타인/오먼디(RCA), 리히테르/로비키(DG), 아쉬케나지/프레빈(Decca) 등의 연주를 꼽을 수 있다. 아쉬케나지는 프레빈과의 녹음 외에도 콘드라신이나 하이팅크(모두 Decca)와의 녹음들 모두 골고루 사랑을 받고 있는 편이다.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하여 잘 알려진 이 연주들을 재차 거론한다는 것이 새삼스럽다고 생각되어, 이 자리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젊은 연주자들의 여러 음반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것은 미하일 루디가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레닌그라드 필과 협연한 음반이다. 사람들의 입에 자주 언급되는 이른바 ‘명반’의 대접을 받는 음반은 아니지만, 러시아 출신의 독주자, 악단, 지휘자가 똘똘 뭉쳐 빚어내는 선이 굵은 연주는, 로맨틱한 정서 쪽으로 너무 치우친 이 곡에 대한 최근의 일반적인 해석들과 뚜렷이 차별되는 ‘어두운 분위기’와 ‘박력’을 담고 있다.

1992년 레닌그라드 필의 내한공연 때 루디가 연주하는 이 작품을 직접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지방공연에서는 음반과 동일하게 얀손스가 협연하였지만,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는 테미르카노프가 지휘를 담당하였다. 실연에서는 그리 큰 감동을 느낄 수 없었는데, 지휘자가 바뀐 영향도 있었겠지만 안정되지 못한 루디의 피아노 탓도 있었다. 그 때 그 연주를 들었던 이들이라면 루디의 이 음반이 내키지 않겠지만, 음반에 담긴 연주는 그 때의 것과는 격이 다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엘렌 그뤼모의 연주 또한 상당한 매력을 지닌 음반이다.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이 피아니스트가 들려 주는 강렬한 연주는 ‘가녀린 팔뚝으로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낼까’의심스러울 정도로 힘이 넘친다. 또한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곡의 가장 큰 매력거리인 아름다운 선율미와 로맨틱한 정서를 잘 다듬어 내었다. 독주자로서 이 작품과 너무나 친숙한 아쉬케나지의 노련한 지휘와 필하모니아의 옹골찬 음색도 좋은 동반자가 되고 있다.

염가음반들 중에서도 뛰어난 연주들이 많다. 염가음반의 제왕 예뇌 얀도의 연주(Naxos)는 견실한 피아노 독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빈약한 오케스트라가 문제이다. 이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영화 ‘샤인’ 덕분에 꽤나 유명해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같이 수록하고 있는 브론프만/살로넨의 연주(Sony)는 디지털로 나온 염가반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음반이다.

음악칼럼니스트 이종선님의 글

     

라흐마니노프 2번

한창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기에 십 년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비운의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생애를 그린 "Shine"이란 영화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그가 재기에 성공할 때의 연주는 정말 대단한 ''볼거리''였다. 그 영화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소 쉽게 와 닿지 않을만한 곡이었으나, 금세기 영화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대단한 것이기에,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만큼 알려진 곡이 되어버렸다.

정신 질환에 시달리다가 재기에 성공했던, 역시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의 하나였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와 데이빗 헬프갓(David Helfgott)은 정말 궁합이 잘 맞는 만남이었던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연주와, 연주자와 청중의 표정 등과 더불어 ''Rach 3''는 극적인 긴장감이 극대화되었다.

그 영화는 다른 많은 사람에게 그러했듯이, 내게도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조금은 멀어져 있던 라흐마니노프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난 아주 오래 전부터 그의 2번 협주곡에 매료되어 있었으며, 영화 "Shine"의 감동과 더불어 이젠 그의 세 곡의 협주곡 전부에 완전히 매혹되었다. 하지만, 역시 2번 협주곡에 가장 푹 빠지게 된다. 다른 것에 비해 슬라브적인 우울감이 깊게 배인 작품이다. 이는 아마도 이 협주곡이 만들어지기 전에 비평가들의 심한 혹평과 정신 질환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했던 라흐마니노프의 당시 감정이 스며들어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클래식에는 문외한이다. 전문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취미로서의 지식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몸이 떨리는 전율을 느낄 때가 있는, "좋아한다"와 "그냥 그렇다" 외에 별다른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으나, 음악이란 것이 그냥 좋고 생활 속에서 떼어낼 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미칠 수 있는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한 것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라흐마니노프 2번 협주곡은 그런 생각때문에서도 내가 지금껏 가장 많이 들어왔던 음악중의 하나이다. 생이 허무하다고 느껴질 때, 이 곡은 나에게 힘을 주어왔다. 슬픔 속에 파묻혀 카타르시스를 원할 때 이 곡과 함께 했으며, 그 가운데서 일어설 힘이 필요할 때 그것을 채워주었던 곡이 바로 이 곡이다.

특히 1악장의 도입부가 좋다. 무언가 불안정한 듯한 피아노 소리로 시작해서, 곧 이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나지막하고 조용하게 그러나 힘차게 뒤를 받쳐준다. 그리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주고받음. 난 그것 때문에 협주곡이 가장 좋다. 함께 무언가를 그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1악장의 격정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시작하는 2악장은 슬픔 속에 잦아들게 한다.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붙여두고 싶은 부분이다. 폭발할만한 수많은 감정이 조용한 피아노의 선율에 자리를 내준다. 절제미와 서정미를 담은 2악장이 끝나면, 3악장에선 다시 힘을 되찾는다. 다소 웅장하기도 하지만, 3악장에서 보여주는 것 역시 힘의 과시는 아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선다기 보다는 그러한 슬픔 속에서 힘을 찾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의 하나인 종결부가 펼쳐지면서 마무리된다. 서정성과 우울함을 계속 보존하면서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 곡은 구성도 잘 짜여진 듯하고, 비장감과 격정, 우울감, 서정성, 피아노의 기교와 장대함까지 갖춘 정말이지 너무도 좋은 음악이다.

언어로 이루어진 책과는 달리,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직접 건드린다. 독서의 경우는 나의 이성을 거쳐서 감정에 전달된다. 하지만, 음악은 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심장으로 돌진한다. 무의식에 호소하는 것이며, 통제되지 않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독서가 언어 쪽에 가까운 것이라고 본다면, 음악은 정신교감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음악은 최면에 가깝다. 라흐마니노프 2번 협주곡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기꺼이 뛰어들고 싶은 영혼의 교감의 장소이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듣기
http://blog.daum.net/nhhbear/14216340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4번 (Symphony No.4 in F minor, Op.36) -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인 곡으로 뚜렷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순음악형식을 취하면서도 표제악적인 요소가 짙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인간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운명의 마수이어서 처참한 느낌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준다. 극도의 멜랑콜리한 감성과 광분적인 정열사이의 갈등, 또는 회환과 낙관적인 마음간의 갈등은 차이코프스키의 본성이었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뿐만 아니라 불같은 열정의 분출은 차이코프스키의 창작열에 불씨를 당겼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특성인 선율의 어두운 아름다움과 구성의 교묘함, 그리고 관현악의 현란한 묘기등이 이 곡의 가치를 한층 드높여준다.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친구 작곡가 타네에프에게 "제 4교향곡의 한 마디라 할지라도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시키고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나의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안하는 것이 없다"고 써보냈다. 또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대의 산물로 그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있어서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1악장 -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1악장 -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 Evgeny Mravinsky, Cond

서주는 안단테 소스테누토, F단조, 3/4박자, 소나타형식이다. 호른과 파곳만의 최강주로 격렬하게 나오는 선율은 전곡의 주된 테마인 운명을 나타내며 이것이 반복되면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부로 들어가서 모데라토 콘 아니마 F장조, 9/8박자 ("원무곡의 움직임으로")로 바뀌며 현으로서 시름에 잠긴 듯한 괴로움을 표현하는 제1주제와 감미로우면서 서정적인 2주제가 클라리넷의 달콤한 소리로 이어진다.이어 제1주제의 변형인 3주제가 뒤를 잇고 다시 주상선율이 나와 전개부로 들어가며 다시 주상선율이 재현부, 마지막으로 주상선율이 나와 종결부로나아간다. 위와같이 2개의 주제가 여러갈래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괴로움과 이와는 상반된 꿈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차이코프스키가 폰 메크 부인에게 직접 쓴 1악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들의 교향곡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주는 이 교향곡 전체의 핵심과 정수이며 주상입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즉, 행복에의 추구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고 평화와 위안이 성취되지 않는 것이나 하늘에는 언제나 그름이 끼어 있는 것을 질투, 깊게 주장하고 있는 숙명적인 힘입니다. 머리위에 언제나 달려있는 다모레스크의 칼처럼 흔들려, 영혼에 끊임없이 독을 부어넣는 힘입니다. 이 힘은 압도적이며 패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에 복종하여 잠잠히 불운을 슬퍼할 길밖에 없습니다 (제 1주제). 절망은 깊어집니다. 도피하여 꿈속에 잠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제 2주제). 얼마나 즐거운 것이겠습니까. 달콤하고 부드러운 꿈이 나를 포옹합니다. 밝은 세계가 나를 부릅니다. 영혼은 꿈 속에 젖어 우수와 불쾌함을 잊습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그러나 꿈일 뿐입니다. 운명은 우리들을 참혹하게 일깨워 일으킵니다 (주상 선율). 우리들의 생활은 괴로운 현실과 행복한 꿈과의 교착에 지나지 않습니다. 완전한 도피처는 없습니다. 인생의 물결은 우리들을 삼켜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2악장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2악장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 Evgeny Mravinsky, Cond

내림 B단조, 2/4박자, 세도막형식이다. 이 악장에서는 그의 독특한 애상, 그러나 밝고 북방적인 전원 무곡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적적한 기분과 아울러 피로에 지쳐있던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오보에가 외로운 으뜸선율을 내고 이것이 발전되어 흥분에 가득찬 부선율로 이어지는대 으뜸선율은 여전히 쓸쓸함을 드러내자 F장조의 피우모소의 거칠은 농민무도 혹은 러시아 무곡이라고 할만한 소박하면서 쾌활한 주제가 중간부를 이루며 거칠고 단단한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그러나 다시 주부에 돌아가서 으뜸선율은 교대로 여러 가지의악기로 되풀이되며 느리고 목가적인 주제로 표현된 어두운 색조를 표현해주면서 조용히 마친다.

2악장에 대한 차이코프스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제 2악장은 비애의 다른 일면을 보입니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일에 지쳐 쓰러진 자가 밤중에 홀로 앉았을 때 그를 싸고 도는 우울한 감정입니다. 읽으려고 든 책은 그의 손에서 떨어지고 많은 추억이 샘솟습니다. 이렇게도 많은 여러 가지들이 모두 지나가 버렸고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것이겠습니까. 그래도 지난날을 생각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들은 과거를 슬퍼하며 그리워합니다만 그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와 의지는 없습니다. 우리들은 생활에 지쳐버렸습니다."

3악장 - Scherzo - Pizzicato o stinato


3악장 - Scherzo - Pizzicato o stinato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 Evgeny Mravinsky, Cond

알레그로, F장조, 2/4박자. 제 1부는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는데 현악기 전부는 피치카토를 계속한다. 으뜸 선율은 초조해있으나 몽상적이면서 황막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제 2부분은 A장조로 현악기는 침묵하여 목관악기만이 러시아 민속무용을 허물은 것 같은 유쾌한 가락을 탄다. 그것이 ff로 나아가 멈추고 제 3부분은 내림 D장조로 변하여 금관만이 pp로 행진곡모양의 고른음을 낸다. 목관은 도중에 들어와 제2부분과 오버랩된다. 제 4부분은 제 1부분과 같이 현악기만이 피치카토로 으뜸선율을 내며 제 5부에서는 목관이나 금관이 참여하여 여태까지의 선율을 단편적으로 전개시켜 pp로 마친다.

"3악장은 이렇다 할 뚜렷한 정서나 확정적인 표출도 없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들뜬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술을 마시고 얼근히 취했을 때에 우리들의 뇌리에 스며들어 오는 어렴풋한 모양입니다. 그 기분은 명량하거나 혹은 비탄에 빠지기도 하여 빙빙 돌아갑니다. 별달리 생각하는 것도 없이 공상을 제멋대로 달리게 하면 놀라운 선의 교착에 의한 화면이 즐겨집니다. 갑자기 이 공상속에 취한 농부와 흙냄새 풍기는 노래와의 화면이 뛰어 들어옵니다. 먼데서 군악대가 주악하여 지나가는 울림이 들립니다. 이것은 모두 잠자는 사람의 머리속에서 헝클어진 그림인 것입니다. 현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분간할 수 없는 혼란입니다."

4악장 - Allegro con fuoco


4악장 - Allegro con fuoco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 Evgeny Mravinsky, Cond

피날레, F장조, 4/4박자. 자유스러운 론도형식으로 힘찬박력과 빛나는 색채감이 나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전합주의 ff로 숨막히는듯한 강렬한 제1주제가 나오고 이어지는 제2주제는 러시아민요에 의한 소박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 다시 1주제가 격렬하게 등장하고 난무 (亂舞)와 같은 제 3주제가 나타난다. 이 세주제는 서로 교대로 나와 각각 서로 얽혀 발전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제 1악장의 서주에 나온 주상선율이 안단테를 위협하듯이 나타나 다시 원래의 알레그로로 돌아가서 세 개의 주제에 의한 강렬함이 극도에 달한 종결부를 형성한다.

"제 4악장. 당신이 자기 자신속에 환희를 찾지 못한다면 주위를 살펴보는 곳이 좋습니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즐거워 하고 환락에 몸을 던지는 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민중의 축제일의 묘사.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우리들이 자기를 잊혀지느냐 잊혀지지않느냐 할 때, 패배하지 않는 운명은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나서 그 존재를 상기시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관심을 갖지않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을 돌아다 보지 않고 또한 우리들이 외롭고 슬프다는 것을 보기위해서 발을 멈추려 하지도 않습니다. 얼마나 그들은 유쾌하며 즐거운 것입니까! 그들의 감정은 소박하고 단순한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세상은 비애에 빠져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은,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은 아직 존재합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기뻐하십시요. 그러면 당신은 더욱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작곡과 초연

1876년 말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36세의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마음에 내재되어있는 동성애적인 기질에서 벗어나고자 한 오페라 여가수에 사랑에 빠지지만 매몰찬 거절을 당한다. 그리고 나서 1877년 한 음악원 제자의 권유로 28세의 안토니아 이바노브나 미류코바라는 음악원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는 푸시킨의 오네긴에 나데지나 피라레토브나 폰 메크 나오는 결혼과정과 이야기가 흡사한데 다른 점은 오네긴은 그 여인을 거절함으로 평생을 후회한 것이고 차이코프스키는 받아들임으로서 평생을 후회하게끔 되었다는 점이다.

그녀의 폭풍같은 정열은 그를 당황하게 하였고 결국 7월 18일에 결혼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여자였고 차이코프스키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내적인 동성애의 본능이 정신적 문제를 일으켜 차이코프스키는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스크바가에 투신자살까지 시도하였으나 사람들의 극적인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에피소드까지 일으키고 말았다.

정신적 재충전을 위해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요양을 떠나 Clarence에서 Venice로, 다시 San Remo에서 Florence로 옮겨 다니면서 그의 걸작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과 4번 교향곡의 작곡에 전념하였다. 그의 실패한 결혼 2달전인 1877년 5월에 착수한 4번 교향곡은 1878년 요양 여행중이던 1878년 1월 7일에 이탈리아 북서부의 해안 산모레에서 이 교향곡의 관현악 편성을 완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듯 다시 작곡에의 의지를 불태우게 한데에는 또 다른 여인의 힘이 있었는데 그 여인은 철도 갑부의 미망인인 나데지나 피라레토브나 폰 메크부인이었다.

폰 메크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깊은 감동을 받고 연간 6천 루불이라는 막대한 연금을 제공하여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후원을 하였다. 이러한 후원은 무려 15년동안 (1876년부터 1890년까지)이나 계속되었다. 이 두 사람은 편지의 왕래만으로 끝까지 서로 한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편지는 무척 장황한 내용이었으며 그들의 편지에서 "우리의 교향곡"이라고 표현한 4번 교향곡의 자세한 설명이 의미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차이코프스키는 4번교향곡의 작곡도중 편지로 "저는 이것을 당신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속에 당신의 가장 절친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된 것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4번 교향곡의 표지에는 "나의 가장 좋은 벗에게"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폰메 크 부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초연은 1878년 모스크바의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행해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때 이탈리아 여행중이어서 피렌체에 체재하고있었고 그에게 전보로 이 초연의 성공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