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50.티티카카호수-타킬레 섬...

나베가 2012. 6. 21. 00:36

 

 

우로스 섬을 나와 3시간 여를 달려 타킬레 섬에 도착을 했다.

 

 

 

배에서 내려 섬에 오르려면 마치 등산을 하듯 한 참을 올라가야 한다.

평소와 같은 낮은 지대라면 뛰어서라도 올라갈 수준이지만, 이게 해발고도가 3800 m가 넘는 고산 지대여서 저 끝까지 오르려면 해발고도

4000m....결코 만만한 오르막 길이 아닐 수 없다.

 

방법은 하나....

숨을 잘 고르며 아주 아주 천천히 오르는 것이다.

몸이 무겁고 발이 천근 만근이라 빨리 걸을래야 걸을 수도 없다.

 

 

하늘은 파아랗고....

언제 비가 왔었느냐 싶게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렸다.

그 햇빛을 받은 들판은 빛이 났다.

 

 

 

 

섬위로 오르고 있는데 들판에 서서 여인네가 마치 마술쇼를 벌이듯 뭔가를 하고 있다.

뭐지??

밑의 것은 실타래인데....

실을 짜서 실타래에 감고 있는건가??

 

섬 주민들은 독특한 그들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데, 특히 결혼풍습이 아주 재미있다.

우선 총각이 마음에 드는 처녀가 있으면 작은 거울로 햇빛을 반사시켜 그 마음을 전한다. 처녀들은 큰 수술이 달린 검은 망토를 쓰고 다니는데, 마음에 들면 총각을 쳐다보며 수술을 흔들고, 그 반대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단다. ㅋㅋ

 

그런데 위 여인네도 그렇고 옆 사진의 여인네도 그렇고

결혼한 여인들 같은데 검은 망토를 쓰고 있네~

옆의 여인네는 수술이 없는 거 보니 결혼한 여인이고,

그 옆 어린 처자의 검은 망토엔 아닌게 아니라 커다란 수술이 달려있어~ㅋㅋ

그런데 위 여인의 망토에도 커다란 수술이 달려있는데.

그렇담 처녀?? 헐~~

 

 

 

따킬레 섬(Isla Taquile) 에는 약 1600여명이 살고 있다.

시루비나 구이 (땅을 6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마다 매년 서로 다른 농작물을 심는 것) 라는 잉까시대이 농경시스템. '

미타' 라는 공공사업을 평등하게 시행하는 시스템등

여기 저기서 잉까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다.

알면 알수록 잉까시대의 유산이 놀랍기만 하다.

 

 매년 6월7일, 7월25일~8월 5일에 축제를 개최한다.

섬사람들이 짜는 직물은 훌륭하다. 이곳은 주로 털실로 만든 수공예품을 만들고 있는데 직물의 정교함이나 무늬, 색의 배합등이 세계적이다.

 

타킬레 섬은 공동체로 운영되는데, 1년에 한 번 중앙 광장에 모여 거수로 대표를 뽑는다.

 

유심히 보면 타킬레의 남자들은 모두 모자를 쓰고 있는데. 모자의 무늬 또는 색깔 하나하나에도 다 의미가 있단다.

즉, 총각은 밑에는 빨강계열의 무늬에 흰색 모자를 ,

유부남은 전체가 빨간 무늬의 모자를 쓴다.

남자가 결혼할 즈음에는 손수 이 빨간 문양의 모자를 뜨개질해서 준비해야 한다. ㅎㅎ

 

그나 저나 이곳에 사는 총각들은 구애를 하려면 햇빛이  찬란히 빛나야 할 텐데...연일 비가 오면 어쩌나~~

맘만 급하고....ㅋㅋ

이것 저것 고민할것도 없고 구애하는 방법이 너무 간단하니...편할거 같다는....ㅎㅎ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삶이란 이렇게 단순하게도 살 수 있는 것인데 말야~~

 

 

 

 

 

 섬 정상에 다달아 아치형 돌문을 통과하니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이 장관이다.

초록 들판에 피어있는 들꽃하며 ....

파아란 하늘의 하얀 뭉게 구름...

반짝이는 파아란 호수...

아!! 정말 한 폭의 그림이다.

 

 

 

 

 

 한 바탕 사진을 찍고 식당을 찾아 마을로 걸어 들어가는데, 꼬마가 똘망 똘망한 눈망울로 쳐다보는 게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다.

헐~ 그런데 사진을 찍고 났더니 손을 내미는 거다.

이런~ 잔 돈이 하나도 없는데 어쩐담~~ㅠㅠ

이런 현실이 가슴 아프게 했지만, 다 관광객들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이들의 가난한 삶은 이보다 더 가슴 아프고...

 

가까스로 돈을 꾸어 동전을 주고 나서 걸어오는데 또 한 녀석이 정신없이 높다란 돌탑을 성큼 성큼 타고 오르는 것이다.

꼭대기까지 오르더니 뒤로 돌아보며 너무나 신나라 한다.

녀석~~ 

 

 

식당까지 오르는데도 숨이 헐떡인다.

생각해 보니, 어젯밤 야간버스를 타고 밤새 온데다가

아침도 굶은 채 여기까지 왔으니...

더우기 여긴 해발고도 4000m

힘든건 당연하다.

 

오늘의 메뉴는 이곳 티티카카 호수에서 잡는  뚜르차 (일종의 송어...)구이다.

우리들 처럼 회를 쳐서 야채와 콩가루, 들깨가루등을 넣어서 초장에 쓱쓱 비벼서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냥 구워서 나온다.

감자튀김하고 약간의 샐러드....

사실 맛이 별로다. ㅠㅠ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아침도 굶었으니 모두들 싹싹 비워 치운다.

디저트로 고산예방이 되는 코카차와 마때, 민트차를 골라서 마시고 우린 식당을 나섰다.

 

 

 

 

 

 

 

 

섬을 한 바퀴 돌듯 트래킹을 하며 반대쪽으로선착장까지 걸어 내려왔다.

들녁이 너무나 평화로운게 아름답다.

 

걸어 내려오는 요소 요소에는 꼬마들이 매듭으로 만든 작은 소품들을 팔고 있었다.

1개에 1솔.우리돈으로 400원정도.좀 수공이 더 들어간 것은 2솔.

우리 돈으로 800원 한다.

 

학교는 다니고 있을까~

퍼뜩 마음이 짜안해진다.

아이들이 안됐어서 색색깔로 골라 5개를 샀다.

저쪽에서 2솔씩 주었는데, 여기오니 1솔이다.

에잇 녀석~~

그래도 뭐~ 어짜피 도와주고 싶어서 산건데 뭘~

흔쾌히 이곳에서도 또 사준다.

 

 여행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애틋한 마음으로 사서 팔에다 있는 양껏 모조리 묶고 다닌다는...ㅋㅋ

그런데 그거 묶고 풀기가 혼자서 하려면 상당히 힘든데....

매번 언제 다 그거 묶고 푸는거지??

 

 

 

 햐아~

이 양들좀 봐~

너무 너무 귀여워~

 

너네들은 정말 행복한 녀석들이구나~

이렇게 햇살좋고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자라고 있으니....

 

고도가 더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내리막 길은 아주 걷기가 수월했다.

드디어 선착장....

 

배를 타고 3시간 반을 또 달려 푸노로 복귀한다.

 

 

푸노로 복귀하는 배의 지붕...갑판은 강렬한 햇살로 뜨겁기까지 하다.

살갗에 닿는 시원한 바람과

파아란 하늘에서 펼쳐지고 있는 하얀 구름의 향연은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아무리 햇살이 강렬해서 얼굴이 시껌뚱이가 되어도 걍 이대로 있을거야~

너무 너무 좋아~~

 

 

  

생각지도 못했는데...젊은 언니들이 우산을 들고 갑판으로 올라왔다.

젖은 우산도 말릴 겸...햇빛을 피하기는 더없이 그만이다.

아이고~ 역시 젊은 처자들이 머리 회전이 휙휙 잘 돌아가는 구먼~

그런데 우산도 이쁘기도 하지~

마치 화보 촬영을 나온 처자들 같구먼~~

 

 

 

 

 

 

 

 

 

 

 

 

 

나도 얼른 배안에 내려가 젖은 우산을 들고 올라왔다.

우산도 뽀송 뽀송 말리고....

그 아래 누워서 음악을 듣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하아~ 이럴땐 또 그놈의 그리움이 엄습해 온단 말이야~

 

그놈의 그리움은 왜케 치명적인 지...

적어도 그 순간...가슴을 후벼판다는 거지~

근데 또 그게 그렇게 아름답다는 거야~

사람의 마음을 더없이 아름답게 만들잖아~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 처럼....

ㅎㅎ

그리움은 또 다른 미지의 세계....

 

<사진을 위에서 아래로 찍어서  디게 웃기다~ ㅋㅋ>

 

 

 

 

 

 

 

숙소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기위해 방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택시를 타고 중식당을 찾아갔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가장 맛있었던 내것을 같이 먹고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주먹밥을 만들어서 낼 점심으로 먹을 참이다.

 

숙소에 돌아와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렸다.

히말라야에서 사온 커피 맛이 일품이다.

방안 가득히 퍼지는 커피 향은 언제나 보너스고...

 

아무래도 오늘밤은 야간 버스를 타고 왔기때문에 모두 쓰러져 잘듯하다.

고산이라 힘이 든다.

배에 가스도 차고,머리도 띵한게 아프고,몸도 뚱뚱 붓는다.

감기약을 한 알 먹고 자야겠다.

 

아!! 그나 저나 이제는 진짜 페루를 떠나네~

너무나 엄청난 것들이 내 안에 꽉 차 이제는 집에 돌아가도 될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ㅎㅎ

아니,볼리비아에 가면 이곳 페루에서 본것들이 꿈을 꾸고 난듯....저 만치 가 있으면 어쩌지?

볼리비아의 우유니 투어가 정말 기대돼~

 

 

 


"누군가를 갈망하는 고독한 마음만이 나의 끝없는 고통을 이해할 수 있지,
나를 알고 있고 나를 사랑하는 그는 멀리 가버렸네" 라는 내용의 시.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차이코프스키

Olga Borod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