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48.페루에서의 마지막날-아르마스 광장주변을 걷다...

나베가 2012. 6. 20. 18:16

 

 

너무나 싸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는 마치 무슨 복권에나 당첨된 양....

의기양양 기분이 좋아져 우린 아르마스 광장으로 다시 왔다.

피곤하던 차에 점심을 많이 먹어서 식곤증이 왔나~~

갑자기 피곤이 화악 몰려온다.

 

 

 

그래도 아르마스 광장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헐~ 저게 뭐야~

대성당 앞으로 아주 앤틱한 나무 버스가 서 있는 거다.

와우~ 저거 시티투어 버스 아닐까??

다른때 같았으면 저거 탄다고 또 죽어라 달려 갔겠지만, 왠지 지금은 그냥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온 몸을 휘감는다.

 

'우리 성당에 들어가서 기도하고 그냥 앉아있자~'

우린 마치 무슨 텔레파시를 통하고 있는 사람 처럼 똑같이 의견이 일치했다.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외벽-섬세한 조각과 문향이 아름답다>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출입문-초록색에 커다란 징이 박히듯 장식되어 있는 장식물이 성당의 웅장함을 더해준다>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2층에서 몰래 살짝 한컷 찍은-사람이 없고 성당이 웅장해 울림이 좋아서 카메라 셔터소리가 천둥소리 같이 크게 나더라는...2층이고 아무도 없으니까 몰래~ 이런 마음으로 한 컷 찍었다가 소리에 놀라서 그나마  흔들렸다는....ㅠㅠ

 

잉까의 11대 군주 우아이나 까빡 (Huayna Capac) 의 궁전이었던 곳에 세워진 교회로 벽화와 제단이 대단하다.

 

흔들렸지만 사진에서 보아도 황금으로 제단 벽 전체가 화려하게 장식된 ...벽 가득한 성상과 섬세한 조각으로 이루어진 제단은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라 수백개의 보석으로 장식된 옷을 입은 성상과 마리아상을 보는 일은 그저 감탄사뿐....

 

유럽의 나라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며 그들의 문명으로 이루어진 성당이지만, 유럽의 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가톨릭을 수용했지만 그 내면에는 태양신을 숭배했던 잉까의 피가 흐르는 듯한 모습...

성상에 값진 보석을 달아 정성스럽게 최고의 옷을 만들어 입힌것이 그들이 숭배했던 토착신앙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그리고 이미지화 되어있는 성상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처절하고도 슬픈 표정의 성상들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우린 성당을 찬찬히 돌아보고 나서 맨 앞 제단 앞에 앉아서 있었다.

성체조배라고 해도 되나~~??

아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터엉 빈 마음으로 모든것 다 내려놓고 그냥 한없이 앉아 있었다.

그 화려함 앞에서도...그 화려하고 웅장함이 느껴지지 않고 그렇게 맘이 편해질 수가 없는 거다.

고요만이 있었다.

완벽한 쉼....

완벽한 조배....

 

까페에 갈 생각대신 이곳 성당에 와서 쉬자고....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

 

 

1시간이 넘도록 우린 아무 말없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것은 정말 또다른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온 듯한....평온함과 위로...안식이었다.

 

 

 이제 나가자고 ...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을 마악 나오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조그만 구멍같이 생긴 출입구에서 나오는 것이다.

오오~ 뭐지??

우린 발걸음을 돌려 그 작은 출입구로 들어갔다.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구멍은 2층으로 올라가는 좁다란 계단 통로였다.

그런데 2층에 올라서 보니 놀랍게도 광장이 훤히 보이는 조그만 창이 있는 것이었다.

와아~~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갑자기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놀라움과 함께 탄성이 인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빽빽한 건물들 2층 발코니에 앉으면 광장이 물론 훤히 다 내려다 보이지만....

이건  완전 느낌이 달랐다.

웅장한 성당의 조그만 창으로 내다보이는 광장의 풍경....

마치 세상에서 우리만이 알고있는 미로를 뚫고 나와 신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

 

 

 

 

 

 

 

 

                                                                                                                 <성당 난간에서 찾아낸 스타벅스...헤수스 성당 바로 옆건물 2층에 있다>

그 잠깐 사이 또다른 감동을 안고 내려와 로레또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잉까시대의 석벽이 그대로 남아있어 이 길을 걷노라면 마치 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길....

 

 

 

 

  

 

 

 

 

 

 

 

로레또 골목을 걷다가 문득 스타벅스 커피가 마시고 싶어 발길을 돌렸다.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교회 옆에 있는 건물 2층에 스타벅스가 있다.

지구 끝 어디를 가도 있는 스타벅스...

발코니에 앉아서 카푸치노를 마시며 꾸스꼬 아르마스 광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얼마나 감회가 깊어 오는  지....

시 공간을 초월해 이 멀리... 중세시대 어느 도시에 와서 늘 마시던 같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게...

 

 

까페를 나와 12각돌을 찾아 움직였다.

골목을 이루고 있는 작은 가게들을 기웃거리는 것도 너무나 재미있었다.

화랑들도 아주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의 그림엔 남미의 색감과 열정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12각돌...

종교예술 박물관의 한 벽면을 지탱하는 초석 중 하나로 12각으로 된 큰 돌을 다른 돌들과 빈틈없이 맞아 떨어지게 쌓아 올린것...

꾸스꼬 시내를 걷다 보면 이렇게 촘촘하게 쌓아올린 잉까시대 석벽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힘을 완벽하게 분산시키는 구조 덕분에 대지진에도 옛 모습을 그대로 지킬 수 있었다.

잉까 석벽위에 세워진 스페인  식민시대의 건물들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 것과 대조된다.

 

 

 

 

 

 

비단 12각돌 뿐이었겠냐마는 어쨋든 12각이나 되는 거대한 바위를 틈새하나 없이 돌을 메워서 축대를 쌓은 기막힌 석조 기술을 두 눈으로 확인하니 이들의 기막힌 석조기술에 탄복을 수없이 했으면서도 또 감탄이 인다.

 

 우린 또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골목을 빼곡이 메우고 있는 화랑과 기념품 가게와 나름 아주 퀄리티가 높아 보이는 옷가게들까지 섭렵하며 걷자니 너무 볼거리가 많아 힘든 줄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골목을 누볐다.

 

ㅎㅎㅎ

우리 진짜 일하나 냈다는....

 

 

이제까지 산 것들은 그야말로 재미로 산  전혀 부담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산 것은 이풀이나 나나 아주 거금을 투자해서 산 것이라는...ㅠㅠ

이름하야 간지가 잘잘 흐르는 ....새 털 처럼 가벼워 후~하고 불면 날아가 벌릴 듯한

베이비 알파카....

이제서야 이제껏 우리가 히히낙낙하며 노점에서 산 것들이 다 가짜 베이비 알파카였다는걸 알아차렸다는....ㅋㅋ

현금으로 해도 깍아주지도 않는다.

이게 또 섭해서 들었다 놨다....를 수없이 반복하다가 결국 가게를 나왔는데,

아무래도 이대로 한국에 가면 눈에 아른거려서 안될것 같아 다시 가서 질렀다는....ㅋㅋ

베이비 알파카 핸드메이드 쉐타와 모자...ㅋㅋ

다른 악세사리류도 기막히게 고급스럽고 세련되고 이뻤지만 너무 고가여서 눈을 감고 나왔다는...ㅠㅠ

 

  

 

 

 

 

 

 

 

                        

 

 

 

 

 

 

 

 

 

 

이제 왠만한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ㅋㅋ

우린 골목길을 걷다가 한 박물관에 들어갔다.(티켓을 잃어버려서 이름이...종교화가 가득한것으로 봐서 종교예술 박물관 인것 같다.)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 성화가 방안 가득하였다.

 

 

 

 

 

이 방은 제대가 황금으로  아주 화려하게 장식된 성당이다.

글쎄... 이곳에서도 미사를 드릴까....??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의 제단을 아주 작게 모사해 놓은 듯하다.

 

 

그리 크지 않지만 작품이 가득 걸려 있는 방이 여러개가 계속 이어져

기대이상으로 아주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사진을 신나게 찍고 있는데, 촬영금지라고 해서리~~ㅠㅠ)

 

 

 

 

 

 

 

 

 

  

기대이상의 작품을 보고 또 만족스러움에 작은 감탄을 하고는 박물관을 나왔다.

하루종일 돌아 다녔더니 정신은 말짱한데 몸이 피곤한 지...이젠 몸이 스스로 벽만 있으면 기대는것 같다.

사진을 보니 아주....그런 느낌이 농후하다. ㅋㅋ

 

 

 

어느새 꾸스꼬의 골목길엔 어둠이 찾아 들었다.

아니, 또 다른 빛으로 가득 해졌다.

낮과는 전혀 다른....

그리고 아르마스 광장의 넓은 곳에 비춰지던 불빛과는 또 전혀 다른....

골목 길의 야경은 또 다른 운치를 주었다.

 

평범하게 보이던 가게의 물건들은 조명을 받아 더 빛이나고

예쁜 색감으로 보였다.

 

바닥의 돌들도 마치 물기를 머금은 듯 반짝 반짝 빛이 났다.

더 위로 골목 끝까지 올라가면 무엇이 나올까...

아니, 골목 끝까지 올라서 보면 기막힌 꾸스꼬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올 터였다.

아닌게 아니라 골목 끝까지 올라갔다가 마악 내려오고 있는 일행을 만났는데...

그 곳의 전망이 기가 막히다는 거다.

아놔~

나 또 죽어라고 골목 길을 걸어 올랐잖아~~

여기가 해발고도 3400m 이나 되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흘 동안 적응이 되었다고 해도 빠른 걸음을 걸을라 치면 숨이 턱까지 헉~하고 차 오른다.

 

아~

아무래도 안되겠다~

이풀은 안 올라가겠다고...나 보고 적당한 곳까지만 올라갔다 오라고 했는데....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다른 일행들과 만나 아까 낮에 먹었던 식당까지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기때문... 

그리고 오늘 푸노로 가는 9시 야간 버스를 타야하니

짐을 다 꾸려 놓았어도 숙소까지 가야할 시간도 여의치는 않다.

 

 

 

 

그래도 어느정도 올랐는 지....뒤돌아 서서 바라보니 골목 끝 하늘엔

별이 총총 박혀있듯 꾸스꼬의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다.

아!! 넘 이쁘다~

 

 

 

 

 

광장에서 다른 일행들을 만나 우린 저녁을 먹기위해

산또 도밍고 성당으로 다시 갔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택시를 타고....

 

식당은 성당을 끼고  골목을 나와  바로 있기때문에

밤이라도 찾기가 아주 쉬웠다.

외국인 관광객...그것도 서양인이 아닌 조그만 동양인이니

점심때 왔다가 다시 왔음을 주인장도 금방 알아 차린다.

더우기 다른 친구들까지 데려갔으니 주인장도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으니까 왜 안그렇겠어~

더우기 외국인인데 더 감동스럽지~

 

저녁엔 메뉴가 약간 바뀌어 있었다.

대충 몇가지 알아보는 단어를 조합해서 음식을 주문했다.

아니, 그냥 거기 있는 몇 안되는 메뉴를 4명이서 하나씩  주문했다.

ㅎㅎ

 

드디어 음식 등장....

우리가 낮에 먹고 감탄했던 수프 요리를 함께 온 다른 일행이 먹어보고는

역시 맛있다고 감탄한다. 그 친구는 수프를 2인분이나 먹었다는...ㅋㅋ

푸짐하고 맛있게 감동까지 받으며 먹은 저녁....

주인장은 이런 우릴 보고 너무 좋아하면서 서비스까지 마악 챙겨주시는 거다.

자기 음식을 외국인이 이렇게 맛있다고 감동하며 먹는걸 보고 너무나 감동받으셨는 지...

물값도 슈퍼보다도 싸서 버스에서 먹으려고 모두들 1병씩 샀는데,

나중에 계산하면서 다 공짜로 그냥 주셨다는것....

 

ㅎㅎ 

그리고 또...오늘 음식은 이풀이 다 쐈다는 것...따봉 따봉!! 

 

 

 

  

 

 

너무 호들갑 스러웠을까...??

그래도 소박한 식당의 주인장이 관광객인 우리에게 베풀어 준 작은 기쁨이

우리에겐 너무나 큰 감동으로 다가와 가슴이 벅차서 주인장을 세워놓고 사진 촬영까지 했다는....ㅋㅋ

 

정말 얼굴 표정은 삶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 같아~

너무나 선한 모습이잖아~

욕심이 하나도 없어~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니 맛있을 수 밖에....

 

 

 

 


Cimarosa(arr. Benjamin) - Oboe Concerto
                                          in C minor : I~IV
치마로사 / 오보에 협주곡 C 단조 - 앨리슨 발솜(트럼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