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45.꾸스꼬 야경...

나베가 2012. 6. 19. 16:54

 

 

 우루밤바 강을 끼고 있는 안데스의 성스런 계곡.....

마추픽추에 이틀 머물고, 오얀 따이땀보역을 출발해서 부터 살리나스,모라이,친체로까지.....

이 모든것이 한 낮 꿈을 꾸고 나온 것 같은....

그림같은 풍광속에서 헤어나와 드디어 꾸스꼬로 다시 돌아왔다.

 

유토피아의 풍광속에 젖어 배고픔도 잊었다가 꾸스꼬에 돌아오니 모두 아사직전이다.

짐을 방에 들여놓자 마자 모두 나와 단체로 한식당으로 갔다.

 

"그려~~

오늘은 좀 호강을 해도 돼.

점심도 굶었잖아~~"

 

외국에 나가면 한식이 매우 비싸서 큰 맘 먹고 투자를 하듯 가게 마련이다.

오늘이 남미에 온 지 9일째....

슬슬 우리 음식이 그리워지던 차에 모두들 이견없이 발걸음도 가벼웁게 한식당으로 향했다.

가장 맛있다는 비빔밥만을 시켰다가 남들 테이블에 올라가는 제육볶음이 또 먹고자파 제육볶음까지 시켰다. 배낭 여행자로선 정말 거금을 투자한 것....ㅋㅋ

 

어디로 들어가는 지도 모르게 뚝딱 저녁을 먹어 치우고는 숙소로 돌아가 마지막으로 내일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비자서류를 정리하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아!!

드디어 꾸스꼬의 야경을 보는구나~~

 

 

 

 

 

밤이 주는 매력....

야릇한 카타르시스에 빠지게 하잖아~

별거 아닌것으로도 감정이 복받쳐 오르기도 하고...

까마득히 잊었던 것들이 마구 튀어나와 정신 못차리게 만들기도 하고...

이성이 아닌 감정에 휩쌓여서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만들기도 하고....

 

그랬다.

꾸스꼬 아르마스 광장에 발을 디딛는 순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는 것...

 

 

낮에는 아름다운 건축물들에 가려 눈에  띄지도 않던 

광장 한 가운데 있는 분수대는 마치 자기 세상을 맞은 듯

온갖 색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물줄기를 뿜어 내리고 있었다.

당연히 오늘 밤 광장의 주인공이다.

 

한 참을 그 자리에 서서 분수쇼를 바라봐 주는 것이

여행자의 꾸스꼬 야경에 대한 예의인것 같다.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본다.

삼각대가 없어서 의자에 걸쳐보기도 하고, 바닥에 놓기도 하고, 심지어 쓰레기통 위에 얹어놓기도 하면서

최대한으로 흔들림을 방지하면서 노출값을 올려놓고

시간을 늘려서 찍어본다.

 

 

 

 

분수가 너무 아름답다~

아니, 색감도 어찌 그리 이쁜 지 ...

한 참을 카메라 렌즈에 담으며 바라보고 있자니 그 색감에 빨려 들어가 잠깐동안 판타지의 세계에 빠졌다가 나온 느낌이다.

 

먼 발치로 보이는 반짝이는 불빛들은

별빛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삭사이우와망 전망대에서 바라보던

붉은 지붕으로 별이 총총 박히듯 꽉 메운 꾸스꼬 도시 전경이 머릿속을  지나친다.

 

 

 

 

'저 불빛들이 산자락 끝까지 올라있던 집들의 불빛일테지~

지난 번 삭사이우와망에서 그 광경을 보지 못했더라면 별빛이라고 착각을 했을거야~'

 

 

아름다운 분수쇼도 실컷 보았고,

카메라에 맘껏 담았으니

이제 그만 다른 곳으로 가자~

 

 

 

 

 

 

 

 

 

 

 

 

 

 

 

 

 

광장 한 켠..낮에 봐 두었던 발코니가 이쁜 까페로 올라갔다.

그런데 생각외로 까페는 터엉 비어있었다.

발코니에 나가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옷을 얇게 입고나가 너무 추워서

그냥 안에서 있기로 했다.

그래도 열려있는 창으로 들어오는 꾸스꼬의 야경이 더없이 낭만적이다.

 

 

잠깐 발코니에 나가 아르마스 광장의 야경도 담아보고....

실내에서 창으로 들어오는 풍광도 담아본다.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아! 차라리 나도 이풀과 같은 코코아를 시킬걸~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맛없는 카푸치노는 처음 먹어봤다는....

도대체 커피에 대한 상식이 있는 지, 의아할 정도....

커피에 거품도 내지 않은 찬 우유를  넣어서 카푸치노라고?? ㅠㅠ

아무래도 커피보다는 술을 마셨어야 한다는 판단....

커피와는 무관한 집같아 걍 따듯하게 데워서 달라고 부탁....마셨다는...ㅠㅠ

 

뭐....그래도 좋다~

커피는 숙소에 가서 내가 다시 내려서 마시면 되고....

이렇게 꾸스꼬 야경을 보며 있으니 넘 멋져!!

아니, 2% 부족한게 있네~

남자가 없잖아~~ㅠㅠ

 

 

 

  

 

 

 

 

까페를 나와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춥게 옷을 입고 광장에서 너무 오래 있었나부다.

으슬 으슬 몸살기가 인다.

연한 커피를 한 잔 다시 내려 몸을 따듯하게 데우고 몸살 약을 먹고 자리에 누웠다.

아스라하게 오늘 하루의 풍광들이 머릿속을 지나친다.

잠이 잘 올것 같다~

 

 


Ravel - Ma mère l'oye, for piano, 4 hands ; I~V    
라벨 / 네손을 위한 연탄곡 ‘어미 거위’ - 마르타 아르헤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