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 중의 아름다운 산골 경치에 빠져 모라이까지 가는 동안 유구무언....
그저 사방에서 셔터 소리만이 찰칵거릴 뿐이었다.
탄성외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던 길 ...
그 길을 달려 우린 드디어 모라이에 도착을 했다.
늘 보아왔던 계단식 논과 밭이 산자락에 좌악~ 펼쳐져 있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모라이는 스탠드가 있는 운동장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로마 경기장을 산 속에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모라이는 잉카의 계단식 밭으로 부족한 농작물을 해결하기 위하여 산 속에서 살 수 있는 농작물을 개발하기 위한 농작물 실험 재배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안데스 산의 높이에 따라 어떤 경작물이 가장 잘 재배되는 지 또는 높이에 따른 농작물들의 적응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이러한 계단식 농작물 실험소를 땅 속에
만들고 농작물 재배 실험을 했다는 것.
실제로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옥수수는 온도가 따뜻한 아래쪽에, 차가운 곳에서 잘 자라는 감자 가튼 밭 식물은 높은 곳에 심어줌으로써 농산물의 경작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이니, 잉카인들의 실험정신과 그들의 문명은 지금 기준으로도 봐도 대단할 뿐이다.
계단 한 층의 높이는 대략 사람 키 정도로 스탠드에서 돌출된 돌계단을 밟으면서 아래쪽 가운데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 돌계단 또한 나사식으로 돌아가면서 만들어져 있어 잉카인들의 놀라운 지혜를 가늠케 한다.
우리는 일단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인증샷 찍고...
저 끝까지 내려가 보기로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내려갔다.
그렇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저 끝...동그란 원형속에 들어가서 안데스의 강한 기운도 받고 인증 샷 찍고 가야지~ㅋ
오늘 일정이 워낙 길어서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걸음으로 뛰어 내려갔다 오면 충분히 저 원점까지 갔다올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나 그게 위에서 내려다 보는것과의 거리는 상당한 착오를 일으켜 뛰다시피 내려가도 끝없이 내려가기만 했다.
아무래도 저 원점까지는 도저히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없을것 같았다.
우린 잠깐 앉아서 쉴겸 사진을 몇 컷 찍고 서운하지만 발길을 돌렸다.
헐!!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맘만 급했지 발걸음이 뛰어지지 않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여긴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지대....
약속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급한 맘에 천근 만근 돌덩이 처럼 무거워 떨어지지도 않는 발걸음을 떼며 나름 죽어라고 뛰어 올랐다.
<가운데 운동장까지 내려가는.. 계단마다 돌출되어 있는 돌계단 난간>
"아!!
이놈의 모라이 밭....
너 이렇게 깊었었어??"
뛰어 내려올땐 그래도 몰랐는데, 뛰어 오르자니 가슴에 찢어질 듯한 통증까지 이는 거다.
아~~ 안돼겠다~
이러다 심장마비로 죽을거 같아~
걍 눈총 한 번 받기로 하고 걷자 걸어~
그렇게 작고 가깝게 보였던 저 원형 계단식 모라이의 원점은 그저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었다.
결국 포기했지만 누군가가 들어간 저 멀기만 한 곳...원점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상에 ....
그렇게 많이 내려왔건만...
사람이 렌즈에 잡히지도 않아~~
아~
좀 섭하긴 하지만 끝까지 내려간다고 고집피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이야~
정말 큰일 날 뻔 했어.
그나 저나 우리 일행들은 그 누구도 저 아래에 내려가 보려고 시도 조차 한 사람이 우리 둘외엔 아무도 없네~
우리 둘...너무 극성 맞나봐~
제일 아래쪽 운동장은 내려가다 보니 위에서 보는것 보다는 훨씬 넓은 공간이었다.
하긴 어디 그 뿐인가~
계단 한 켠의 넓이도 얼마나 넓고 높은 지....
실제로 가장 위 쪽 계단과 아래 운동장의 온도 차가 5도 정도나 난다니....
보기보다 얼마나 깊이까지 내려가 있다는 거야~~
놀랍다.
그나 저나 저 운동장 한 가운데 서면 강한 태양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반 이상을 내려갔건만
시간에 쫓겨 지척을 두고 발길을 돌려 나와야 했으니 속상한 맘은 어쩔 수가 없다.
에잇~
또 욕심 부린다.
여기 유적지까지 오는 길이 얼마나 아름다웠어~
모든걸 잊게 만들었잖아~
여름이 마악 지나가고 있는 계절인데...이 곳은 아직도 유채가 만발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들판이 채색이 되어있어~
아무래도 안데스의 깊은 산골이라서 기온이 낮아 그런가봐!
시간에 맞추느라 가슴에 통증이 일도록 죽어라고 뛰어 올랐는데....
아직 일행들이 위에 있었다.
오오~~
우린 자그마하게 펼쳐져 있는 노점상을 기웃거렸다.
여인네가 그 자리에 앉아서 직접 배틀을 작동하며 직물을 짜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잠시 구경하다가 옆의 남자가 펼쳐놓은 노점으로 갔다.
"오오~
매듭 실력이 장난아닌걸~~"
온갖 원석으로 된 예쁜 악세사리가 좌판에 가득했지만 내 시선을 잡아끈 건 원석을 끼어서 짠 매듭....
ㅋㅋ 급기야 그 짧은 시간에 5$ 주고 매듭 팔찌를 하나 샀다는...
(아래 오른 쪽 사진에 있는 것....ㅋㅋ)
이제 직물시장으로 유명한 친체로로 이동이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점심도 먹지 못하고 계속 이동이다~
점심도 제대로 준비를 안했는데...ㅠㅠ
친체로에 가면 뭐좀 먹을 것이 있으려나~
아!! 빨랑 가자!!
라흐마니노프 "Vocalise" Op. 34, No.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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