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예술가....
히말라야....
내가 아는 히말라야는 늘 그랬다.
오로지 하얀 설산만이 존재하고...
그 아름다움과 위용은 인간의 생명과 맞바꿀 만큼 치명적이었다.
그러니.....
감히 두려움 조차 갖지 못하는 곳...
그저 현실이 아니고
꿈....
유토피아의 세계였다.
그러던 어느날....
인도 여행때 들렀던 네팔의 한 숙소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히말라야에 도전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랐다는 그들....
그 높이가 몇미터인지는 상관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인간이 히말라야에 걸어서 접근했다는 것 자체가
내겐 놀라움이었고 그들도 함께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또.....
많은 세월이 흘렀다.
산을 알게 되었고, 산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드디어
히말라야가 내게도 언젠가는 찾아갈 수 있는 곳....
현실이 되었고 꿈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다.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으로 가득한 근사한 까페들이 골목마다 가득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차마고도의 험란하고도 감동적인 여정을 함께 했던 분께서 히말라야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도....
히말라야는 내게선 먼 현실이었다.
그저 부러움의 대상일 뿐....
'아!! 나도 히말라야 가고싶다~'
'올 안으로 어쩌면 나도 히말라야에 갈지 몰라~ 아니, 나도 꼭 갈거야~'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예술의 전당을 다녀오면서 버스안에서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강한 한줄기 빛....
'나도 이번에 따라갈까??'
그 순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히말라야는 내게 현실이 되어 마구 용솟음 쳐댔다.
문자를 남겼다.
내가 껴서 가도 되겠냐고....
일정만 맞으면 정말 따라가고 싶다고....
그렇게 마구 용솟음 치며 나를 흥분으로 몰아넣었던 순간도 또 까마득히 잊혀졌다.
그리고 검봉산을 오르던 날.....
무심코 들여다 본 핸드폰엔 답장이 떠 있었다.
'오늘이 신청 마감날이니 빨리 대장님께 연락해 보라구.....'
'헐~ 진짜네~~
오마이 갓!! 나...진짜 히말라야 가는거야??'
잠깐 동안 머릿속이 복잡함으로 가득차며 혼미해졌다.
3월 6일에 남미로의 기인 배낭여행 일정이 잡혀있는데..
이 험란한 여정을 다녀와도 무리가 없을까??
아냐~ 이건 정말 내가 히말라야를 갈 수 있는 기회잖아~
내가 어찌 혼자서 히말라야에 도전하겠어.
그래~ 가는거야!!
거리 구경을 하면서 받는 오픈 마사지 샵...
흥분이 마구 용솟음 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시간은 벌써 저녁즈음...
핸드폰 배터리가 사진을 찍으며 다 방전이 되어서 깜빡거렸다.
완전히 배터리가 나가서 적혀있는 이 번호를 볼 수 없다면....끝장이잖아~~
불안하고 조급한 맘으로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걸리지를 않는다.
아놔~~유혹만 한거야?? 마음만 뺏어가고 또 이렇듯 얄굿은 장난을 치다니...가혹한 신의 장난같이 느껴졌다.
문자를 남겼다.
그리고는 침을 꼴딱이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산을 탔다.
남의 핸드폰인데....수시로 그분께 연락온거 없냐고...
그렇게 여유자작 즐거웠던 검봉산 산행은 애타는 맘으로 바뀌어 산행을 마쳤다.
뭐라고 부르는 지...암튼 오픈 카를 타고 방콕시내 질주..아아~~ 여행기분 짱!!
버스에 올랐다.
그제서야 답장이 왔다.
함께 히말라야 산행을 하게 된걸 축하한다고...
급하니 여권의 영문서명......
이렇게 위기 일발에서 마치 구조된것 마냥
드라마틱한 나의 히말라야 산행기는 시작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히말라야의 나의 산행일정은 전혀 모르는 상태....
막연하게 뇌리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것...
두려움...
험란한 여정...
얼어죽을것 같은 추위...
고산증...
감격....
따로 특별하게 더 준비할 것은 많지않았다.
지리산 한 겨울 종주를 한다고 이미 많은것을 준비한 상태였기때문에....
오히려 나 자신보다 내 주변 사람들과의 흥분된 만남으로 더 바빠졌다.
제일 먼저 울 설악산 종주 멤버들과의 히말라야 출정식...ㅋㅋ
히말라야와 남미일주 여행으로의 기인 비움때문에 또 만나는 두금회...
역시...오랜 출타로 공백을 만들어 버리게 된 백주간 식구들...
.........
풍성한 과일로 눈길을 잡는 과일 주스가게...직접 갈아준다는...
분명 히말라야는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이고...소망이고...두려움 이었다.
그렇게 흥분됨으로 보내던 사이....
문제가 발생했다.
급하게 결정된 사항들이라 돌아오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는것....
내 맘은 이미 히말라야에 온전히 다 가 있는데...
청천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지금 심정같으면 이번 여행이 무산되어도 나 혼자라도 히말라야를 향해 발을 내디딜것만 같았다.
다행히 항공편과 일정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긴 했지만
우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향해 출발을 했다.
뒤늦게 받아든 나의 히말라야 일정표는
내가 꿈꾸던 ABC등정이 아니었고 그냥 아름다운 히말라야를 걸으며 사진찍고 스케치하는 탐험과 문화여행
일정표였다.
갑자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거대한 히말라야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었던 용기....그리고 그 험준한 여정을 능히 겪어낸 무용담....
아니야!!
그래~ 왜 히말라야엔 항상 도전만을 생각한 걸까....
산을 늘 정상까지 오르고 또 오르기만 하는...그것도 한계에 도전한다는 그 스릴감으로 최고치까지 올려서 험란한 여정으로....
어쩌면 오만하기까지 한....
그래~ 좋아~
정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어.
포토그래퍼와 화가들이랑 하는 스케치 여행....
제목도 나와 딱 맞아 떨어지잖아~
'탐험과 문화여행'
갑자기 거대했던 히말라야가 더없이 사랑스럽고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이미지로 싸악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야말로 유토피아의 세계....
순박한 사람들의 삶이 있을 것이고....
예전에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았던 판타스틱한 계단식 논밭 사이를 걸을 것이고...
화가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어쩌면 늘 그곳엔 음악이 있을 지도 몰라~~
향긋한 꽃내음도 맡을 수 있을까??
진한 커피는 꼭 타가지고 나서야지~
ㅎㅎ
이곳도 역시 오픈 마사지 샾. 자리를 찾아 누웠으나 마사지사 부족으로....ㅠㅠ
반가움과 기쁜 마음으로 일행들과 공항에서 조우했다.
예비모임때의 약간은 어색했던 만남이 내가 아프리카 여행을 결정하고 떠날때의 그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사사로운 걱정은 사라지고 즐거움과 설레임만으로 가득했다.
우리가 이용할 항공편은 타이항공...
그려~ 누구의 말처럼 타이항공 승무원이 이뻐서 바꾼거야~
ㅋㅋ
방콕에 도착하자 마자 일행들은 화장실에 가서 한 여름옷으로 싸악 바꿔입고 나섰다.
한국은 영하 7도...
방콕은 영상 34도...
ㅋㅋ
우리의 여정만큼이나 극단적이고 드라마틱한 시작이군.
호텔에 짐을 풀고 우린 방콕시내를 구경했다.
맛있는 타이 음식에 탄성을 지르며 배를 채웠고...
그들의 골목을 거니는 재미 또한 솔솔했다.
와아~ 이런 횡재도 있구나~
항공기가 바뀌니 덤으로 방콕을 구경하고...
여유롭고 신나고 재밌는걸~~ㅋㅋ
근사한 레스토랑...파라솔 아래의 등이 너무 사랑스러워~~
우린 택시대신 뭐라고 부르더라~
암튼 개조한 오픈 자동차...??
앞차에서 뿜어대는 배기가스때문에 좀 힘겹긴 했지만...역시 투어는 오픈 카야~ ㅋㅋ
휙휙 지나치는 도시풍광이 완전 새롭게 피부로 느껴지잖아~
이 거리가 무슨거리더라~~
ㅋㅋ 몰라. 그냥 마악 걸으며 분위기에 취했어.현지인 보다는 관광객의 활기참으로 가득했지.
망고쥬스도 갈아서 마시고....
아~ 제일 눈길을 끈건 역시 마사지....
샵내에서가 아니라 마치 야외 까페마냥 지나치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받는 마사지샵...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들어섰다.
그러나 우리 일행 7명이 한번에 받기에는 자리가 없었다.
아쉽지만 그냥 패스...
호텔근처로 다시 돌아와서 마사지 샾으로 갔다.
다섯명이 갔는데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우리 여자들만 셋이서 받았다.
숲속 정원처럼 꾸며진 우리가 들어갔던 잔지바르 Bar....(핸드폰으로 찍어서리....ㅠㅠ)
아!! 역시 여행와서 받는 마사지는 최고의 피로회복제야! ㅋㅋ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저렴한 마사지 샵이 많았으면 좋으련만.....ㅠㅠ
하긴 정작 많으면 또 시큰둥 해져서 받지않겠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호수공원에 난 자주 가지 않는것 처럼....ㅋㅋ
마사지를 받고 나서 근처의 Bar에 들어갔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또 전혀 다른 너무나 아늑하고 멋진 Bar였다.
특히 우리가 앉은 자리는 한쪽이 마치 침대처럼 넓직한 소파로 좌악 되어 있어서 그 아늑함이 정말 최고다.
'아놔~ 이런 곳에선 연인과 함께 와서 난짝 올라앉아
푸욱 기대고 있어야 하는건뎁~ 푸하하~~'
맥주를 한병씩 시켜서 마셨다.
오오~ 그때 갑자기 귓전을 강하게 때리고 있는 음악이 있었으니...호텔 캘리포니아...
오오~소리도 장난이 아니잖아~??
스피커를 살펴보다가 저만치 보니 피아노 라이브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것이었다.
와아~ 정말 신들린 듯한 기타 연주로만 이 노래를 듣다가 매혹적인 피아노 선율에 재즈 보컬리스트의 특이한 음성과 감성으로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흥분이 목젖까지 차 오른다.
'와아~ 정말 기 막힌데~
노래 진짜 잘하고 멋지다!!'
우리끼리만 이 행복을 누린다는게 미안하고 아까워졌다.
급기야 일행들에게 전화를 했지만....에잇 모두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것....
'아놔~ 재미없어. 뭔 이렇게 핸드폰들을 다 꺼놔가지고서리 무슨 보디가드가 될까....
진작에 보디가드 되 줄거란 꿈은 버리는게 낫겠군~'
ㅋㅋ
우린 밤 12시까지 그곳에 있었다.
마냥 그곳에 있고 싶었지만...그 정도로 분위기가 정말 좋았지만...내일 아침 식사도 안한 채 일찍 공항에 가야했기때문에 아쉬움만을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오면서 보니 이 바의 이름이 '잔지바르'다.
저 멀리 동아프리카에 있는... 하얀 산호가루 백사장 해변이 쏟아지는 별빛처럼이나 아름다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일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잔지바르....
그룹 '퀸'의 멤버이며 보컬리스트인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이라서 또 유명하기도 한....
그러고 보니
아까 가수가 또 매혹적인 퀸의 노래를 불렀잖아~
그때 짐짓 예상을 했드랬어~
방에 들어오니 유난히 더 방이 커 보였다.
그 한가운데 떡 차지하고 있는 수퍼 킹사이즈 침대라니....
그렇게 세계를 누비고 다녔어도
방을 혼자 써보기는 처음이다.
조금 쓸쓸했는데....
누워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니 그게 또 기막히게 좋아~
뭐랄까....
갑자기 하얀 천장과 벽이 오페라 무대가 되어 나를 마치 주인공인 마냥 착각이 들게 했다고나 할까??
아!!
귓전에 울려 퍼지는 비올레타의 아리아....
매혹적이군!!
라 트라 비아타.....
베르디 오페라 춘희 중 아! 그이였던가 Verdi, G. Francesco(1813~1901) 이탈리아 E strano e strano - Ah fors e lu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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