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40.잠비아/음포시에서 루사카로..또.리빙스톤으로...

나베가 2011. 11. 21. 17:20

루사카로 가는 여행객들이 제법 보인다.

하긴 세계 3대 폭포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보기위해선 이곳을 거쳐가야 하니까 당연한 일이다.

미니버스엔 사람들로 가득하고, 택시값도 여의치 않아 한참 시간을 끌었다.

결국 루사카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1대당 10000콰차를 주고 택시를 탔다.

버스정류장은 역사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다.

그러나 흥정은 버스에서도 치뤄야 했다.

수많은 삐끼들이 다가와서 흥정을 한다.

세상에~ 버스를 타는데도 흥정을 하다니~

버스에 짐을 싣고 올라탔는데, 오 마이 갓!! 버스에 자리가 없다.

15분 정도 가면 자리가 난다고 해서 흔쾌히 버스를 탔는데....이건 15분이 아니라 아무리 가도 가도 자리는 커녕 버스는 서지도 않는다.

다행히도 난 외국인이 현지인에게 양해를 구해줘서 카메라가 든 배낭을 내려놓고 의자 손잡이에 걸터 앉아서 올 수 있었다.

고마운 젊은이였다.

 

 

내 앞에 있던 젊은 현지인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연신 노래를 틀며 떠들면서 갔다.

익숙한 음악들....

내 옆에 있는 젊은 사람의 휴대폰 벨소리도 듣기좋은 레게음악이었다.

그러고 보니,힙팝, 레게음악등이 이들의 노래였음을 알아차렸다.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그래서 왠지 미개하고 '문화'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

그러나 그 어떤 민족보다도 본능적, 선천적으로 리듬과 음악에 탁월함을 타고난 사람들이란걸 깨닫는데는 또 순간이었다.

원시 마을에서 조차도 전통악기로 연주하고, 특유의 소리를 내며 신기에 가까운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 문화는 그 어떤 배움으로 인해 습득된 민족보다도 탁월하다.

아니, 세상에 이들 처럼 전통악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그 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걸친 의상도 초라하지만 결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아무리 초라해도 카메라 앵글에 잡힌 이들의 모습은 하나의 작품 처럼 느껴질 정도다.

 

헤어 스타일만 찍어서 펼쳐놓아도 전시를 해도 될 정도...

머리 장식에 목숨을 건 사람들 처럼 ...아니, 이들의 멋내기는 우리의 멋내기를 훨씬 뛰어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은 동물적 감각에 버금가는 본능인것 같다.

 

패턴도 다양하다.

색상도 화려하기 이를데없는....그러면서도 지극히 조화롭고 자연과 완전한 조화를 이뤄낸다.

세련됨은 없어도 원초적이고 그대로 자연과 일치한다.

 

 

허리 통증이 느껴질 때쯤, 버스는 한 정류장에 섰다.

그제서야 버스 승객의 반이 내리고, 우린 뷰랴 뷰랴 저녁거리를 가가지고 올라와 자리를 잡았다.

쏘세지빵을 9000콰차에 미야씨것까지 2개를 사서 버스에서 먹었다.

피곤이 몰려온다.

기분좋은 졸음...

신나게 졸다보니 2시간여가 훌떡 지나 루사카 도착.그나마도 미야씨가 깨워서 일어났다.

 

아~~ 또 택시 흥정이다.

그나마도 여의치않아 결국 가격 흥정에 실패...잡을 줄 알고 그냥 가는 시늉을 했는데 잡지 않는다.

헐~~안잡네~??  에잇~ 까짓거 걍 걸어가자.

미야씨도 한번도 이 길을 걸어가보진 않았다고 했다. 택시를 타면 금방인것 같아 걷기 시작했는데, 오~~생각보다 멀어서

우린 그 무거운 짐들을 메고 끌고...30분 이상 족히 걸은것 같다.

가기 전부터 오른 팔이 테니스 엘보로 시원찮았던 나도 그렇고, 58리터 배낭을 맨 성여씨도 걱정....

아니, 배가 살살 아파온 내가 제일 걱정이었다.

다행히 숙소까지 모두들 잘왔다.

 

<버스에 서서 오면서도 이 정체모를 짐꾸러미들이 넘 신기해서 어렵게 찍은 사진이다. 대체 뭐지??>

 

입구에 들어서니, 작은 수영장도 보이고 한 켠에 작은 Bar도 있고,  당구대까지 있다.

오옷~ 도미토리 숙소이지만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방을 배정받았다.

나와 성여씨 방은 본관과 떨어진 대나무로 엮어 지어진  방갈로식 트리플룸 이었다.

지붕은 훤히 보이는 양철지붕....

성여씨는 좀 무서워했지만, 우리 방에 놀러온 의진씨나 상호씨도 분위기 좋다고 말하고, 나도 팬션 느낌이 나서 좋다.

커다란 서양 바퀴벌레만 나타나지 않았으면....ㅋㅋ

아가씨인 성여는 기절했지만....ㅋㅋ 뭐~ 주부인 난 아무렇지도 않게 왕창 때려잡았다.

다행히 한마리만 나타났고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서양애들과 도미토리 방을 쓰지 않은것만도 얼마나 다행인가~

오오~~언제나 복많은 여인이여~~ 

 

공동 샤워장, 화장실도 가깝고, 깨끗하고, 물도 잘 나와서 좋고

침구?? 아주 좋은 침낭이 있잖아?? 그럼 됐지 뭐~ ㅎㅎ

 

오옷~

또 좋은 것....투숙객에게 공짜로 제공되는 로컬 맥주되겠다.

 

 우린 짐가방을 던져놓고 Bar가 문을 닫기 전 맥주를 마시기 위해 나왔다.

케냐에서 부터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중이었기에 점점 날씨는 추워졌다.

제법 밤바람이 쌀쌀하다.

 

우린 또 맥주 고르기에 신바람이 난다.

난 이번엔 '모시'를 골랐다.

모시는 맛이 아주 순하고 부드러워서 술을 잘 못마시는 내겐 아주 딱이었다.

오늘의 탁월한 선택!!

ㅎㅎ

 

그런데 왠 태극기가 다 있다.

숙소가 싸고 시설도 깨끗하니까 배낭 여행객들에겐 아주 인기가 있는 곳인가 보다.

태극기를 보니 한국 배낭 족도 많은것 같고....

 

자리를 수영장 옆 넓은 탁자로 옮겨앉았다.

재밌는 얘기로 한참 분위기가 익어갈 무렵, 갑자기 대화가 으시시한 얘기로 번져갔다.

겁많은 성여씨는 어쩔 줄 몰라한다. ㅋㅋ

내가 씻는 동안 자기 혼자 방에 못있는다고 따라 나와 있었고, 그래서 불도 켠 채 잠이 들었다.

 

아~~그나 저나 왠지 컨디션이 안좋다.

왠지 배가 살살 아픈것이...아프리카에서 이러니 걱정이 좀 된다.

 

 <성여씨와 내가 묵은 방갈로형 room>

 

<수영장과 리셉션...>

 

 

 

어젯밤 루사카에 늦게 도착해 밤에 맥주 파티를 벌이느라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또 새벽같이 일어나 7시반에 출발했다.

5명이 택시를 부르기도 그렇고 돈도 아낄겸 우린 또 버스정류장까지 걸었다.

 

그러나 어젯밤과는 달리 아침 출근시간이라 도로가 차와 사람으로 얼마나 복잡한 지, 길 가를 곡예를 하듯 걸어가자니

여간 힘들고 지치는게 아니었다.

특히나 작은 배낭과 캐리어 가방을 끌고 갔던 나는 오른 팔도 시원찮아 왼팔로만 아스팔트도 아닌 길섶으로 끌고 가자니

바퀴가 빠져나갈것 같아 가슴까지 졸여야 했던 그야말로 죽을 뻔한 여정... 

우리의 30일간 아프리카 여정중 최고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나 할까....ㅠㅠ

 미야씨도 미야씨도 앞으로 자기 길잡이 역할에서 이 길을 절대로 다시는 걷지 않겠다고.....ㅠㅠ

 

그래도 걷는 동안 흐드러진 보라색 꽃을 보며 걸었던 건 또 기분좋은 일이었다.(큰 도로로 나가기 전...ㅎㅎ)

 

 

 

<사진은 걍 그러네~ 이런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 길을 달리자면 정말 감동인데....ㅎㅎ>

<왠지 타자라 열차를 타고 이 철길을 달렸을것 같아서 보는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우리는 미야씨가 리빙스톤으로 가는 버스승차권을 티켓팅하는 동안 우리는 아침겸 간단한 먹거리들을 사서 먹었다.

성여씨와 난 그냥 굶고..

 

리빙스톤으로 가는 버스는 대형버스인데다 좌석까지 지정되어 있는 버스라서 좋았다.

그러나 좌석이 흩어져서 현지인들과 같이 앉아서 가야해서 그게 좀....그러나 이게 또 배낭여행의 맛이겠지~

 

 

 

 

 

 

 

 

 

<잠비아는 이러한 가옥형태로 짓는 지,,,도로 가로 이런 가옥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었다. 아주 독특했다.>

 

머리가 띵한것이 계속 컨디션이 좋지않다.

생강사탕을 먹으며 나름 컨디션 조절을 하며 간다.

 

음악을 들으며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을 보며....간간히 사진도 찍고....기분이 좋았는데, 왠지 컨디션이 계속 다운되는것 같다.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고...

또 자야될것 같기도 해서

잠비야 풍경을 맘껏 빨아들이고 싶었지만 그냥 눈을 감고

몸이 시키는 대로 잠을 잤다.

 

 

 

 

 

 

 

<와아~~저수지다!! 이곳에서도 낚시하는가?? 역시 나는 어부의 아내...젤 먼저 낚시를 할 수 있나 떠올리잖아~ 울 남편 생각나서...ㅋㅋ>

 

 

 

<다국적 거대 기업들의 소유인 대 농경지...실로 어마 어마하다. 끝이 안보이는...>

 

 

 

 

 

 

 

 

 

 

 

 

 

오오~ 역시 축구!!

열악한 삶에도 축구장이 잔디구장이야~~

이 강렬한 태양과 초목의 에너지를 그대로 빨아들이고 사는 이들이

운동을 못할리가 없잖아~ 걍 날라다니는 거쥐~

파랑새 학교야!

ㅎㅎ

이름도 어쩌면 이렇게 이쁘게 지었어~

초등학교일까~

중등학교일까~

궁금해지네~

파랑새같이 예쁜애들이 쏟아져 나올것 같아.

그래~ 초등학교야~

ㅋㅋ

언뜻 언뜻 눈을 떴을때 펼쳐지는 잠비아의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주거 형태가 화악 지나쳐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냥 계속 잤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7시간을 거의 자면서 여행하기는 처음이다.

 

 

 

 

 

 

 

 

 

 

 

 

 

 

 

사실은 배가 살살 아파서 리빙스톤까지 장시간 이동이

몹시 신경이 쓰였는데... 차라리 배는 괜찮고

머리가 계속 띵한것이 컨디션이 아주 난조를 보이고 있다.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어도 이런 증상은 처음 당하는 것이라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생각이 머문다.

ㅠㅠ

 

평소 먹던 두통약을 먹었음에도 소용이 없다.

 

 

이럴땐 자는것이 최고다.

아니, 그냥 마구 마구 잠이 쏟아진다.

차라리 잠에 빠져서 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음 7시간을....ㅠㅠ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야 할텐데....

 

 

아~ 교회네~

왠지 그냥 따듯한 느낌...

지금 힘드니까...

 

 

흐드러진 보라색 꽃이 정말 풍요롭고 아름답다.

이곳에는 특히 이 꽃이 도로가에 정말 많았다.

벚꽃같은 그런 느낌....

아니, 색깔이 너무 이쁘잖아~

벚꽃보다 훨씬 더 예뻤어.

벚꽃 처럼 좌~악~ 줄지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면 아마 너무 매혹적이라 기절할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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