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38.탄자니아-잠비아/2박3일 타자라 기차에서의 감동스토리 3

나베가 2011. 11. 20. 17:17

 

 

학교가는 아이들도 보이고, 농사짓는 이들도 보인다.

우리와 다르다고...미개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했는데.....

이들 나름대로 삶의 질서가 있고 모두 너무나 열심히 살고 있음에

또다시 편견과 오만속에 갇혀 있었던 내가 부끄러워진다.

 

 

 

 

타자라 열차는 동쪽 탄자니아에서 남서쪽으로 사선으로 횡단....

잠비아로 달린다.세계 3대 폭포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보러 가는 중이다.

새벽녘 구름은 흔적없이 사라지고...아침 햇빛이 그야말로 찬란하게 대 자연위에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 찬란함이구나!!

머리로 가슴으로 입으로 수없이 되뇌인다.

 

 

 

 

 

 

 

 

 

 

드넓은 평원, 아기자기한 구름, 먼 발치의 산...

마을...

그리고 기차만 보이면 마을에 있던 꼬마들이 삼심육개로 달려오는 아이들...

우린 그네들을 기다리다가 있는 힘껏 줄 수 있는건 모두 던져준다.

서로 가지려고 싸우기도 하고,때론 형제까리 서로 챙겨주기도 하고,

꼬마를 번쩍 안아서 사탕을 받게도 하고...

그런가 하면 덩치 큰 녀석이 모두 빼앗아가기도 하고....ㅠㅠ

 

 신나라 하는 모습...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커다란 미소를 활짝 짓는 잊을 수 없는 표정들....

불쌍함과 마음 아픔이 교차되어 좀 더 줄것을 많이 가져오지 않은 것을 매 순간 후회한다.

 

               

 

 

 

그러나 나중에 알았다.

이들이 기차를 향해 달려오고 먼 발치에서도 어른들까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우리에게 달려오는 건 사탕때문이 아니란걸....

그건 그냥 우리가 주니까 습관처럼 좋아하긴 하지만...

진정 그들이 열차를 향해 달려오는건 '외로움' 때문이란걸..

 

하늘과 평원....

여행내내 둥근 지구를 통째로 떠올린 이 아프리카...

둥근 지구표면위 한 복판에 1주일에 딱 2번, 왕복 4번 지나가는 이 길다란 열차에 가득한 사람들이 이들에겐 얼마나 반갑고 벅찬 일이겠는가~

열차를 바라보는 이들과 열차에 탄 사람들이 똑같이 손을 흔들며 서로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 짧은 순간의 만남을 아쉬워 한다.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냥 순수한 커다란 눈망울과 천진난만하게 웃는 커다란 미소가 오랜 잔상으로 마음을 따듯하게도 하고 아프게도 한다.아마 집에 돌아가서도 두고 두고 이들이 표정이 생생하게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을것 같다.

 

 

 

 

도시에 나갔던 딸과 아들을 마중나온 걸까??

너무 행복해 보인다.

 

왜 철로가 이렇게 높이 치솟다가 끊겼는 지...

어디로 나던 철로였을까??

어쨋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멋지게 지는 석양을 보기엔 딱 그만인 장소인듯 하다.

 

그냥 내가 사는 그곳이 모두 썬셋 포인트일것 같은데, 저 높은 곳에 앉으면 또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여유롭고....

더없이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연인도 있고, 가족도 있고, 홀로 있는 이도 있다.

저 앞 소년은....

저 작은 가슴에 매일같이 이 엄청난 석양의 아름다운...뜨거운 에너지를 담는다는 거쥐~

 

저 끝에 홀로 앉아 있는 이....

어떨까...

조심스레 내가 그 되어본다.

 

 

 

 

한낮이 되니 날씨가  덥다.

객차에 방문이 있어도 모두 열어놓고 있다.

다른 방 여행객들은 포커를 친다.

 

"아~ 우리도 포커나 화투 하나쯤 챙겨가지고 올걸 그랬다~"

 

헐~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의진씨는 중국어 버전으로 노래를 부르고...미야씨는 맛갈나는 뽕짝을 신나게 부른다.ㅋㅋ

 

 

 

으응??

그런데 언제 미야씨 자기 방으로 간거지? 분위기에 호응하지 못하고 창밖 풍경에 사로잡힌 난 미야씨와 성여씨가  미야씨 방으로 옮겨간 걸 나중에 눈치챘다. ㅠㅠ

 

그리고 그들방에서 끝없이 울려 퍼지는 노래소리....

도대체 노래방기기도 없는데

저 수많은 노래 가사를 다 기억한다 이거쥐~

우리 미야씨 맥가이버인줄은 알았지만 기억력에서도 이렇게 천재적인줄은 몰랐는걸~

 

오오~~

 

다르살람에서 우체국에 일행들이 엽서를 부치러 갔다가 홀로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한국인 젊은 청년 둘을 만났었다.

그들은 먹는건 안아끼고, 기타 차량이나 숙소에선 아낀단다.

그래서 다르살람에서도 우린 비싸서 내려왔던 그 멋진 스카이라운지 부페식당에서 이들은 점심을 먹었고, 대신 타자라 열차는 2등칸을 탔다.

혈기와 자신감에 넘치는 그들이 우리 일등칸에 놀러왔다.ㅋㅋ

얼마나 재치만점이고 활발하고도 유쾌 상쾌한 지....

더우기 그들의 세계일주 여행담을 듣다보니 어느새 4시간이 흘러갔는 지 ...

음베야역에서의 4시간이 넘는 끔찍한 정차중에도 지루함 마저 느낄 수도 없었다.

또 그들과 우리들 가방에서 나온 먹거리들은 배낭여행객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지....

아니 배낭을 쥐어짜듯 모든걸 총 동원해서 잔치를 벌였다고나 할까....ㅋㅋ

 

 

 

 

 

 

 

 

아!! 드디어 기차가 4시간 15분 정차만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저 멀리 구름 뒤에서 부터 멋진 일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독특한 음베야의 풍광이 다시 눈을 매혹시키면서 그 기인 지루함을 단박에 날려 보낸다.

 

 

때맞추어 기차도 휘돌아 나가고...

아아~~ 멋지다!!

 

 

 

석양을 배경으로 타자라는 멋진 피사체가 연신 되어준다.

산허리를 휘돌아 나가느라 연신 멋진 자태로 있는껏 허리를 휜다.

붉은 노을....

마지막 광채를 발하며 해도 산속으로 숨어 버리고 타자라는 그 노을도 숨어버리기 전에 들어가기 위해 전력 질주하듯  달려들어 간다.

판타스틱하다!!

 

 

 

 

나는 깜깜한 어둠이 대 자연에 잠길때까지....

그 어둠의 푸른 빛깔들과 태양의 잔상이 오랫동안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오묘함에 매료되어 

차창밖으로 내민 얼굴을 들여 보낼 수 없었다.

 

 

국경에 다달았다.

남은 탄자니아 실링과 약간의 달러를 환전하고 남은 실링들을 모아 맥주파티를 했다.

새친구들이 가져온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ㅋㅋ

 

음베야에서 너무나 오랜 시간 정차를 했던고로 저녁주문을 안하나 싶었는데 뒤늦게 주문을 받으러 왔다.

우린 이번에도 2인1조로 주문을 해서 먹었다.

미야씨의 멸치조림과 김자반,

그리고 고추장에 오이를 찍어먹으니 그맛이 꿀맛....ㅋㅋ

 

 

 

 

 

 

 

밤풍경이 어제와는 다르다.

하늘이 맑아서 별이 쏟아진다.

초승달은 얄미울 만큼 앙증스럽게 둥그런 지구 한가운데 떠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저렇게 예쁘고 날렵한 초승달을 본적이 있을까....

간간히 나타난 마을의 불빛은 도깨비불 같기도 하고, 좀 큰마을이면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같기도 하다.

 

미야씨...어느새 이 거대한 바나나를 샀다니....세상에나~

값을 알면 기절수준....

60개가 넘게 달린 바나나 한줄기가 단돈 500실링 ( 350원)

우린 모두 한번씩 들어보고 기념촬영도 했다.

먹어보니 아직 덜 익었지만, 맛이 여늬 바나나랑 다르다.

쫀득 쫀득한 치즈같았다고 할까??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 서서히 다 익는다고 한다. ㅋㅋ

암튼 대박!!

우리의 일용할 양식은 이것으로 끝!!

푸하하~~

 

 

 

이뿐만이 아니다. 쌀도 샀다.

미야씨...탄자니아 쌀이 그렇게 맛있다고...앞으로 우리가 묵을 숙소들은

게스트하우스로 밥을 해먹을 수 있으니 자기가 아주 맛있는 밥을 해주겠단거다.

쌀도 아주 스텍터클 어드벤처로 우리의 속을 아주 끓여가며 샀다.ㅠㅠ

국경에서 쌀을 산다고 이등칸으로 간 미야씨가 대체 나타나질 않는것이다.

혹시 쌀을 산다고 기차에서 내렸다가 못탄건 아닐까....하나, 둘 불안한 맘에 휩쌓이기 시작했다.

 

미야씨를 걱정하다가 ...나중엔 우리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미야씨야 사막에서도 찾아올 사람이지만 우리가 미아가 되니...그게 걱정이야~~" ㅠㅠ

 

걱정이 극을 치달을때 미야씨...쌀을 들고 짜안 나타났다. ㅋㅋ

 

잠비야다,

이제부턴 차창밖 장사꾼들도 없단다.

 

이렇게 탄자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젊음속에서 맥주 파티로 보내고 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날씨가 쌀쌀해 유리 창문을 내렸기때문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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