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36. 탄자니아-잠비아/타자라 열차에서의 감동스토리 2

나베가 2011. 11. 20. 05:41

간혹  어둠 한 가운데 도깨비 불처럼...

아니, 우주 행성의 띠처럼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다.

먼 발치의 마을 불빛이다.

정말 매혹적이다.

나는 끄적거리던 일기장을 집어치우고 어둠에 빠져들었다.

 

"아!! 정말 판타스틱하다~ 마치 우주선을 타고 우주 행성을 유영하는 것만 같아~"

 

 

 

 

 

 

 

 

 

 

 

 

 

 

 

 

 빨간 벽돌로 지은 정갈한 집.

학교일까? 그런거 같아~

학교라 생각하니 맘이 너무 좋다~



마을 근처엔 드넓은 농경지가 펼쳐졌다. 참 맘이 좋았는데...미야씨가 이렇게 좋은 농경지는 대부분 다국적기업들의 소유라고...

얼마나 싼 임금을 받는 줄 아느냐고....다시 맘이 무겁고 슬퍼졌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집들도 있다.

쟁반 안테나도 달려있고...

왠지 저곳엔 이곳 현지인들이 살것 같지 않다.

글쎄....여기 파견되어 있는 열강국들의 주재원....??

 

 

 

 

 

 

 

 

 

 

아래 두 여인...차를 기다리고 있는거겠지?

마을버스 같은게 다닐까??

에공~ 이 오지에...

누군가의 차를 얻어타려고??

그것도 말이 안될거 같아~

누가 언제 나타난다고...ㅠㅠ

뭐지?? 

 

먼 발치 꼬마들이 뭔가 발견하고 잽싼아이들은 죽어라 달리기 시작한다.

그래~ 열차였어.

창밖으로 던져지는 사탕과 그밖의 물건들을 차지하기 위해....

 

우리들도 던져줄것을 가지고 아이들을 기다리지만 그깟 사탕몇개, 과일인것을...

맘이 짜안해진다.

 

 

 

 

 

 

 

 

 

 

 

 

 

 

 

 

 

 

 

 

 

 

 

일행들이 들어왔다.

Bar에 락음악을 귀가 터지도록 크게 틀어놔서 소리 높여 얘기하다 목이 터질것 같아 들어왔노라 한다. ㅋㅋ

이어폰을 뽑으니 정말 시끄럽다.

새로 사온 커널형 이어폰...너무 준비를 잘해온것 같다.

소음없이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ㅋㅋ

마치 영화를 보듯 화면이 계속 바뀌니 수없이 들었던 음악도 너무나 다른 느낌으로 들려온다.

 

칠흙같이 까만 어둠속을 ...

열차가 아닌 우주선을 타고 행성들 사이들 질주하듯 듣던

음악을 평생을 두고도 잊지 못하겠지??

 

오오~~ 어쩌면 구름이 걷힌 곳을 질주할테니까 별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구나~

와아~ 그랬으면 좋겠다~

일행들이 불을 끄고 다 잠이 들면 그땐 더....

오옷~ 정말 짜릿하군!

내일, 모레가 되면 어떨 지 몰라도 지금은 이 열차를 타고 있다는게....ㅋㅋ

 

지금 이 순간 콘센트만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건만....

뭐...Bar에 가면 한개에 500실링 주면 할 수 있으니까...

좀 귀찮긴 해도....ㅎㅎ 

 

 

 

별을 보지 못한 채 침대에 불을 끄고 누웠다.

일행들이 모두 누웠기때문에....

거위털 침낭에 실크 침낭라이너 덕택에 온 몸이 더없이 포근하고 기분좋다.

커널형 이어폰과 같이 여행준비물중 최고다.

ㅋㅋ

 

곧바로 잠이 오지않아 좀 더 음악을 들었다.

흔들리는 기차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가는것도 정말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불편함은 전혀.....ㅋㅋ

새벽을 보리라는 욕심때문에 깊은 잠을 들지 못했다.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보니, 잡상인들의 외침과 불빛이 분주하게 기차 옆을 오고 갔다.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세상에~ 이 시간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게으를것이라는 편견은 누구로부터 얻어진 것일까~

이 시간에도 한 푼을 벌어보겠다고 밤을 지새며 물건을 팔러 나온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짜안 해졌다.

모두 자는 시간인데...

과연 이 시간에 몇명이 깨서 먹을 거리를 살거라고...ㅠㅠ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수없이 ...거의 시간마다 잠을 깬것같다.

 

그리고 6시... 알람이 울린다.

얼른 끄고 창밖을 보았다.

아직은 어둠만이 시야에 잡혔지만 창밖을 내다보니,마치 외계에 온것 같은 아스라함이 눈을 놀라게 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대 자연...아니, 우주의 신비스러움이 펼쳐지고 있었다.

눈을 의심했다.

지상의 형체와 하늘의 구름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푸르른 오묘함과 윤곽만으로 형성된 그 자태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너무나 매혹적이고 장엄한 광경에 그만 가슴이 메어와 통증을 일으켰다.

기차가 달리는 속도로 장엄한 광경도 변해갔다.

서서히 ...

그 광경은 사라지고 지구상의 모습이 색깔과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스라한 새벽 안개가  맘대로 자연 위를 돌아 다니며 몽환적이고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제서야 난 카메라를 떠올렸다.

잡힐까??

셔터를 눌러보았다. 잡힐 리가 없다.

"아!! 음악!! 음악을 들어야지~"

베토벤 9번을 클릭했다.

오기 직전에 보았던 바렌보임의 베토벤 전곡 연주회의 마지막날에 울려퍼졌던 합창교향곡...그 엄청난 감동을 오버랩 시키고 싶었다.

아니, 이 순간엔 오로지 베토벤 9번만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인간과 자연이 오로지 하나가 되어 천지 창조물 앞에서 모두가 원하는 모습으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느끼고 싶어서....

 

 

아스라한 어둠은 이제 사라졌다.

이제 우주의 광활하고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아니, 우주의 새벽기운을 받으며 베토벤과 함께 달리고 있다.

가끔씩 짙은 안개 속에 휘말릴 때는 아찔함에 그만 소리라도 지를것만 같다.

 

 

 

 

 

 

벅차오르는 충만감과 행복감을 주체하기 힘들정도다.

이렇게 끝없이 음악과 함께 달리고 싶은데....

아~~ 벌써 배터리가...마지막 배터리를 갈아 끼웠다.

배터리 충전을 Bar에 가서 해야하는데 이 시간에 가능할까?

아! 아무것도 생각말자.

이 엄청난 감동과 벅참앞에서 배터리 걱정을 하다니...

음악없으면 그대로  있으면 되지.

대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어느것 하나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인간으 욕심이 어리석기 그지없다.

내것 하나를 내어놓으면 다른 하나가 그 자리를 메워주는걸... 공기의 흐름처럼....

나의 하찮은 욕심들과 생각들 대신에 우주의 진리와 자연의 섭리가 그 자리를 메워줄텐데....

 

이 새벽....

대 자연속에 홀로있음....

아!! 좀 더 오래가기를...

차창밖 바람결이 춥다.

이대로 한참을 달려와서 그럴까....새벽녘이라 그럴까...

 

노오란 황금 벌판이 초록숲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겨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여전히 구름은 많다.

하늘이 붉그스름하게 올라 멋진 일출을 볼까...기대하지만.... 못볼듯 하다. ㅠㅠ

에잇~ 또 욕심! 욕심부리지 말자.

적어도 이 순간만이라도 내 자신을 온전히 내던지자.

 

그냥 있자!

아무 생각도...아무 것도 안하고...

 

온전히 그냥 있는 것!!

 

 

 

 

 

 

 

 

 

새벽부터 아침까지 짜릿함 속에서 보내고 뒤늦게 일어난 일행들과 함께 대충 얼굴만 씻고 얼굴에 썬크림만 발랐다.

 

식당 종업원은 오늘도 식사 주문을 받으러 왔다.

full Breakfast를 시키니 마아가린만 바른 샌드위치였지만 암튼 샌드위치에 오믈렛,수박 한조각,쏘시지에 커피까지 나온다. ㅋㅋ

이미 토마토와 바나나로 배를 채운 우린 2인분만 시켜서 5명이 나누어 먹었다.

사실 3인분을 시켰는데, 하나가 옆방으로 잘못 배달이 되어....ㅠㅠ

하지만 배도 부르던 차였는데 되려 잘되었다 싶다.ㅎㅎ

 

중간 중간 기차가 설때마다 차창으로 물건을 팔러오는 사람들한테 이것 저것-

삶은 감자, 짜파티, 치킨,튀김등을 사서 점심을 대신했다.

이들을 구경하는 것도 장관인데다, 현지 음식을 이렇게 열차안에서 먹는 것 또한 타자라 열차를 타는 재미중 하나다.

 

 

   와아~정말 이곳이니까 가능한일이야~

작열하는 태양열에 얼마나 빨리 마를까...

얼마나 따듯하고, 포송 포송하고....   

 

어젯밤에도 모두 bar에 술마시러 가고 혼자서 음악듣는 시간이 좋았는데, 오늘 낮에도 일행들이 어느 순간 모두 없어졌다.

미야씨와 나만 남은걸 뒤늦게 눈치챈 우린...

 "우리 지금 왕따 당한겨??"고...ㅋㅋ

우스개 소리를 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해놓고도 왜 그렇게 왕따란 말이 웃긴지 우린 배꼽을 쥐고 웃었다. 푸하하~~~

 

창밖으로는 연신 그림같은 풍광이 지나쳤다. 탄성도 지르고...순간 순간 카메라 셔터도 누르며 이런 저런 재밌는 얘기에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헐~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광경에 입이 그만 딱 벌어진다.이 큰 마을이....

흙벽돌로 정갈하게 지은 집들이 아름다운 숲속에 폭폭 파묻혀 그림같이 아름답다.

마치 빌라촌같은....

아!! 너무 맘이 좋다~

이곳에도 이렇게 예쁘고 좋은 집들을 짓고 사는 마을이 있구나..싶어서...

 

 

아! 흙벽돌을 직접 만드는구나~


우리나라도 옛날엔 직접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짓곤 했던거 같아~

 

우리집도 그랬었던 기억이 나는걸 보면...

 

 

 

 

 

 

 

 


열차가 섰다.

아! 이 큰 마을...아니 도시가 바로 음베야(MBEYA)였구나~


굉장히 크고 깨끗한 도시야.ㅎㅎ

 

 

헐~

그런데 1시간 반을 이곳에 정차한다든 방송이 나온다.

차량도 정비하고, 물도 보충하고....

하긴 워낙에 기인 여행이다 보니 그럴만도 하겠다고 싶었는데....이게 대체 떠날 생각을 않는다.ㅠㅠ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 돌아다녔다.

우리 일행들도 내려서 돌아다니다가는 곧장 다시 올라왔다.

역사 주변이야 뭐 돌아다닐 거리도 없으니까 뭐...ㅎㅎ

 

 

 

 


그러나 저러나 1시간 반 이곳에 정차한다는거 원래의 56시간에 포함되어 있는 건가??

혹시 아니라면 출발시간도 그렇게 몇시간을 늦게 출발했는데....뭐얏~ 혹시 우리도 76시간 걸리는거 아니야??

 

이러다간 루사카 숙소엔 아예 들리지도 못하고 그냥 또다른 행선지로 곧바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오오~ 제발~잠은 못잔다하더라도 숙소에 들러 씻고 갈 수만 있게 해주오~~~

 

지금 이순간 ...

우리의 소망은 가장 소박하면서도 절실했다.

(열차에서도 샤워를 할 수는 있지만, 한정된 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열차에서.... 참는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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