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인들의 이 평형감각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렇게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손을 자유자재로 쓰며 걷는다.
오오~~ 놀라워라~
근데...저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덩치만 크고 설마 무겁진 않겠지?? 그렇겠지??
열차안에서 바라본 헤맑은 아이들....
1주일에 달랑 2번 운행되는 ...그것도 사람을 가득 실은 이 열차가 이들에겐 얼마나 반가울까~
먼발치에서도 너나 할거없이 반갑게 손을 흔든다.
우리도 그렇거야~
이 광활한 대지에 사람 몇 사는데...어느날 사람 가득 실은 기차가 지나간다.....
얼마나 반갑겠어~
나도 달려나와 두 손을 마구 흔들어 댈거 같아~ㅎㅎ
녀석....당나귀를 끌고 가는 모습이 제법이다. ㅎㅎ
작은 역사에 열차가 섰다.
이번 역사엔 장사꾼대신 동네 꼬마애들이 달려 들었다.
우리는 창밖으로 준비해간 사탕과 볼펜을 던져 주었다.
아이들 그거 받느라고 완전 전투를 벌인다.
작은 아이들에겐 일부러 불러서 온 몸을 빼서 직접 건네 주어야 한다.
그러면 또 그 전투를 벌이던 아이들이 작은 아이를 업어서 받게 해준다.
전투를 벌이는 모습도 보이지만 아주 따듯한 모습도 보여주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리곤 우리는 떠나는 기차안에서 ...
애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손을 흔든다.
짜안함이 가슴을 메워온다.
미야씨가 옷과 과자,인형등을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 이제서야 실감이 났다.
덩치가 큰 것들은 배낭여행이니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볼펜을 좀 더 많이 사올걸...하는 후회가 안타까우리 만큼 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등산양말 두켤레만을 남겨두고 신지않을 얇은 양말들과 여행중 먹으려고 준비해간 사탕들을 다 꺼내놓고
다음 역사에서 달려들 애들을 기다렸다.
차에서 먹으려고 준비해간 과일과 차가 설때마다 창밖에서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에게 산것들..
차가 역에 정차하면 수많은 보따리 장사들이 온갖 먹을 거리들을 들고 창밖을 걷는다.그러면 일순간에 창밖으론 사람들의 머리가 쏘옥~ 쫘악~ㅋㅋ
그들만 열차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열차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도 이 순간을 간절하게 기다린 것이다.
요즘은 워낙에 스피드시대라서 이렇게 오랜 시간 열차를 타는 일이 없지만, 옛날엔 우리나라도 이랬었다. 야간 열차를 타고 얼키설키 줄로 엮어진 봉지(?)에 끼어있는 귤이며 삶은 계란이며 오징어...등등 사먹는 재미가 얼마나 있었는지~ ㅋㅋ
그러니 이 기인 2박3일 동안 열차 여행에서 이들을 만나는것 이상 즐겁고 기다려지는 것이 또 없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1등칸엔 장사꾼들이 잘 오지 않는다는 거다.
아무래도 여유가 있어서 Bar에서 사먹거나 시켜 먹거나....식사도 주문해서 먹고....
현지인들은 이들에게서 10끼 정도의 식사까지 다 채우니까 그쪽이 잘 팔릴 수 밖에.
짧은 시간...이 기인 열차를 끝까지 다닐 수가 없으니까 잘 팔리는 일반객실로 달려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우리가 아니다.
아니, 우리가 아니라 미야씨지~
길잡이인 미야씨는 훤히 알기때문에 미리 가서 기다리다 잽싸게 먹을 거리들을 사오는 것이다.
ㅋㅋ 정말 우린 길잡이를 끝내주게 만난거다.
수없이 이 열차를 탔을 지언데, 지루해 하는게 아니라 아주 신바람이 났다,
바람난 여인!! ㅋㅋ
어느사이 삶은 감자,짜파티, 크로겟을 사왔다.
출출하던 차 그냥 아무거나 먹어도 맛있을 터인데 금방 해가지고 와서 따끈 따끈하기 까지하다.
올레~~ㅋㅋ
<축구하고 있는 아이들....얘네들이 천국에서 산다는 느낌이 드는건....>
방콕에서 부터 사들고 다니던 말린 과일도 먹고...
이 자유스런 풍광에 빠져
음악도 듣고....
이야기 꽃도 피우며...
희희낙낙...
어느새 객실엔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창밖 저쪽에선 해가 지기 시작....
오오~ 해진다~~
멋진 일몰이 펼쳐질까??
침을 꼴딱 삼키며 이 광활한 대자연에 펼쳐질 멋진 일몰을 기대했지만 구름이 많아서 그냥 어둠에게 금방 침범당한 그런 기분.....
아!! 그래도 어둠이 세상을 덮어올때의 그 푸르스름한 짧은 순간이 좋다.
깜깜해질때까지의 그 수많은 어둠의 색깔이 너무 신비로워~
사실....대지가 붉게 물들은 일몰을 못본거보다 아쉬운건 오늘밤은 별도 볼 수 없을거란거다.
ㅠㅠ
이렇게 허술해 보이는 다리를 이 육중한 열차는 수도없이 건넌다~
객실에 어둠이 짖게 드리웠다.
그런데 우리객실에 전등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콘센트까지 있어서 잔뜩 기대를 하고 흥분까지 했었는데....콘센트도 먹통이고....
지나치는 승무원들에게 말을 해도 기다리라고만 하고 감감 무소식....
아!! 그때 또 우리 미야씨 어디선가 전구 하나를 가지고 와서 교체를 해본다.
오옷~그 순간 환하게 들어오는 불....
우리는 박수까지 치며 탄성을 질렀다.
"어떻게 한거예요?어디서 났어요?"
"으흠~저 이런 여자예요~"
멋진 포스 또 나온다~푸하하~~
아닌게 아니라 맥가이버 길잡이 미야씨다.
알고보니 복도에 있는 높은 등에서 극성맞게도 어떻게 빼내서 왔는 지 전구 하나를 빼서 바꿔 낀것이다.
까르르..까르르...
매순간 이 낯설고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56시간 동안 계속 이런 분위기로 이어지면 좋겠지만....모르겠다.
얼마동안 이런 황홀경에 빠져 주욱~ 갈지...
미야씨 말에 의하면 1박2일 동안은 모두들 너무 좋아한다고...ㅋㅋ
난 아무래도 끝까지 이 기분 이대로 갈거같다~
끝없이 펼쳐지는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고 있다는 이 사실 자체가 너무나 엄청남으로....
머릿속에 잠시 지구본의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이 그려졌다.
그리고 점하나로도 표기되지 않는 열차를 타고 그 광활한 대륙을 끝없이 달려가고 있는....
그리고 나...
56시간 동안 내 시야에 펼쳐질 광경과 내 내면속에 울려 퍼질 감동은 또 얼마나 클것인가!!
복받침!!
열차가 또 섰다.
왠지 이번엔 기차가 수십분을 서 있는 것이다.
일등석까지 상인들이 계속 오고갈 정도로...
나중에 기차가 떠나면서 보니. 저녁시간이라서 2등석과 일반석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저녁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한것.
작은 먹거리 시장이 아예 역사 주변에 형성되어 있었다.
저녁을 성여씨와 1인분을 시켜서 둘이 나누어 먹었다.
낮동안 워낙 이것 저것 준비해온 과일과 차창으로 사들인 것들을 먹은 지라~
미야씬 또 언제 준비를 해온건 지, 오늘을 위해서 열흘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반찬들을 꺼내 놓는다.
햇반도 나오고, 멸치조림에 김자반까지...내가 준비해간 볶음 고추장까지 꺼내놓으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주문한 저녁식단에는 토마토 수프도 나왔는데 아주 맛있었다..
의진씨는 비프라이스와 섞어서 스튜처럼 해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단다~ ㅎㅎ
밖이 칠흙같이 깜깜해졌다.
오늘이 그믐이라서 유독 더....
아~~ 그러고 보니 오늘 날씨만 좋았더라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었을텐데....아쉽당~
그래도 뭐~ 내일 밤이 또 있잖아~
이젠 시야에서 아름다운 대 평원의 풍광이 완전 사라졌다.
칠흙같은 어둠만이 있을 뿐...
그 어둠속을 열차는 쉼없이 달렸다.
낮에는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전혀 느끼지도 들리지도 않던 것들이 이제사 귀를 뚫고 감각을 살려낸다.
그 규칙적이고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흔들림과 기차소리가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는것이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그 어둠의 분위기가 넘 좋아서....
얼굴을 내밀고 어둠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한참 지나니 눈이 어둠을 뚫고 아스라이 형체를 드러내 준다.
그 모습...마치 그림자 처럼 이미지만 느껴지는 그 형체가 얼마나 매혹적인 지....
어느 곳을 지나는 걸까....
아무 형체도 없다.
아~~ 대 평원이구나~
흔적하나 없는 어둠속을 계속 꿰뚫어 본다.
뭔가...이 세상것이 아닌...형체도 없고 아무 느낌도 없는데 ....
태양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일까??
블랙홀에 마냥 빨려들어가는 느낌....
아!! 이렇다가 어느 순간 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일행들은 Bar로 맥주를 마시러 가고...
난 어둠과 씨름을 했다.
결과는 짜릿함!!
전율에 휩쌓임!!
완전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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