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34.탄자니아/다르에스살람- 타자라 기차역...

나베가 2011. 11. 15. 11:57

 

 

 드디어 2박3일동안의 열차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준비완료....

우린 10000실링을 주고 택시를 탔다.

택시비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기차역까지 거리는 꽤나 멀었다.

드디어 기차역 도착!

헐~ 그런데 이게 왠 시츄에이션??

역 출입구를 잠가놨다는?#$%@

안에는 분명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저들은 언제 온 사람들인가??

우리가 넘 늦게 온건가??

 

사실 원래 열차시각은 벌써 지난 시간이었다.

기차역에 알아보니 열차가 늦게 떠난다고 해서 그 시간에 맞춰서 온것인데~

사방 팔방으로 알아보러 미야씨 뛰어 다닌다.

잠시 후 문이 열릴것이니 기다리란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하는 수 없이 문이 열리기 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한참만에 드디어 문이 열렸다.

보통은 역사에 들어가 기차를 타러 개찰구로 나갈때 승차권을 검사하는데,

이곳은 아예 역사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이 되면 역사로 들어가면서 승차권을 검사하면서 들여보내 주는것이었다.

뭐야~~밖이 얼마나 덥고 뜨거운데....역사에서 기다리게 해주지않고~~

ㅠㅠ

 

안에는 연착하는 줄 모르고 일찌감치 온 사람들로 빈자리가 없어 보였다.

 

헐~~

 

그런데 몸에 마치 모터라도 달은 듯 슈슈슈웅 어디론가 마악 가고있는 미야씨....

우리도 미야씨를 따라 쏜살같이 뒤쫓아 갔다.

 

아~ 그곳은 바로 VIP Room ...

ㅋㅋ

 

생각보다 VIP room은 작았다.

아무래도 2박3일 국경을 넘어가는 차량이니 객차도 길것이고 사람들도 무척 많으리라고 생각했는데...VIP room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긴뭐...room이 이렇게 작은데 사람이 많겠어? 문이 달려있는 vip객차는 그리 많지 않나보다.

 

우린 자리에 짐을 놓고 밖으로 나와 기차역이라기 보다는 공항같은 느낌이 드는 기차역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나 저나 2시반 기차인데, 출발지부터 이렇게 연착을 하면 우린 몇시에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는 걸까....

언제 출발한다는 건지 방송도 없다.

다만 우리를 들여보내 주었으니 뭐 그리 오래 기다릴것 같지는 않다.

 

그 사이 일행들과 이 이색적인 기차역 풍광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운지로 들어와서 ...

이어폰을 꽂고 베토벤 교향곡을 들으며 밀린 일기를 썼다.

팍팍한 일정의 패키지 여행에서는 갖지 못하는 여유라고 생각하니 기다림의 지루함 보다는 그저 모든게 여유롭다는 생각에 좋다.

 

 

일등석 기차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

옛날 인도에서 6시간 정도 침대가 있는 열차를 탄 적이 있지만, 우리가 오늘 탈 열차는 객실에 문이 달려 있단다.

영화에서 본 조금은 음침한 그런 열차 풍경일것 같다는 예감이 들긴하지만...ㅎㅎ

암튼,2박3일동안...정시에 도착하면 56시간...하염없이 연착하면 76시간까지도 걸린다는 이 타자라 열차에 대한 기대감이..

어쩌면 지루하고 너무나 고생스러울 지도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두번 다시 없을 수도 있을 이 장거리 기차여행에 대한  설렘은

고생스러울것을 대비한다기 보다는

재미?? 기회??

그랬다.

 

 

 

나이 먹은 나는 차라리 더 나이 먹으면 이런 여행은 절대 다닐 수 없으리라는 생각때문에 모든게 힘듦보다는 벅참으로 가득할 뿐이다.

그러나 앞으로 기회가 많은 젊은이들에겐 힘들기도 하고 먹는것도 자는것도 열악한 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채워지지 않은 듯한 모습도 느껴진다.

 

그러나 앞으로 잠비아,짐바브웨, 보츠와나,나미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펼쳐질 또 다른 풍광에 또 한순간에 모든게 감동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

삶이 그렇잖아~~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럽다가도  한 순간에 감동과 성취감으로 그 모든것이 변해 버리는 것처럼....

 

 

 

 

같은 곳에 머물고 같은 여정길을 걷고 있지만 우리 일행들 생각과 느낌은 서로 얼마나 다를것인가!

상호씨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는 이 순간 내가 배낭을 메고 대중 교통을 이용해가며 시장통에서 현지식을 먹고, 현지인들이 머무는 초라한 곳에 머물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시장을 거닐고, 물건값을 깎아가면서 여행자가 아닌 그들 처럼 순간 순간 살면서 그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음이.....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물론 모든 여행지가 또다시 오기란 맘처럼 쉽진않지만, 나로서는 정말

다시는 올 수 없는 곳이란 것을 알기때문에....

그저 미지의 땅 검은 대륙에 내가 지금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일 뿐이다.

 

 

삶이란 얼마나 단순한 것인가!!

내가 아프리카 땅에 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 최고의 감동중 한편이다.

이 단순한 것을...

그러나 누구나 또 할 수 있는것이 아니므로....

그건 이 나이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것....

그래서 이미 나 스스로 감동상태에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코코넛을 바닥에 내 팽개쳐야만 쪼개진다. 빡센 힘!! ㅋㅋ

결국 몇번의 시도끝에 성공...안의 물은 마시고 코코넛 과육을 잘라내고 있는중.

길잡이 미야씨는 연신 우리를 챙겨먹이느라 바쁘다. 아니 신이났다.

일을 하면서 이 여인처럼 신바람 나서 하는 사람...모두의 에너지원이다.>

 

 

드디어 열차 도착...

개표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일등석 손님부터 개표를 해주었다.

아~~ 개표 여직원의 카리스마 장난아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우렁찬 몇마디의 말로 일순간에 싸악 제압!!

허어걱!!

 

 

 

 

 

 

 

 

 

 

우리는 객차를 찾아 바삐 움직였다.

인도에서의 일등석은 맨 앞칸에 있었는데, 타자라 기차는 일등석이 뒤에 있다.

우린 금새 우리 칸으로 찾아들었다.

객실은 내 예감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았다.

 

 

우리 일행 4명이 한 객실을 쓰고, 미야씨는 외국인들과 다른 한 객실을 쓰게 되었다.

아무래도 퍼스트레이디라고 성여씨와 내가 아랫칸 침대를 쓰고, 상호와 의진씨가 윗칸 침대를 쓰기로 했다.

미야씨가 홀로 다른 객실을 그것도 외국인들과 쓰게 되서 쫌 그렇지만.....

ㅠㅠ

 

잠시후 미야씨...다행히 다 서양인이라 괜찮다고 했다.

헐~그런데 그 서양인들이 방을 잘못 찾아든것...

결국 일행이 영국청년 1명과 흑인 2명.

 

에구~ 어쩌냐구~

짐 우리방으로 옮겨놓으라구...

 

 

아놔~

우리 또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것 좀 봐라~

같은 1등석에 탄 사람들인데, 서양인은 괜찮고 흑인은 걱정되니 짐을 옮겨놓으라고 말하고 있는 우리들...

유럽인들이 우리 동양인을 하등시하며 무시하는것과 뭐가 다른가~

우리 스스로도 이런 우리의 모습을 안타까워 했다는...

 

푸하하~

그런 우려도 잠깐...

미야씨 객실의 잘생긴 영국청년을 보고 희희낙낙...

아니, 정작 미야씨는 어린애라고...시큰둥하는 반면

이 예쁘장하고 잘생긴 청년에 성여씨가 흥분했다. ㅋㅋ

 

드디어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함이 장난아니다.

열차는 점점 속도를 내었고

우리 시야엔 드넓은 아프리카 대자연의 광경이 펼쳐졌다.

와아~~

 

 

 

 

 

 

상체를 반쯤 내밀고 환호성을 지르며 바람을 갈랐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

시야에 펼쳐진 끝없는 광야...

깊은 숲속에 사는 오지마을의 풍경...

 

와아~~

이렇게 2박3일을....

어쩌면 56시간이 아니라 70시간을 달릴 수도 있단거쥐~

 

황홀했다.

앞으로 몇시간만 지나면 지루함과 열악함에 힘들어 할 지 몰라도 적어도 이순간은 모든게 황홀하기만 했다.

 70시간을 달려야 한다는 그 사실조차도...

평생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경험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찡창열차도 타고 싶어졌다.

아놔~ 또 욕심낸다~

 

 

 

 

 

 

 

 

 

 

 

 

 

 

 

 

 

 

 

 

 

 

 

 

 

나는 복도에 서서 창밖을 내다 보았다.

얼마나 멋지고 벅찬 지....

이대로 2박3일... 56시간의 3분의2를 달려도 힘들것 같지 않았다. 

 

승무원이 열심히 돌면서 캔디도 주고, 물도주고, 휴지, 비누까지 준다.

 

"오호~ 괜찮은데??"

 

Bar도 있고(열악하지만...ㅋㅋ)

식사주문도 받으러 오고, 음식을 시키면 또 객실까지 배달해준다.

3500실링에 치킨라이스나 비프라이스를 먹을 수 있다. 맛있다는것!! ㅋㅋ

 

샤워도 할 수 있고, 세면대에 물도 잘 나온다. 단지 화장실이 좌변기가 아니라...ㅠㅠ

아가씨인 성여씨는 벌써부터 화장실이 걱정되서 먹는양을 화악 줄였다. ㅠㅠ

 

 

 

수십분을 달려야 나타나는 동화같은 마을....

사람사는 흔적만 나타나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다.

그냥 멋있는 포커스여서가 아니라 어느새 이 광야에 사람이 산다는거 자체가 기적같아 보여서....

 적어도 이 순간엔 그 사실이 최고의 카메라 포커스였으니까...

아니,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어~

자연과 하나가 되어서 자연이 주는것만으로도 아무 갈등도 없이 편안하게 살것 같아서...

 

 

 

 

 

 

 

와아~ 바오밥나무다~~

정말 멋지구나!!

거대한 몸체에 수십만개의 팔이 달려있는것 같아~

저 수많은 팔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삶이 동화처럼...꿈꾸는대로 다 이뤄질것 같아~ ㅎㅎ

순식간에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스쳐지난다.

 

 

 

 

  

 

 

 

1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