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28.잔지바르/능귀해변...사랑하는 이가 그리워지는....

나베가 2011. 11. 9. 15:23

 

아침에 눈을 뜨니 성여씨가 안보인다.

해변을 뛰러 나간것이 분명하다.

나도 해변을 걷고싶어 나가려 했더니...

헐~~ 밖에서 문을 잠그고 나간것이다.

(우리 방문이 문을 잠그지 않으면 계속 열려서...ㅠㅠ)

꼼짝없이 방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이런~ 난감한 ~

 

 

 

 

 

어제 해변에서 뛰놀았더니 피곤했었나부다~ 여행와서 늦잠을 다 자다니....

당혹감도 잠깐.... 성여씨가 금방 들어왔다.

아무래도 가두어놓고 나온 내가 걱정이 되었나부다.ㅋㅋ

 

산책을 나가려던것을 포기하고 서둘러 준비하고 먼저 아침식사를 하러갔다.

식당이랄것도 없는....마치 짓다 만 건물같은...사방이 뻥 뚫린 2층공간... 

그러나 전망이 아주 좋다.

사방 어디를 바라봐도 해변주변이 그림이다.

 

 

 

 

 

테이블 셋팅도 정성스럽고,음식이 얼마나 정갈하게 나오는 지...기분이 좋다.

메뉴는 늘 한결같은.....식빵(쨈,버터),커피,과일,계란후라이가 다다.

그러나 과일도 예쁘게 깍아서 접시에 장식해서 담아주고, 빵도 아주 부드럽고 맛있는 빵으로 역시 예쁘게 접시에 담아내고,

계란후라이 솜씨도 일품이다. ㅋㅋ

소박한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게...

그래. 정성스러움이다.

행복은 정성스러움 하나로도 충분하구나~

또 하나 배움...

 

 

 

 

 

오늘 오후 이곳을 떠나기 때문에 짐을 꾸려놓고 해변으로 나왔다.

성여씨와 시간 약속을 하고 우린 헤어져서 홀로 해변을 걸었다.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그대로 온 몸을 천국에 담그었다.

 

 

 

 

곱디 고운 하얀 산호가루의 반짝이는 백사장.....

쪽빛...비취색,,,에메랄드빛....

온갖 초록빛깔과 파란 빛깔이 그대로 그라데이션을 만들어 내며 더이상 표현할 수 없는 천국의 빛깔을 만들어 냈다.

 

 

 

 

잔잔하게 밀려드는 파도....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요트와 배...

오고 가는 사람들...

파아란 하늘....새 하얀 뭉게 구름....

쏟아지는 햇살....

조용함.....

한적함....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숨이 막힐 만큼...

 

 

 

말없이 홀로 있음에  밀려드는 충만감....

아이러니하게도 그 홀로있음이 너무나 좋은데...그리움이 또 마구 헤집고 그 사이로 들어온다.

그리움을 핸폰에 쳤다. 

천국이라고....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고... 

 

 

 

 

그렇게 난 얼음땡이 된 채로 한참을 서 있다가 천천히 바다 빛깔에 끌려 발걸음을 떼었다.

어젠 바닷물로 가득했던 곳이 썰물이 되어 아주 넓은 백사장으로 변해있는 길을 바다물 끝으로 걸었다.

밀물이 서서히 들어오며 발끝을 적셨다.

신발을 벗어 들고 그렇게 물에 빠져 한참을 서 있다가 이내 해변을 따라 또 걸었다.

음악은 더없이 매혹적으로 날 유혹해 내 감정을 맘대로 움직였다.

 

 

 

 

이곳이 누구나 쉽게  올 수 없는 머언 인도양의 한곳이라는게....

몇날 며칠을 비행기타고 페리타고 버스타고 택시타고 왔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냥 어느 한 순간에 뿅 솟아 올라 다른 미지의 세계에 잠시 와 있는것 같은....

 

너무나 깊고 큰 행복감에 겨워 함께 달려든 남편에 대한 그리움....

어쩌면 그리움이 사랑을 더 크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금새 흘러 성여씨와의 약속 시간이 다가왔다.

저 만치서 성여씨가 보인다.

나는 아직 남은 시간이 아까워 걷던 길을 마저 더 걸었다.

 

 

 

 

 

 

 

 

숙소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짐을 챙겨 리셉션에 맡기고 우린 다시 해변으로 나왔다,

오후 2시반까지 또 자유시간.....

 

아!!

정말 너무 좋다!!

이 아름다운 해변에...

무심한 맘으로

홀로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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