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5.아프리카/케냐/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게임드라이브...

나베가 2011. 10. 14. 21:20

 

 

 

 

 

 

 

 

 

 

 

 

 

 

 

 

 

저만치 게임드라이브 차량이 잔뜩 몰려있다.

저기에 뭔가 있는것이 분명하다.

우리 차량도 부지런히 그곳을 향하여 질주한다.

 

 

헐~ 동물의 왕 사자다!

그런데 이 녀석들 자고 있잖아~

따뜻한 햇살아래 암 수 한쌍이 오수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동물의 왕 사자같아 보이질 않는다.

기다림....

그려~우리를 비롯한 수많은 사파리 차량들에 탄 사람들...거대한 카메라에 얼굴을 바짝 갖다대고 사자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이녀석들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야~ 이 녀석들아 좀 일어나봐~"

"니네가 일어나야 앞차들이 니네들 얼굴 제대로 보고 자리를 비워주지~ 그래야 우리가 자리를 차지할 거 아냐~"

 

기다리다 지친 차량들은 자리를 뜬다.

오수를 즐기고 있는 사자라도 보았으니 뭐...됐다라는 심상??

오오~ 이참에 우리 차량 잽싸게 자리를 낚아 채 좋은 자리를 섭렵한다.

아싸~~

 

 

 

허어걱!! 이때 도저히 깰것 같지 않은 숫사자가 뒤척이더니 얼굴을 번쩍 든다.

오옷~ 역시 멋지다!!

 

 

 

 

 이젠 암사자도 일어나서 우아한 자태를 보여준다.

역시 암사자답군!!

ㅋㅋ

"야~ 이젠 사자답게 한번 표효좀 해봐라~ 너무 우아하잖아~

안 어울려~ 넌 사자야~ 동물의 왕 사자!!

다른 동물들 벌벌 떨게 표효를 해야지!!"

 

 

 

"아아악!! 표효했다~ 나 저 순간...잡았어."

정말 난 사자와 씨름이라도 해서 이긴것 처럼 신바람이 나서 소리쳤다.

푸하하~~

이런 순간 정말 잡기 힘들어욤.

대박이야~~

ㅋㅋ

 

 

 

 

 

벅찬 가슴을 안고 우린 그곳을 떠나서 또 대 평원을 달린다.

우리 일행의 다른 차량도 사자의 조는 모습만을 보고 떠났는데....

나를 비롯한 우리 차량의 일행들은 흥분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했다.

 

수십만 마리의 누우떼는 광활한 평원을 다 차지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생긴것과는 달리 사납지가 않은 모양이다.

더없이 나약해 보이는 '스프링 벅'이 곁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는 걸 보니....

 

 

 

 

 

와아~ 

타조다!!

새로운 동물이 출현할 때마다 탄성을 내 지른다.

책에서 봐왔던 것보다 훨씬 크다.

암 수 한쌍이 우아한 자태로 성큼 성큼 걸어가는 모습이

더없이 멋지다!

 

 

 

 

 

 

 

 

 

 

 

 

 

 

 

 

 

또다른 광경이 잡힌다.

이번에 새다.

아주 커다란....

자세히 보니 먹이를 잡아 먹고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새의 종류가 다르다.몸집이 크고 보기에도 멋드러진 새가 우두머리 인것 같다.

그 새가 먼저 먹이를 먹은 다음 나머지 다른 새들이 먹이에 다가간다.

동물들 세계의 위계질서는 우리네 인간들 보다 더 강력한것 같다.

하긴 법이 아닌 힘이 지배하는 세계니까 당연한 거겠지~

ㅎㅎ

 

 

 

 

 

 

 

 

 

 

 

 

 

어느사이 저녁노을이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이제 첫날 게임드라이브도 막을 내리고 숙소를 향해 달리고 있다.

 

노을을 품은 붉은빛 구름과 파아란 산...그리고 그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초록의 대비가 얼마나 매혹적인 지....

이젠 동물들 보다 해질 녘 저녁 풍광에 매료되어 사로잡힌다.

 

 

 

 

 

 

 

드디어 하늘 색이 변했다.

노을 빛을 품었던 붉은 구름은 진한 청회색빛으로...

그리고 하늘에게 온전히 붉은 빛을 내주었다.

장관이다!!

 

 

 

첫날의 이 매혹적인 사파리 게임드라이브에 흥분된 마음을 가득 안은 채 캠프장으로 돌아왔다.

짐가방만 덜렁 던져 놓은 채 사파리 투어에 나갔던 지라 이제사 차근 차근 짐가방을 풀었다.

헐~ 그런데 내 가방의 자물쇠가 통째로 없어져 버렸다.

물론 중요한 것은 다 따로 가방에 챙겼지마는 그래도 조금은 걱정스런 맘으로 조심스레 가방을 펼쳤다.

다행히 없어진것은 아무것도 없는것 같다.

휴우~~

 

먼저 샤워를 했다.

수도꼭지에 온수표시가 있었지마는 따듯한 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려~ 아프리카 사파리 캠프장에 와서 왠 따듯한 물??

텐트안에 모기장이 매달려 있는 트윈 침대가 있고 샤워 시설이 내부에 있다는 것만도 너무나 럭셔리한거쥐~ 

텐트 입구에 의자를 두개 갖다 놓으니 그대로 멋진 발코니가 되었다는...ㅎㅎ

앞에는 커다란 야자수 나무까지 있고, 여기 저기 예쁘게 피어있는 꽃들도 더없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차분히 짐정리를 하고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장만한 자르르 간지나는 럭셔리한 거위털 침낭도 펼쳐놓고

그 안에 실크 침낭까지 끼워넣으니 황실 침대가 따로 없다. ㅋㅋ

 

아무래도 캠프장이다 보니 전력이 제한되어 공급되었다.

저녁시간 2시간 동안에 식당에 가서 충전을 해야하고 10시에 전기가 나가니 그 전에 해야할 일들을 모두 마쳐야 했다.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갔다.

크림스프와 고기,삶은 감자, 짜파티...등 간단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크림스프와 역시 커피의 원산지 답게 인스탄트 커피였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내일은 한마리에 50$ 한다는 염소를 한마리 잡아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부탁했는데, 그때문인 지

아님 단골이라 그런 지

연신 우리에게 온갖 과일도 갖다 주고, 춥다고 화롯불도 피워주고,

거기에 감자, 고구마까지 구워주고...얼마나 서비스가 좋은 지 모두 업된 기분이 더욱 업되게 만들었다.

더우기 구운 감자와 속이 노오란 고구마의 맛은 지금도 입에 침이 고일 만큼 맛있었다.

 

이렇게 아프리카에서의 첫날은  매혹적일 만큼 우리를 흥분속에 가두며 여행의 포문을 열었다.  

 

방으로 들어와 룸메이트가 된 서른세살의 성여씨와 간단한 소개를 하며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기획까지 맡고 있는 속옷 디자이너로 일본에서 공부를 했기때문에 이번에 일본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그 틈새를 이용해서 여행을 떠났노라고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짐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10시....전기가 나갔다.

우린 둘다 똑같이 별을 보자고...밖으로 뛰쳐나왔다. 

 

정말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던 첫 순간을 어찌 잊을까~

세상에 태어나서 그런 하늘의 별빛은 정말 처음 보았다.

하얗게 빼곡히 들어 찬 작은 별들...그리고 가짜 별처럼 커다란 수많은 별들이 그 하얀 별빛위에 총총 박혀 밝디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큐빅이 빼곡히 박힌 반지에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힌 것 같았다고 표현하면 이해가 갈까....!!

 

우린 흥분해서 그 한밤에 감탄사를 내질렀다.

그리고 우리 텐트를 떠나 어둠속을 걸어서 넓다란 곳으로 갔다.

그곳의 하늘은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

아!! 누워서 보고싶다!!

우린 헤드랜턴 불빛을 따라 식당으로 가서 의자 두개를 들고 나와 고개를 완전히 젖히고 하늘의 별빛속에 묻혔다.

 

그리고 이어폰을 한짝씩 끼고 음악을 들었다.

바흐....

안드레아스 숄...

 

우린 그렇게 밤 12시까지 천국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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