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
Daniel Barenboim & West Eastern Divan Orchestra
BEETHOVEN SYMPHONY CYCLE
1. 살아 있는 전설 다니엘 바렌보임, 마침내 돌아오다
타임紙가 ‘가히 전설적이다’고 표현한 음악가 다니엘 바렌보임 드디어 한국에 돌아온다. 1984년 파리 오케스트라와 한국을 방문한지 무려 27년 만이다. 세계적인 대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바렌보임은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파리 오케스트라 재임시절에는 파리 합창단을 창설하고 현대음악 레퍼토리를 개발하며 오케스트라의 중흥을 이끌었고, 15년간 이끌었던 시카고 심포니를 떠날 때에는 전 오케스트라 단원들에 의해 ‘종신 명예 지휘자’로 추대 받기도 하였다. 현재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음악감독 겸 종신 지휘자이며,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이다. 특히 음악감독이 공석이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로부터는 '라 스칼라의 마에스트로(Maestro Scaligero)'라는 호칭을 부여받기도 하였다. 지휘자 이전에 피아니스트였던 바렌보임은 이 시절에도 역시 독보적인 존재였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멘델스존, 쇼팽 등 방대한 레퍼토리를 가진 천재형 피아니스트로서 피아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전곡,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하는 업적을 이루었다. 1954년 첫 음반을 발매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Westminster, EMI, DG, Decca, Philips, SONY, BMG, Erato, Teldec 통해 발매한 음반만 수백 장에 이른다.
그는 또한 음악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는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1999년부터 에드워드 사이드와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매년 전세계 순회 연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역설한다. UN 평화대사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2. ‘평화’를 연주하는 ‘기적의 오케스트라’,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역사적 첫 내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는 유태인 음악가 다니엘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의 세계적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1999년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 중동국가 출신의 연주자들로 구성하여 창단한 오케스트라로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동서양의 소통을 지향하며 쓴 ‘서동시집’을 따서 명칭을 지었다. 이스라엘과 아랍계, 각각의 국적을 가진 두 명의 악장이 리드하는 독특한 형태는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이념을 반영한다.
최근 바렌보임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가 바로 이 웨스트이스턴 디반이다. 특히, 2005년에 중동의 가장 첨예한 대립지역인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이루어진 공연은 전세계인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평화의 오케스트라, 기적의 오케스트라인 웨스트이스턴 디반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
3. 대한민국 클래식 역사상 최초 4일간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이자 클래식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베토벤. 그의 음악의 최고봉이라고 이르는 교향곡을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로 4일에 걸쳐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차라리 기적이라 하겠다. 한편, 세계적인 레이블인 DG는 지난 11월, 다니엘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녹음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불멸의 역사로 기록될 베토벤 음악의 대제전
이영진 | 음악 칼럼니스트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연주회가 치러지고 있는 2011년 클래식 공연계, 그 클라이맥스가 될 콘서트가 올 여름 거행될 예정이라 음악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외국 오케스트라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콘서트가 열리는 것이다. 그것도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로 말이다.
지휘자로, 피아니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의 활동상은 실로 초인적이다. 거장 스스로‘음악에 사로잡힌 사람’이라 토로하듯 한시도 쉬지 않고 무시무시한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예컨대 하루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나 바그너 악극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를 지휘하고, 다음날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을 가지며, 이를 끝내자마자 바그너 악극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공연하는 식이다.그것도 전부 연습 번호를 포함하여 스코어를 완전히 암보한 상태로 말이다. 계획한 프로젝트도 다른 음악가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 다대하다. 작년 6월에는 단 일주일 사이 프로그램 전반부에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후반부에 브루크너 교향곡 제4~9번을 혼자서 연주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바렌보임은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이 높다.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독주곡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유일무이한 인물이다. 레코드가 증거물로, 피아노 협주곡 녹음이 세 차례. 오토 클렘페러와 협연한 1967년 녹음(EMI), 지휘와 솔로를 동시맡은 베를린 필과의 1985년 스튜디오 녹음(EMI), 같은 형식으로 연주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의 2007년 6월 루르 피아노 페스티벌실황영상(Euroarts)이 그것이다. 피아노 소나타도 1966년에서 1969년사이, 1981년에서 1984년 사이, 2005년에 세 번이나 녹음했다. 베토벤 교향곡 전집(Teldec)은 1999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두 달 만에 레코딩했다. 웅혼한 스케일감과 고동치는 생명력으로 충만한 이 사이클은 그가 존경하는 전세기의 대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를 방불케 한다는 격찬을 받았다.
바렌보임은 1942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50년 여덟 살의 나이로 리사이틀을 열어 피아니스트로 데뷔한 분더킨트였다. 1954년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고르 마르케비치의 마스터클래스에 참석했으며, 이듬해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나디아 불랑제에게 작곡을 사사했다. 지휘자로서는 1965년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며 데뷔한 이래 20대 나이에 유럽 정상의 명문 악단의 무대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며 비상한 천재성을 과시했다. 1968년 런던 심포니, 1969년 베를린 필, 1970년 뉴욕 필을 지휘한 것이다. 1975년부터 1989년까지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재직했고, 1991년에서 2006년 사이 시카고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1992년부터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 상임지휘자로 재임 중인 바렌보임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용기로 긴장을 용해하는 젊은이들
다니엘 바렌보임의 또 하나 돋보이는 점은 음악에 파묻혀 있어도 현실을 도외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축하하려 베를린으로 달려가 베토벤 교향곡 제7번과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무료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그에게는 금기와 성역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와 이스라엘 국적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유대인임에도 바렌보임은 배타적인 시오니스트가 아니다. 오히려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진 양심적 지성인으로서 이스라엘 정부를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근동 지역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살육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슬픕니다.”강연 활동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통치 구역인 웨스트 뱅크에서 여러 차례 연주회를 가졌으며, 올해 5월에는 가자 지구에서 베를린 필, 빈 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에서 자원한 단원들과 콘서트를 가졌다.
세계인에게 어떻게든 공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그의 실천 의지를 지지하는 동반자가 바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이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의 문명 비평가인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4)와 의기투합, 설립한 연주 단체이다. 오케스트라 명칭은 괴테의 저작‘서동 시집’에서 명명되었으며, 단원들은 첨예한 대립관계에 놓여 있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 아랍국 출신의 젊은 클래식 연주가들 중에서 선발했다. 제1회 워크숍은 1999년 괴테 탄생 250주년 기념일, 독일 바이마르에서 개최되었다. 낮에는 리허설을 하고 밤에는 토론을 하는 준비 과정을 거쳐 첫 번째로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을 공연했다. 그후에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세비야로 거점을 옮겨 매년 여름 합숙하며 연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5년 8월 21일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 행정수도로, 당시 이스라엘 군의 무자비한 인종 청소가 자행되던 라말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콘서트를 강행했다.
국적과 종교와 옷차림이 제각각인 네 명의 솔리스트들은 모차르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혼을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하며 서로에게 미소를 지었다. 베토벤 교향곡 제5번과 엘가‘수수께끼 변주곡’중‘님로드’연주를 마친 뒤 서로를 포옹했다. 지뢰밭이나 다름없는 벼랑 끝 같은 곳에서“음악으로 평화를 불러올 수는 없다. 그렇지만 상대의 견해를 이해하도록 애쓰자. 폭력 없이 갈등을 봉합하도록 애쓰자”라는 목소리를 드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06년 8월에는 역으로 무슬림 왕조의 국왕 무하마드 1세가 건립한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콘서트를 열었다.
동서화합에서 남북통일의 길로
그렇다고 해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단순한 이벤트용 앙상블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들은 유럽 본토 어느 나라에서든 빼어난 연주 실력을 검증받은 톱클래스의 프로 오케스트라이다. 2008년에는 이탈리아 라벨로 페스티벌과 파리 살플레이엘홀, 베를린 발트뷔네 콘서트 등에서 바그너 악극‘발퀴레’1막을 공연했으며, 독일 쾰른 필하모니와 스톡홀름 베어발트홀 등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제4번 및 스트라빈스키‘병사의 이야기’를 연주했다. 2009년에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런던 BBC 프롬스, 바이로이트 등을 순회하는 투어를 가졌다. 로열 앨버트홀에서 올스타 캐스팅으로 짜인 독창진과 베토벤 오페라‘피델리오’를 연주하여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들었다.
특별히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는 바렌보임이 베토벤 교향곡을 연주할 때 반드시 기용하는 베토벤 음악전문 오케스트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작년 8월에는 마드리드, 카라카스, 산타도밍고 등에서 연이어 베토벤 교향곡을 공연하여 갈채를 받았다. 거장의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진 교향곡 제9번‘합창’콘서트에서는 열광한 관객들이 장장20분에 달하는 기립박수 세례를 보냈다.
이번 내한 공연 역시 프로그램이 베토벤 교향곡 전곡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주회를 마치고 난 후 유럽으로 돌아가 루체른과 베를린에서 교향곡 제9번‘합창’을, 잘츠부르크에서 교향곡 제3번 ‘영웅’을, 쾰른에서 5일간에 걸쳐 재차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공연하기로 되어 있으니, 한국이 2011년 베토벤 대장정의 시발점이 되는 셈이다.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8월 10일에서 14일 사이 서울에서 베토벤 교향곡 사이클을 완료하고, 15일 저녁 임진각 평화누리‘음악의 언덕’에서 교향곡 제9번‘합창’을 별도로 연주하는 스페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라는 놀라운 소식 때문이다. 게다가 14일과 15일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가세할 예정이다. 임진각이라 하면 남북이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분단의 비극적인 현 상황을 상징하는 장소가 아니던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기념일인 광복절 날 그곳에서 베토벤‘합창’교향곡을 연주한다니. 동서화합을 제창하는 이들 콤비가 철조망을 넘어 만국공통어인 음악으로 남북한의 간극을 좁혀 화해와 공존의 장을 모색하자 제의하는 것. 레너드 번스타인의 1989년 동곡 공연에 비견될 역사적인 연주회가 될 것이다.
다가오는 8월 10일에서 15일 사이 다니엘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임진각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콘서트는 대한민국 공연계에 큰 획을 긋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토해내는 늠연한 웅변에 도취하고 침잠하고 가슴벅찬 환희를 느끼게 되리라.
프로그램
베토벤_교향곡 제6번 F장조 Op. 68 ‘전원’
BEETHOVEN_Symphony No. 6 in F Major Op. 68 ‘Pastorale’
베토벤_교향곡 제7번 A장조 Op. 92
BEETHOVEN_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베토벤 / 교향곡 제7번 A장조, 작품 92
2 Mov. Allegr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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