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하이에서 내려와서 숙소를 촌장님댁으로 옮겨와 야영캠프를 쳤다.
다행히도 여자들은 어제와 같이 방에서 침낭을 펴고 자기로 해서 텐트를 따로 칠 필요가 없었는 고로
두통때문에 실신상태로 그나마 맘편히 누워 있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물론 남자들도 방을 썼다.
그러나 대부분 야영을 했다는....
이곳은 웃기는 것이 한방에 침대가 여러개가 있어 그 방값을 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침대 개수만큼 방값을 지불하는 형태이다.
우리 방이나 남자들이 사용한 방이나 침대 개수가 6개씩 있었는데, 마침 여자가 6명 이었어서
모두 한방을 썼지만, 남자들은 2명만이 침대를 사용했으니까 침대 2개값만 내면 되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습다~
어짜피 청소 다 해야하는데...ㅎㅎ
좀 이른 시간에 저녁을 지어먹고, 캠프파이어 또 들어갔다.
담벼락 수북이 쌓여있는 장작더미 덕분에 나무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ㅎㅎ
아~~ 빠이주의 위력!!
정말 분위기 메이커~~
아주 쬐끔씩 따라서 마셨지마는 그게 전혀 뒤끝도 없고 아주 기분이 띵호아~~ 더라 이거쥐~
나...술 못마시는 거 맞는감??
ㅋㅋ
어느새 어둠은 찾아들었고, 갑자기 분위기가 술렁해졌다.
그것이 빠이주나 어둠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동네에 사는 아름다운 처자-일명 김희선이 이곳에 올것이라는 것!!
햐아~갑자기 남자들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이 예쁜 처자가 이 밤에 예쁘고 곱게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동생까지 데리고 나타났다.
햐아~~ 정말 예쁘네~~
김희선은 천상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이고, 동생은 역시 예쁘고 아주 활달한 처자다.
목에 하얀 스카프 같은걸 걸치고 와서는 우리의 목에 걸어주는 것이었다.
네팔에 갔을때도 손님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이 스카프를 목에 걸어줬던게 생각나는 순간이다.
그런데....이 스카프가 누군가의 목에 걸리면 그 사람이 장기 자랑을 해야한다는 것....
모두 신나서 목에 걸리기만 하면 거리낄것도 없이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이 처자들이 얼마나 밝고 명랑한 지 쑥스러운 듯하며 아주 잘 놀더라 이거쥐~ㅎㅎ
김희선은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희선이 대신 동생이 다 대신 노래를 불러주었다는...
그런데...
우리의 노래가 나오면 별 관심이 없다가 신나는 리듬이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우리와 함께 얼마나 춤을 잘 추던 지...
아주 재밌어 하면서....
촌장님도 합세하고, 희선이 오빠였던가?? 암튼 일가가 모두 합세해서 마치 환영파티를 벌이고 있는듯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김희선 일가를 환영하는 것인 지....
그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것인 지....잘 몰라도...
ㅋㅋ
후자이겠지??
근데....이때 또 매번 안타를 날리는 우리의 4번타자 오랑님께서 김희선과 부르스를 췄다는 거야~
오오~~
이번엔 홈런이야 홈런~~ 만루 홈런~~ ㅋㅋ
알알이님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우리의 춘향오빠는 정신 못차리고 연신 김희선에게 앵글 맞추고....
몇장쯤 찍었을까나~~ 100장?? ㅋㅋ
예쁘기도 하지만 마을에 손님이 왔다고 이렇게 곱게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나오는 그 순수함에 반해서라고....
망고를 깍아주니, 참 맛있다고 하며 처음 먹어본다고 했다.
아~ 쓰촨성인 이곳에선 농사를 짓지않아 과일값이 매우 비쌌던 기억이 그제서야 났다.
암튼....
이렇게 환영파티는 밤을 잊은 채 끝을 잡고 달리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 여자 멤버들은 하나 둘씩 슬슬 숙소로 사라지고....
언제까지 그 파티가 갔는 지...침구속에서 밖에서 떠드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렇게 마지막 야영을 보냈다.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멀리 설산이 보이고...
앞산엔 안개가 휘감고 있고...
어제와 똑같이 당링마을은 오늘도 아름다움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침식사를 일찌감치 마치고 동네을 한바퀴 돌며 산책했다.
한무리의 야크때가 무리를 지어 노랗게 들꽃이 만발해 있는 초원으로 이동해갔다.
정말 아무 벽이나 거리낌없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동네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밖으로 나와 길을 따라 걸으니
많은 야크들이 방목하며 풀을 뜯고 있었고,
저 윗동네에 티벳 전통가옥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게 시선을 유혹했다.
가까이 가니 세찬 물줄기가 흐르는 개울도 있었다.
동네를 한바퀴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짐정리를 도왔다.
다름아닌 이젠 완전히 야영이 끝난고로 그동안 우리의 생명줄이었던 밥그릇과 수저, 컵을 반납하는 일...
자기 이름이 붙어있는 통들을 일렬로 주욱 반납해 놓은 모습을 보니, 그동안 함께 했던 주옥같은 일들이
웃음과 함께 왠지 섭섭함이 벌써 감돌고 있었다는...
그리고 우린 또 모델놀이에 들어갔다.
ㅋㅋ
그때 또 김희선이가 나타났다.
배웅을 나온것이다.
아!! 김희선....
아름다운 여인 김희선은 일순간에 모델이 되었다.
모두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함께도 찍고, 기념 촬영도 하고....ㅎㅎ
그런데 이 여인 전혀 어색해 하지도 않고 완전 프로 모델이다.
혹시 어느사이에 이 마을 홍보대사 된거 아니야??
이렇게 자연스럽게 완벽하게 모델을 설 수가 있는 거야??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여행 끝무렵이긴 했지만 모두들 자신들의 소장품을 아낌없이 김희선에게 몽땅 다 내주었다.
가장 많이 준것이 의약품과 화장품....
심지어 춘향오빠는 차에 있던 껌까지 다 주었다는.....ㅋㅋ
아니, 아직 여행 며칠 남았거든~
근데 몽땅 다 주면 어쩔려구~~ㅋㅋ
이제 캠프장은 완전 철수....
너무나 서스펜스 어드벤쳐 드라마틱하게 들어와서
또한 판타스틱한 후루하이 산행을 하고...
잊을 수 없는 이곳 마을 촌장님과 처자들의 환영식까지....
그야말로 메리설산에서의 야영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여정을 보낸 당링마을에서의 2박3일 이었다.
그리그 / 페르귄트 조곡 - 제1 모음곡
제1곡 아침 (Morgenstimmung/Morning M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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