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동티벳(2011.5)

38.차마고도,동티벳 / 해발 4360미터의 후루하이에 오르다-3

나베가 2011. 7. 5. 16:22

맑던 하늘에서 갑자기 빗방울이 방울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맞아도 될 만큼 기분좋은 빗방울 이었지만....

그래도 카메라에 물들어갈까...얼른 고어 쟈켓을 꺼내입고.....

여기 저기 카메라 앵글 잡느라고 정신없었다.

 

 

 

헐~ 그런데 저만치 보니 교수님이 우산을 받쳐들고 그림을 그리고 계시는 거다.

에고~ 얼른 달려가 교수님 그림 그리시는 옆에서 우산 받쳐 드리고...

ㅎㅎ

 

 

다른 일행보다 일찍 산에 올랐기때문에...

아무도 없고 우리 몇명만이 있는 이 호젖함 속에서 빗방울이 방울 방울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또 얼마나 이쁜 지.....

더욱 고즈넉하고 운치있게 만들었다면....??

ㅎㅎ

 

 

그야말로 물빛은 천상의 호수....

저만치 에메랄드 빛은 보석을 담그어 놓은것 같았고....

가까이는 너무나 투명해서 아주 미세한 모래알까지 훤히 비춰주고 있었다.

 

 

 

한동안 사진찍기에 모두들 몰두하다가

그제서야 배고픔을 느꼈다고나 할까...

아침나절 열심히 준비한 춘향오빠표 주먹밥으로 점심을 때웠다.

 

 

 

그리곤 휴식....

아!! 저기 누구야~

어느새 그쳐버린 비를...이젠 우산을 햇빛을 가리는 파라솔로 펴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자세로 누워있다.

지금...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무아지경으로 천상의 세계를 맛보고 있는거겠지??

 

 

 

 

 

 

 

 

 

 

 

교수님 스케치 하시는 모습은

그 어느때 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래~

멋지다란 표현으로는 부족한....

그 자체가 하나의 자연으로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어~

  

 

 

 

지금...심정이 어떠할까!

벅찬 감동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을까~

메리설산에서의 눈물어린 감동 만큼이나 지금 이순간도 그에 못지 않을거 같아~

 

아!! 정말 부럽다~

이 순간 이 자리에서의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게....

 

 

 

 

 

 

 

 

 

 

 

 

 

 

한동안 교수님 스케치 하시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지켜보다가 난 그 자리를 떠나

저만치 호수건너까지 걸어갔다.

어디서 바라보아도 한폭의 그림엽서....

 

 

 

 

 

 

하늘은 어느새 다시 눈이 부시도록 파래졌고...

빛을 받은 나뭇잎들은 더없이 이쁜 초록빛으로 사람을 유혹했다.

숲으로 숲으로 걸어들어가다가 정신을 차렸다.

에고~더이상 들어가지 말아야지~

 

 

 

다시 원위치로 귀환...

단체 인증사진 한방 찍는다.

모두 너무 너무 행복에 겨워 어깨동무를 하고...

 

 

 

 

이제 하산길....

분명 후루하이는 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릴 반기며 보내주겠지??

그게 참 신기해~

같은 길인데 시선이 바뀌어져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는거...

우리의 삶의 모습도 그럴거야~

그러니 죽어라고 앞만보고 달리지 말고 가끔씩은 그 자리에 서서 뒤돌아 보는 여유도 가져야 하는거야~

내가 그렇게 힘겹게 걸은 길이 이토록 아름다웠던 길이란걸...

어쩌면 그제서야 눈치 챌테니깐 말야~

그리고 그 순간부터는 내 가는 길이 힘이 들지 않게 느껴질거야~

아름다운 길이란걸 알았으니깐....

아니,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여유와 시선을 깨달았으니까....

 

 

 

 

 

 

 

 

 

 

바흐/오보에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 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