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던 날.....
란찬강의 깊은 계곡을 끼고 머얼리 훤히 드러난 백마설산을 보며 메리설산 길을 트래킹을 하고,
그 깊은 계곡 옆으로 신기하리 만큼 작은 웅덩이(?)에 퐁퐁 솟아 오르고 있는 초록빛 천연온천수에
하늘과 산을 벗삼아 온천도 하고...
그리고
오후엔 말만 들어도 가슴 뛰는 해발고도 6740미터의 메리설산 주봉인 '카와 카르포,와 그 밑을 흐르는 대빙하를 보러
메리설산을 두발로 걸어 올랐다는것....
그리고 완벽하게 드러난 메리설산 주봉을 다 보았다는것!
그것도 나는 말을 타지 않고 걸어 올라.....
물론 해발고도 3000미터의 밍륭마을에서 시작한 산행이었지만....
글쎄...우리가 오른 전망대까지는 해발고도 몇미터나 될까~~
캠프로 다시 돌아와서 저녁시간을 즐겼다.
이미 어제 캠프를 다 쳐놓았기때문에 사실 저녁만 지어 먹으면 되기때문에 그 여유로움이란....
밥은 항상 춘향오빠가 지어놓기 때문에 우린 반찬만 챙겨 놓으면 된다.
오늘도....
캠프파이어에 숯불바베큐 준비를 하고....
감자와 옥수수까지 호일로 싸서 구울 준비 완료...
여유롭게 야생화도 찍어보고....
주변을 산책하며 캠프 저만치까지 걸어도 가보고...
어느새 밤이 무르익어 갔다.
어슴푸레한 그 느낌....어둠에게 서서히 침식되어가며 이렇듯 기분좋아지는 시간이 있을까...
눈이 어두워지면 귀가 예민해지게 되어있다.
위트와 유머는 흘러넘치고
웃음소리는 점점 커가기만 했다.
음악의 향연....
빠이주는 기분좋을 만큼 취기에 젖게하고...
그 속에 하나 둘... 빨려들어가 어느 순간 무아지경까지....
함께하는 노랫소리는 점점 커갔다.
댄스의 향연은 이 분위기에 너무나 당연하다~
알알이님은 증거자료 남긴다고 정신없이 취재(?) 녹화 들어가고...
그래서 우린 또 그 화면보며 깔깔대고 배꼽을 쥐었다.
한바탕 굿.....
그려~ 굿판을 벌린겨~
내일 제발 비가 오지말고 맑은 날씨가 되게 해달라고...
멋진 우리의 여행이 되게 해달라고....
그런거 맞지??
푸하핫~
이토록 깊은 유대감과 서로가 온전히 소통되는 만남이 이렇게 쉽게 가능해 질 수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했다.
모두들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다.
상감과 대비, 중전, 3명의 빈....의 스토리는 오늘밤 극점을 찍었다.
더 이상 재미있을 수는 없을것이었다.
대본도 없는 즉흥 연기에 이렇게도 능청스럽게들 잘해낼 수 있을까~
오늘....티벳의 8개의 명산중 으뜸으로 치는 메리설산의 주봉까지 보고 온데다
지금 여기가 어디여~ 설산중의 신인 메리설산 앞 아니여~
영험한 기에 모두 휩쌓인거였어~
진짜 상감이 되었고, 진짜 대비, 중전이 되었고, 빈들이 된거였어~ ㅋ~
아니, 우린 적어도 이순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거였어~
그대로.... 우리도 자연이었거든~
행복이라는 단어보다 더 한 어휘는 없을까??
경이로움 앞에 서다....
새벽에 눈이 떠졌다.
밤새 비가 왔는데....
약간은 불안한 맘으로 텐트를 열어 재쳤다.
멀리 산위에 하얀 구름같은 것이 걸쳐 있었다.
"저게 뭐야~구름이야~ 눈이야~??"
헐~ 눈이잖아~ 엄청난....아니지, 설산이야.
메리설산....
잠자고 일어나 눈도 비비지 않았는데 바로 눈앞에 메리설산의 13개의 봉우리가 좌악 펼쳐져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 소리쳤다!
모두 일어나라고...
메리설산 전경이 훤히 다 보인다고....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전....
하얗게 펼쳐져 있는 설산의 풍경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이었다.
천국이었다.
순식간에 캠프장은 출사현장이 되었다.
모두들 사진작가 포스....
그랬지~ 그 순간은 그 누구도 사진 작가가 아닌 사람은 없었어.
동이 터 오기 시작했다.
새하얗게 빛나던 설산은 서서히 황금처럼 빛을 내며 붉은 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무 생각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가슴이 울컥하며 목젖이 아파올 뿐이었다.
음악은 계속 흘렀다.
아니...작은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점 점 더 크게 크게 울려 퍼져 나갔다.
눈앞의 메리설산은 더 장엄해지고
더 깊어지고....
더 위대해졌다.
마치 자연과 음악과 영혼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
그래~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늘 그랬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펼쳐지고....
그림이 있고...
음악이 있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천국의 길을 계속 걸었는 지도 모르겠다.
교수님은 어제 그렇게 굿을 심하게 하고도
새벽 어둠이 걷히기도 전부터 일어나
메리설산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둠이 걷히면서 하얀 설산이 눈앞에 서서히 나타나는데 너무나 감정이 격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
눈물이 나왔다고....
그 엄청난 감동을
어떻게 저 작은 스케치북에 담았을까....
꼭 꼭 눌러 가슴 저 밑바닥부터 차곡 차곡 채워서 그렇게 겨우 담아냈을까~
오늘은... 채색까지 하시는것 같다.
한바탕 출사를 치뤄내고 난 다음, 여경님의 카메라앞에 앉아 뷰파인더를 들여다 본다.
이제 어둠이 완전히 걷히고, 햇볕이 찬란하게 쏟아져 내렸다.
맞은 편 산의 그림자때문에 반쯤 어둠에 가려진 채로 찬란히 빛나는 메리설산....
구름한점 없었는데, 어느사이 한줄기 구름이 걸쳐있다.
모두들 커피잔 들고 홀로...메리설산 앞에 서서 좀체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 자체가 완전한 피사체,,,,
모두가 앵글속으로 잡혀 들어가고 또 들어왔다.
나역시도...
어제 이곳을 떠났으면 어쩔뻔 했을까~
억울해서....
분명 우리 일행중 누군가가 나라를 구한 사람이 있다는건 이제 확실히 증명이 되었다.
그게 누군지는 알수도 없지만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어쨋든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건 신이 우리와 지금 이 순간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이보다
더 완벽한 감동스토리가 있을 수 있을까!!
아침을 먹고....
또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이젠 야생화에 몰두해 본다.
너무나 이쁘다~
모든게 그저 행복에 겨울 뿐이다.
그제...
어제 아침...
그리고 어젯밤 끝을 잡고 질주했던 그 광란(?)의 밤....
그리고 오늘 아침....
메리설산에서의 이틀간의 야영이 이번 여행의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마지막날....당당히 춘향오빠에게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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