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동티벳(2011.5)

24.차마고도,동티벳 /메리설산에 오르다-카와 카르포 주봉을 앞에두고 한반도지형의 빙하를...

나베가 2011. 6. 18. 21:16

 

 

 

메리설산은 티벳의 8대 신산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성소다.

주봉인 카와 카르포 (6740m) 는 티벳어로 '설산의 신'이란 뜻...

주봉을 중심으로 미아츠봉 (6054m)등 13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현지인들은 이를 타이쯔 십삼봉이라고 부른다.

카와 카르포 정상은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다.

등산가들이 몇번 시도를 했지만 모두가 실패했고, 지금은 중국 정부에서 등산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빙하를 보기위한 산행은 밍륭마을 (해발 3000 m) 에서 부터 시작한다.

2시간 남짓...??

 

계곡을 따라 빙하로 가는 입구에 들어서니 조랑말과 마부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산지대라서 힘들으니 보통 말을 타고들 올라가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들도 여자들은 나와 암벽 등반가인 여경님만 빼고는 모두 말을 타고 올랐다.

글쎄....나도 말을 탈까...잠시 고민을 했지만, 나 자신의 체력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할까....ㅎㅎ

 

 

 

 

졸지에 나는 우리 일행들을 찍어주는 카메라우먼이 되었다.

ㅎㅎ

오오~~ 폼나는데??

 

 

 

 

 

나는 알알이님과 교수님을 따라

산행을 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지대니 천천히 심호흡하며 걸으라고 한다.

그래~ 천천히....

 

그러나 길섶에는 보라색 붓꽃이 활짝피어 자꾸 내 발길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뒤로 쳐져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고....

어느 순간 숨이 너무 차서 몸이 힘들어지는 것이었다.

 

에고~~

그려~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내 페이스에 맞추어서 걷는거야~

 

교수님은 왜케 잘 걸으시는 거야~

ㅠㅠ

사진도 찍어야 하고...

 

 

 

 

 

 

 

 

 

 

 

 

 

 

 

 

 

 

 

 

 

 

 

 

 

 

 

 

 

 

 

 

 

 

 

 

교수님과 알알이님을 따라 오르느라고 몇번의 힘듦이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과는 달리 저만치 빙하가 보이는 지점까지 쉬이 올랐다.

아니, 꿈에도 그리던 이 엄청난 산행을 하고 있음에 스스로 감개가 무량해져서 다른 것들은 그저 사소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교수님 스케치 하는 동안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멋진 풍광이 펼쳐 보여지기 시작한다.

 

훗~

이러면 나 또 신명이나서 전혀 힘든 줄 모르고

오른다 이거쥐~

ㅋㅋ

 

 

 

 

말을 타고 산행은 여기까지가 종착지인것 같다.

여기부터는 산새가 가파라서 말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걸어서 빙하까지 갔다가  내려갈때 또 다시 타고 내려가는 것....

 

위 사진의 집은 일종의 까페같은 곳이다.

보이차도 팔고...기타 간단한 먹거리들을 판다.

내려와서 저곳에 들러 보이차와 이것 저것 간식을 좀 먹고 쉬다가 내려왔다.

경치가 빼어나서 앉을 의자와 탁자만 있으면 그 이외의 다른것은 아무 필요가 없는 찻집....ㅎㅎ

 

 

 

 

 

 

 

티벳은 신령한 곳이면 어디나 이처럼 불교 경전이 빼곡히 쓰여있는 파르쵸가 휘날리고 있다.

 

이곳이 티벳땅임을 가장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는 것....

 

그런데 누가 매달아 놓은것일까....

이곳을 방문한 티벳인들 각자가..??

종교단체??

 

단순히 사람들의 소망이 적혀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경전이라고 하니, 정말 신령한 기운이

가득한것 처럼 느껴져 왔다는....

 

 

 

 

 

 

 

 

 

 

 

 

 

이제 거의 빙하가 보이는 지점까지 올랐다.

언제 힘들었나 싶을 만큼 다 잊고 흥분이 되기 시작한다.

이곳도 다른 빙하지대와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로 많이 녹아 빙하지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상 부근에는 나무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고 계속 이어서 더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까지 이어져 있다.

흥분속에서 한바탕 사진을 찍고, 또 계단을 밟고 더 높은 전망대로 오른다.

그거 계단 한자락인데도 오른다는게 숨이 차오르고 어지럼증이 인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눈앞에 해발 6740 미터의 '카와 카르포 주봉'이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한반도 지형과 똑같이  생긴 형태를 띠고 있는 거대한 빙하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정말 신기하게도....아주 똑같이 생겼다.

일부러 조형물로 만들어 놓는다고 해도 저처럼 거대한 한반도 지형이 자연스러울것 같지는 않다.

무슨 운명의 장난?? ㅎㅎ

거대한 운명의 카테고리에 우리나라와 티벳이 마치 연결되어 있는 것같은 묘한 느낌이 ...

 

 

 

 

 

 

 

 

 

 

 

가장 높은 전망대까지 오르니 빙하가 더 가까이 보인다.

더욱 거대한 모습으로...

티벳인들이 8개의 신산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친다는 이곳 메리설산....

그중에서도 최고봉인  '카와 카르포' 를 지척에 두고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그리고 설산의 신 ....

 

그리고

나...

벅차오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에 한참을 이곳에 머물다가 내가 마지막 주자인것 같아 발길을 또다시 재촉했다.

절대 뛰면 안되는데...

하긴 어지럽고 숨차서 뛸수도 없지만....

 

 

 

 

 

 

 

 

 

 

서둘러 내려오다 보니 말을 다시 타고 내려가는 지점의 까페에 모두 모여 있었다.

뒤늦게 합류한 몇명의 일행들과 보이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하산길....

 

작은 도랑을 만났다.

암벽등반가 답게 여경님....

이곳에서 무릎을 식혀주라고 한다.

빙하가 녹아서 흐르는 물이니 얼마나 차가울 지는...ㅎㅎ

 

여경님이 시범을 보여주는대로 우리 모두는 바지를 허벅지까지 올린 다음 무릎을 굽혀서 무릎을 물에 담갔다.

얼음물이니 그 차가움은 아픔으로 변했지만......

말을 잘듣는 난 내 닉네임답게 곰처럼 꿋꿋하게 버티고 무릎인대를 식혀주었다는....

 

"여자들이 독해~"

아이고~ 여자들이 독한게 아니라 제가 원래 곰이야욤~~

ㅋㅋ

 

 

  

Arvo Pärt(아르보 페르트) / Spiegel In Spiegel (거울 속의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