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눈이 떠졌다.
텐트 메이트인 이풀님과 다른 사람들 자는데 방해될까봐 나름 소곤 소곤 떠들었지만....
꼭두새벽부터 떠들었다고 팀원들에게 혼(?)이 났다.
혼이 났다고 해봤자 그것조차 웃음을 주는 거였지만....ㅎㅎ
텐트를 여니 이게 꿈인가 싶을 만큼 멋진 풍광이 눈앞에 터억 펼쳐지니
어제 그렇게 광분하며 사진을 찍어댔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감개가 무량한 지...
아!! 이게 진짜 야영의 참맛이구나~
감탄사가 절로 났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일순간에 모두들 밖으로 나와
삼삼오오 커피 내리기 시작....
커피잔 들고 의자에 앉아 경치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이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한폭의 그림이다.
그 모습들을 사진 작가(?)들이 놓칠 리 없다.
서로에게 앵글을 들이대며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이 또한 그림이다.
클래식 음악은 오늘도 여전히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대 자연은 한없이 깊고 끝없이 광활하게 느껴졌다.
이 순간에....
이 대자연속에서...
클래식이 울려퍼지다니....
그건 그 어떤 공연장에서 듣던 것 보다도 더욱 가슴을 울려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감동이 복받쳐 올라 목젖이 아플 지경이다.
교수님 그림 그리시는 모습은
그 자체가 그림이 되고...
카메라의 피사체가 되었다.
야생화도 클로즈 업 해보고...
더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일행들 뒷모습도 담아보고...
그저 어디다 카메라 앵글을 가져다 대도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 되는.....
천국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모든것이 아름답기만 한...
모든것이 그림인....
야딩으로의 진입이 불확실하여 다른 코스로 진입하기 위해 새벽처럼 떠나려고 했던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지금 이순간의 행복을 맘껏 누리기로 결정했다.
오늘 하루 이곳에서 야영을 더 하고 나머지 일정을 빡세게 가기로 .....
출발시간도 10시로 늦춰지고...
아침식사도 느즈감치...모든것이 여유롭기 그지없다.
아침식사를 맛있게 차려먹고 모든 야영장비는 그대로 둔 채 차량 한대는 캠프를 지키고,
우린 차량 2대로 메리설산 트래킹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저 멀리 보이는 메리설산을 두발로 걸어 오른다 이거쥐~
빙하를 한반도 지형으로 품고있는 메리설산...
아!!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릴 맞아줄 지...
온 몸을 다 드러내 보여줄 지...
아님 운무로 휘감은 채 한치의 모습도 안보여줄 지...
그건 우리팀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 있어야 된다는 뜻이다.
ㅎㅎ
아놔~~
예전에 작가 동상이 나보고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 틀림없다고 ...그랬는데....??
ㅋ~~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2악장을 배경음악으로 깔았다.
그건...내가 저곳...메리설산 앞에 서 있을때 내 마음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져
이곳 광활하게 펼쳐진 깊은 계곡 사이 사이로 한없이 울려 퍼져나갔기 때문이야~
감정이...꺼억 꺼억 격해져 오고 목젖이 아파올 만큼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어.
혼의 울림이....
아~~장난 아니야~~ 정말....
옛날에 빈필이 내한해 상암경기장에서 야외공연을 펼쳤을때가 있었어.
그때가 11월즈음... 늦가을의 싸늘함이 옷깃 사이사이로 스멀 스멀 타고 들어오는데...
그때 이 곡이 상암경기장의 어둠속에 울려 퍼지는 거야~
그때도 눈물이 나왔었지~
그 쓸쓸함이...
장엄함이....
나를 꼼짝도 할 수 없게 만들었었어.
전혀 뜻밖의 감동이었지~
사실 야외 공연 싫어하는데,다른 일때문에 할 수 없이 선택했었던 것이었는데....
이 곡을 들을때 마다 나는 늘 그때의 감동에 휘말리는 거야~
그 깊고 깊은 혼소리를 잊을 수가 없어.
그런데 오늘....이 메리설산앞에서 그 감정이...그 깊고 깊은... 한없이 울려 퍼지는 혼소리가 울려 퍼지는 거였어.
이 터질것 같은 마음을 누가 알아~아무도 모르겠지~ ㅎㅎ
집에 오자 마자 이 음반을 cd플레이어에 올려놓고 볼륨도 크게 하고 계속 계속 들었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쏟아졌지~
메리설산앞에서의 그 감동하고는 또 전혀 다른....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들어서....
컴터로 들으니....
혼의 울림이 ....만분의 1도 되지않네~ㅉㅉ
그래도...벅찬 감정은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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