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산우회 벙개가 떴다.
'고봉산'으로 미니 트랙킹이다.
고봉산이라는 말에 울 남편 귀를 뻔쩍이며 "고봉산 간다고??" 하며 되묻는다.
"당신도 갈래?
고봉산 가는 날은 순대국 먹는날이래~ 일산 시장안에 순대국 기가 막히게 맛있는 곳이 있다는데~"
그렇게 울남편 '산'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옷을 주섬 주섬 갈아 입는다.
글쎄...마음 한켠에는 산에 가고싶음이 있었는 지....
아님, 순대국을 엄청 좋아하는 울 남편....맛있는 순대국에 귀가 번쩍 뜨였는 지....ㅎㅎ
그렇게 늘상 혼자만 다녔던 산행을 오늘은 울 남편이랑 함께한 뜻깊은(?) 산행이 아닐 수 없다.
ㅎㅎ
아~~ 정말 울 남편은 담배도 많이 피고...
운동은 한점 안하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TV보기, 운전하기, 낚시만 좋아하다 보니, 걷는덴 여엉 자신이 없어 남들보다 일찍 출발해서 간다고....
그래서 나도 성당앞으로 나가지 않고 남편이랑 몇십분 일찍 출발해서 고봉산을 향해 걸었다.
워낙에 걷지않는 사람과 함께 가자니 왠지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 느낌이 살짝....ㅎㅎ
한동안 운동한다고 매일 가다시피 했는데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랫만에 하는 고봉산 산행이다.
어떻게 봄을 맞이하고 있을까....슬슬 설렘까지 일기 시작한다.
온갖 이쁜 새싹들이 나뭇가지 가지마다 돋아있고, 작은 아름 아름 나무에는 진달래 꽃이 만발해 있지 않을까....
상상도 해가면서 걷자니 어느새 고봉산 자락에 도착을 했다.
입구에선 막걸리를 홍보하는 차량이 있었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아니, 홍보하는 사람이 산행하는 남자를 그냥 보낼 리가 없다.
한잔 얻어 마시고 '내려가면서 사리다'고 약속까지 하고는 다시 길을 재촉했다.
한참 오르다 연락을 해보니, 산우회 식구들은 이제 고봉산 자락에 도착을 한것 같았다.
얕으막한 동네산을 몇십분 일찍 출발을 했으니 우리는 벌써 절가까이에 도착을 했다.
다시 연락을 취하고는 우리는 절에서 기다렸다.
그때 울 남편이 내게 질문을 한다.
사찰 지붕 끝에 매달려 있는 종에 물고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는
'왜 물고기가 매달려 있는 줄 아느냐' 고 했다.
저 물고기는 어느 사찰에나 다 똑같이 종 끝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글쎄....
나는 문득 '사람 낚는 어부'의 우리 천주교 교리를 떠올렸다.
그때 울 남편이 알려준다.
'늘 깨어있으라고....'
붕어는 눈꺼풀이 없어서 항상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와아!! 울 남편...매일같이 불교 서적을 읽더니만 벌써 도인 된거야??
아님....낚시터에서 살더니만 붕어와 대화라도 했나??
ㅎㅎ
잠깐의 대화였지만 큰 그 무엇인가가 가슴을 꽈악 채워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늘 깨어있으라"는 교훈은 우리 천주교에서만 가르치는 교훈이 아니었어.
그러고 보니 불교와 우리 천주교는 참 비슷한 것이 많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일행들을 반가히 맞았다.
그중에 또 대부분은 나를 보고 뜯어보기 시작....ㅋㅋ
사고이후 처음 보기때문에...
그래도 모두들 다치기 전이랑 똑같다고...큰일 날뻔 했다고 재차 위로한다.
산우회 식구들과 좀 더 걸어 정상에서의 한바퀴를 돌아 나가기로 했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올랐으면 뭔가 한잔은 해야쥐~ㅋㅋ
나는 그냥 몸만 갔는데, 산우회 식구들은 이것 저것 먹을거리들을 챙겨왔다.
막걸리도 한잔하고, 과일도 먹고.....
사진들도 한컷씩 찍고.....
그리고 단체사진도 찍어야쥐~
ㅋ~
근데 참 우습다.
전에 '심학산' 둘레길을 갔을때는 처음 가보는 산이니 왠지 산에 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 고봉산은 왜 산에 왔다는 느낌이 안들어 이런 모든 일들이 우습게 느껴질까~ㅎㅎ
아마 운동하듯이 후딱 왔다 갔던 내 느낌때문이겠지?ㅎㅎ
암튼...
밑에서 기다리는 울 남편때문에 빠른길로 걸어서 합류를 했다.
이젠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대국'집으로의 출발이다.
모두 자리에 앉으니 식구들이 꽤 많다.
마치 정기산행을 마치고 뒤풀이라도 온듯한 기분이 든다. ㅎㅎ
모두 순대국에 순대,막걸리까지 시키고
맛있게 냠냠....
"캬아아~~" ㅋㅋ
오늘의 뜻깊은(?) 벙개 산행을 마쳤다.
다음 고봉산 벙개에도 울 남편 또 따라나설까??
ㅋㅋ
'국내여행 >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마고도 동티벳 여행팀들과의 미리만남...2 /북한산/2011.4.29.금 (0) | 2011.05.02 |
---|---|
동티벳 여행팀들과의 미리만남...북한산/2011.4.29.금 (0) | 2011.05.02 |
성모산우회 벙개...양평 추읍산-2 / 4.10.일 (0) | 2011.04.30 |
성모산우회 벙개...경기도 양평 추읍산 /4.10.일 (0) | 2011.04.30 |
덕유산 설천봉-향적봉-중봉 /가족여행-3 /2011.1.28.금 (0) | 2011.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