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내려오는데, 너무나 예쁜 마을이 보였다.
그야말로 도시에서 귀농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
아님...별장...??
암튼 까페도 아닌데 성씨만 따서 Kim & Lee 였든가??
간판처럼 예쁘게 현관문위에 써 붙여 놨는데...
눈길을 사로 잡았다는...
아!! 나도 저렇게 집짓고 살고 싶다아~~
마을이 이뻐서 귀퉁이를 지나 마을로 들어서 봤다.
한켠에 흐드러진 나무들이 즐비하게 서있었다.
바로 산수유 나무....
아직은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고 성질 급한 몇송이들만이 산수유 나무임을 알려 줄 정도....
사실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건 산수유가 아니라 바닥에 빼곡한 냉이였다.
아주 냉이밭이였다고나 할까....
아!! 칼을 가져왔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냉이를 손으로 잡아 뜯을 수도 없고, 정말 냉이를 캐고 싶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햇살도 따듯하겠다~
그저 냉이나 캐서 한 소쿠리 가져가 된장국 한소끔 끓여먹으면....
으윽~~~
그랬다~
우리가 시기를 잘못 맞추어와서 그렇지~ 정말 동네가 온통 산수유 꽃나무로 가득하였다.
처음 누가 심기 시작했을까....
굵기로 봐선 산수유 나무가 심겨진 시기는 꽤 오래된것 같았다.
마을 길 어귀마다 집집마다 ....그야말로 산수유가 그득하다.
다음 주쯤이면 온통 노랑색으로 마을이 물들어 너무나 이쁠것 같았다.
아~~
어째요~ 우리 다음 주에 다시 오는거예요??
와아~ 이 집....
도대체 몇년이나 된 나무일까~
흐드러진 산수유가 지붕을 온통 휘덮고 있는 풍광이...
집은 낡았지만 그 어느 집보다 운치가 있는게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누르게 만들었다.
와아~
이 밭은 호강도 한다.
어디 이렇게 이쁜 산수유꽃이 밭을 비잉 둘러쌓아 아름답게 수놓은 밭이 있을까~~
흐드러진 산수유꽃은 못보았지만
그래도 흐드러진 산수유 나무라도 보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나머지는 상상속에서 그려보자~
어쩌면 더 멋진 상상의 마을을 꿈꿔 볼수도 있지 않을까??
구제역으로 온나라가 들썩였음에도 불구하고
여기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있는 소들을 보자니
너무 다행스럽고 대견해 보여 사진을 안 찍을수가 없었다는....
아닌게 아니라 우사임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시설과 청결함이 눈에 띄는 축사였다.
정말 우리나라도 축산업이 몰라보게 발전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곳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단숨에 온 나라의 소들을 휩쓸고 가버렸으니...
정말 무서운 전염병이란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마을을 빠져나왔지만 우리가 나온 길은 입산했을때와는 정 반대의 길이라서 전철역까지 가려면 도대체 얼마를 걸어야 할 지
가늠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걸어도 걸어도 그저 눈에 펼쳐지는 건 시골마을 뿐이었다.
그래도 처음엔 오늘 좀 산행이라기엔 아쉬운 거리였으니 이걸로 채우면 되겠다고 열심히 걸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도로길을 걷는게 산길을 걷는거와 같은가~
조금은 지쳐올때쯤 마을이 나타났다.
버스가 다닌다는 것이었다.
30분마다....
와아~~
다시 힘을 받아 힘차게 걸어 버스정류장까지 도달하였다.
그러나 30분 마다 다닌다는 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뿐더러 버스정류장엔 버스를 타러 오는 사람 조차 없었다.
그럴 즈음 우리는 마을에서 나가는 승합차를 얻어 탈 수 있었다.
더우기 알고보니 교우....
이들은 이곳에 별장이 있고, 다음 주에 산수유가 만발할때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갖고자 오늘 정비차 왔다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랬군~
아까 그 이쁜 마을들이....대다수는 별장이었든게야~
섹스폰연주를 비롯 작은 음악회도 있을것이란다~
우리보고도 놀러오라고는 했지만.....ㅠㅠ
그저 부러울뿐....
양평역에 내려서 시장통으로 들어섰다.
오늘이 양평장....
먹을거리 반찬거리....시야엔 온통 구경거리로 가득하였다.
아~~
우리는 아줌마!!
그저 눈알이 핑핑 돌아갔다.
하나 둘...반찬거리들을 사기 시작....
돈이 똑 떨어질때까지 이것 저것 사재꼈다.
ㅋㅋ
진짜 재밌고 신이 났다.
그 사이에 형제님들은 맛난 먹거리 집을 습득...
벌써 맛있는 음식을 시켜놓고 드시고 계셨다는...
그 사이 우리도 비집고 들어가 시식 시작....
추가 주문 들어갔다.
막걸리 맛도 꿀맛이고...
캬아~~
30분 마다 한대씩 있는 전철을 타기위해 우린 시간을 맞춰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그런데 생각보다 양평역은 시장에서 꽤나 떨어져 있었다.
우린 이것 저것 사모은 검정 비닐 보따리들을 들고 삼십육계로 달렸다.
"아~ 이미 늦었어~ 아무래도 안될것 같아~"
그러면서도 그 누구도 뛰기를 멈춘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우린 초를 다투고 양평역 플랫홈에 도착....저만치서 달려오는 전철을 탈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세기로는 그 어떤 산행보다도 빡세었던....그러나 산행이 아닌 봄소풍 같은 즐거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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