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쿠르즈(2010.11)

50.여행의 끝/이탈리아/제노바항구

나베가 2011. 1. 18. 19:20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4시반까지 ....

 4시쯤에 제노바 쇼핑거리를 떠나 배로의 입국수속을 밟아야 했다.

그때까지 그들 상가는 지독히도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아니, 무슨 점심을 만찬을 먹나??

 낮잠까지 한 숨 자고 나오나??

별 푸념을 다해봤지만 소용없는 일....

아쉬움을 달래며 우린 배로 돌아왔다.

다행히 그때까지도  배에 차려져 있는 점심 뷔페를 우린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 갑판에서의 정경이다.

언제 또 쿠르즈여행을 올까~ 그런 생각을 하니 주변 풍경이 안타깝게만 보인다.

더우기 날씨가 흐려서 분위기도 눅눅하다.

 

에잇~ 날씨가 좋았더라면 마지막으로 담요덮고 저 비치의자에 누워서 맘껏 일몰의 정경을 보며 폼잡아 보는건데....ㅠㅠ

참~~느낌도 풍경도 너무나 다르다~

아쉬움에 쓸쓸한 갑판에 서서 한참을 서성이다 내려왔다.

아무래도 뭔가 한바탕 쏟아질것만 같다.

 

 

 

 

 

마지막 정찬을 했다.

왠지 7박8일동안 우리에게 멋진 서비스를 해준 데니와 헤어질 생각을 하니 섭한 마음이 격해진다.

아니, 언제 내 생애에 이렇게 훈남에게 매일밤 풀코스의 음식 대접을 받아보겠는가~

어쩌면 꼭 잘생긴 데니라서가 아니라 이 럭셔리한 꿈꾸듯 했던 삶에서 이젠 깨어나야 한다는 그 사실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저녁을 먹고 갑판으로 나갔다.

파도가 심상치 않았다.

어저께 보다도 훨씬 더 큰 파도를 일으키며 우리 마지카 호는 유유히 떠가고 있었다.

정말 모든게 거대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15층 높이에서도 그 파도의 거침이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서면 저 파도의 높이가 과연 어떨까...갑자기 궁금해졌다.

빨려 들어가는 것 같겠지??

뜬금없는 생각을 하다가 방으로 내려갔다.

 

오늘밤은 할일이 많아 맘이 분주하다.

일주일 동안 장농에 걸어두고 방에 팽개쳐 두고 활보를 하고 다녔던 짐을 꾸려서 밖에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신기한게 그 많은 짐들이 자그마한 트렁크 안에  다 들어간다는 거다.

하긴 그렇게 되기엔 정말 기발한 짐싸는 노하우가 필요하긴 하다.

무게도 생각해야 하고....ㅋㅋ

 

 

 

 

짐을 꾸리다 보니 정말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밤이란게 실감이 난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왜 그렇게도 항상 안타까운 지....

여행 초반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남은것 같다가

중반쯤 되면 그때부터는 왜 그렇게 시간이 잘 가는 지...

그러다가 마지막 날에는 그 여행이 길던 짧던 지 간에 꼭 하루가 모자라는 것 같은것은

시험 전날 꼭 하루가 모자라는 것, 아니 시험 당일날 꼭 한 시간이 모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ㅎㅎ

 

 낮에 제노바항구 주변의 아름다운 쇼핑거리를 누비며 쇼핑한 물건들을 마치 전시하듯 주루룩 펴 놓고 깔깔댔다.

지름신이 동할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 저것 9일동안 사재낀 물건들이 침대로 가득하다.~

그래놓곤 왠만한건 다 딸아이 것이라고....ㅋㅋ

룸메이트 언니는 며느리들거 챙기느라 또 한보따리....

그렇군!! 며느리를 얻으면 또 챙겨야 할것들이 많은거야~

그것도 반드시 꼭....챙겨야 할 1순위....

으음...새식구을 얻으면 힘들어 지는거군~

그러고 보니 지금 내가 인생의 황금기야~

오옷~~Olleh~

 

 

 

 

꼼꼼하게도  가이드들이 일일이 방을 다니며 짐을 체크하고 문밖에 내다 놓았다.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단 한사람이라도 실수하면 전체가 큰일이 나니 애태우니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짐을 밖에 내놓고 침대에 누우니 그 거대한 배가 얼마나 흔들리는 지...어지럼증이 날 지경이었다.

"와우~ 오늘 밤 파도가 심상치 않은데....

설마 좌초되거나 뭐 그런일은 없겠지??"

살짝 겁이 나기도 하고...옛생각도 나서 또 잠시 수다를 떨어본다.

처음으로 겪은 파도가....스무살초반에...섬으로 여행갔다가 태풍이 불어서 잡혀있다가 가까스로 몇명만 겨우 탔는데...

와우~ 정말 바닥에 누워있으면 이리 저리 굴러다녔다니....적어도 파고가 2미터는 족히 됐었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그 다음 겪은 파도는 울릉도갈때....

와우~그땐 모든 사람들이 배멀미에 나가떨어졌었지~

몇명만이 꿋꿋하게.....나 거기 포함...Olleh~

 

그 다음은....

모로코에서 스페인 발렌시아로 나올때....

그때도 겨우 한대 출항하는 배를 탔는데, 얼마나 파도가 셌냐면 난 그때 생전 처음으로 집채만한 파도를 봤다는것!!

사실 창으로 보이는 것이 섬인줄알았는데 밀려오는 파도더군~

배는 완전 바이킹이었지~

탁자 이리 저리 쓸려 다니고....

파도 구경한다고 창가쪽으로 갔다가 배가 바이킹처럼 흔들려서 도저히 걸어 올 수가 없었지~

사람들 멀미때문에 반이상은 다 쓰러졌지~

난...그때도 룸메언니랑 쓰러져 자는걸로 멀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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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도대체 얼마나 파도가 치길래 이렇게 거대한 배가 흔들리는 거지??"

궁금하기도 하고, 파도도 구경하고 싶기도 해서 혼자 갑판으로 올라갔다.

 

"와우~얼마나 바람이 세찬 지 그 넓은 갑판 위가 몽땅 물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온 몸이 그야말로  바람에 휩쌓여서 한순간에 휘익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온몸을 웅크린 채 갑판을 가로 질러 담요를 뒤집어 쓰고 창가로 내다보았다.

세찬 바람결에 빗물이 창가를 거세게 내리치고 아래는 거대한 파도가 무섭게 출렁였다.

도저히 갑판가장자리까지는 올라갈 엄두 조차 낼 수 없었다.

욕심을 냈다간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것만 같았다.

아닌게 아니라 담날 아침 사장님 말씀을 들으니

어젯밤 정말 드물게 돌풍이 불었다고....그 돌풍이 불때 갑판에 있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

헐~~

 

 

 

 

 

 

갑판에서 내려와 선내를 또 배회했다.

그러고 보니 또 아쉬움 투성이다.

사우나도 해보고, 수영도 해보고, 나이트에 가서 춤도 실컷 추어보고, 빠징꼬도 한번 댕겨보고....그럴걸~

ㅠㅠ

어쩌면 아무리 시간이 많았어도 안하고 그냥 왔을지도 모를 그런 일들이 아쉬움으로 떠다녔다.

그게 바로 삶이겠지??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것!!

삶이란 우리가 안하는거고 선택하지 않은것 뿐인거야~

간절하면 어떻게든...무엇이든 지 할 수 있을거야~

지레 해보지도 않고 판단해 버리는거지.

그리곤 해보려고도 하지 않는거.....

가만히 앉아서 부러워만 하고...해볼걸...이러고만 있는 거....

 

 

 

 

 

 

짐이 생각한거와 다르게 나오는 바람에 배에서의 수속이 늦어져 정말 한국에서 출발할때 보다도 더 초를 다투는 출국이 될터였다.

모두들 초 긴장 상태였는데 다행히 비행기가 연착을 한단다.

모든게 아찔하게 진행되어가는 듯 하다.

우리도 이럴진데 인솔자들은 어떨까~

심장이 까맣게 타들어가 귀국하면 쓰러지는거 아닐까...생각했다.

 

 

 

 

다행히 출국수속은 쉽게 진행되었다.

20킬로그램의 제한 규정도 여늬때 처럼 단체 여행객 수속으로 쉽게 진행되어 뜻밖에도 공항내에서도 시간적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또 마지막으로 신굿을 해 지름신을 초고속으로 불러재꼈다.

이번엔 이제까지의 자잘한것들이 아니라 큰것으로 일을 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남.편.거 라는것.ㅋㅋ

기름기 잘잘 도는 간지나는 양 가죽점퍼.....ㅋㅋ

돈쓰고 의기 양양해지는 이 기분은 아마 선물을 사본 사람만이 알것이다.ㅋㅋ

추가로 모자와 아주 특별한 목걸이까지.....

단 1유로도 남기지 않고 탈탈 털어서 쓰고 왔다는 전설되겠다.

 

다음달 카드 고지서 나오면 입맛이 좀 쓰겠지만 지금은 어쨋든 해피....ㅋㅋ

 

 

 

 

 

아!!

드디어 열흘간의 대장정의 여행의 끝이 아니라 블로그에서의  한달여의 여행이 끝났다.

 

 

시간이 지나 이 페이지를 들여다 보면 기분이 어떨까....생각해 본다.

꿈꾸듯 아득할까...

젊은날이 아쉽고 그리울까....

아니...

한때 내가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살았음에 행복할 거 같다~

지금 이 순간 보다 훨씬 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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