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V에서 <곰배령>의 풍경을 본 적이 있었다.
힘겨운 산행의 끝자락....정상에 올랐을때 눈앞에 펼쳐졌던 풍경이...지금처럼 따악 이랬다.
꿈속의 유토피아 세계처럼 쫘악 깔린 운무 ...바닥엔 천국처럼 야생화가 피어있었다.
사람들의 흥분된 표정과 떨리는 감탄사~~
그때 나는 TV속 화면만 보고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와아~ 저런 곳이 있었어?? 천국이네~저기가 어디지?? 어느 계절에 가야하는 거지?? "
검색의 달인....나는 검색하기 시작했다.
강원도 인제였고, 계절은 여름이었다.
그래~ 그랬던거야~
지금처럼 비를 뿌리고 난 뒤의 풍경이었던게지. 항상 그런건 아니었어~
빗속을 뚫고 고생하며 올랐으니 너희에게만 보여주는 거야~ 뭐 이러고 있는 듯~
곰배령의 그 모습만 보고...무슨 산 정상이 저렇게 평원이래??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의 이 대청봉의 모습 또한 드넓은 평원같잖아~
그렇군!! 어느 한 순간을 보고 우린 쉽게 평가하고 결론을 얻으려고 하고있었던게야~
삶이란...얼마나 기인 여정인가!!
기쁨도 한 순간...
슬픔도 한 순간...
만남도 한 순간....
그래~모든건 금새 지나쳐 버릴 찰라의 연속일 뿐이야!!
그러니 어느 한 순간에 집착할 필요가 하나도 없는거지.
그냥 있는 그대로 머물고...
그리고 떠나는...
그래야 그 기인 여정을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는게야~
그렇군!!
삶이란 그냥 사는것이야~
하느님께서 처음 나를 세상에 보내시며
'.....이렇게 살고 오라고 십자가 지어주신 그대로...'순명하며 사는것!!
모든것은 다 하느님께서 주관하시고....
나는 그것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의 눈을 갖는것....
히힛~
역쉬 신령한 산에 오니 도인이 되는 것만 같아~~
중청대피소엔 간단하게 버너를 사용해서 밥을 해서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코끝을 자극하는 얼큰한 라면 끓는 냄새....
역쉬 산에서는 라면 만큼 맛있는것이 있을까....
우리도 이것 저것 상차림으로 펼쳐 놓았다.
유부초밥, 볶음밥,오이,김치,깻잎장아찌....그리고 우리도 까를로 형제님이 무겁게 다 준비해 오신 버너와 코펠에 라면 보글 보글 끓이고...
와우~~글구 꼬냑이 있었군요~
그뿐 아닙니당~
보이시죵?? 이 커피 내리고 있는 진중한 표정의 바리스타 까를로 형제님...
커피도 출발 직전 갈아서 신선하게 준비해 왔답니당~
앞으로 우리 성모 산우회의 초특급 주방장으로 모십니다~
히힛~
글구 또...내가 구워간 초콜릿 브라우니....
완벽한 디저트까지....
우리...넘 수준이 있는것 같아여~ㅋㅋ
점심을 아주 수준있게 먹고...ㅋㅋ
올라오면서 다 마신 커피 보온병에 다시 커피를 가득 내려 담고...우린 다시 출발했다.
아무리 우비를 입었어도 워낙에 출발직전 부터 맞은 비라서 몸도 축축하고 정상의 낮은 기온으로 한기가 온몸을 감싸고 돌기 시작했다.
가브리엘 형제님이 올라오시는 내내 힘들어 하시더니 아무래도 몸살기가 있으신 지 우비를 덧입고 무장을 하신다.
비를 피하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추위를 막으려고 하신다고...
그래서 우리도 모두 오늘 산행의 대장인 가브리엘 형제님 따라 우비를 덧입고 출발을 했다.
지금부터 12킬로미터....
오후 4시까지 백담사를 지나 용대리까지 가서 합류하려면 빡센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하산길이니 쉬지말고 빡세게 걷죠 뭐~"
"그려~ 내가 내려가는 건 1등 자신있어~" 프란형제님도 한술 더 뜨신다.
오옷~ 자신만만한 자세들..
중청대피소에서 봉정암까지 내리막길은 오색에서 올라올때와는 달리 마치 잘 가꾸어 놓은 수목원 숲길을 걷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부터 백담사로 가는 길과 설악동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왼편....봉정암으로 해서 백담사까지...
헉!!
근데 가브리엘 형제님 다리에 쥐가 났다.
응급처치 들어간다.
스테파노 형제님을 대신하여 간이 수지침으로 토마스 형제님 출두하시고...
특급요리사에 응급처치사까지...까를로 형제님 다리 맛사지 들어갔다.
오옷~ 산에 오면 모든 사람이 다 주특기가 살아나는구낭~~
아기자기한 숲속길...
그런가 하면 또 가파른 길이 나오고....
그래도 내리막길이라 힘들지 않다.
아니~ 이 신령한 산의 대기가 얼마나 셀것인가~
우리 온몸에 빡센 기운이 가득 차 있음에....ㅎㅎ
어느듯 작은 가게와 산장이 하나 나타났다.
우린 그곳에서 비를 피할겸 잠시 쉬면서 가브리엘 형제님의 다리를 좀 더 풀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우리처럼 이렇듯 무박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않고
거의 백담사나 용정암이나 산장에서 하루 묵고 올라오는 사람들이었다.
이렇듯 깊은 산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것.....와우~~
또 낭만병이 돋기 시작한다.
오옷~
여긴 뭔곳인데 이렇듯 사람들이 공을 들여 돌을 쌓아가며 간절한 소망을 빌었을까....
이곳은 다른 그 어떤 곳보다도 신령한 곳인가보네~
으흠~ 그냥 갈 수 없지!!
소원빌것이 어디 한두가지여야지~
헉!! 아까 대청봉에서 마음 다 비우고 왔는데...ㅋㅋ
아니 아니~ 나를 위한게 아니라 내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그러고보니 또 너무 많네 너무 많아~
와아~ 저 거대한 바위좀 봐~
저 높은 바위 위까지....완전 작품이네~ㅎㅎ
헉~~ 근데 나보고 빨랑 내려오라고 난리다~
여기 멋지다고 하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당장 내려오라고....
도대체 뭐가 있길래.....
기대하시라~~ 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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