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둥 둥~~~짜안~
허어걱!! 이게 뭐얏!!
대청봉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동안 이렇다할 커다란 바위하나 없다가 눈앞에 터억하니 나타난 이 광경에
그만 감탄사 보다 숨이 턱...하고 막혀온다.
나의 이 놀라운 표정에 일행들 모두 웃느라 정신없다.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잘하는 내가 이 어마 어마한 광경을 보고 어떠할 지 뻔히 알고들 계셨기때문....ㅎㅎ
한동안 얼음땡이 되어있다가 정신 차리고 단체사진 들어갔다.
아!! 그런데...안타깝게도 사람을 넣고 찍자니 역광이다.
놀라울 만큼 아주 가까운 근경인데도....밝은 날씨에만 잘 찍히는 고장난 카메라로 찍자니...ㅠㅠ
기암괴석에 둘러쌓인 곳에 자리잡고 있는 봉정암....그냥 불자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도 신령한 기운이 넘쳐날것만 같다. 그래서 일까....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공양을 드리기 위해서 몰려드는 것만 같다.
오늘은 아마도 부산 통도사 신도들의 우리 천주교 신자들의 피정같은 큰 행사가 치뤄지는 날인듯....
안내 표지판에는 빼곡한 예약 일정이 잡혀져 있었다.
봉정암은 설악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이다.
해발 1244미터로 5월 하순에도 눈꽃을 볼 수 있는 암자로 백담사에서 대청봉을 향하는 내설악에 최고의 절경을 이룬 용아장성 기암괴석군에 속해있다.
내설악 백담사의 부속 암자로 신라 선덕여왕 13년(644년) 에 자장율사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려고 짓기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후 원효대사와 고려 때는 보조국사가,조선 때는 환적스님과 설정스님이 쓰러진 암자를 다시 중창했다 .
사찰에서 약수 한사발을 들이키고 신도들 사이를 뚫고 다시 백담사를 향해 내리막 길에 들어섰다.
그때부터 내 시야에 펼쳐진 장관을 뭐라고 말로 표현할까.....
한겹 베일을 두룬 기암괴석들....
여기...듕국아니예욤??
여기 설악에 오기 전...중국 동티벳,캉딩에 가고 싶어 몇날 며칠을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었다.
들어가면 갈수록 오묘하고도 위대한 중국의 대자연에 완전히 빠져들어 이제껏 관심도 없었던 중국의 넓디 넓은 땅덩이를 탐닉했다.
그런데....오늘 여기...이 순간...
운무에 뒤덮인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설악의 산자락은 마치 내가 사진으로 보던 중국의 대자연의 일부같아 보였다.
대청봉을 향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봉정암을 향해 산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은 내려가는 우리를 보며
'부럽다고...' 한마디 인사에 덧붙여 건네며 오르고 있었다.
아!! 여보세요~~코앞만 보며 걷지말고 위 좀 봐라보세요~
얼마나 어마 어마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지를 ...좀 보세요~
그러면 금새 내 안에 싱그런 에너지가 충전되어 힘들지 않아요~
나는 힘들어서 숨을 헐떡이며 산을 오르고 있는 그들이 정말 안타까웠다.
어느 누구하나 이 엄청난 광경에 감탄하는 이도 없었고, 사진을 찍는 이도 없었다.
그저 가파른 산을 오르는 일이 힘에 부치기만 하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백담사에서 부터 이곳까지 걸어왔으니 체력의 한계를 이미 지나쳐 오로지 불심만으로 오르고 있는 지도 모를일이긴 하다.
이들은 산악인이 아니라 봉정암으로 성지 순례겸 불심을 배우고자 오는 이들이었기에....
아!! 그래도 그렇지~
위를....전체를 ....좀 보면서 여유를 갖고 오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이지 이들이 이 광경을 못보고 가면 어쩌나~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삶도 그렇겠지??
오직 목표를 향해 쉬지않고 정진할때 물론 빨리 오를 수 있겠지만, 얼마나 힘들고 지칠까...
재미도 없잖아~
오늘처럼 이렇게 운무에 휩쌓인 신비로운 자연의 경이로움도 못보고, 감동도 못 느끼고....
하긴...그들때문에 오늘의 풍요가 있고, 여유가 있는건가??
에잇~ 그런 사람은 지구를 구할 사람 몇만 있으면 돼~
오히려 남을 해하고 지구를 멸할...그런 위기로 몰고 가는 사람이 더 많잖아~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사람이 어쩌면 지구를 구하는 사람인 지도 모르는 거야~
하느님이 사랑하는 사람....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
헤철하면서 사는 인생....ㅎㅎ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도 이젠 개미보다 베짱이가 더 매력있어 보인다니....
그거 너무나 여유롭고 풍요로와서 좋은 것 같아~
왠지 개미는 '먹기위해서 사는 것' 같고, 베짱이는 '살기위해서 먹는 것' 같잖아~^^*
ㅎㅎ
어디선가 베짱이가 기타치면서 노래하고 있는것만 같다~ 푸훗~
에공~
그만 헤철하고....빨랑 내려가자~
Franz Peter Schubert (1797 - 1828) / Im Abendrot, D799
Gerold Huber, Piano
F.P. Schubert / Im Abendrot (저녁노을 안에서) / Bernarda F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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