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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남해....

나베가 2010. 6. 14. 09:29

가천 다랭이 마을을 떠나 또 남해 바다길을 달린다.

 

 

 

 

 

 

 

 

하도 오래되어서 여기가 어딘 지 모르겠다~ㅠㅠ

암튼...남해 바다 어디일텐데...

담에 또 가면 눈에 익어...아~ 여기 예전에 왔었던 곳이다~ 뭐 또 이렇겠지~ㅎㅎ

 

넓은 모래사장이 눈에 띠어 차에서 내려 바닷가를 걸었다.

아직은 인적이 드물어 마치 겨울바다에 온것같은....적적함이 또 좋다.

모래사장 가까이 가니 파도에 밀려들은 잔돌이 많기는 하지만 모래가 얼마나 고운지...

마치 얼굴에 발라도 될것같은 파운데이션 분가루 같았다.

 

 

 

 

나는 조금은 쓸쓸한 바닷가를 거닐며 마치 바다를 사진 찍어주듯

여기 저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래~ 너도 찍어줄께...

으응~ 기둘려~너도 찍어줄께....

뭐...이런 마음으로...ㅋㅋㅋ

 

 

 

 

 

 

 

저만치 꼬마들이 있네~

이 근처에 사는 애들인가??

으음~그런것 같아.

너네들도 한컷 찍어줄께~ ㅎㅎ

 

 

 

ㅋ~

당신도 찍어줘야징~

고독을 씹고 있는 멋진 사나이 같은뎁??

 

 

 

오옷~

날렵해욧~ㅋㅋ

 

 

 

 

우리동네는 아직 목련이 몽우리도 안졌는데 이곳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이곳은 진짜 남해.....ㅎㅎ

남쪽 바다가 아닌 도시 남해다.

 

예전에 여행책 몇권을 들고 남편과 여행 하던 중 서해안을 시작으로 전라남북도를 거쳐 경상도로 넘어와 여수를 갔었다.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까페를 찾아 돌산섬에 갔었는데...

비는 부술 부술 내리고...얼마나 멋졌는 지...

그 운치를 잊을 수 없어 그 이후에도 몇번을 가서 머물고 왔었다.

그때...

섬으로 가는 배를 타려다가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배가 끊겨서 난감해 하던 차에 선착장내에 있는

여행사를 찾았었다.

그때 그 여행사 직원이 안내해준 환상의 바다여행...

남해로 가서 무조건 길이 있으면 지도를 보지말고 도로 표지판도 볼거 없이 바다쪽 길로 가보라고...

그때 그 여행을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오늘도 그때의 추억을 찾아 남해로...

바다길을 달리다 보니 포구가 나온다.

또 울 남편 물고기만 보면 정신 못차린다. ㅋㅋ

 

 

 

한켠으론 산이 둘러쌓여 있고, 머얼리 아름다운 섬도 보이고...

포구인데도 물도 너무나 깨끗하고....

자그마한 아름다운 포구였다.

 

 

 

 

 

마악 고깃배가 들어왔다.

우린 얼른 그곳으로 달려가 내리는 고기들을 구경했다.

셀수도 없이 여러번 커다란 고기들을 배에서 건져내어 통에 담아 옮기는데,

그 광경이 신기해서 우린 넋을 놓고 바라다 보았다.

도미였는데, 정말 어쩌면 그렇게도 고기가 큰지...

 

그런데...도미가 그렇게 많이 잡히나??

순간 도미도 양식을 하나???

의구심이 들긴 했다.

물고기 크기들이 한결같은게 너무나 크고 많았기때문에...

 

 

 

 

 

그러고 보니 까마득한 시절...신혼여행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울 남편 자고 있는 날 깨워서 데리고 나간 곳이 바로 포구였었지~

한창 배에서 내리고 있었던 건 자그마한 물고기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멸치고 바짝 마르기 전엔 상당히 크기가 크다는 걸 처음 알았다.

충청북도가 고향인 난 바다 구경을 해수욕장에 가는 것 말고는 그리 찾아 갈 여건이 아닌 지라

생 멸치를 본일이 없으니, 생전 처음 멸치를 봤던것...

신기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남편에게 전염되어 물고기에 그리 관심이 없던 난.....쫌....ㅋㅋ

 

어디 그뿐인가~

그후 곧바로 해외에 나가게 되었는데, 또 바다....

인천 앞바다에 가서 그땐 횟집 앞 커다란 어항들을 보며,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암튼 물고기란 물고기의 이름을 죄다 가르쳐 줬었어~

에고~ 철없는 울 남편....남편없이 시집살이 할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데...

물고기 이름이나 가르쳐주고....ㅠㅠ

 

그렇게 해외 파견 근무 나갔다가 돌아와서 처음으로 여행을 간곳이 또 삼척.....

에고~~난 지리 시간에 배운 삼척이 탄광만 있는 줄 알았다니...

또 고깃배 드나드는 포구엘 간거쥐~

그렇게 난 그 후에도 여행만 가면 물고기 구경을 하고 다녔던 거야~

ㅋㅋ

 

 

 

그후...민물 낚시에 빠져들고 부터는 또 여행만 떠나면 이젠 저수지만 보는거야~

난 한참 수다떨고 있는데....

울 남편은 무심코 가다가 "헉!! 저수지닷~" 그러는 거쥐~

하도 그래서 내가 이름을 다 바꿨다니.....

"저 수지"로  ㅋㅋ

뭐~ 내 성씨도 '나'씨이니 쫌 겸손 해진거쥐~

 

이제는 나도 능구렁이가 되어 ...아니, 전염되어 저수지만 보이고, 포구만 보이고...

물고기 구경이 재밌다는거...

이래서 부부는 살면서 서로 닮아간다고 했던가??

그렇지 않음 살 수 없으니 자생력이 생긴건가~~

ㅋㅋ

나도....바다...아니 멋드러진 풍경의 바다도 좋지만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포구를 구경하는게 좋다.

조용한 저수지도 좋구...

물고기 구경도 좋다.

입이 귀에 걸린 남편을 보는건 더욱 좋다.

ㅋㅋ

 

 

 

시간상 이번에는 남해길을 다 돌기에는 너무 무리라서 아쉽지만 그냥 돌아 나왔다.

남해대교 앞에서 차 한잔 하며 전망을....

 

 

 

 

 

 

 

예전엔 우연히 다리 밑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끝도 보이지 않게 피어있는 유채꽃을 보고 감탄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심지 않았는 지, 아직 피지 않았는 지....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아직 안피었대나~~

어쩌면 이미 차를 움직인 뒤라서 그렇게 말했을 지도 모르고....ㅎㅎ

 

올라오면서 잠시 친정에 들러 엄마 모시고 나가 저녁먹고...

느지막히 집에 도착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칭찬릴레이에 행복 바이러스에 빠져보기도 하고....

고즈넉함속에서 추억에도 젖어보고...

친정엄마까지 보고와서 더욱 좋았던 여행이었다.

 

 

 

 

 

 

 

 

 
Handel (1685 - 1759)
Pastoral Ode '목가적 노래'
L'Allegro, il Penseroso ed il Moderato, HWV 55
As steals the morn upon the night
명랑한 사람, 우울한 사람, 온화한 사람
새벽이 밤을 훔쳐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