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2. 31. PM.11
브뤼셀 ....깜빠니아 에어포트 호텔에 도착하다.
무척 기대했던 유로스타는 그저 기차에 불과했고....
잔여 좌석이 많아서 모두들 흩어져서 혼자서들 편안하게 거의 반은 자면서 브뤼셀에 도착했다.
그런데 버스기사가 호텔을 찾지 못해서 오랜시간을 헤맸었나보다.
난 사실 그저 좀 외곽에 호텔이 있나보다 생각했는데, 가이드가 설명을 붙인다.
호텔에 도착하니, 세상에~ 직원은 벌써 퇴근했다고 하고, 우리는 버스에서 가이드를 기다려야 했다. 한참만에 키를 받아들고 우리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깜깜한 곳을 위 아래로 방을 찾아 헤매고 다녔다. 낑낑거리며 가방을 들고 2층에 겨우 올라갔는데, 우리방은 또 아래층에 있단다.
모두들 방찾아 삼만리를 다니느라 바퀴소리가 온밤을 시끄럽게 했다.
올것이 왔나보다.
정말 이제부터 가이드 말따나 욕조도 없는후진호텔의 길로 접어들었나 보다....하며 우리는 웅성거렸다.
호텔옆에 별실처럼 있는 예쁜 Restaurant 에는 연말파티를 하는 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리는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방문에 키를 넣어 돌렸다.
와아~ 생각보다 방안은 아주 아늑하고 따듯했다.
"와아~ 좋다~너무 따듯해!!"
이수씬 좋다고 소리치며 침대에 벌렁 누웠다.
우린 대충 짐을 던져놓고, 영업이 끝났을거 같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망년회를 하기위해 아까 본 그 Restaurant 으로 갔다.
예상했던 대로 영업은 끝났고, 자기들은 예약된 파티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섭섭했지만 주위에 보이는 건물이라곤 우리 호텔외에는 불빛조차 보이질 않았으므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방으로 옮겼다.
이럴줄 알았으면 와인이라도 한병 사가지고 들어오는건데...
와우~세상에 기대했던 망년회를....그냥 자야하다니.....ㅠㅠ
샤워를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뒤 차를 한잔 마시고 있는데....갑자기 폭죽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너무나 망년회를 기대했던 터라 그냥 그위에 쟘바만 걸친 채로 밖으로 뛰쳐 나왔다.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폭죽이 연신 터지며 그래도 나름대로 한해의 끝을 보내는 섭섭함을 달래주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걸로 봐서 개인들이 터뜨리고 있는것 같았다.
후후후...
맨살에 거의 쟘바만 걸쳤는데도 하나도 춥지않았다.
이 폭죽소리에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도 나와 이수씨 뿐이었고...
"벌써들 자는거야...아님 이렇게 낭만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거야~
정말~ 오늘 이게 뭐야...이렇게 그냥 자기 넘 아쉽다~"
"언니, 옛날에 내가 여행갔을때 Bar 에서 연말을 맞은적이 있었거든.
얼마나 당황스럽고 웃겼는 줄 알아?
드디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거야.
ten, nine, eight, seven,......three,two, one,..........
.........................
'와~아~'하고 소리치며 날뛰려던 난 이 순식간에 찾아든 침묵땜에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모두들 파트너와 꼬옥 껴않고 Kiss들을 하느라 그야말로 '적막' 그자체였어."
"와~아~ 낭만적이다. 죽기전에 꼬옥 한번 해봐야 돼.
푸 하하하...."
우리는 이 웃음으로 방안을 가득 메운 체 아쉬운 2003년의 마지막 밤을 그렇게 끝맺음 했다.
2004. 1. 1. 목요일.
벨기에 브뤼셀~프랑스 파리..
지쳤던 몸이 이제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것 같다.
오늘은 두터운 쟘바를 벗어 버리고 대신 속옷을 따듯한 앙고라 폴라 T셔츠에 7부 모직 바지를 입고 털달린 빨간 모직 쟈켓을 입었다. 그리고 혹시 추울것을 대비해서 컬러풀한 커다란 울 머플러를 챙겨들었다.
가이드가 떡국을 한번 부탁해 본다고 했었는데, 그냥 아메리칸 조식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실 몇몇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어수룩한 한식보다 차라리 맛있는 현지식을 더 좋아하는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왔는데도 아직껏 주위는 깜깜했다.
8시 출발이었으므로 재빨리 짐을 챙겨들고 버스를 타기위해 나섰는데, 멀리 산등성이 위로 어둠이 푸르름과 뒤엉키며 타는 듯 붉은 태양빛이 물감 번지듯 번져나고 있었다.
"와~아~ 기막히다."
정말 난 복이 많은 사람이다. 이렇게 먼 타국에서 새해 첫날 , 그것도 우연하게 일출을 보다니...
이수씨와 난 사진을 한바탕씩 찍고 정신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일출 봤어요?"
"아뇨. 어디요~?"
내 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시차를 다투며 내려가서 사진들을 찍고 왔다.
그제서야 버스 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너무나 예쁜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어머~저건 뭐야~ 너무 예쁘다~"
세상에 그 건물은 우리가 묵고 나온 호텔이었다.
호텔이라기 보단 책자에서 흔히 보는 그런 유럽의 전형적인 3층의 팬션같은 것이었다.
이제서야 어젯밤 엘리베이터도 없이 외부 계단으로 오르락거리며 투덜댔지만 방안이 예쁘고 아늑했던 까닭을 이해하게 되었다.
뛰어 내려가 기념사진을 한장 찍으려 했지만, 버스가 출발하려 해 찍지 못했다.
오늘부터 이틀동안은 프랑스 기사가 끄는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는데....역시나 프랑스인이라서 인지 곤색 롱코트를 입은 패셔너블한 기사였다. 후후...
어제 묵은 호텔이 브뤼셀에서 한참을 벗어난 외곽이었는 지, 어슴프레함을 깔고 있는 자연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멀리서 동이 터오르는 붉그스레함이 도로가 가로수 위에 걸쳐지면서 아름다움은 한껏 더 했다.
What a Wonderful World / Medina Music School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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