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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돌린과 만돌린을 위한 음악들>

나베가 2008. 11. 28. 04:01

<만돌린과 만돌린을 위한 음악들>
 

청취자 유원찬 님은 비발디의 ‘만돌린 협주곡 C장조’를 통해서
만돌린 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기타보다도 맑고 고운 소리가 참 매력적이셨다면서
글 올려주셨구요. 만돌린을 위한 다른 작품들도
감상하고 싶다는 의견과 함께,
비발디가 만돌린 외에 또 어떤 다른 악기로 음악을
작곡했는지도 궁금하다는 질문도 함께 주셨습니다.

 

기타와 비슷하게 생긴 만돌린은 류트 족에 속하는 현악기로
기타보다 울림통이 작고 둥글게 생겼는데요.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던 만돌라의 축소된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해서 밀라노와 나폴리를 중심으로 유행합니다.

서정적인 독주곡이나 오페라에서 등장 인물이 부르던
아리아의 반주 악기로 쓰이던 만돌린을
협주곡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인물은 비발디였는데요.
비발디가 남긴 만돌린 협주곡은 모두 두 곡으로,
유원찬 님이 처음 들으셨다는 ‘만돌린 협주곡 C장조’는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등 여러 편의 영화나 광고에
삽입되어 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이구요.

이 곡 외에도 비발디는 ‘두 대의 만돌린을 위한 협주곡
G장조‘도 함께 작곡했는데, 특히 이 곡은 두 대의 만돌린을 독주 악기로 사용한
최초의 협주곡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언제, 누구를 위해
작곡되었는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비발디의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는데요.
비발디 사후에 후대 음악가들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해서
오늘날에는 대표적인 만돌린 작품의 하나로 알려져 있죠.


바이올린처럼 당시에 독주 악기로 널리 쓰이던 악기 외에
숨은 악기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려 했던 비발디의 시도는
다양한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낳았는데요.
만돌린을 위한 협주곡 외에도, 관악기 중에서 가장 높은 음역을 넘나드는
피콜로를 위한 협주곡 두 곡을 비롯해서
낮은 음역을 담당하는 반주 악기로 주로 쓰이던 첼로를 위한 독주 소나타와 협주곡도
서른 곡이 넘게 남겼습니다.
 
그 외에 아름다운 음색으로 ‘사랑의 비올라’라는 이름이 붙은
비올라 다 모레와 부드러운 음색을 자랑하는 관악기
바순을 위한 협주곡 등도 비발디의 폭넓은 음악 세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작품들인데요.
악기의 영역을 제한했던 당시의 편견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려 했던 비발디의 시도는
그 뒤를 잇는 음악가들에 의해 더욱 활기를 띄게 됩니다.

18세기 중반에 활약한 도메니코 카우디오소나
조반니 파이지엘로 등은 비발디 작품에
영향을 받은 만돌린 협주곡을 선보인 대표적인 인물들인데요.
특히 조반니 파이지엘로는 만돌린 음악이 발달한 도시,
나폴리에서 활동하면서, 나폴리 만돌린의 전통을 계승한
협주곡을 남겼습니다.
파이지엘로 같은 작곡가들의 활약으로, 나폴리 만돌린은
19세기에는 현대식 만돌린으로 개량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