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의 합주 협주곡에 대하여>
‘음악을 듣다 보면 ’합주 협주곡‘이라는 형식의 곡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정확히 어떤 형식의 음악인가요.
또 합주 협주곡을 많이 작곡했다는 코렐리의 작품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하시면서, 한은경 님이 질문을 올려주셨어요.
‘콘체르토 그로소’라고 부르는 ‘합주 협주곡’은
17세기 초반에 등장해서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기악곡으로
자리잡았던 중요한 음악입니다.
흔히 협주곡하면 독주자 한 사람이 무대로 나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고전 협주곡을 떠올리지만,
바로크 시대의 합주 협주곡은 독주자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으로 이루어진 독주 그룹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는데요.
한 대가 아닌 몇 대의 악기로 함께 연주하는 합주 그룹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한다고 해서,
‘콘체르토 그로소’, ‘합주 협주곡’이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이죠.
1600년대 초기에 등장한 합주 협주곡은
두 대의 바이올린와 하프시코드를 주축으로 한
트리오 소나타와 비슷한 편성의 독주 그룹이 있고,
여기에 현악기 위주의 오케스트라가 가세했는데요.
이 때, 독주 악기로 이루어진 그룹은 ‘콘체르티노’라 부르고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리피에노’(ripieno)라고 불렀습니다.
‘리피에노’는 ‘채워넣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인데,
오케스트라가 콘체르티노 그룹과 대화하듯 주고받는 동시에
콘체르티노가 연주할 때 화성을 채워주는 역할도 했기 때문에
‘리피에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죠.
합주 협주곡의 두 그룹에 이런 이름을 붙이면서
악곡의 틀을 만든 사람은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라는
작곡가였는데, 주로 로마에서 활동하던 그의 음악은
동료 음악가였던 코렐리의 음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코렐리는 스트라델라의 작품을 바탕으로,
합주 협주곡의 모델이 될만한 악장 구성과 형식을 제시했는데,
빠르고 느린 악장이 번갈아 등장하는 코렐리의 합주 협주곡은
보통 세 개에서 여섯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졌고,
때로는 한 악장에서도 템포가 자주 바뀌면서
한층 다채롭고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그의 ‘합주 협주곡집 Op 6’에 수록된 열두 곡은
초기 합주 협주곡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죠.
코렐리의 ‘합주 협주곡집 Op 6’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1714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출판되었는데,
그의 작품을 접한 후배 음악가들은 코렐리의
합주 협주곡을 바탕으로, 한층 세련된 양식을 선보입니다.
코렐리를 이어받은 대표적인 음악가로는
프란체스코 제미니아니와 주세페 토렐리를 들 수 있는데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를 떠돌다가
말년에 볼로냐로 돌아온 토렐리는 1701년 이후,
마지막 창작열을 합주 협주곡 작곡에 쏟았습니다.
특히 토렐리는 빠른 악장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느린 악장,
그리고 다시 빠른 악장이 이어지는 3악장 구조를 확립했고,
독주와 합주가 교차되는 부분에서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등
후기 합주 협주곡의 큰 틀을 제시했는데요.
그의 이러한 음악은 훗날 비발디 작품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바로크 시대가 무르익어가면서 합주 협주곡의 독주 그룹,
즉 ‘콘체르티노’에 쓰이는 악기도 다양해졌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는
플륫이나 오보에 같은 관악기가 가세해서,
콘체르티노 안에서도 한층 다양하고 풍부한 앙상블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기타 > 음악관련(음악가, 음악백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로크 시대의 폴리아> (0) | 2008.11.28 |
---|---|
<바로크 춤곡, 샤콘느와 파사칼리아> (0) | 2008.11.28 |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의 줄거리와 작품 해설> (0) | 2008.11.28 |
페르골레시의 생애와 주요 작품> (0) | 2008.11.28 |
<바로크 음악 전문 성악가들> (0) | 2008.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