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오페라 '세르세'의 줄거리와 작품 해설>
청취자 이상훈 님은 헨델의 오페라에 대한 질문을
주셨는데, 평소 ‘세르세’에 나오는 ‘나무 그늘 아래서’를
즐겨 들으시는데, 전체적인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는 글을 올려주셨어요.
사실 오페라 한 편은 전부 감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유명한 아리아를 들을 때, 작품 전체의 내용을 알고
이 곡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는 지를 알고 듣는다면
음악을 더 깊게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헨델의 대표적인 오페라
‘세르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1738년에 완성된 오페라 ‘세르세’는 헨델이 그의 나이,
쉰세 살에 작곡한 작품인데요. 주인공인 세르세는
그리스를 정복한 페르시아의 왕으로,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오페라의 이야기는 페르시아의 왕 세르세가
한 순간의 감정으로, 동생의 연인을 차지하려 했다가
잘못을 뉘우치고 옛 연인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인데요.
어느 날,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던 세르세는
아름답게 노래 부르는 로밀다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로밀다는 세르세의 동생 아르사메네의 약혼녀였고,
세르세 역시 아마스트레라는 약혼녀가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나서는 안 되는 사이였는데요.
사랑에 눈이 먼 세르세는 약혼녀와 동생에게 등을 돌리고,
로밀다와 강제로 결혼식을 올리려 합니다.
결혼식이 열리는 날, 식장에는 세르세로 변장한
그의 동생 아르사메네가 대신 나타나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로밀다와 결혼식을 올립니다. 뒤늦게 식장에 온 세르세가
동생을 향해 분노의 칼을 겨누는 순간,
세르세의 옛 연인 아마스트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녀는 세르세의 눈앞에서 죽는 것이 나의 복수라며
스스로를 향해 칼을 들이대고, 이 모습을 본 세르세는
연인을 배신하고 억지로 사랑을 얻으러 했던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세르세는 아마스트레에게서 칼을 빼앗고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네 사람이 다시 각자의 연인에게로
돌아오면서 오페라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1738년 완성된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는
오페라로서는 거의 마지막에 작곡한 오페라인데요.
‘거지 오페라’ 같은 영국 특유의 희극이 인기를 얻고
파리넬리를 간판으로 내세운 경쟁 극장에 밀리면서
오페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이 시기 헨델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 무렵 완성된 세르세는 그가 마지막 열정을 쏟은 대작으로,
이후에도 ‘아르고스의 주피터’를 비롯한 서너 개의
오페라를 더 작곡했지만 ‘세르세’가 가장 유명합니다.
함부르크에서 오페라 작곡가의 꿈을 처음 꿨을 때부터
오십이 넘어서까지, 오페라는 헨델이 가장 애착을 가졌던
음악이었죠. 그는 1705년 발표한 첫 번째 오페라
‘알미라’를 시작으로, 1741년 ‘데이다미아’까지
마흔 편이 넘는 오페라를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1711년 ‘리날도’, 1724년, ‘줄리오 체자레’,
1725년 ‘로델린다’, 1735년 ‘알치나’ 등은
오늘날에도 널리 연주되는 작품들입니다.
글: 정주은(새아침의 클래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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