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7년)

슈튜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2007.6.26/예당

나베가 2007. 6. 26. 01:07

슈튜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따스한 현과 가득찬 관의 울림은 마치 흑백 사진이 종이에 서서히 인화되며 하나의 생명으로 탄생하는 느낌이다.
- 뉴욕 타임즈 2007. 3.30

놀랍도록 정제된 사운드와 잘 훈련된 연주를 선보이는, 그토록 훌륭한 앙상블을 만난다는 건 참으로 드문 일이다.
- 덴버 포스트 2007. 3.

 

 

 

 

◈ 들으면 들을수록 깊고 오묘한 바흐의 작품과 유럽 최정상 실내악단의 만남

세계 4대 체임버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유럽에서 최고의 실내악단으로 손꼽히는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1945년 창단 이후 독일의 저명한 지휘자 칼 뮌힝거(Karl Muenchinger)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우수한 연주자들을 모아 편성한 악단으로, 데뷔 때부터 대성공을 거두었다. 악단의 정식멤버는 제1바이올린 5, 제2바이올린 4, 비올라 3, 첼로 3, 콘트라베이스 1명 등 총 16명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악곡에 따라서는 객원연주자도 참가시키고 있는데 프랑크 페터 짐머만(Frank Peter Zimmermann), 야노스 스타커(Janos Starker), 드미트리 시코베츠키(Dmitry Sitkovetsky), 크리스티안 자하리아스(Christian Zacharias), 얀 가바렉(Jan Garbarek)과 같은 거장 솔로이스트들과 함께 협연했다.

◈ 바흐의 독보적인 해석으로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바흐 페스티벌에 초대받아 최고의 바흐 연주라 격찬 받은 이들은 합주기술이 매우 뛰어나며, 낭만파시대의 영향에서 벗어난 바흐의 연주와 현대음악에의 뛰어난 해석으로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들은 바흐 음악을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것 자체의 위험성 위에 바흐가 이루어 놓은 형식까지 파괴하는 대담함을 선보이며 비로소 바흐의 그림자를 벗어나 바흐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21세기 음악보다 더 현대적인 곡이라 일컫는 ‘푸가의 기법’, 하프시코드 연주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하프시코드 협주곡 1번’, 그 외에도 그들만의 독특한 해석력으로 포장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골든베르크 변주곡’. ‘3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 그들만의 화려한 바흐 성찬으로 우리들의 귀를 한껏 격상시킬 것이다.

◈ 조용한 카리스마의 혁명

 

악장 벤자민 허드슨  Benjamin Hudson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허드슨(Benjamin Hudson)은 1975년에 창단된 컬럼비아 현악 4중주단에서 활동하며 엘리엇 카터(Elliott Carter), 존 케이쥐(John Cage), 모르톤 펠드만(Morton Feldman), 마리오 다비도브스키(Mario Davidovsky) 같은 현대작곡가들의 작품연주와 녹음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 외에도 클래리언 체임버 오케스트라, 뉴욕 팝스 오케스트라, 할렘 댄스 시어터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5년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임명된 이래 그는 여러 번 이 오케스트라의 솔로이스트와 음악감독으로 활동했고 타켓(Tacet) 음반사에서 상업음악을 처음으로 녹음하기도 했다. 그는 매년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 시즌마다 국내외에서 열리는 연주의 절반 이상을 지휘하고 있다. 1997년 일본과 한국 투어 동안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끈 후 영국, 스페인, 프랑스, 뉴질랜드, 브라질, 일본, 스위스에서 계속 초청받아 투어를 하고 있다. 2002년 3월, 그는 기타리스트 엘리엇 피스크(Eliot Fisk)와 바이올린, 기타, 바소콘티누어 버전으로 편곡된 바흐의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으며 한국의 굿 인터내셔널의 모노폴리 음반사와도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푸가의 기법’과 브람스 ‘6중주 소나타’, 그리고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 등을 녹음하였다.

◈ 바흐의 음악을 영원히 지속되게 만드는 바흐 연주의 귀재

하프시코드 요르그 할루벡 Harpsichord Joerg Halubek

이번 연주에 솔로협연을 하는 요르그 할루벡은 로버트 힐이 ‘내가 본 젊은 프로음악가 중 가장 주목할만한 하프시코드 연주자’라고 격찬을 한, 바흐 스페셜리스트이다. 2004년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14회 국제 요한 세바스찬 바흐 대회에서 최우수로 입상한 후 라이프치히, 안스바흐 그리고 아샤펜부르크 등지에서 개최되는 바흐 페스티벌에서 앞다투어 초청하는 유명 뮤지션이다. 또한 그는 오슬로, 파르마, 바젤, 뤼벡,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와 성 토마스 교회, 런던 웨스트뮌스터 사원(로만틱 윌리스 오르간), 체스터 사원 등에서 오르간 콘서트를 가졌다. 무엇보다도 그에게 가장 값진 경험은 독일의 오래된 질버만과 힐데브란트 오르간을 찾아 다니며 시리즈 콘서트를 벌인 일이다. 이는 2007년 3월까지 이어진 연속 14주 동안의 일요일 연주였는데 그는 독일 전역에 걸친 14주의 대장정 동안 바흐 오르간 전곡 연주에 자신을 온전히 쏟아 부었다. 그의 연주를 본 지휘자 헬무트 릴링은 ‘음악적 표현과 해석에 있어 탁월하며, 기술적 연주에 있어서도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고 평하였다.
2003년 이후 그는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하프시코드와 당대의 연주기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칼스루헤 음대에서도 오르간을 가르치고 있다.

 

이 공연을 놓친 아쉬움과 지옥같았던 순간...

 

티켓부스가 오픈하자 마자 예매했던 공연이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화려한 외출들이...식구들 모두가 다 제자리를 소리없이 걸어주었기에 가능했었다는 것을 ...

 

유럽 여행중이었던 딸이 베네치아에서 처음 피부에 이상이 생겼을 때만해도 단지 두두러기인가? 단순한 벌레에 물린것인가?

....이 정도만 생각했었다.

그냥 여행은 진행되었고, 처음 다리에 생긴 발진은 점점 심하게 부어올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심해졌다.

연고를 발랐지만 낳아지기는 커녕 점점 심해져서 혹시...독충?? 감염?? 등으로 생각이 치달아 로마를 떠나 런던으로 향할때에는

두려움이 극에 달해 가슴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로마에서 런던까지 도착해 연락이 닿을때까지 그 순간이...

 

런던에 가면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응급실 사정이 그렇게 여의치만은 않게 되어 한국인이 하는 한의원에 가서

혈관염증...인거 같다는 추측에 겁이 나기 시작...급기야 밤에 다시 대학병원 응급실로 ....원인을 모르겠다는 판명하에 약처방을 받고, 낼 다시 오라는 ...

발진은 귀까지 발갛게 부어오르고....

혹시 감염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들자, 그 순간 위급상황으로 급진전!!

 

7월 6일자로 노르웨이에서 들어오게 되었었지만, 항공권 급조...당일 런던발 아시아나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의 24시간은 지옥이 이보다 더할까...싶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세브란스 응급실로 직행....

하루동안 검사...그동안에 발진은 더욱 심해지고....

두려움은 극에 달하고...

담날부터 치료시작...

효과 보이기 시작...

그제서야 숨이 제대로 쉬어졌다.

하루일과을 마치고 집안식구 모두가 함께 할수 있다는 ....이 조용한 은총에 늘 감사해야 할일이다.

 

이제껏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하프시코드 독주 협연등 주옥같은 바흐음악을 놓쳐버렸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이 공연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발코니 귀염동이 소희가 대신 다녀 와서 보낸 메일을 후기로 대신해서 올려놓는다.

 

 

따님 안부를 여쭈어보고 싶은데,

조심스러워서 전화도 못 드리겠고,

괜히 긴급히 연락하실 수도 있는데, 누가 될까봐 이렇게 메일로 대신 드립니다.

 

이럴때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그저 저의 조그만 기도라도 하느님께서 좀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어제 슈트트가르트 챔버 연주 잘 다녀왔습니다.

 

일숙 어머니랑 앞 뒤 자리였어요.

명주 어머니도 오셨었는데 3층에 앉으셨고요.

 

어제 연주에서 가장 좋았던 건...

하프시코드의 현란한 음색를 들을 수 있었다는 거에요.

 

지금까지 들었던 하프시코드 연주는 그저 조용조용한 곡이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악기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들었던 레퍼토리에서는

어찌나 빠른 템포에 손가락이 안 보일 정도로 기교를 과시하던지요.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글렌굴드의 피아노곡만 들었었는데,

어제는 현악 챔버에 퍼스트 바이올린이 독주를 맡아서 색다른 감칠맛을 안겨 주었지요.

 

그리고 3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이 곡이 있는 줄 어제 처음 알았네요.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만 알았는데)

역시 바흐 특유의 대위법이 제대로 살아난 곡이었어요.

 

다성음악의 극치를 달리는 바흐 음악은 역시 감상하기에 좀 어려운 곡들이지만,

어제는 그냥 마음 편하게 들었지요.

 

몰랐던 레퍼토리도 알게되고,

하프시코드의 새로운 매력도 발견하게 된 아주 귀중한 감상이었답니다.

 

귀한 티켓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어머니의 티켓을 받아 뜻하지 않는 연주를 감상한 만큼,

따님께서도 별일 없이 무사히 완쾌하시면 좋겠어요.

오늘도 또 열심히 하느님께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