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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해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나베가 2007. 2. 12. 23:09
거대한 해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NAME : 나현희 DATE : 2006-11-22
EMAIL : ys0491@hananet.net VIEW : 86

잠시.. 망설였던 연주회였다.

같은 지휘자의 같은 곡을 또 들어야 하나....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많은

예매된 공연, 또 어울림 극장에서의 오랫만에 볼만한 공연 오페라 '나비부인'

까지 같은 날이어서  취소할까도 했던 공연....

 

그러나 지난 정명훈 지휘 연주회때 들었던 '전원' 의 그 아름답고도

서정적인...연주회 내내 꿈속을 헤맸던 그 느낌이 자꾸 살아나서..

또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의 거대한 밀물같은 2악장의 울림을 잊을 수 없어서 난 무리를 하기로 했다.

어울림 누리 4시공연을 보고, 또 달려서 예당으로 가기로...

 

아무리 시간 계산을 해봐도 '나비부인' 을 다 보고 가기엔 무리인 듯 싶었다.

아차 하다간 간발의 차이로 1부 공연 모두를 놓칠 수 있기에 마지막 10분...

휘날레를 포기하기로 했다.

마지막 1분까지 계산을 해서 나비부인이 자살을 하기로 맘먹고 칼을 들고

나서는 장면까지만 보고 기어서 나와 죽어라고 뛰었다.

 

이렇게 뛴 보람일까....

아니, 이미 예견된 감동이겠지^^

베토벤의 불멸의 작품..5번 운명교향곡과  6번 전원교향곡!

 

1부, 전원 교향곡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창조물 중에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다 모여 있는 듯...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은 여전히 꿈속에서 깨어날 줄 모르게 했다.

그런가 하면 5번 운명을 들으면서는 인간의 삶을 어찌 이렇게 장대하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새삼스럽게도 감탄이 일어났다.

 

문득, 전원이며, 운명이며...이 제목들을 정함에 있어서 어쩌면 이렇게도

기막힌 제목을 생각해 냈을까 싶기도 했다.

보통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때에 제목을 정하고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내면에서 부터 우러나는 것을 그리고 나서 제목을 부친다는 것이 떠오르면서

베토벤도 아마 그랬지 않았나 싶으면서...

 

2부에서 운명교향곡 연주가 시작될때...정명훈 지휘자의 폼은

정말 짜릿할 정도였다.

이어 오케스트라의 그 강렬함과 거대함과 웅장함이 압도 하기 시작했다. 

특히 2악장.....

나는 이 운명교향곡의 2악장을 너무나 좋아한다.

조용히 밀물이 들어오듯....서서히 차오르는 그 웅장함과 거대한 스케일!

왠지 모를 슬픔과 더없는아름다움, 까마득한 학창시절 추억까지....

인간 삶의 희,노,애,락이 완벽한 선율로 만들어져 메아리치고 있다는

느낌...

완전한 몰입속에 자아는 상실된 지 오래.....

드디어 피날레는 장대하게 울려퍼지고, 객석은 일순간에 함성으로 가득차 올랐다.

그 함성조차도 거대해서 금방 어디론가 당장 달려나가야 할것만 같은~

 

그렇게 열정적인 장대한 연주를 하고나서는 지휘자도 연주자들도

그저 소년처럼 함뿍 웃는다.

그 웃는 모습이 ...특히 정명훈 지휘자의 웃는 모습이

또 그렇게 순진 무구할 수가 없다.

 

오늘도 여전히....

본인도 또 말한다면서...예당 연주가 가장 좋다고...

중국, 우리나라, 그리고 다음에 일본 연주를 떠나는데, 여기 예당이 그중에서 가장 좋다고 연주자들에게 말했다고...

그러면서 원래 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는 심포니 보다는

'오페라' 연주단체라고 하면서 앵콜곡으로 오페라 연주곡을 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

세상에 오페라 연주단체라고??  이렇게 심포니 연주도 기막힌데,....

오페라 연주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이 흘렀다.

앵콜곡 이라기 보다는 마치 본공연의 서막을 여는 듯한...다시 공연이

시작될것만 같은 장중한 느낌이 나를 압도해 왔다.

그 중압감에  질려 버릴것 같은 .....

숨을 쉴수가 없었다.

 

너무나 멋진연주...

거의 멈추다 시피한 아주 아주 여린 섬세함부터 예당을 뚫고 나갈것만 같은

장대함까지...

오옷~~~ 

너무나 완벽해 보였다.

정말 짜릿한 순간!!!

 

이제 함성은 악을 쓰듯 느껴졌다.

지휘자는 더 이상 앵콜은 없다는 뜻으로 손을 흔들어 바이 바이를 했지만,

객석은 이제 절규로 바뀌는듯 했다.

그 절규도 ...끝내 더이상 앵콜은 없었다.

사실, 앵콜곡 한곡은 거의 본공연 이었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 이상이었다. 내겐....

 

 

오늘 공연...

객석은 정말 입추의 여지도 없이 합창석의 몇좌석만을 빼고는 1,2,3층이

한자리도 빈자리가 없이 만석인것 처럼 보였다.

이틀 공연이었는데....

어제 브람스 공연을 보고 오늘 또 달려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458년의 전통!!

역사와 전통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란걸 여실히 보여준 연주회였다.

 

다음엔 이들의 오페라 연주를 들으며 오페라를 보았으면,,,

하고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감동까지 미리 하면서..

 

2006년...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공연으로 가득했던...

아직도 남았는데..

낼 모레 베르비에&브린터펠 이 있고

25일 아르농쿠르가 있고;;;

 

그리고

벌써 2007년 시즌 공연이 발표되었다.

ㅜㅜㅜㅜ

설레임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