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비에 페스티발 오케스트라&브린터펠 리사이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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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레디아에서 주관한 쟁쟁한 공연들 중에서도 나로선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있던 공연이었다. 다름아닌 브린터펠때문에.... 그래서 110명의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기엔 약간 뒷자리가 훨씬 좋음에도 불구하고 터펠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가운데 앞에서 3번째줄에 예매를 했다.
무려 30여개국에서 모인 17세부터 29세까지의 영재들로 구성된 110명의 단원이 모인 대규모 오케스트라 단원임에도 불구하고 앞자리 단원들만 볼 수 있어서 규모의 웅장함도 잘 모르겠고, 뒷단원들의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좀 답답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사운드의 웅장함과 섬세함을 듣기에는 더없이 좋았고, 무엇보다 지휘자와 터펠모습을 보기엔 완벽한 자리였다.
처음 지휘자의 등장.... 아주 작은키에 길게 늘어뜨린 흰 머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지휘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멋지고 귀엽기까지 했다. 처음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연주할때, 수석 비올리스트와의 눈맞음에 방끗 웃는 비올리스트의 미소는 완전 살인미소 였다. 에긍~ 겉은 늙어가도 이눔의 청춘은 늙어갈줄 모른다고...어느 강연사가 말했는데...ㅎㅎㅎ^^ 어쨋든 연주내내 지휘자와 비올리스트의 연주모습과 미소는 내 시선을 잡아매었다.
오오~~ 터펠~~ 그의 거구가 뚜벅 뚜벅 당당한 모습으로 무대를 걸어 나올때부터 그는 무대를 장악한 듯 보였다. 그리고 살짝 짓는 미소...윙크까지.... 그러나 무엇보다 세종을 쩌렁 쩌렁하게 울린 그의 목소리는 탄성을 지르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부드럽고 섬세한 .... 저 밑바닥 저역부터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부를때의 그 고역음까지....그의 표정은 한편의 오페라를 보고 있는듯.. 몰입 그 자체였다. 정말 그에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오오~~ 그렇게 앞자리서 들었는데도 그의 호흡은 부드럽고 편안하기만 했다. 갑자기 그가 출연하는 오페라가 상상되면서 전율이 일어났다.
앵콜로 부른 웨일즈 민요와 두번째 곡 돈죠반니의 세레나데는 또 너무나 감미로운 느낌을 갖게 했다. 특히 두번째 세레나데를 부를땐 너무나 잊지못할 추억을 안겨주었다. 만도린반주에 맞추어 장미꽃을 들고 객석으로 걸어나와 여인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손에 키스하며....오오~~ 오늘 복터진 여인들이여!!! 며칠동안 손을 씻지 말아야 할터이다~^^
열열히 박수를 쳤다. 의외로 함성소리가 적어서 안타까운 맘과 함께..
2부...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쥴리엣'이 무척 기대되었다. 사실 타악기와 목관, 금관악기의 연주모습을 볼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그러나 현악기군의 아름다움은 가슴속을 에이듯 느껴졌다. 특히 제1 바이올린의 소리와 개인독주들의 연주가 너무나 좋았고, 다른 연주회에서 앵콜곡으로 여러번 들었던 '티볼트의 죽음'은 곡 자체도 너무나 멋지고 현란하지만, 정말 저렇게 어린 연주자들이 어쩌면 이리도 연주를 잘할까...정말 영재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을 지휘했던 세계 최고의 지휘자들이 떠오르며 이렇게 장래가 총망된 영재들을 보며 얼마나 마음 든든 했을까...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너무나 좋았는데...생각만큼 함성은 없었다. 앵콜곡으로 들려준 그리그의 페르퀸트중 아침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객석을 가득 메웠고, 곧바로 이어진 두번째 앵콜곡 헝가리 무곡이 연주될때는 뒤 객석에서부터 박수를 치기 시작했는데, 곧이어 지휘자도 계속 유도해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맺었다. 마지막에 지휘자가 기립박수를 유도한듯 했는데.... 사실...이들 젊은 연주자들에게도 터펠에게도 열열한 환호를 보내주고 싶었는데...박수만 손바닥이 저릴만큼 밖에 쳐주지 못했다.
나오면서 언니에게... 아마 많은 사람들이 프로코피예프곡을 잘 몰라서 반응이 적었을거 같다고...너무 잘했는데...안타까운 맘이 들어서 한마디 했다.
어쨋든 오늘!! 그렇게도 가까이서 터펠의 숨결, 눈빛, 윙크까지 다 느껴 보았으니... 소원하나는 풀은 셈이다.
오오~ 크레디아여!! 이제는 터펠이 열연하는 오페라를 보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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