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추억과 함께한 임마누엘 파우드 내한공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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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이니까 거의 10여년에 가깝다. 파우드가 내한공연을 했었던 때가...
수많은 공연을 다녀서 사실 기억에도 남지 않은 공연이 수두룩 하지만, 유독 파우드 98년 내한 공연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10년이나 되는 오랜 시간동안 남편과 함께한 몇번 안되는 공연이기도 하고, 이 공연을 이후로 독립선언을 하고 혼자서 공연장을 다니게 되었기도 하고, 싸인에 목메달고(?) 다니기 시작한 즈음이기도 하고... IMF 를 만난 직후라서 공연료가 엄청 쌌었다는..... 후후^^
당시에 너무나 꽃미남이라서 객석에는 어린 고딩과 대학생들로 가득했었던 ...아니, 팬싸인회 줄에는 온통 고딩과 여대생들로 끝모를 정도로 이어졌었다. 그 틈바구니에 내가 싸인을 받겠다고 서 있었으니.... 우리 남편 왈... 다 애들인데, 너만 나이많은 아줌마라고... 언제 싸인 받는다고 거기 서있냐고...밤새겠다고.... 생난리를 치는데도 굳세어라 금순아! 흔들리지 않고 싸인을 받았다는 역사가 후후^^
사실 울남편은 내가 클래식 음반을 듣고 있노라면 심수봉 음반을 찾아서 듣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을 플룻 리사이틀에 데려갔으니... 감미로운 재즈나 대중음악을 연주한 플룻의 소리만 생각하고 따라갔던 남편이 생전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작곡가의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는 공연내내 얼마나 힘들었을 지...그땐 몰랐는데, 차라리 지금은 상상이 가서 웃음이 난다.
지금 예전의 팜플릿을 찾아서 다시보니, 세상에... 그때도 이번 프로그램의 프랑크와 폴랑이 있다. 지금도 나도 잘 모르는 뒤티외, 상캉, 졸리베, 본, 그리고 폴랑과 프랑크의 곡을 연주했으니... 울남편.. 지리해서 몸태질을 하다가 드디어 하품까지~마음껏~ 으윽!! 근데, 하품을 얼마나 크게 했으면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게 아닌가!! 예술의 전당이 울리기라도 했던것인가!! 기침도 아니고, 하품을 했을뿐인데.. 놀랍기도 했고,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었다. 그후로 울남편은 절대로 공연장에 갈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나역시도 그 곤욕을 왜 주나...싶어서 독립선언을 했던 것이었다.
나는 그때 연주가 어땠는 지 기억에는 없지만, 어쨋든 잘생겨서였는 지,그의 음반도 사고, 사인도 받고 했었던걸 보니, 그때도 감동을 받았었던거 같긴 하다.
이번에 그가 다시 온다고 하니...이처럼 그때의 기억이 마치 컴터에 저장해 놓은 기록이 키하나로 다 나타나듯 그렇게 생생해 졌다.
드디어 그가 나타났다. 아~~역시 세월의 흐름은 어쩔수 없다. 꽃미남은 어느새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입술, 코는 그대로 인데...후후^^ 반면 또 에릭 르 사쥬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같았다. 이렇게 서로의 이미지가 다를까...^^
연주는 시작되었고... 내 옆자리 사람은 한악장이 끝날때마다 감동을 하고 난리가 났다. 근래에 목관악기의 아름다움에 푸욱 빠져있던 터라 내 마음은 그의 플룻선율에 벌써부터 포로가 되어 있었다. 호암에서 들으니 작은 공간에..더우기 2열 가운데서 봤으니, 그의 심연속으로 빨려 들어가기는 그저 딱이었다.
내게 매주 음악편지를 보내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이 공연장에선 소리도 소리지만, 그보다는 연주자 가까이서 연주자에게 몰입을 해보라고.... 훨씬 감동이 백배된다고...나보고도 자리를 업그레이드 시켜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래, 연주가 좋았고 나빴고를 떠나서 그와의 교감을 나눌수 있으면 감동은 이미 꽉찬거야~
앵콜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재즈를 2곡이나 연주했는데.... 이 늦가을 정취엔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곡이었다.
오늘도 일숙언니와 난 ...따따블로 두개의 공연을 예매해 놓은 터여서 슬그머니 시계를 보고는 똑같이 웃었다. 언니는 세종에서 7시, 난 예당에서 8시 공연이었다. 우린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예의도 아니려니와 또 너무나 아름다워서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그래, 몇곡 포기하는 거야...'
싸인회에서 그를 가까이 볼 기회를 빼앗겨서 안타까웠지만, 크레디아에서 파우드 신반에 싸인을 받아놓을 예정이라 했으니, 미련없이 죽어라고 뛰었다. 다행히 나는 늦지 않았다.
담날.... 남편에게서 전화가 와서 옛날얘기와 함께 그 풀루티스트가 와서 공연에 갔다왔다고...벌써 10년가까이 되었다고 했더니, 그 세월의 빠름에 놀라워 하면서 한마디 했다. '에이 그 플룻공연은 너무나 어려웠어!' ㅎㅎㅎㅎ 우린 한동안 옛날 얘기를 하며 웃었다. 그땐 그래도 싸인 받기에 너무나 젊은 나이였다고....
어젠 종일 쇼스타코비치를 들었으니...오늘은 파우드의 모짤트 음반을 들으며 어제의 느낌을 가슴에 꼭꼭 쟁겨 넣어야겠다.
아! 98년 당시에도 피아노 반주자는 에릭 르 사쥬였다. 주관사는 문화일보와 객석, 그리고 크레디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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