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6년)

450여년 전통의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나베가 2006. 11. 18. 14:25

정명훈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  

 

450여년 전통의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Sachsische Staatskapelle Dresden지휘 정명훈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 루드비히 반 베토벤
'마술 하프와도 같은 오케스트라'- 리하르트 바그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오페라 관현악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이 오케스트라는 마치 꿈과도 같다'- 세이지 오자와
'가장 개성이 강한 오케스트라'- 콜린 데이비스 경
'지휘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바로 그런 오케스트라' -정명훈

2006년 11월17일(금)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브람스의 밤
브람스 교향곡 1번 c 단조
브람스 교향곡 4번 e 단조

2006년 11월18일(토) 베토벤의 밤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베토벤의 밤
베토벤 교향곡 6번 F 장조 '전원'
베토벤 교향곡 5번 c 단조 '운명'

2006년 11월19일(일) 오후 6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브람스/ 베토벤
브람스 교향곡 4번 e단조
베토벤 교향곡 5번 c 단조 '운명'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브람스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보스턴 헤럴드>

'웅장함을 잘 살린 가슴저린 내면으로부터의 브람스 연주' <뉴욕타임즈>

'베토벤 전원교향곡은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깊이와 음색으로 슈타츠카펠레의 뛰어난 음악 전통을 더욱 새롭게 활짝 꽃피웠다' <시카고 선타임즈>

2005년 미주 8개 도시 순회공연 및 유럽 연주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정명훈과 458년 전통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이번엔 한국을 찾는다. 6년 만의 내한이다. 이번 공연은 2006년 11월 17일엔 브람스의 밤(브람스 교향곡1번,4번 세종문화회관), 18일엔 베토벤의 밤(베토벤 교향곡 6번, 5번 예술의전당)으로 진행되며 19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음악계의 거장들이 이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거쳐가면서 '살아있는 서양음악사'라고도 불리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들고 온 레퍼토리가 클래식 음악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베토벤, 브람스의 곡들이란 점도 이번 내한 공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어느 교향악단도 흉내낼 수 없는 풍부한 현의 울림을 자랑하는 서양 음악사의 생생한 증인으로 458년이라는 역사로 짐작되듯이 비발디, 바그너, 슈만, 리스트, R 슈트라우스, 힌데미스에서 현대의 침머만, 마터스, 림, 칸첼리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거장들의 걸작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의해 초연되었거나 그들에게 헌정되었고 하인리히 쉬츠, 칼 마리아 폰 베버, 리처드 바그너, 프리츠 라이너, 프리츠 부쉬, 칼 뵘, 루돌프 켐페, 헤르베르트 볼롬쉬테트 등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지휘자들이 이 교향악단을 거쳐갔다.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2005년 4월 베토벤 교향곡 프로그램으로 미국 투어 공연을 가지며 '브람스의 진수를 보여준 공연' '웅장함을 잘 살린 가슴저린 내면으로부터의 연주'(브람스)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깊이와 음색으로 슈타츠카펠레의 뛰어난 음악 전통을 더욱 새롭게 활짝 꽃피웠다'(베토벤) 등의 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정명훈 지휘로 지난 9월 12일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시작, 18일 그리스 아테네의 헤로데스 아티쿠스 야외극장 음악회를 끝으로 한 1주일간의 유럽 순회연주에서 마지막 공연이었던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근래 보기드문 호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3000여명의 청중들로부터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으며 정명훈의 존재를 드레스덴의 심오한 역사에 깊이 각인시켰다.

슈트라우스, 모차르트, 파가니니,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베를리오즈, 브람스, 스트라빈스키, 루토슬라프스키 등 명작곡가들과 함께 지난 다섯 세기 동안 서양음악사의 맥락을 이어오고 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대해,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지휘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바로 그런 오케스트라'라고 극찬하고 있다. '영혼 깊은 곳의 소리를 이끌어내는 지휘자' 정명훈과, 고유의 전통과 연주 철학을 쌓아오면서 특히 어떤 오케스트라도 따를 수 없는 풍부한 현의 울림을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그리고 클래식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베토벤과 브람스 교향곡은 450 여 년 이란 시간을 넘는 깊은 감동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프로그램


2006년 11월17일(금) 브람스의 밤
BRAHMS - Symphony No.1, op.68 in C minor
BRAHMS - Symphony No.4, op.98 in E minor

2006년 11월18일(토) 베토벤의 밤
BEETHOVEN - Symphony No.6, op.68 in F major 'Pastorale'
BEETHOVEN - Symphony No.5, op.67 in C minor 

2006년 11월20일(일) 브람스/ 베토벤
BRAHMS - Symphony No.4, op.98 in E minor
BEETHOVEN - Symphony No.5, op.67 in C minor 

◈프로그램 노트 


베토벤 : 교향곡 제5번 c단조 Op.67 '운명' <연주 시간 : 약 35분>

'영웅 교향곡'을 통해서 교향곡사에 새로운 장을 연 베토벤은 그 여세를 몰아 바로 다음 교향곡에 착수한다. 새로운 교향곡은 전작보다도 베토벤 자신의 개성이 더욱 강조된 작품으로서, 그 스케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오고 있었다. 이 곡이 바로 오늘날 모든 교향곡, 나아가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는 '운명 교향곡'이다.
그러나 1805년에 차근차근 진행되던 그 작업은 요제피네와의 연애가 진전을 보임에 따라 차츰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결국 1806년을 전후하여 작업은 잠정 중단되고, 베토벤은 심각한 c단조 대신 유쾌한 B♭장조를 먼저 완성하여 '교향곡 제4번'으로 명명하기에 이른다. 그 사이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등 주로 밝은 작품들이 작곡되었고, '여성에 의한 구원'이라는 주제를 다룬 그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도 빛을 보았다.
베토벤이 다시 어둡고 격정적인 음악으로 선회한 것은 요제피네와의 애정전선이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던 무렵의 일이었다. 1806년 말의 '32개의 변주곡 c단조'와 1807년 초의 '코리올란 서곡'을 거쳐, 베토벤은 마침내 '운명 교향곡'으로 돌아온다. 베토벤이 선호했던 'c단조'로 작곡된 이 교향곡은 1808년에 완성되어, 같은 해 12월 22일 자매작인 '전원 교향곡'과 함께 비엔나의 한 극장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교향곡 제5번 c단조>는 베토벤의 전형적 이미지를 대변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때때로 이 곡의 표제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운명'이라는 별명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니다. 이 별명은 곡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유명한 '4음 모티브'에 대해서 베토벤이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고 했다는 쉰틀러의 증언에서 유래한 것인데, 그 증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스스럼없이 '운명 교향곡'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아마도 이 곡이 '고난을 헤치고 환희로'라는 베토벤 특유의 이념을 그 어떤 곡보다도 선명하게, 그리고 응축해서 구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외적 인상부터 살펴보자면, 이 곡 전편의 흐름은 한 인간이 가혹한 운명에 당당히 맞서 궁극의 승리에 다다르는 과정을 묘사한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격렬하고 긴박감 넘치는 제1악장은 평생 동안 청각장애라는 내적 시련 및 자신에 대한 몰이해라는 외적 고난에 맞서 싸워야 했던 베토벤의 처절한 투쟁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듯하다. 이어지는 제2악장에서는 전장과도 같은 일상에서 잠시 물러나 취하는 휴식과 위안, 그러면서 고뇌를 되새기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전장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듯한 제3악장이라는 터널을 지나 마침내 제4악장에 다다르면, 순간 눈부신 빛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이제까지의 모든 고난과 시련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승리와 환희의 팡파르가 드높이 울려 퍼진다.
이번에는 안쪽을 들여다보자. '세 개의 짧은 음과 한 개의 긴 음'으로 이루어진 예의 '운명의 모티브'가 무궁무진하게 변형?발전되면서 곡 전체를 지배하는, 이 놀랍도록 치밀하고 유기적이며, 최고로 강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교향곡이 지닌 초월적 마력의 비밀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바로 예측불허의 현란한 리듬 및 프레이징 변화에 있다. 제1악장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이 '리듬의 불규칙성'이야말로 우리가 이 곡을 들을 때마다 감탄하고 압도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나아가 이 곡이 고전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종래의 모든 규칙과 제약을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원동력이기도 할 것이다.
언젠가 베토벤은 '보다 아름다운 것을 위하여 파괴하지 못할 규칙이란 없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낭만주의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슬로건으로 통용되기도 했던 이 발언은, 그러나 단순한 일탈이나 방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베토벤의 파괴는 고리타분하게 정체된 낡은 질서를 허물고 보다 참신하고 역동적인 새 질서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운명 교향곡'은 그에 관한 가장 뜨겁고 힘찬 웅변이라 하겠다.

 베토벤 : 교향곡 제6번 F장조, 작품 68 '전원' <연주 시간 : 약 45분>

1808년 여름, 베토벤은 귓병이 악화되어 하일리겐슈타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빈 교외의 한적한 시골 마을은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때문에 종종 어두운 이미지로 다가오곤 하지만, 사실은 베토벤에게 평안과 휴식을 안겨주었던 정겹고 소중한 장소였다. <전원 교향곡>은 바로 그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완성된 작품으로, 자연을 향한 베토벤의 무한한 애정과 동경이 가장 온화하고 풍부한 음률로 승화한 걸작이다.
이 교향곡은 1808년 12월 22일, '안 데어 빈 극장'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처음 연주되었다. 베토벤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회로 손꼽히는 이 날 공연에서는 모두 8곡이 연주되었는데, 그 중에는 <운명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 제4번>, 그리고 <합창 환상곡>과 같은 명작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에는 이 곡과 <운명 교향곡>의 번호가 서로 뒤바뀌어 있었다는 점이다. 즉 <운명 교향곡>이 제6번, 이 곡이 제5번으로 발표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출판사에 보낸 필사본에 이미 이 곡이 '제6번'으로 되어 있었고, 나중에 출판할 때에도 <운명 교향곡>이 제5번, <전원 교향곡>이 제6번으로 귀착되었다. 여기서 베토벤이 이 두 곡의 순서를 놓고 상당히 고심했음을 엿볼 수 있는데, 두 경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아무튼 이 날 음악회의 첫 곡이었던 이 에는 다음과 같은 표제와 부제들이 붙어 있었다.

Ⅰ. 전원 교향곡 혹은 전원생활의 회상, 묘사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
  - 제1악장 : 전원에 도착했을 때 일어나는 명랑한 감정
  - 제2악장 : 시냇가의 정경
  - 제3악장 :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
  - 제4악장 : 폭풍우
  - 제5악장 : 목동의 노래, 폭풍이 지난 뒤의 감사의 노래
(※ 단, 제3악장부터 제5악장까지는 중단 없이 연주된다.)

위와 같은 제목들은 다름 아닌 베토벤 자신의 솜씨였는데, 보시다시피 다분히 묘사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사실 이 곡은 발표 직후부터 그의 스승이었던 요제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와 <사계>에 나오는 회화적인 장면들과의 연관성을 지적받아왔고, 그 중에서도 제2악장에 나오는 시냇물의 흐름과 제3악장에 나오는 농부들의 춤, 제4악장에서 제5악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부각되었다. 무엇보다 제2악장의 말미에 등장하는 새소리들(꾀꼬리=플루트/메추리=오보에/뻐꾸기=클라리넷)과 제4악장의 폭풍우 장면에 이르면, '이것은 완전한 묘사음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정작 베토벤 자신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전원 교향곡은 회화적인 묘사가 아니다. 전원에서의 즐거움이 사람의 마음속에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 감정의 표현이며, 그에 곁들여서 몇 가지의 기분을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전원이 인간에게 주는 감정이나 느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은 하루 일과 중에서도 전원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전원에 대한 애착은 1810년경 잠시 교제했던 테레제 말파티에게 보낸 편지에 잘 드러나 있다. '곧 전원에 갈 수 있다니 당신은 정말 행복하겠구려. 나는 8월까지 그런 행복을 누릴 수 없지만, 마치 어린애처럼 들떠서 그러기를 고대하고 있다오. 관목과 숲을 가로질러 나무와 목초들 사이로 바위 주위를 잠시나마 거닐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하겠소? 어느 누구도 나만큼 전원을 사랑하지는 않을 거요. 숲과 나무, 그리고 바위들은 우리 인간이 소망하는 울림을 만들어낸다오.'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가 점점 불가능해져 가고 있었던 무렵의 베토벤. 그에게 있어서 전원이란 온갖 시름을 다 잊고, 터놓고 마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벗이요 안식처가 아니었을까? 그런 그의 애틋하고 절박한 심정, 그리고 자연의 순수와 영원을 동경하는 인류의 찬미가가 이 곡의 전편에 넘쳐흐르고 있는 것이리라.

 

 

 

 

◈프로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Dresden Staatskapelle)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450년 동안 한번도 해체되지 않고 활동하는 유일한 오케스트라일 뿐만 아니라 음악사의 전 시대에 걸쳐 정상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최고의 오케스트라이다. 내부적인 결속력, 특히 사회적 위기의 순간일수록 강화되는 멤버쉽, 훌륭한 소리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 단원들에 대한 교육, 거장들과의 끊임없는 협연, 오페라 레퍼토리 개발, 교향악이나 실내악 연주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모든 요소들로 인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전통이 오늘날까지 지속될 수 있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998년 11월22일 창단 450주년을 맞이하였다. 독일 작센의 모리츠 제후가 1548년 설립한 드레스덴 슈페츠카펠레(국립교향악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풍부한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이다. 일찍이 17세기 중반에 하인리히 쉬츠가 '이 오케스트라는 프로테스탄트 채플 중에서 가장 빛날 것이다.'라고 예언했듯,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450년이 넘는 시간의 체를 지나 시대를 넘어 그들 고유의 연주 철학과 전통을 쌓아오고 있다.

458년이라는 역사로 짐작되듯이 비발디, 바그너, 슈만, 리스트, R 슈트라우스, 힌데미스에서 현대의 침머만, 마터스, 림, 칸첼리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거장들의 걸작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의해 초연되었거나 그들에게 헌정되었다. 특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의 인연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듯 오늘날까지도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라는 별칭이 통용된다. 슈트라우스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지휘자, 작곡가이자 오랜 벗으로 67년 간이나 인연을 맺어왔는데 그의 9개의 오페라 작품이 이 교향악단에 의해 초연되었고 그의 유명한 '알파인교향곡'은 슈타츠카펠레에게 헌정되기도 하였다. 슈트라우스 외에도 모차르트, 파가니니,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베를리오즈, 브람스, 스트라빈스키, 루토슬라프스키 등의 명작곡가들과 함께 지난 다섯 세기 동안 서양음악사의 맥락을 이어왔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있기 까지 이 교향악단의 역대 음악감독을 보면 요한 발터, 하인리히 쉬츠, 요한 아돌프 핫세, 칼 마리아 폰 베버, 리하르트 바그너, 에른스트 폰 슈스 등 이름만으로도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역사 속의 거장들이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프리츠 라이너, 프리크 부슈, 카를 뵘, 조세프 카일베르트, 루돌프 캠페, 프란츠 콘비추니, 오트마 쉬트너, 쿠르트 잔데들링,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쥬세페 시노폴리 등이 그 명성을 이어왔고 2002년부터 버나드 하이팅크가 상임지휘를 맡고 있고 콜린 데이비스 경이 명예 지휘자를 맡고 있다. 여기에 수많은 단원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일구어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서양음악사가 되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오케스트라도 있지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450년 동안 한번도 해체되지 않고 활동하는 유일한 오케스트라일 뿐만 아니라 음악사의 전 시대에 걸쳐 정상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최고의 오케스트라이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지속성이야말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지속성이란 단순히 오랜 시간 동안 입지를 굳히며 존속하고 있는 것만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한 시대나 시조에 고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원이나 레퍼토리, 다른 문화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데에 항상 열려있음으로써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다. 내부적인 결속력, 특히 사회적 위기의 순간일수록 강화되는 멤버쉽, 훌륭한 소리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 단원들에 대한 교육, 거장들과의 끊임없는 협연, 오페라 레퍼토리 개발, 교향악이나 실내악연주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모든 요소들로 인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전통이 오늘날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다.

17세기 초반 이후 오페라 오케스트라로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바로크에서 가장 최근의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사해 왔다. 18세기 말에는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를 시작하여 1858년에는 첫 정기연주회를 선보였다. 실내악 분야에 있어서도 오케스트라단원들은 1854년 창단된 통퀸스틀러 페라인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실내악'을 통해서 실내악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에 공헌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매년 50여 회의 실내악 및 교향악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 중 50명 이상이 '칼 마리아 폰 베버' 음악대학 및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20년대 세계의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 다수의 교향악, 오페라 음반을 출반해 왔는데 최근 주세페 시노폴리와 함께 하이든, 부르크너, 리스트, 슈트라우스의 작품 외에 '비엔나악파'의 25개 작품 사이클을 녹음하였다. 1994년 부터는 드레스덴 은행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공식 후원사로서 교향악단의 주요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세계 각국에서 정기적으로 순회공연을 개최해 오고 있다. 

 

아시아가 배출한 최고의 거장 정명훈

1974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등단한 정명훈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출발하여 지휘자로서 거듭난다. 유럽 최정상 오케스트라들과의 정기연주회에 이어 정상급 북미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고 1986년 <시몬 보카네그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여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이탈리아 비평가 선정의 `프레미오 아비아티 (Premio Abbiati)'상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상'을 받는 등 외국 지휘자로는 전례 없는 뜨거운 사랑과 격찬을 받고 있다.

'89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재직 당시의 개관 기념작 <트로이 사람들>이 세계 음악계의 격찬을 받은 데 이어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 '92년에는 그의 공헌을 기리는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 뇌르' 훈장을 받았다.

1990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2002년까지 활동하며 세계적인 음반상들을 휩쓸었는데 그 중에는 <투랑갈리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세헤라자데>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불새 모음곡> <오텔로> 등 수없이 많은 걸작이 있다. '95년 이후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클래식 음악 승리상'에서 최고 지휘자상을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메시앙이 직접 헌정하여 화제를 모은 <4중주를 위한 협주곡>녹음도 주요 업적 중 빼놓을 수 없다.

또한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해 바르톨리와 함께 녹음한  <사랑의 노래>가, 바스티유 오케스트라 연주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과 동시에 모두 르 몽드誌의 우수 음반에 선정되는 이변을 낳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2002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영적인 지휘자(Chef spirituel)'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일본에서는 '올해 최고의 연주회'로 선정된 '95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일본 데뷔 공연과 일본 클래식 최고의 공연을 기록한 '96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그가 특별예술고문을 수락하며 연주한 2001 도쿄필하모닉과의 연주 등으로 정명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95년 유네스코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훈장 '금관훈장'을 받았다. '96~'99년과 `00~`03년에는 한국 명예 문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하였으며, 2004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문화홍보외교사절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국내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5대 문화예술부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음악분야 최고의 대표예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003년 역대 수상자 중 최초로 권위 있는 프랑스 '클래식 음악 승리상'을 '95년에 이어 두 번 째 수상하였다.

정명훈은 최근 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2005년 4월에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Dresden Staatskapelle)를 이끌고 베토벤 교향곡 프로그램으로 미국 투어 공연을 가졌다. 7일 Symphony Center에서 정명훈이 연주한 '전원'과 '영웅'교향곡은 마치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깊이와 음색으로 슈타츠카펠레의 뛰어난 음악 전통을 더욱 새롭게 활짝 꽃피웠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정명훈은 또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연주를 진행하였는데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에서는 이번 말러 교향곡 연주를 '음악계의 일대 사건'으로 다룬 바 있으며 세계 음악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97년 1월 아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를 맡았고, 2000년 5월부터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 2001년 4월부터 일본의 도쿄필하모닉의 특별 예술고문이며, 그리고 2006년 1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공연 후기...]

 

여러번 망설였던 연주회....

같은 지휘자의 같은 곡을 또 들어야 하나....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많은

예매된 공연, 또 어울림 극장에서의 오랫만에 볼만한 공연 오페라 '나비부인'

까지 같은 날이어서 몇번이나 취소할까도 했던 공연...

 

그러나 지난 정명훈 지휘 연주회때 들었던 '전원' 의 그 아름답고도

서정적인...연주회 내내 꿈속을 헤맸던 그 느낌이 자꾸 살아나서..

또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의 거대한 밀물같은 2악장의 울림을 잊을 수 없어서 난 무리를 하기로 했다.

어울림 누리 4시공연을 보고, 또 달려서 예당으로 가기로...

 

아무리 시간 계산을 해봐도 '나비부인' 을 다 보고 가기엔 무리인 듯 싶었다.

아차 하다간 간발의 차이로 1부 공연 모두를 놓칠 수 있기에 마지막 10분...

휘날레를 포기하기로 했다.

마지막 1분까지 계산을 해서 나비부인이 자살을 하기로 맘먹고 칼을 들고

나서는 장면까지만 보고 기어서 나와 죽어라고 뛰었다.

 

이렇게 뛴 보람일까....

아니, 이미 예견된 감동이겠지^^

베토벤의 불멸의 작품..5번 운명교향곡과  6번 전원교향곡!

 

1부, 전원 교향곡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창조물 중에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다 모여 있는 듯...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은 여전히 꿈속에서 깨어날 줄 모르게 했다.

그런가 하면 5번 운명을 들으면서는 인간의 삶을 어찌 이렇게 장대하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새삼스럽게도 감탄이 일어났다.

 

문득, 전원이며, 운명이며...이 제목들을 정함에 있어서 어쩌면 이렇게도

기막힌 제목을 생각해 냈을까 싶기도 했다.

보통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때에 제목을 정하고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내면에서 부터 우러나는 것을 그리고 나서 제목을 부친다는 것이 떠오르면서

베토벤도 아마 그랬지 않았나 싶으면서...

 

2부에서 운명교향곡 연주가 시작될때...정명훈 지휘자의 폼은

정말 짜릿할 정도였다.

이어 오케스트라의 그 강렬함과 거대함과 웅장함이 압도 하기 시작했다. 

특히 2악장.....

나는 이 운명교향곡의 2악장을 너무나 좋아한다.

조용히 밀물이 들어오듯....서서히 차오르는 그 웅장함과 거대한 스케일!

왠지 모를 슬픔과 더없는아름다움, 까마득한 학창시절 추억까지....

인간 삶의 희,노,애,락이 완벽한 선율로 만들어져 메아리치고 있다는

느낌...

완전한 몰입속에 자아는 상실된 지 오래.....

드디어 피날레는 장대하게 울려퍼지고, 객석은 일순간에 함성으로 가득차 올랐다.

그 함성조차도 거대해서 금방 어디론가 당장 달려나가야 할것만 같은~

 

그렇게 열정적인 장대한 연주를 하고나서는 지휘자도 연주자들도

그저 소년처럼 함뿍 웃는다.

그 웃는 모습이 ...특히 정명훈 지휘자의 웃는 모습이

또 그렇게 순진 무구할 수가 없다.

 

오늘도 여전히....

본인도 또 말한다면서...예당 연주가 가장 좋다고...

중국, 우리나라, 그리고 다음에 일본 연주를 떠나는데, 여기 예당이 그중에서 가장 좋다고 연주자들에게 말했다고...

그러면서 원래 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는 심포니 보다는

'오페라' 연주단체라고 하면서 앵콜곡으로 오페라 연주곡을 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

세상에 오페라 연주단체라고??  이렇게 심포니 연주도 기막힌데,....

오페라 연주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이 흘렀다.

앵콜곡 이라기 보다는 마치 본공연의 서막을 여는 듯한...다시 공연이

시작될것만 같은 장중한 느낌이 나를 압도해 왔다.

그 중압감에  질려 버릴것 같은 .....

숨을 쉴수가 없었다.

 

너무나 멋진연주...

거의 멈추다 시피한 아주 아주 여린 섬세함부터 예당을 뚫고 나갈것만 같은

장대함까지...

오옷~~~ 

너무나 완벽해 보였다.

정말 짜릿한 순간!!!

 

이제 함성은 악을 쓰듯 느껴졌다.

지휘자는 더 이상 앵콜은 없다는 뜻으로 손을 흔들어 바이 바이를 했지만,

객석은 이제 절규로 바뀌는듯 했다.

그 절규도 ...끝내 더이상 앵콜은 없었다.

사실, 앵콜곡 한곡은 거의 본공연 이었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 이상이었다. 내겐....

 

 

오늘 공연...

객석은 정말 입추의 여지도 없이 합창석의 몇좌석만을 빼고는 1,2,3층이

한자리도 빈자리가 없이 만석인것 처럼 보였다.

이틀 공연이었는데....

어제 브람스 공연을 보고 오늘 또 달려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458년의 전통!!

역사와 전통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란걸 여실히 보여준 연주회였다.

 

다음엔 이들의 오페라 연주를 들으며 오페라를 보았으면,,,

하고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감동까지 미리 하면서...

 

2006년...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공연으로 가득했던...

아직도 남았는데..

낼 모레 베르비에&브린터펠 이 있고

25일 아르농쿠르가 있고;;;

 

그리고

벌써 2007년 시즌 공연이 발표되었다.

ㅜㅜㅜㅜ

설레임의 연속이다! 

 

 

베버-마탄의 사수 서곡

 

  
  2. Andante con moto (10'00)<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