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합창연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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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큰아이 고등학교에선 학부모후원회가 결성되서 해마다 년말에 음악회를 개최하거든요. 올해로 3년째인데, 1회때는 학교 재학생들과 외부 음악인들을 초청해서 이루어졌었고, 2회때부터 학부모 합창단이 결성되서 함께 하고 있답니다. 작년 음악회때. 안내를 맡아서 일찍 로비에 가서 행사를 준비중에 있었는데, 리허설을 위해 일찍 나타난 합창단원들의 의상을 보고 너무 이뻐서, "우와~ 나도 합창단에 들을래~ 넘 이쁘다~" 그러면서 장난을 쳤거든요. 그런데 리허설중에 밖으로 울려퍼진 합창단원의 너무나 뜻밖의 우렁찬 합창에 놀라서 하던일을 놔두고 공연장으로 뛰어 들어갔답니다. 그리곤 '내년엔 나도 꼭 들을거야~'로 어구가 바뀌었죠. 후후^^ 그리군 올해 5월부터 뒤늦게 합창단에 합류를 했답니다. 1주일에 한번씩 가서 2시간 반여씩 연습을 하고 오는데, 두달에 한번씩은 '싸롱 음악회'를 열어서 지휘자 선생님, 그 제자들, 개인 레슨도 받고해서 우리 어머니들도 무대에 섭니다. 맛난 간식 먹는 즐거움도 보통 큰게 아니랍니다. 사실 음악은 무지 무지 좋아하지만, 노래는 영~ 아니거든요~ 그래서 '붕어' 하지 뭐~ 이럴 심상으로 '소프라노' 파트로 들어갔어요. 허걱! 근데 이게 아니예요. 어렵고 일단 음이 넘 높아서.... 알토로 옮길까 눈치도 보았지만...으잉~ 이것도 만만치를 않아서 그냥 버티고 있답니다. 쫓겨날까봐 '빵' 도 구워가면서... 후훗~ 얼마전 7월에 창단 1주년 기념음악회를 가족만 불러놓고 가졌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레파토리가 그리 어렵지 않았고, 또 슬쩍 '붕어' 노릇으로 넘어갈 수가 있었거든요~ 그러나 요즘은 11월에 있을 음악회를 앞두고 맹훈련에 돌입을 하면서 그 붕어가 용납이 안된다는 거예요. 한줄로 비잉 둘러 앉혀놓고, 조를 짜서 연습을 하는데, 한사람 한사람 소리가 다 들리나봐요. 지휘자 선생님에겐... 더우기 악보도 외우라고 하고...조별끼리 앞에 나와서 노래도 불러야 하고.. 흑흑~~ 어쩌겠어요. 휴식시간에도 조별끼리 연습하느라 쉬지 못하고, 밥먹는 시간에도 밥을 제대로 못먹어요. 악보 외우느라.. 그렇게 맹연습을 8월 15일 아침 9시반부터 저녁 8시까지 꼬박 학교 음악실을 빌려서 연습을 했답니다. 러시아에서 갓온 어린 아들까지 데동하고 와서 하루종일 가르친 지휘자 선생님. 수술한지 2주도 채 안된 반주자 선생님. 대구에서 부터 우리의 지도를 위해 올라온 성악가. 우리의 이 합식훈련을 위해서 연습실을 마련하고, 하루종일 먹거리를 책임져준 어머니, 아버지. 그밖에도 간식을 준비해온 여러 어머니들.(히히..나도 이곳에 포함) 저녁 7시 10분경 마지막으로 일어서서 합창을 하는데는 우리도 놀랄만큼 아름다운 화음이 이뤄졌더라구요. 일일이 개인레슨 받을 시간들을 짜맞추느라 여념이 없는 선생님과 합창단원들을 보니... 그 열정이 너무나 아름답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학교와 우리들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저녁을 먹으러 교무실로 향했는데, 모두들 너무 힘들어 휑해진 눈들을 보며 서로 웃음짓는 그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웃었지만.... 갑자기 목이 메일만큼 감동이 전해져 왔답니다. 하루종일의 노래연습. 평생에 처음있는 일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몇번이나 있겠습니까? 삶에의 열정! 그 자체로서만도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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