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 베이스..그 깊고 고뇌에 찬 독백에 대하여...
에드가 마이어[Edgar Meyer]
"The finest bass player of his generation" [LA Weekly]
연주자 겸 작곡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베이시스트 에드가 마이어가 한국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었다.
뛰어난 기량과 개성을 지닌 걸출한 음악가로 평가 받고 있는 에드가 마이어는 늘 관객에게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선사하는 연주자인 동시에 혁신적인 작곡가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인정받아 2002년에 맥아더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5세 때부터 베이스 교습을 받기시작한 마이어는 이후 스튜어트 샌키를 사사했다. 1993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데뷔무대를 가졌고, 이 연주는 도이치그래모폰사에서 CD로 발매되었다. 1994년 베이스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2000년에는 애버리 피셔 프라이즈를 수여받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또한 요요마, 벨라 플렉, 마크 오코너 등과 같은 개성 있는 음악가들과의 연주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으며, ‘.
소니 클래식에서 발매한 '아팔라치아 왈츠'는 마이어가 그의 절친한 음악 동료 요요마와 마크 오코너와 함께 연주한 앨범으로 16주동안 앨범 차트 1위를 석권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이후 2000년 3월 발매된 앨범 '아팔라치안 여행’ 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도 진출하여 많은 관객을 확보하였고,이 앨범은 그 해 그래미상의 베스트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앨범 부문에서 우승하였다.
1999년 10월에는 힐러리 한을 위해 작곡한 바이올린 콘체르토가 휴 볼프가 지휘하는 세인트 폴 챔버 오케스트라와 한의 협주로 초연되기도 하였다.
또한 퓨전 연주앨범 '숏 트립 홈(short trip home) dms 1999년 가을에 발매되어 42회 그래미상에서 베스트 클래식 크로스오버 어워드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하였다.
현재 마이어는 링컨 센터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단원으로 정기적인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로열
음악 아카데미와 커티스 음악원의 초빙교수로 재직,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마이크 마샬[Mike Marshall] 만돌린
센트럴 플로리다에서 자란 마샬은 어린 나이에 블루글래스 만돌린과 바이올린{재즈나 컨트리음악 연주용} 기타를 배웠고 19살이 되던 1979년 그는 데이비드 그리스만 퀸텟의 초창기 멤버로 영입되어 활동하였다. 이후 마샬은 어쿠스틱 음악의 선구자로 손꼽히며 각종 앨범에 솔리스트나 앙상블 연주자로 참여하였는데, 특히 1982년에 녹음한 게이터 스트루트는 그만의 생기 넘치는 음악 스타일에 새로운 시도를 가미하여 블루그래스 음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마샬은 국제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스테반 그래펠리와 컨트리 바이올리니스트 마크 오코너, 천재 밴조 연주가 벨라 플렉, 베이시스트 에드가 마이어,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 죠슈아 벨 등의 훌륭한 아티스트와 함께 공연하며, 앨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프로그램....
Golden Eagle Horpipe
Pickles
Untitled
From 'Concert Duo for Violin and Bass'
Blooper
Fla-Flu-abreu Flight of thw fly
Untitled
Untitled
Please Don't Feed the bear
Whiskey before Breakfast
Cooley's Reel
Tommy's Tarbukas
Tennessee Wagoner
Prelude from WTC BK 2
Ice Dance
Old Tyme
Untitled
Duet
Early Morning
Nove=o Cetvorno
[공연 후기...]
세종 체임버 오프닝 페스티발 티켓을 예매하면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공연이 바로 이
'에드가 마이어' 콘트라 베이스 연주회였다.
사실 '에드가 마이어'가 이렇게 유명한 연주자인지는 몰랐고, 그저 '콘트라 베이스'의 그 저음을 독주로 들을 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바이올린 현의 최고음을 들을때의 소름돋음은 여전하지만, 근래에는 왜 이렇게 저음이 좋아지는 지....
소프라노의 콜로라 투라의 화려함보다는 사라 밍가르도 같은 알토에 오히려 소름돋고,
쫙 쫙 내뿜는 테너보다는 바리톤...베이스의 바닥부터 쳐올라오는 것만 같은 포용력에 열광한다.
이제 현에서도 바이올린 소리보다는 첼로가 좋아지는데....
보기만 해도 무대가 꽉 찬듯 그저 멋있는 이 커다란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과연 어떨까....
도대체 프로그램도 연주자 사정상 발표되지도 않고..
좀 답답한 맘은 있었지만, 애당초 프로그램 따위를 보고 기대를 했었던것은 아니니까...
그저 설레임으로... 세종체임버 홀로 가는 내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이번 세종 체임버 홀 개관 페스티발엔 워낙이 많은 공연을 예매도 했지마는, 이번주는 3일 연짱이다.
내 자리는 2층 무대위....
무대엔 피아노와 기타와 의자, 보면대가 놓여있었다.
어?? 피아노 반주?? 기타??
팜플릿을 다시 보니, 만돌린 연주자와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어디에도 피아노 반주자는 없는데.....
모~ 예외는 언제나 있으니까....
잠시후 마이어는 자기 키보다도 큰 커다란 악기를 마치 끙끙대며 들고 나오듯했고, 반대로 마이크 마샬은 아주 작은 앙증맞은 만돌린을 들고 나오면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아니, 마치 연주를 하며 나오는것만 같았다.
이내 마이어도 활을 그어대었다.
나는 모든 현악 주자들이 무대에 서면 하듯이 이들이 첨엔 서로 악기의 음정을 맞추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연주는 쉼없이 계속 이어졌다.
마샬은 마치 귀여운 장난꾸러기 처럼 굴며 연주를 했고, 마이어는 커다란 악기에 자신의 몸을 맡기듯 기대기도 하고, 악기를 축으로 하고 마치 춤추듯 빙글 빙글 돌면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오옷~
악기의 크기만큼이나 엄숙하고 무거운 음이 쫘악 깔리고....
어쩌면 나는 그런 공연을 예상하고 갔었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완전 예상 빗나감~~
마샬은 사진에서와 같이 검은색 캐쥬얼 양복차림으로, 마이어는 소매를 접어 올린 노란색 넥타이를 맨 파란색 와이셔츠에, 멜빵을 맨 양복바지를 입고 춤추듯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귀여우리 만치 우습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때로는 흥에 겨워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어깨춤이 추어지기도 하고, 손으로 무릎을 치기도, 발로 그들과 같이 박자를 맞추는.....
신비로울 만큼 만돌린과 베이스는 잘 어울리며 우리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아니, 악기가 잘 어울리는게 아니라 그들의 환상적인 호흠은 우리를 그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우리의 손은 무릎에 얹혀져 때론 무릎을 치는데서 그쳤지만 그들의 온몸으로 연주하는 모습에는 모두 함께 빠져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마샬은 복받치는 감정에 더이상 몸을 늘릴 수 없는 상태....까치발까지 딛고 한발까지 들어 올렸지만 그래도 더 어쩌지 못해서 그의 표정은 마치 감정의 극점...오르가즘에 도달한것 같은....표정이었다.
그런가 하면 만돌린의 현이 더이상 고음으로,,,또는 더이상 빨라질수 없는 속도의 한계점에 도달시키기 위해 자신의 몸은 쪼그라 들때로 쪼그라 들어 또 어쩌지 못하는....
아~~~
겉으로 보기엔 귀엽고 깜찍하기까지 한 그에게서 어찌 이런 열정과 속도를 낼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마이어는 체구답게 좀더 여유로웠다.
역시 몸을 최대로 끌어 잡아 당겼다가 또 최대로 오므라 뜨리는...
그런가 하면 마치 트위스트를 추듯 한쪽발을 들기도 하고 엉덩이를 뒤로 쭈욱 빼내곤 빙글 빙글 악기와 함께 춤을 추듯 연주를 했다.
그모습이 참으로 여유롭고 근사하게 느껴졌다.
활을 쓰기도 하고, 기타를 치듯 손가락으로 현을 뜯으면서 내는 음은 시종일관 빠른 템포로 연주되는 만돌린앞에서 더욱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것만 같았다.
그 흥겨움 속에서 1부는 순식간에 끝이 나 버린것만 같았다.
나는 잠깐 그냥 있을까 망설이다가 밖에나가 커피를 한잔 뽑았다.
어느새 완연해진 가을 느낌이 너무 좋아서 나는 그속에서 2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그냥 서 있었다.
아래 광장 계단에는 많은 연인들이 서로 붙어 앉아 재잘거리고 있다.
마치 이태리 스페인 광장의 계단같은 느낌....
어느새 그 계단은 극장을 가기위해 오르는 계단이라기 보다는 마치 스탠드 같은 그런 기분...
그런 연인들의 기분을 이해한 걸까....
지난 주는 스탠같은 재질의 모빌 조각이 전시되어 있더니, 이번주엔 거대한 돌석상 같은 인물 조각이 서있다. 마치 작년에 게르기예프와 함께 내한했던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 나왔던 무대셑트같은 느낌.... 그 거대한 석상같은 조각품을 둘러싸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재잘거리고 있는 연인들의 모습들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후후훗^^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이쁘게 보이면 나이듦의 증거라고 하든데....
오늘이 이 체임버 홀에 연일 드나듦의 마지막이구나....싶음에 한켠 섭섭한 맘을 가지며 2부에 들어왔다.
혹시나....했더니, 역시나 또 두 연주자만 나와서 연주를 시작했다.
도대체 저 피아노는??? 왜 꺼내 놓았을까....까지로 생각이 치닿았다.
연주의 깊이는 점점 더해가는것만 같다.
이제 연주가 끝이 나면 박수소리에 함성까지 섞여나왔다.
간간히 아름다운 콘트라 베이스의 선율이 심금을 가슴 깊이까지 끌어 내려갔다.
........
그리고
마이어는 조용히 악기를 바닥에 누이고는 작은 걸음으로 살살 ...피아노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아~~
마이어가 피아노를 칠줄이야~~~
사실,공연이 끝을 향해 가면서 마샬이 피아노를 칠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었다.
마이어가 피아노를 치리라곤 전혀...^^
아!!
이럴때 '절제'란 말을 쓰는건가??
피아노 선율의 최대한의 절제.....
어깨춤을 추고 발맞춤을 함께 하던 우리 모두는 숨을 쉬지 못했다.
깊은 심연.......
그속에서 가만히 숨죽이고 앉아있는....
무아의 상태....
너무 멋있고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몇곡 더.....
공연은 끝이 났고, 박수소리와 환호소리는 홀안을 가득 메웠다.
몇번의 커튼콜이 이어지고, 어느 순간에 객석의 박수소리는 정확한 리듬에 맞추어 일제히 한 소리를 냈다. 그들의 멋진 앵콜곡을 듣고 한곡 쯤 더 욕심을 냈었지만....공연은 막을 내렸다.
로비에 나오니, 또 웅성거림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팬 싸인회가 있단다.
오옷~~
어제 '바이바 스크리데'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도 팬 싸인회가 있었던 터라 혹시 했었는데...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걸 눈치채고 마샬은 짓궂은 표정을 지어 보여 내게 귀여운 연주자란 이미지를 더욱 확고하게 했다.
집에 돌아오니, 아들녀석이 물었다.
"오늘 연주회 어땠어요?"
"응~ 너무나 멋졌어!!"
2006.9.16.토.
[팬 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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