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6년)

Mozart Requiem&Piano Concerto No. 24/서울오라토리오/2006.9.13/예당

나베가 2006. 9. 13. 13:09

 

 

 

 

 

 

 

 

서울오라토리오

제41회 정기연주회

-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

Requiem &Piano Concerto

No.24 in c minor

 

 

-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모차르트 전문지휘자 초청 음악회 -
제41회 서울오라토리오 정기연주회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 프라하음악원의 교수이자 지휘자인 Miriam Nemcova를 초청하여 모차르트 '레퀴엠'과 'Piano ConcertoNo.24(in c minor.K.491)'을 연주한다. 국립 프라하 음악원이 자랑하는 지휘자 Miriam Nemcova는 국립 프라하음악원을 졸업하였고, Stuttgart에 있는 바흐 아카데미에서 Helmut Rilling 교수에게 수학하였다. 현재 여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에서 활동하면서 매년24회 이상의 모차르트 '레퀴엠' 연주를 통해 모차르트 전문 지휘자로서전 유럽에 널리 알려져 있다.

협연자 피아니스트 신정희는 미국 New England Conservatory artist diploma(최고 연주자 과정)를 취득하였고, 현대음악이 연주되는 곳에서는 항상 그녀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독보적인 연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에는 난파음악상(제38회)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번연주는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국립 프라하 음악원과 서울오라토리오 음악원의협력 학교를 통한 연주교류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앞으로도 양 국가간의 지속적인 음악인들의학술 및 연주교류를 통해 더욱 발전된 관계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 모차르트 '레퀴엠' K.626 -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레퀴엠'을 작곡하던 모차르트의 모습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모차르트는 죽기 바로 직전까지 혼신을 다해 이 곡을 작곡하였지만 안타깝게도이 작품은 미완성으로 그치고 만다. 이후 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머지 부분을 완성시켰으며, 지금은 모차르트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그리고 가장 뛰어난 '레퀴엠'작품 중 하나로 전세계에 알려져 연주되고 있다. 모차르트가 떠난 지 200년이 넘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쉬지 않고 그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말도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없고,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예측할 수 없다. 모든 것은 神의 뜻대로 될것이다. 이제 나의 生을 마감한다. 여기 내가 미완으로 남겨서는 안되는 '레퀴엠'이 있다.』

- Piano Concerto No.24 in c minor K.491 -
한해 전에 만든 '피아노 협주곡 제20번'과 함께 단 두 곡뿐인 단조협주곡 중 하나인 이 곡은 20번과 마찬가지로 무겁고 깊숙하면서도 로맨틱한 내용인데다 악기의 뛰어난 사용법과 관현악의 충실함에 있어서 20번 작품 이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협주곡은 모차르트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1786년 예약음악회 - 당시 음악가들이 후원금을 받기 위해 귀족들을 모아놓고 신곡을 발표하던 음악회 - 를 위해 약 20여일 동안 작곡한 곡인데, 교향곡처럼 목관파트를 사용하고 관악기를 많이 활용하여 그의 음악세계를 펼치고있다.

모차르트 '레퀴엠' 독창자
Soprano 신지화 Alto 문혜경 Tenor 최현명  Bass 최승혁 Organ 양고운

 

 

[공연 후기...]

서울 오라토리오 후원회원인 헬레나  덕분에 공연장에 가는 늘어만 가는 횟수에 수를 더하게 되었다. 이번주는 어쩌다 보니,정말 합창 연습이 있는 월요일만 빼고는 9일,토요일부터 16일 토요일 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꽉찬 일정이다.

누가 알면 미쳤다고 할까봐...쪼끔 신경이 쓰일 정도의 단계다.

그래도 모짤트의 레퀴엠이 있는 이 공연을 빼먹을 순 없다.

사실, 세종 체임버 홀에서 있는 '괴르네'의 바리톤 독창회가 유혹을 했지마는....

주머니 사정도 고려할겸 , 작년에도 왔었는데 올해도 온걸 보면 앞으로도 자주 내한 할거 같으니까....

 

가을바람이 피부에 닿을 기미만 보여도 나는 여지없이 레퀴엠에 빠져든다.

나를 정제하는듯한 느낌이 .....

그 어떤 것으로도 되지 않던 내 맘 다스림이 ...

가을 날 레퀴엠 음반을 CD플레이어에 올려놓고 듣고 있노라면

그동안 풀리지 않던 고리들이 스르르 풀리듯 편안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 지....

어디를 봐라보고 살아야 하는 지....

마치 하늘의 소리가 내안에  들리 듯...

나는 그저 '녜' 하고 엎어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한없이 겸손해지고, 내안에 가득한 욕심을 거두워 낼수 있고...그래서 더없이 넓어진 내 안의 평원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그래서 애절하고 슬픔이 가득어린 선율임에도 불구하고

내안에선 한없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만 한다.

차라리 이 어둡고 무거운...장중함과 우직함에 열광하기까지 한다.

 

특히 이 모짤트의 레퀴엠을 들을 때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의 모짜르트의 처절함이 오버랩되어 그 감동은 배가 되는거 같다.

 

어쨋든 나는 이 흥분으로 다른건 아무생각도 없이 예당으로의 바쁜 걸음을 내 딛었다.

레슨이 늦게까지 있는 날이므로 초를 다투며 공연장에 들어서 팜플릿을 그제서야 펴보니,

오늘 공연이 모짤트의 레퀴엠만 있는것이 아니라 피아노 협주곡이 1부에서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공연은 시작되었고...

피아니스트 '신정희'가 무대에 나왔다.

몇년전 소피아 솔리스트 내한 공연때 슈니트게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숨막히던 감동을 주었던 신정희.....분명 그녀가 맞는것 같은데....그땐 무척 젊은 연주자로 봤는데, 오늘 보니, 꽤 나이가 들어 보였다.

3년전에 ...

긴 생머리를 풀어 헤치고 검은 의상에 피아노에 앉자마자 마치 피아노를 치는게 아니라 피아노를 끓어안고 쓰다듬듯 열정적 연주를 하던 그녀의 선연한 모습이....

그래~ 화가 '뭉크'의 작품 '절규'를 생각케 했었어 ~

그런 슈니트게의 작품으로 워낙 강한 인상을 받아서 그런 지....

오늘의 이 감미로운 모짤트의 연주가 웬지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볍고 여리게만 느껴졌다.

아마 자리가 1층 사이드 앞자리인 탓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렇게 1부가 끝나고...

나는 너무나 피곤에 절어 견딜수가 없어서 커피를 또 한잔을 마셨다.

그리고는 레퀴엠을 듣기에 앞자리 사이드는 너무 안좋기 때문에 가운데 빈자리로 가서 앉았다.

역시......

감동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합창단이...

지난번 6월 드볼작의 '스타바트 마테르'공연에서도 연습의 부족을 느꼈었는데, 여전히 부족함이 섭하게 다가왔다.

아마추어 합창단원으로 몇번의 연주회를 갖다보니, 얼마나 많은 연습이 소리를 좌우하는 지 금방 알수가 있다.

우선 악보를 들고 한다 하더라도 거의 외워야 제대로 지휘자를 보며 소리를 낼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도 그렇고 이번도 합창단원들이 거의 공연내내 악보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노래를 하는 모습이 그들의 부족한 연습량을 알수가 있었다.

 

지난번 KBS 정기 연주회에서 같은 레파토리 모짤트 '레퀴엠'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보다는 그날 함께 협연했던 '인천 시립과 안산 시립 합창단'의 연주는 정말 가슴깊이 울림을 줬었다.

합창단 전원이 악보에 고개를 숙이고 노래를 하는 단원은 하나도 없었다.

연합 합창단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연습량을 알수 있는 광경이었다.

물론 오케스트라도 합창단도 숫자가 오늘 공연한 오라토리오 보다는 규모가 커서 소리의 울림이 더 좋았겠지마는...

 

11월엔 아르농쿠르가 와서 또 이 모짤트의 '레퀴엠'을 연주한다.

대가가 와서 하는 더우기 11월이면 천주교에선 '위령의 달'로 천국문이 활짝 열려있는 달이라고 하는데....그 감동이 남다를까....

기대가 된다.

 

부디 다음 12월에 있을 서울 오라토리오-구노의 장엄 미사곡- 공연에선 더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더우기 이곡은 작년에 우리 합창단이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한인 합창단과 연합 연주회를 가졌던 곡이기도 하니, 남다른 감동이 전해질거 같다.

 

2006.9.13.

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