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6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비발디 사계/2006/8/31/세종체임버 홀

나베가 2006. 8. 31. 04:05

캐주얼 클래식 시리즈 III '여

름, 그리고 일탈'

서울시국악관현악단

Seoul Metropolitan

Traditional Orchestra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국악기로 듣는 비발디의 사계

 



◈공연 소개

200회가 넘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한 크고 작은 각종 연주회를 통해 우리 음악과 악기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이번 연주는 대중과 너무나도 친숙한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국악기로 연주한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클래식 음악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계'가 하프시코드와 국악기를 위한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아주 색다른 경험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프로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965년 한국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창단되어 전통음악의 창조적 계승과 새로운 창작음악의 보급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창단 이후 오늘날까지 각종 연주회를 통하여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국악 발전에 앞장 서고 있으며, 다수의 해외 공연을 통하여 우리 음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또한 전통음악에 바탕을 둔 현대적인 수많은 창작 관현악곡을 위촉, 발굴하여 창작음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공연을 통해 대중들이 우리음악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


A.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Op. 8
A. Vivaldi 'The Four Seasons', Op. 8

 

[공연후기...]

왜 가야금으로만 연주할 것이라는 착각을 했을까....

아마 모 단체에서 가야금합주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한 것을 들었던 강렬한 기억때문이 아닐까싶다.

정말 하루 하루...이렇게도 판단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니....

 

체임버 홀에 갈때마다 가운데가 휑하니 빈모습이 안타깝다.

물론 어제 <김선욱> 연주회에선 거의 만석이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휘자겸 단장님께서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하면서 감사인사로 시작했다.

얼마나 국악공연에 관객이 없었으면, 오늘 공연에 사람들이 하나도 안오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했다니...하긴, 작년 성남아트 개관기념 공연-황병기 연주회때도 객석이 너무나도 많이 비어있어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 국악단체가 9개나 된단다.

정말 나역시도 국악에 그리 관심을 쓰지 않고 있어서, 그 9개의 단체란 말에 '그래도 꽤 많네' 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우리나라 음악 연주단체가 9개라는것은 어찌보면 참 작은거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5음계인 국악으로 이 비발디 사계를 연주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불가능한것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 마치 진주를 만들어 내기 위한 아픔만큼이나 내몸을 희생해서 여기까지 왔다고....20미리 진주가 최고급품이라면 우리는 15미리 정도까지 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치 서양사람들이 본다면 바로크시대의 원전악기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클래식 매니아들이 들으면 좀 싱거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악기로 이런 연주를 할 수 있구나...하는 놀라움을 갖는 사람도 있을거라고...

 

'김성기' 의 편곡에는

바이올린 솔로역으로 <소금>을 썼지만, 오늘은< 풀룻>으로 하고,

빠른 패시지와 화음을 보충하기 위해서 <챔발로>를 썼다고 했다.

비올라 솔로는 <피리>로

제 1바이올린은 해금과 가야금으로..

첼로파트는 거문고와 아쟁이 연주한다고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또한 봄부터 시작하지 않고

우주가 빙하기부터 시작했고, 우리의 계절도 동지부터 시작을 알렸다고,

겨울부터 시작해서 다시 겨울까지로 연주를 하겠다고 했다.

 

계절마다 우선 해설을 하고 연주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기대했던 화려한 가야금의 연주는 들을수없었다.

가야금 합주가 아니었으므로....

 

하지만 꼭 장난감같이 생긴 해금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다니....놀라웟고

무엇보다 챔발로와 우리 국악기가 그렇게도 잘어울림에 정말 놀라웠다.

플룻또한...

 

처음 시작을 알리는 겨울은 초연하게...그리고 태초가 탄생하듯 여리게 시작해서 강하게 움직였다. 공연의 끝에 다시 겨울 연주했을 때는 처음 시작보다는 아주 강렬하게 연주를 해서 휘날레를 장식했다. 

 

해금은 솔로로 연주할때는 그 악기자체에 슬픔과 한이 베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다같이 합주를 할때는 오히려 해금의 소리가 어색했지만

 

....

봄의 2악장을 해금이 가야금 반주에 맞추어 솔로연주를 했는데, 봄의 밝고 화사한 느낌보다는

구슬프고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

여름의 가야금 독주는 정말 화려하고 현란했다.

그런가 하면 3악장은 힘참을 표현하는게 느껴졌다.

 

가을에서는 플룻 해금, 가야금의 독주가 화려했는데,

특히 해금의 둔탁한 소리와 챔발로의 소리궁합이 너무나 독특했고,사람을 긴장으로 이끌어 갔다.

 

가을의 3악장 -사냥을 나가는 장면에서는가야금과 플룻의 활약이 대단하였다. 

 

겨울에서는

아쟁, 해금, 거문고, 가야금...모두의 연주로 고도의 긴장감으로 이끌어갔다.

장열함마저 느껴졌으니, 이만하면 정말 잘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멋진 겨울을 ....

 

지휘자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에 몇군데 틀렸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박수를 쳐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면서 일일이 독주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연신 답레인사를 했다.

 

지휘자님 말따나 어딘지 1% 부족하지만, 정말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