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10주년 기념콘서트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NHK 심포니 등 36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출신 단원들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6년 만의 만남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상임지휘를 맡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지의 유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아시안들로 구성된 21세기 아시아의 자부심,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시아 필하모닉이 6년 만에 침묵을 깨고,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삽입곡을 교향악단 구성에 맞게 편곡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교향 무곡, 그리고 축제에 어울리는 화려한 춤곡 라 발스(왈츠)와 함께 진지하되 경쾌한 10주년 콘서트를 갖는다.
아시아필하모닉은 아시아의 이름을 걸고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정명훈의 오랜 바람이 결실을 맺은 오케스트라로서 아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을 세계무대에 정식으로 데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던 1997년 아시아 필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IMF에 처한 조국의 위기에 한마음으로 국민들의 정성을 모았던 98년 ‘조국을 위하여-달러모으기 특별음악회’, 99년 12월 마지막 날에서 00년 1월로 이어진 ‘새천년맞이 밀레님엄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매 해 굵직굵직한 이슈들로 많은 관심을 모았고 아시아 오케스트라로서는 처음으로 창단 연주부터 세계적인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재정적인 이유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문화 컨텐츠 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천을 본거지로 삼아 새롭게 비상한다. 이를 자축하기 위해 인천&아츠(Incheon&Arts)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6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창단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는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NHK 심포니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연주자들 및 아시아 각국 정상급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대거 참여, 역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수준높고 기량넘치는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최근(2003-2004년 시즌)유럽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사이클을 진행하였고, 2004-2005년 시즌에는 유럽 문화계의 큰 찬탄을 몰고 온 말러 사이클의 대장정을 마쳤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시향과 함께 베토벤 사이클을 진행하면서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진지한 탐구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거장의 위치에 머무르기 보단 대중을 향해 다가가고 한국음악의 미래를 위해 젊은 음악인들을 양성하려는 그의 의지는 구청, 대학 캠퍼스 등에서 진행되었던 ‘찾아가는 음악회’나 아시아의 젊은 음악인들을 위한 여름 캠프를 열어 오케스트라 훈련과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실시하고 있는 인천&아츠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명훈의 행보에는 그의 관심이 진지한 음악적 탐구에 있음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음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장기적인 포석과 의지가 엿보인다. 그 의지가 가장 유쾌하게 실현되고 있는 것이 바로 페스티벌적인 성격을 띠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 할 수 있다. 이것이 21세기 아시아의 자부심, 아시아 필하모닉의 10주년 기념 콘서트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 2006 APO 참가자 출신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Chicago Symphony Orchestra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DSO Berlin 요미우리 니폰 심포니 Yomiuri Nippon Symphony Orchestra 도쿄 필하모닉Tokyo Philharmonic Orchestra 인천시립교향악단 Incheon Philharmonic Orchestra 서울 바로크 합주단 Korean Chamber Ensembles 서울시립교향악단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샌 프란시스코 심포니San Francisco Symphony Orchestra 뮌헨 필하모닉Munich Phiharmonic Orchestra 라디오 신포니 오케스트라 자르브뤼켄the Radiosinfonie-Orchester Saarbruecken 프랑크푸르트 뮤지엄 오케스트라Frankfurter Museum Orchestra 오케스트라 앙상블 카나자와Orchestra Ebsemble Kanazawa 금마 심포니 오케스트라Gumma Symphony Orchesta/principal 겐트 오페라 오케스트라Gent Opera Orchestra/Principal 사반나 신포니 오케스트라Savannah Sinfonie Orchester/pricipal 뉴 저팬 필하모닉New Japan Philharmonic Orchestra 오사카 필하모닉Osaka Philharmonic Orchestra 뉴욕 필하모닉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샌 디에고 심포니San Diego Symphony Orchestra/Asso. Principal 오케스트라 앙상블 가나자와Orchestra Ebsemble Kanazawa 스위스 로망 오케스트라Orchestre de la Suisse Romande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Paris Opera Orchestra 덴마크 알보그 심포니 오케스트라 Aalborg Symphony Orchestra in Denmark 남부 덴마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South Denmark Philharmonic Orchestra/principal 로열 플레미쉬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Royal Flemish Opera House Orchestra/principal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Radio Symphony Orchestra Frankfurt 오사카 심포니카Osaka Symphoniker 피닉스 심포니 오케스트라Phoenix Symphony Orchestra/principal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Seattle Symphony Orchestra/Principal 루드빅샤펜 심포니 오케스트라the Ludwigshaven Symphony Orchestra NHK심포니 오케스트라NHK Symphony Orchestra 도이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Deutsches Symphonie Orchester Berlin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ong Kong Philharmonic Orchestra 도쿄 시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Tokyo City Philharmonic Orchestra 서울 메트로폴리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eoul Metropolitan Orchestra 일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Japan Philharmonic Orchestra
◈ 프로필
아시아가 배출한 최고의 거장 정명훈
1974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등단한 정명훈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출발하여 지휘자로서 거듭난다. 유럽 최정상 오케스트라들과의 정기연주회에 이어 정상급 북미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고 1986년 <시몬 보카네그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여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이탈리아 비평가 선정의 `프레미오 아비아티 (Premio Abbiati)'상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상'을 받는 등 외국 지휘자로는 전례 없는 뜨거운 사랑과 격찬을 받고 있다. '89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재직 당시의 개관 기념작 <트로이 사람들>이 세계 음악계의 격찬을 받았다.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 '92년에는 그의 공헌을 기리는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 뇌르' 훈장을 받았다.
1990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2002년까지 활동하며 세계적인 음반상들을 휩쓸었는데 그 중에는 <투랑갈리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세헤라자데>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불새 모음곡> <오텔로> 등 수없이 많은 걸작이 있다. '95년 이후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클래식 음악 승리상'에서 최고 지휘자상을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메시앙이 직접 헌정하여 화제를 모은 <4중주를 위한 협주곡>녹음도 주요 업적 중 빼놓을 수 없다. 또한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해 바르톨리와 함께 녹음한 <사랑의 노래>가, 바스티유 오케스트라 연주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과 동시에 모두 르몽드지의 우수 음반에 선정되는 이변을 낳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2002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영적인 지휘자(Chef spirituel)’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일본에서는 '올해 최고의 연주회'로 선정된 '95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일본 데뷔 공연과 일본 클래식 최고의 공연을 기록한 '96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그가 특별예술고문을 수락하며 연주한 2001 도쿄필하모닉과의 연주 등으로 정명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95년 유네스코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훈장 '금관훈장'을 받았다. '96~’99년과 `00~`03년에는 한국 명예 문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하였으며, 2004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문화홍보외교사절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국내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5대 문화예술부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음악분야 최고의 대표예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003년 역대 수상자 중 최초로 권위 있는 프랑스 “클래식 음악 승리상”을 ‘95년에 이어 두 번 째 수상하였다.
정명훈은 최근 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2005년 4월에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Dresden Staatskapelle)를 이끌고 베토벤 교향곡 프로그램으로 미국 투어 공연을 가졌다. 7일 Symphony Center에서 정명훈이 연주한 “전원”과 “영웅”교향곡은 마치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깊이와 음색으로 슈타츠카펠레의 뛰어난 음악 전통을 더욱 새롭게 활짝 꽃피웠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정명훈은 또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연주를 진행하였는데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에서는 이번 말러 교향곡 연주를 ‘음악계의 일대 사건’으로 다룬바 있으며 세계 음악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97년 1월 아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를 맡았고, 2000년 5월부터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 2001년 4월부터 일본의 도쿄필하모닉의 특별 예술고문이며, 그리고 2006년 1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 프로그램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몬태규가와 캐퓰렛가 (op. 64 b1) 줄리엣 (op. 64 b2) 가면 (op. 64 a5) 로미오와 줄리엣 (op. 64 a6) 티볼트의 죽음 (op. 64 a7) 로렌스 신부 (op. 64 b3) 줄리엣 무덤의 로미오 (op. 64 b7) 줄리엣의 죽음 (op 101: 6)
------ NTERMISSION ------
레너드 번스타인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교향 무곡
전주 'Somewhere' 스케르초 맘보 차차 만남 'Cool' 퓨그 결투 피날레
모리스 라벨 --- 라 발스 [La Valse]
◈ 곡목소개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관현악 모음곡, 로미오와 줄리엣, Op 64 bis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살다간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19세기 이후 유럽 낭만주의 음악에 미친 영향은 그 어느 작가도 비교할 수 없을 장도로 막대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자식을 낳은 작품은 연애 비극의 대명사인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베를리오즈가 성악이 딸린 합창곡으로 작곡했고, 구노는 오페라로, 차이코프스키는 환상 서곡으로 작곡해 두 청춘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혼을 달래 주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그 열기는 식지 않고,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로 하여금 발레 음악을 만들도록 한다. 프로코피예프는 4막 10장의 로맨틱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Op 64)을 그의 나이 44세 되던 1935년에 착수해 이듬해에 완성한다. 직전인 1934년 그는 모국에 대한 향수와 파리의 불확실한 성공 때문에 오랜 서방 생활을 마치고 소비에트로 돌아오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잣대는 이미 모더니즘 음악의 거장으로 주목받던 그를 타락한 부르주아 음악가로 몰아세울 태세였다. 그 첫 반응으로 작곡된 것이 바로 이 발레 음악이다. 이 곡은 레닌그라드의 키로프 발레단이 위촉한 것이었으나,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너무도 원작에 충실했고 당국이 원하는 것과 같은 해피엔딩도 아니었기 때문에 키로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를 기회로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이 이 발레를 초연하려 했으나 그들도 막판에 음악이 너무 현대적이라는 이유로 거부한다. 무대의 홀대를 만회하기 위해 그는 발레를 모음곡으로 만든다. 1936년에는 각각 일곱 곡으로 된 모음곡 1번(Op 64a)과 2번(Op 64b)이 나왔고, 1946년에는 3번(Op 101)이 여섯 곡으로 추려진다. 결국 제대로 된 발레는 1938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처음 공연된다. 이 곡이 키로프에서 공연된 것은 1940년의 일이었지만 당시 프로코프예프가 반대했던 레오니드 라브로프스키가 안무를 맡았다. 오늘 연주되는 ‘몬태규와 캐퓰릿’(Op 64b 1번), ‘젊은 줄리엣’(Op 64b 2번), ‘가면 무도회’(Op 64a 5번), ‘로미오와 줄리엣’(Op 64a 6번), ‘티볼트의 죽음’(Op 64a 7번), ‘로렌스 신부’(Op 64b 3번), ‘줄리엣 무덤의 로미오’(Op 64b 7번), ‘줄리엣의 죽음’(Op 101 6번)은 발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동시에 프로코피예프의 화려하고 대담한 관현악의 색채를 만끽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이 음악을 가리켜 “러시아의 투란도트와 같다”고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관현악의 짜임이 흥미진진하다. 레너드 번스타인 관현악 춤곡,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번스타인은 지휘자요, 피아니스트, 방송 해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미국이 낳은 최고의 작곡가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그는 미국과 유대 문화에 뿌리를 둔 세 편의 교향곡과 치체스터 시편, 미사 등의 종교적인 곡 외에 ‘팬시 프리’, ‘온 더 타운’, ‘워터프론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무대와 영화를 위한 음악을 작곡해 천부적인 재능을 뽐냈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도시에 사는 불량배들의 이야기로 번안한 것이다. 전자에서 몬태규 가와 캐퓰릿 가의 대립은 여기서 백인 소년 그룹 ‘제츠’와 푸에르토리코 소년 그룹 ‘샥스’로 대응된다. 제츠의 우두머리인 리프의 친구 토니가 로미오이며, 샥스의 두목 버나도의 누이인 마리아가 줄리엣이다.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의 전개도 셰익스피어와 같다. 둘은 만나자 마자 첫 눈에 반하고, 버나도는 결투에서 칼에 찔리며, 토니는 마리아가 죽었다고 믿고 뒤 따라 죽음을 택하지만, 마리아는 살아 있다…. 번스타인은 스티븐 손타임의 대본에 따라 1957년 이 뮤지컬을 작곡했다. 이는 세 개의 판본이 있다. 작곡된 해 제롬 로빈스의 안무로 무대에서 공연된 오리지널 판과 1961년 로버트 와이스가 영화로 제작했을 때 대편성 관현악으로 바꾼 것, 그리고 1962년 연주회용으로 만든 ‘교향적 춤곡’이 그것이다. 교향적 춤곡은 프롤로그, 섬웨어, 스케르초, 맘보, 차차, 만남, 쿨 푸가, 난투, 피날레로 되어 있으며, 극적인 흐름과는 무관하게 편집되었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음악은 미국 문화의 다양성을 대변하듯이 절충적이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제츠의 모티프는 바그너풍으로 처리되며, 재즈와 남미의 리듬은 물론, 바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베토벤의 ‘대푸가’ 등의 모방, 프로코피예프나 스트라빈스키의 인용도 엿볼 수 있다. 물론 감미롭고 서정적인 뮤지컬의 멜로디도 잊지 않았다.
모리스 라벨 라 발스
라벨은 1906년 장 마르놀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지금 하려는 작업은 대왈츠로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아닌 또 한사람의 슈트라우스인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입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왈츠의 멋진 리듬에 퍽 마음이 끌렸고 프랑크류의 청교도적인 성격보다 이토록 훨씬 의미 있는 무용으로 표현되는 삶의 기쁨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라벨이 이 곡을 완성한 것은 걸작 ‘다프니스와 클로에’를 쓴 뒤인 1920년의 일이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없고 대신 라벨은 악보의 제일 앞에 작품의 개요를 설명해 놓았다. “소용돌이 치는 구름 속에서 왈츠를 추는 커플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은 점차 흩어진다. 춤추는 사람이 가득한 거대한 홀을 보게 된다. 장면은 점차 빛을 더해가고, 샹들리에 불빛이 포르티시모로 터져 나간다. 무대는 바야흐로 1855년 무렵의 황궁이다.” 처음에는 교향시로 ‘빈’이라는 제목을 붙이려 했지만, 이내 ‘빈의 왈츠 악장’이라는 제목(지금의 부제)이 붙었다. 라벨은 작곡 뒤에 디아길레프, 스트라빈스키, 풀랑크 앞에서 마르셀 메이에르와 두 대의 피아노로 이 곡을 연주했다. 곡을 들은 디아길레프는 “훌륭한 작품이군요. 하지만 발레는 아니네요. 발레를 그린 그림 같다고 할까”라고 말했다. 자존심을 상한 라벨은 이 무용시의 제목을 ‘라 발스’라 확정하고 1920년 12월 12일 콩세르 라무뢰에서 카미유 슈빌라르의 지휘로 초연을 가졌다. 발레의 형태로는 1928년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귀스타브 클로에의 지휘로 이다 루빈스카인 발레단에 의해 초연되었다. 무대는 알렉상드르 브누아, 안무는 브로니슬라바 니진스카가 맡았다. 디아길레프의 느낌이 무대화 되는 데 8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곡은 현악 5부에 플루트(2), 피콜로(1), 오보에(2), 잉글리시 호른(1), 클라리넷(2), 베이스 클라리넷(1), 바순(2), 콘트라바순(1), 트럼펫(3), 트롬본(3), 튜바(1), 팀파니(3), 하프(2), 트라이앵글, 탬버린, 탐부르, 심벌즈, 큰북, 캐스터네츠, 탐탐, 철금, 크로탈이라는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동원된다. 구름 같은 희뿌연 베이스의 그렁거림이 걷히면 점차 윤곽을 찾아가는 멜로디 들이 띄엄띄엄 등장하고, 이내 서로 뭉쳐 디아길레프가 보았던 그림을 완성한다. 화려한 크레셴도와 포르티시모가 작렬하는 가운데 도취적인 환상의 춤사위가 청중을 압도한다.
정준호/음악칼럼리스트, 인천&아츠 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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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날....
7월 31일 까지 마치 전투장에 나간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살은거 같다.
아니,8월 2일. 큰애를 교환학생으로 떠나 보내기까지...
아니지~2일날 마르첼리나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암센타에 가서 2번의 연도와 장례미사,
4일.장지까지 가서 그 뙤약볕 아래서 예식이 다 끝날때까지 서있다가
레슨시간에 늦을까 맘졸이며 달려와 레슨.
5일날,
대지를 달굴듯 뜨거운 태양아래, 나는 그 태양이 어느사이 넘어갈까...
정신없이 침대시트, 베게, 그 많은 쿳션(나는 안락함이 좋아서 커다란 쿠션이 수도 없이 많다^^)
장농속 깊숙이 있는 두꺼운 겨울의류들을 베란다 창가 햇볕에 내다 펼쳐놓고 거풍을 했다.
그 어떤 탈취제와 방습제...이런것들 햇볕하고는 게임이 안된다.
햇볕에 따끈 따끈해진 솜털처럼 가벼워진 그 느낌....
그 느낌 그대로를 반듯하게 정리해 놓고 나면
온몸에 줄줄 흐르는 땀쯤이야 샤워하고 냉커피 한잔이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에어컨까지 켤 필요도 못느낀다.
순간 '나는 어쩔 수 없이 타고난 주부구나!' 그런 허잡한 생각에 웃음까지 짓게 만들곤 했다.
그러다 보니, 또 오늘도 여지없이 뜀박질...
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그 기인 계단들을 달려서 올라가니, 공연 시작 1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분수대 앞 광장엔 사람들로 빼곡했다.
무슨일일까...잠시 스쳤을 뿐 정신없이 티켓부스를 향해 돌진했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으니, 집에서 일할 때보다도 더 땀이 흐르고 있었다.
객석을 잠시 둘러보니, 거의 합창석까지 만석이다.
이내 들어서는 연주자들.
무대위는 누구 하나 더 올라설 틈도 없이 꽉찼다.
단원이 100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드디어 지휘자 정명훈이 들어섰다.
객석은 일순간에 그를 환호하는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이제 고국에서도 그의 입지가 확고해 진것 같은 느낌이다.
단상에 올라서자 마자 지휘는 곧바로 시작되었고,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프롤로그가 관악연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합세한 대규모의 현악파트....
나는 순간 바다의 거대하게 밀려드는 ....아직 부딪히지 않은...파도가 생각났다.
그렇게 다가온 거대함은 공연 내내 지속되었다.
물밀듯 밀려드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웅장하게 깔려드는 베이스....간간히 바이올린, 첼로 독주...
쉴새없이 연주되는 관악파트...
그 무엇보다 내 시선을 잡아맨건 타악기파트였다.
그 어느때보다도 꽉찬 수없이 많은 타악기들...드럼까지..
한 연주자가 여러개의 타악기를 연주하느라 분주해 보이기까지 한...
트라이앵글도 크기가 다른 2개.
마림바와 실로폰(?)이 타악기의 현란한 연주로 시끌법적할만 하면 나타나 청명함을 주고 갔고,
작은 북의 쉴새없는 연주, 심벌즈의 화려함(?) 큰북, 팀파니, 탬버린,그외 이름도모르는....
나는 여지껏 그렇게 많은 타악기가 그렇게도 쉴새없이 연주되는 걸 본적이 없는거 같다.
여늬땐 눈에도 띄지 않던 탬버린 연주가 그렇게도 많이 연주되는 것을 보면서
순간 아득하기까지 한 아들녀석의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했다.
유난히도 피아노 배우기를 싫어했던 아들녀석에게
그래도 악기 하나는 해야 한다고 했더니,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꺼낸 말~
"엄마, 그럼 나...탬버린 할께요." 그러는 것이 아닌가~
일순간에 집안은 폭소로 가득했었고, 두고 두고 그것은 울 아들의 명대사 되었다.
후후^^*
나는 근래에 들어서 타악 연주자들에게 매료당하곤 한다.
다른 악기들 처럼 멜로디를 타고 쉼없이 연주되는 것도 아니고, 지리할 정도로 기다리다가
어느 순간에 짠~하고 나타나 연주하고 사라지는...
모든 연주자가 다 그렇지만 왠지 내가 생각하기에 이 타악주자들은 한치의 실수도 없어야 될것
같아서 맘이 조려지기까지 한다.
일순간에 워낙 크게 ..단 한번의 연주로....
팀파니 연주자가 연주뒤의 북을 마치 온몸으로 쓸어담는 모습은 차라리 화려하게 연주할때보다
오히려 더 짜릿하기도 하다.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악기의 어느부위를, 어떤 채로, 얼마나의 세기로, 어디까지의 잔향을
잡아야 하는 지... 가끔은 치고 나서 얼마나 잽싸게 북의 울림을 감싸서 막는 지....
정말 신비로움에 빠질때도 있다.
팀파니 뿐만이 아니라 모든 타악기가 다 그렇다.
특히 오늘 연주회는 그들에게서 좀체로 시선을 뗄수 없을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화려하기까지 했다.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한 타악기의 화려함은 2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선
드럼까지 합세해 더욱 현란했고, 라벨의 라발스까지...아니, 앵콜곡 2곡중에서 마지막 한곡까지
타악연주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물론 다른 악기의 현란함도 당연했지만...
공연은 끝이났고, 객석은 환호소리가 벅찰정도로 울려퍼졌다.
정명훈도 크게 만족한 듯 가슴을 쓰다듬으며 두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객석을 더 감동으로
몰아갔다.
일일이 오케스트라 단원속으로 들어가서 힘들었던 관악 주자들 하나 하나를 지목하며
박수를 보냈다.
타악주자들로 옮겨갔을 때 객석의 환호는 더없이 크게 반응했다.
나도 소리를 치며 환호해주었다.
앵콜~ 앵콜~
우리는 무려 2개의 앵콜을 들었다.
정명훈의 이끔도 있었지마는 객석의 전원 기립 박수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연주도 연주였지만, 아시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여서 이루어낸 화합의 향연이었다는것이
그 무엇보다도 오늘의 감동에 의의가 컸다고 본다.
함께함...
아름다움과 함께 사랑과 평화를 이끌어내는 감동....
공연장을 나오니,
입추의 여지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한 것이 마치 야외 공연장에 온것만 같은 착각이 들정도였다.
가까이 다가보니, 아예 돋자리까지 깔고 앉아서들 있었다.
그제서야 그들이 공연을 보러 온것이 아니라,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피서(?)를 온것이란걸
눈치챘다.
그렇지~
더없이 야경이 아름다운 예술의 전당.
앞에는 우면산으로 , 그앞에는 아름다운 노래하는 분수~
그 울림마저 더없이 환타스틱하게 퍼지는...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이 있고.
연인들과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의 들뜸과 흥분도 있고...
무엇보다 까페 모짜르트에서 맛난 요리를 먹고,
그곳과 테이크아웃 커피숍에서 퍼져나와 그곳을 가득 메우는 커피향~
아~ 정말 피서지로서 끝내주는 곳이구나~
2006.8.5.
베가.
RAVEL: La Valse
Ernest Ansermet (conductor)
Orchestre de la Societe des Concerts du Conservatoire
1953/06 Mono
Maison de la Mutualite, Paris
전곡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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