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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연초에 패키지예매로 10개의 공연을 고르는데 한참을 애를 먹었었다.
욕심을 내자니...공연료가 너무 부담이 되고, 또한 취소가 전혀 되지 않으니 너무 욕심을 내서도 안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선은 무용공연에 무게를 두기로 하고 모두 예약을 했다.
LG아트에서는 다른 어떤 메니지먼트사에서도 도전하지 않는 현대무용에 많은 비중을 두고 계속 추진해왔고 또 항상 놀라운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이 작품 [바디 리믹스] 를 두고 갈등을 많이 했다.
왠지 의료 보조기들이 아름다움에 푸욱 빠지고 싶은 내게 거부반응을 주었기 때문이고,
또 나신의 몸에 테잎을 두른 그들의 몸짓도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행여 혐오감마저 일으키면 어떡하나...하는 갈등에 망설임을 주었었다.
오랜시간 이것 저것 클릭에 클릭으로 망설임끝에 결국은 이 작품도 10개의 패키지 예매에 넣었다. 그리곤 너무 많은 공연이 몰려있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6월의 나의 공연 리스트를 하나 하나 지워 가면서도 이 작품에 대한 궁금중 내지는 기대감 같은 것이 증폭되어 갔다.
드디어 공연날...
내 자리는 1층 3번째줄 한가운데.
무대장식은 하나도 없었다.
단지 바닥에 마이크들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1층 앞자리여서 보였을 것이다.
시작은 아무런 음직임도 없이 탁탁 바닥을 치는 소리로 너무나 무겁고 고요하게 시작했다.
이내 헐렁한 회색상의를 걸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토슈즈를 한쪽에만 신은 채로~ 절뚝거리면서 무대를 가로질러 갔다.
누구는 다리를 한쪽씩 서로 묶은 채로 절뚝거리면서 지나갔고.
이렇게 끝도 없이 의료기들을 끼고, 또는 머리, 팔, 다리에 묶고, 또는 의료기에 매달리기도 하고.....거친 고통의 숨소리와 신음소리도 났고....
쉬지 않고 무대를 뛰어 다니기도 했다..
무용수들의 몸은 땀으로 반짝거렸다.
참으로 신기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싸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거의 나신으로 보기에도 흉물스러운 의료기들을 가지고 고통의 몸짓과 소리로 무대를
시종일관 메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 아름다움은 정말 처절할 정도였다.
세상에~~
아름다움은 어느곳에나 존재하는구나~~
슬픔이 가슴을 에여왔다.
아무 이유도 모르고 뭐라 딱히 말할 수도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도 아름답고 감동적인데도 마음이 아팠다.
훤히 드러나고 누구나 쉽게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라,
깊은 고통속에서 그 고통을 이겨내고 승화시킨 .....너무나 평범한 우리들은 감히 법접할 수 없는 그런....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느껴져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알까...
너무나 얄팍한 삶의 모습에 연연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끝없이 떠들어 대는 내모습이
어쩔수 없이 매일을 그렇게밖에 살아가지 못하는 내모습이
또한 아펐는 지도 모르겠다.
무용수들의 뛰어난 표현과 연기가 정말 대단했다.
1부 마지막과 2부에서 시종일관 보여주었던 와이어를 타고 춤을 추는 장면은 놀랍고도
획기적인 장면이었다.
누구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아니, 어쩌면 금기일지도 모를 그런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나는 이 예술가들의 천재성에 매번 가위가 눌린다.
이제 막바지...
주연급 무용수와 모든 의료기들이 하나 하나 와이어에 매달려 위로 올려지면서
반대로 무대 커튼은 내려졌다.
관객은 일제히 환호했다.
몇번이나 커튼콜에 답례하면서 나중에는 정말 그들 스스로도 기쁘고 감동적이었는 지
환하게 웃는 모습이 ....
오래도록 잔상으로 가슴속에 남는다.
2006.6.23.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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