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기...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꼭 갈려고 맘먹는 프로그램중의 하나다.
그들의 공연이 하나같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언젠가 펜사인회에서 꺽어질듯 마른몸매와 손가락을 보고는 그들의 아름다움 뒤에 얼마나 많은 자기와의 싸움이 숨어 있는 지....를 조금은 느꼈기 때문에 그들이 마련한 잔치에 참석해서 박수로 응원해주고 더불어 감동도 함께 받아오는 보너스도 챙기기 위해서다.
우리동네에서 하는 공연이기도 해서 아침 기도식구들에게 적극 홍보를 해 티켓구입도 대신 해주고 서둘러서 공연장으로 갔다.
원래 가까운 사람이 더 늦듯이 여유를 부리다가 갑자기 일이 꼬여서 정말 시간을 다투고 남의 차를 얻어 타고 가는 사태까지 생겼다.^^*
어쨋든 다행히 자동차로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실 여력까지 생겼다.
2층 한가운데 앞자리였는데, 이상하게 다른 공연장보다 쫌 멀게 느껴졌는데...
2층이 뒤로 많이 물러가서 있던지..아님 쫌 높이가 높던지...둘다 해당되는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여늬 공연장의 로얄석인 자리가 분명한데, 이곳은 그렇지가 않은것처럼 느껴졌다.
아니다...
어쩜 요즘 연이어서 보고 있는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원들의 키가 무척 커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이 공연이 작고 멀게 보여졌음이...
어쨋든 오늘은 공연 제목에서 말하듯이 쇼케이스이므로 제대로 된 공연을 보는 것은 아니었고, 단지 우리것으로 만든 창작무용을 맛보기 위해서 였다.
춘향이야 초연이고 아직 만들고 있는 단계이니까..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여러번 공연되었던 '심청' 의 경우는 다른 공연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을때 의상이 멋지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가 무척 되었던 작품이었다.
물론 1막밖에 맛보기를 할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러나 이런 나의 기대는 너무나 어이없게 왕창 무너져 버렸고, 꼭 보라고 홍보했던 내가 민망하기까지 한 최악의 공연이었다.
무대 셑트도 촌스럽기 그지없었고, 의상도 무용이라기 보단 너무나 사실적인...
하여튼 모든게 창작무용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촌극같은 그런 작품이었다.
적어도 창작 무용이라면 그렇게 사실적으로 직접적 묘사를 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슴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무용이란 느낌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 2막에서는 좀더 아름다움이 묘사되었을거라 생각은 들지마는....
어쨋든 요즘 연거푸 보고 있는 보리스 에이프만의 작품과 비교가 되었다.
세련된 무대,
무용수들 그 자태만으로도 기가 막힌 그들의 체격,
너무나 환상적인 의상...그 의상으로 만들어낸 또 하나의 환상적 형상
숨이 턱 막힐듯안 그들의 연기, 춤....
인터미션이 끝날즈음 춘향에 대한 제작배경과 과정이 스크린을 통해 소개되었다.
내년 봄에 정발산자락에 개관될 '아람누리' 개관 기념 작품으로 고양시와 유니버설이 함께
제작하는 작품이기에 특별히 소개를 하는것 같았다.
제작과정을 볼수 있다는 것도 특별한 기회였든거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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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꽃이 무대를 가득채운 화사한 무대가 올려졌다.
여기 저기서 와~하는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무용수들의 의상도 환상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심청보다는 훨씬 아름답고 사랑스런 의상이 선보였다.그러나 무대도 그렇고 의상도 세련됨은 없어서 좀 아쉬움이 느껴졌다.
춘향과 이도령이 만나서 사랑을 나누게 될때까지...그 장면이 너무 멀쩡하게 오랫동안 서있어서 - 방자와 향단이가 춤을 계속 추지마는 무대를 그들이 채우기엔 너무 부족했고-
보는이로 하여금 너무나 지루했고 무용으로서 작품의 맥도 끊어지는 거 같았다.
또한 의상도 두 주인공-이도령과 춘향의 의상이 너무 사실적이었고 춘향의 의상이 촌스럽게 느껴졌다.
이제 벗꽃으로 가득했던 무대는 위로 올려지고,둘이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시작되었다.겉옷을 벗고 속옷으로 표현된 하얀 발레복 .... 을 입고 추는 그들의 춤은 아름다웠고 이어지는 춤들도 발레를 보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느껴졌다.
이렇게 사랑하는 애틋한 아름다움이 표현되고, 이어 이별하게 되는것 까지가 1막으로 표현되었다.
마지막에 춘향의 마음에 내려졌을 찬 서릿발같은 느낌이 무대장식으로서도 잘 표현된거 같다.
2막이 완성되고, 전체적으로 작품이 보완되면 심청보다는[물론 2막까지 다 보지 않아서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훨씬 더 낳은 창작무용이 될것 같다.
같이 간 일행들도 '춘향'을 보고는 무용이 갖는 아름다움을 느낀것 같았다.
아마 다른 작품보다는 제작비의 후원도 훨씬 클지 모르겠다.
내년 10월에 경쟁 발레단인 국립발레단에서 세계적인 현대 무용가...내가 요즘 열광하는...
[보리스 에이프만]을 영입해서 [춘향] 작품을 제작한다고 하니...고양시와 유니버설 발레단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작품에 완성미를 더할 것이다.
어쨋든 국립발레단의 춘향이 어떻게 어떤 의상으로 나타날것인 지가 훨씬 더 기대되지만,
이 두 무용단의 같은 ....그러나 아마 전혀 다를것 같은 춘향을 보게 된다는 것이 자못 흥분되는 일이다.
[아람누리]의 개관을 앞둔 흥분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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