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가를 위한 경배 <돈 쥬앙과 몰리에르>
- 글: 김주연 / 월간 객석
예술의 성지 뻬쩨르부르그, 그리고 에이프만
아직도 작가의 생일이면 도시 곳곳 동상에 꽃다발이 산처럼 쌓이고, 음악회, 오페라, 발레, 연극이 매일 도시의 밤을 화려한 불빛으로 밝히는, 찬란한 고전 예술의 성지 뻬쩨르부르그. 21세기에도 이곳은 여전히 문학과 고전의 힘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의 터전 역시 이곳 뻬쩨르부르그로, 그들의 예술정신은 이 도시를 도도히 흐르는 고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매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는 무용계에서 에이프만의 작품들은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고집스런 양식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에는 어떤 새롭고 신선한 감각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진중한 무게와 힘이 있다. 에이프만은 그 자신이 이미, 21세기의 살아있는 고전이 되었다.
뻬쩨르부르그에 본적을 두고 있지만, 빡빡한 해외 공연 일정으로 바쁜 에이프만 발레단을 만나는 것은 그 도시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예술을 아끼던 선생님 한분은 에이프만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수업을 빼먹어도 좋으니, 에이프만의 작품은 절대 놓치지 말아라’고 진지한 얼굴로 말씀하시곤 했다. 이를 따라 착실하게 수업을 빼먹고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본 작품이 바로 예술과 창조자에 대한 경배라 할 수 있는 <돈 쥬앙과 몰리에르>였다.
언젠가 에이프만은 내한 인터뷰에서 <붉은 지젤>과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자신의 발레 세계를 상징하는 두 기둥이라 밝혔다. ‘예술가에 대한 진혼곡’(차이코프스키, 레드 지젤)과 ‘문학 및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돈 키호테, 러시안 햄릿)을 그의 예술을 지탱하는 두 기둥이라 본다면, <돈 쥬앙과 몰리에르>는 이 두 가지 기둥이 모두 들어가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특별히 예술가 중에서도 ‘창조자’에 대한 깊은 공감과 경의가 담겨있다.
1막 - 창조자와 창조물, 그 엇갈린 운명
어둠 속에 한 남자가 깃펜을 들고 등장한다. 무언가에 쫓기듯, 혹은 영감에 사로잡힌 듯 휘두르는 그의 펜 속에서 돈 쥬앙의 형상이 빚어진다. <돈 쥬앙과 몰리에르>의 주인공은 두 사람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극작가 몰리에르와 스페인의 난봉꾼이자 몰리에르가 창조해낸 희극의 주인공 돈 쥬앙. 이 작품은 몰리에르와 돈 쥬앙의 비극적인 대조를 통해 창조자와 창조물의 운명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1막에서는 특히 돈 쥬앙의 모험과 여성편력, 그리고 몰리에르의 창작과 사랑이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과 움직임 속에서 서로를 거울처럼 비춘다.
몰리에르와 돈 쥬앙 두 사람의 이야기가 계속 교차하는데다 가끔 몰리에르가 끼어들어 돈 쥬앙의 이야기를 함께 이끌어갈 때도 있기 때문에, 사전 지식 없이 본다면 처음 얼마동안은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극의 초반, 수녀원에 잠입한 돈 쥬앙과 수녀들의 역동적인 군무는 순식간에 사람들을 극 속으로 몰입시킨다. 이어 돈나 엘비라와 돈 쥬앙의 2인무가 이어진다. 십자가 아래서, ‘아뉴스데이(신의 어린양)’를 배경으로 수녀복을 입은 엘비라와 돈 쥬앙이 추는 2인무는 묘하게 관능적이다. 이어서 다시 몰리에르가 등장하는데, 그의 지시에 따라 극단의 배우들이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충실한 친구 마들렌과 그녀의 여동생, 혹은 딸이라고 알려진 아르망드가 등장하여 몰리에르와 함께 3인무를 춘다. 3인무는 아르망드와 몰리에르의 2인무로 바뀌고, 마들렌은 쓸쓸하게 무대를 떠난다. 몰리에르는 철없는 아르망드의 손발을 함께 움직여가며 그녀를 배우로 키워간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는 돈 쥬앙의 이중결혼 에피소드가 코믹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에 곧바로 뛰어드는 몰리에르 때문에 흥겨운 분위기는 깨지고 배우와의 갈등이 깊어진다. 홀로 남은 몰리에르는 자신의 창조물 돈 쥬앙에게 자신이 갖지 못한, 넘치는 힘과 매력을 부여하고 스스로 이루지 못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불어넣는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 2악장이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는 두 남자의 2인무는 남녀의 2인무 이상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그렇게 힘을 얻은 돈 쥬앙은 점차 여인을 탐닉하는 것을 넘어서 쾌락과 악의 화신으로 변해가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비극적 종말이 환상교향곡 ‘단두대로의 행진’에 실려 암시된다.
1막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하얀 가면을 쓴 배우들이 수레와 함께 등장한다. 그들이 즐겁게 올라타고 있는 수레를 힘겹게 끌어가는 사람은 몰리에르 자신이다. 그를 위로해 주는 것은 오직 마들렌 뿐. 하지만 마들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아르망드와 결혼하여 하얀 수레에 오른다. 하얀 꽃과 의상의 수레는 순식간에 신랑신부를 태운 꽃마차로 변하여 무대를 휘젓고 사라진다.
이렇듯 무대 위에 펼쳐지는 몰리에르와 돈 쥬앙의 이야기에는 현실과 환상이 함께 녹아있 다. 전반적으로 밝고 즐거운 1부지만, 그 안에서 몰리에르는 예술가의 삶, 그중에서도 특히 창조자의 숙명을 보여준다. 사실 몰리에르의 일생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가혹한 극장들의 경쟁 속에 살아남고, 관객과 국왕의 인정을 받기 위해 그는 시간에 쫓기고, 자신의 모든 힘을 짜내며 고독한 창작을 계속해야 했다.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 나약한 몸으로 인한 병고 속에서도 그는 결코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극 중 몰리에르가 나오는 장면에는 늘, 무대 위쪽에 작은 극장이 보인다. 몰리에르에게 있어 삶의 배경은 언제나 극장이었다.
2막 - 모든 창조자들을 위한 촛불
2막은 1막에 비해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다. 막이 오르면 모차르트 교향곡 29번이 흐르는 가운데 기사들과 돈 쥬앙의 싸움이 시작된다. 돈나 안나의 남편(기사)을 죽이고, 가면을 벗는 돈 쥬앙 뒤로 지친 모습의 몰리에르가 나타난다. 병들고 쇠약한 몸으로 창작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이제 예전만큼 힘차고 재기 발랄한 작가가 아니다. 반면 이제 막 눈부신 절정을 맞이한 아르망드는 뭇 남성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으며 교태를 부리고 있다.
십자가(묘지)아래에서 돈나 안나를 정복하려던 순간, 돈 쥬앙에게서 벗어나지도 그를 찌르지도 못하는 돈나 안나는 결국 자신을 찌르고 자살한다. 돈나 안나를 잃은 순간 무너져버린 돈 쥬앙은 젊음과 패기를 잃고, 아르망드의 사랑을 잃은 몰리에르의 모습과 겹쳐서 나타난다. (돈나 안나와 아르망드는 같은 무용수가 1인 2역을 맡는다.) 하인 스나가렐이 많은 여자들을 데려와 난리법석을 피워도 돈 쥬앙은 자신을 되찾지 못하고, 말없이 괴로움에 잠겨있던 그는 결국 라크리모사의 선율과 함께 지하로 빨려 들어간다.
돈 쥬앙이 사라진 다음 장면, 극단은 문을 닫고, 단원들을 뿔뿔이 흩어진다. 늙고 병든 몰리에르는 홀로 남았으나, 그럼에도 끝없이 등장인물을 창조해낸다. 이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돈 쥬앙과 몰리에르의 관계는 더 이상 극의 중심이 아니다. 온 힘을 다해 생의 마지막 창작열을 불태우는 예술가의 혼이 있을 뿐이다. 기침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몰리에르는 스스로 광대가 되어 관객들을 울리고 웃긴다. 알려져 있다시피 몰리에르는 자신의 작품 <상상병 환자>를 연기하던 중 쓰러져 죽음을 맞이했다. 죽음은 그의 가장 훌륭한 마지막 공연이었다. 그리고 그가 창조한 인물들이 가면을 타고 찾아와 그를 수레에 싣고 떠나간다. 몰리에르의 죽음은 죽음의 공포와 슬픔마저 무력하게 만드는 웃음의 힘 그리고 연극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윽고 어두워진 무대 한 구석, 그가 앉아있던 빈 의자에 사람들이 촛불을 하나씩 가지고 와서 내려놓는다. 이는 곧 몰리에르란 한 위대한 창조자에게 바치는 배우들의 경의이자 보리스 에이프만 스스로가 선배 예술가에게 보내는 헌사다. 이 숭고하기까지 한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극장 안은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감정으로 숙연해진다.
사실 이 작품 <돈 쥬앙과 몰리에르> 역시 치열한 예술 창작의 결과물이다. 에이프만이 늘 작업실과 공연장을 전전하며, 소파에서 간신히 눈을 붙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작품의 리브레토와 음악 선정, 안무까지 홀로 도맡고 있는 그야말로 진정 창작의 찬란한 고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마지막 몰리에르에게 바치는 배우들의 촛불은 이 작품의 창조자 에이프만에 대한 경의이자, 이를 바라보며 기립박수를 보내던 관객들 모두가 그에게 보내는 경의이기도 했다.
“그의 영광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영광을 위해 그가 필요할 뿐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세워진 몰리에르 흉상의 제명이자, 몰리에르의 죽음을 다룬 불가꼬프의 희곡 <위선자들의 밀교>의 에피그라프. 이는 비단 몰리에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예술가, 보리스 에이프만을 위한 경구이기도 하다.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내한공연
2006.5.30(Tue)~6.4(Sun)
Boris Eifman Ballet Theatre
*돈 주앙과 몰리에르 : 5.30~5.31
*차이코프스키: 6.1~6.2
*Who's Who: 6.3~6.4
보리스 에이프만 (Boris Eifman, 1946~)
에이프만이 처음이 아닐 수는 있지만, 그는 분명 최고였다."
–뉴욕 타임즈 (1998년)
"뉴욕의 평론가들이 ‘20세기 마지막 위대한 안무가이자, 21세기 첫 위대한 안무가’라고 찬사했듯이,
에이프만은 발레 역사에서 마리우스 프티바와 조지 발란신의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으로 운명 지워졌다.
–모스크바 타임즈 (2004년)
뉴욕 타임즈가 ‘오늘날 가장 성공한 러시아 안무가’로 꼽고있는 보리스 에이프만은 명실공히 전세계를 통틀어 현대 발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대에는 공연 예술인들에게 주는 최고의 찬사로 일컬어 졌던 ‘러시아의 국민 예술가’ (The People’s Artist of Russia) 라는 칭호를 받았으며 1997년에는 작품 <차이코프스키>로 그리고 1999년에 또 다시 그 공로를 인정 받아 러시아 공연 예술계 최고 권위의 ‘골든 마스크상’을 수상했다. 1996년에는 작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공연예술에 기여가 높은 예술인들에게 주어지는 ‘트라이엄프상’ (Triumph Award)을 비롯한 주요한 상들을 모두 휩쓸었다. 또한 러시아 무용 잡지인 ‘Ballet’에서는 그의 안무적 성과를 인정하여 ‘Soul of Dance’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2002년 발레단 창립 25주년을 맞이하여 볼쇼이 극장과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린 이들의 기념공연은 열렬한 성원과 축하 속에서 막을 내렸으며 최근에는 뉴욕으로까지 이어져 이들의 세계적인 성공을 증명해 주었다.
▶ ‘페레스트로이카는 우리 무용단에게 10년 일찍 시작되었다.'
10세에 안무를 시작한 이 천재 안무가는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 안무가를 거쳐 키로프 발레 학교 안무가, 그리고 말리 오페라 발레 극장의 안무가 등을 역임했으며 1975년에 키로프 발레의 <불새>를 안무하면서 처음으로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의 성공적인 선배 안무가들이 거쳐간 평탄한 성공의 길이 열려 있었으나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1977년, 자신의 무용단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을 창단한 것이다.
정확하고 아름답기만한 고전발레에 답답함을 느껴왔던 그는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하면서 연극성이 강화된 ‘현대 발레’라는 장르를 통해 그만의 독창적인 예술성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은 키로프, 볼쇼이 발레단과 같은 국립단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신들의 입장료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게다가 다른 국립 단체들처럼 자신의 전용극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첫 해부터 러시아 내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때로는 핑크 플로이드와 같은 급진적인 록그룹의 음악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과감하면서도 극적으로 철학성과 문학성을 담아냈다. 그의 공연은 매진 성황을 이뤘고 공연장은 수 천명의 관객이 쏟아내는 환호로 가득찼다. 그의 작품은 새롭고 자유로운 정신의 예술에 목말라 있던 소비에트 예술 애호가들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다소 형식과 규율에 얽매여 있는 소비에트 예술의 숨통을 트게 하는 것이었다.
▶ 파리 샹제리제 극장을 시작으로 세계 무용계에 우뚝 선 에이프만
에이프만은 키로프 발레단과 말리 오페라 발레 극장에 있을 당시 정부 관료들로부터 ‘소비에트적 예술’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번 정치적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로 인해 그는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창단 초반에는 해외 순회공연을 나가지 못했다. 창단 10년만에 파리 샹제리제 극장에서 가진 역사적인 첫 해외공연에서 그는 열광적인 찬사를 이끌어낸다. 이후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연이어 거둔 성공과 러시아에 불어닥친 개혁의 물결은 자국에서의 그의 위치를 또 한번 크게 도약시켰다. 1991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방송은 에이프만의 인생과 작품을 조명하는 영화 <에이프만 – 사랑받는 남자>를 제작, 방영하였고 1998년 러시아 주 방송국은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에이프만 발레 20주년을 축하하는 공연을 개최하여 이를 다큐멘터리 영화 <볼쇼이의 승리>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 에이프만 발레, 드디어 공연예술의 메카 뉴욕을 강타하다.
1998년<붉은 지젤>과 <차이코프스키 – 미스테리한 삶과 죽음>으로 뉴욕 시티 센터에서 첫 번째 미국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이들은 진보적인 미국 관객들에게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각인 시켰다. 이들의 공연을 보고 뉴욕 타임즈는 ‘충격적이고 매력적인 무용단’이라고 언급하면서,‘현대 무용의 표현력에 고전발레의 테크닉을 접목시켜 철학적인 주제를 구현하는 것이 에이프만이 처음이 아닐 수는 있지만 그는 분명 최고였다’라고 극찬했다. 98년의 성공적인 미국 데뷔에 이어 99년 곧바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가지고 두 번째 미국 투어를 갖게 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작품에 익숙한 뉴욕 관객들은 드라마틱하고 힘있는 표현력, 그리고 문학성과 철학성으로 무장한 에이프만 발레단의 매혹적인 춤에 완전히 매료 당하고 만다. 2000년에는 신작 <러시안 햄릿>을 비롯하여, <차이코프스키>, <붉은 지젤>, <레퀴엠>, <나의 예루살렘>등 총 5개의 작품으로 한 달 간의 뉴욕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면서 미국에서의 그의 명성은 더욱 확고해졌다. 연이은 이들의 성공은 2001년 3월과 4월, <러시안 햄릿>의 재초청 공연으로 이어졌고, 에이프만으로 하여금 2001년 신작 <돈 주앙> 및 2003년 신작
2002년에는 보리스 에이프만 창단 25주년을 맞이한 기념공연이 러시아와 뉴욕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다. 그리고 영국 런던의 무용 전문 공연장인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 독일 등 유럽, 한국, 홍콩 등 아시아까지 투어하며 세계 현대발레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출연진...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서울 공연의
각 작품별 캐스팅이 확정되어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사진 왼쪽부터 Vera Arbuzova, Yury Ananyan, Elena Kuzmina, Yury Smekalov
*사진 왼쪽부터 Alexei Turko, Natalia Povoroznyuk, Oleg Gabyshev, Constantine Matulev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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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 주앙과 몰리에르 (5/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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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예정자
- 몰리에르 : Yury Smekalov(5/30), Ilia Osipov(5/31)
- 돈 주앙 : Alexei Turko(5/30), Oleg Gabyshev(5/31)
- 마드렌, 엘비라 (1인2역) : Elena Kuzmina(5/30 & 31)
- 돈나 안나, 아르망드 (1인2역) : Vera Arbuzova(5/30), Anastasia Sitnikova(5/31)
- 스가나렐-돈 주앙의 하인 : Sergei Zimin(5/30 & 31)
- 사령관 : Oleg Markov(5/30 & 31)
공연후기....
년초에 패키지로 묶어서 예매를 하고는 언제나 보나...했는데, 벌써 5월 말이 되어 드디어 오늘 10개의 공연중에 처음으로 테잎을 끊었다.
몇년전에도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그때 보지 못한 아쉬움에
이번엔 3개의 공연을 몽땅 예매를 했다.
그러고 보니 lg아트센터에 참으로 오랫만에 가게 되는거 같다.
아마 뮤지컬 '아이다' 로 장기공연을 하는 바람에 여타 공연이 많지 않았던 이유도 한몫한다.
특히 현대무용 공연이 많은 lg에 이처럼 오랫만에 간다는 것은 무용공연도 그만큼 오랫만에 본다는 뜻이니, 설레임이 여늬 다른 공연보다 더욱 컸다.
그래서 였을까...화,수요일의 공연은 레슨땜에 시간이 촉박해서 달음질 쳐서 가야하는데, 순간 아무 생각없이 전철을 교대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을지로에서 잘못 갈아타서 정말 초를 다투며 겨우 시간에 도착했다.
세상에...온몸이 땀으로 범벅....
공연 시간이 1부 40분, 인터미션 20분,2부 40분 이었는데...
난 공연시간이 이렇게 짧게 늦겨지기는 근래에 처음이었던거 같다.
무대에 장식이라곤 뒷배경으로 잠깐씩 변하는 것밖에 없었던거 같은데...
현란한 무용수들의 몸짓에 홀려서 그외 다른것들은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냥 멈춰 서있기만 해도 너무나 아름다울 무용수들.
8등신의 깍아놓은 듯한 그들의 몸....내게 그들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찌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그들이 표현해 내는 몸짓과 표정에 나는 혼이 나갔었던거 같다.
군무보다 나는 솔리스트들의 솔로, 2인무,또는 3인무가 하나의 조각작품을 보는 것만 같아 몸에 전율이 일었었는데....
서로의 동작이 어울어져서 만들어진 그 창조물은 의상의 흐름과도 이어져서 정말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고전발레와 현대무용이 어울어진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보는 것만 같았다.
진정 예술가들은 하나같이 천재인거 같다.
음악가든 무용가든 ....
우리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심미안과 보이지 않는 것을 그들은 환히 보고 그것을 기막히게 창조해 내고 있으니...
사람들의 감정을 꿰뚫어 보면서....우리들의 내면에 폭풍을 일으키는거 같다.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수 있다는 것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
나는 오늘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과는 또다른 신의 아름다움속에 푹 빠졌다가 왔다.
특히 돈 주앙..Alexei Turko 의 몸과 춤...표정 연기까지 거의 완벽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돈나안나와 아르망드역을 맡았던 Vera Arbuzova.
마드렌, 엘비라 역의 ErenaKuzmina
이들 역시
너무나 아름다운 몸과 환상적 춤을 추었다.
그들의 표정연기도 볼만했다.
앞으로 6월 2일과 4일에 있을 남은 공연이 더욱 기대가 된다.
팬사인회가 있었는데...팜플릿이 너무 빈약해서 민망스러웠다.
아니, 정말 근사한 사진이 많이 실린 팜플릿을 기대했었는데..
내 스스로가 너무 안타까웠다.
홈페이지에도 사진도 없고..
2006.5.30.
베가.
◇돈 주앙과 몰리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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