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8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I. /2018.3.27.화/롯데콘서트홀

나베가 2018. 3. 27. 17:40




Bach Harpsichord Concerto D minor BWV 1052 Jordi Savall


Franz Schubert - Symphony No. 5 in B flat major, D. 485



Schubert, Sinfonía Nº 5, D.485. Claudio Abbado



Beethoven - Symphony No. 3 in E flat major (Op. 55) Eroica Berliner Philharmoniker



28일 수요일 공연 프로그램

ANNE SOPHIE-MUTTER - Mozart Violin Concerto # 5 ~ Camerata Salzburg



MOZART ~ Symphony # 38 (Prague) DANIEL HARDING /VIENNA PHILHARMONIC



Schumann - Symphony No 2 in C major, Op 61 - Bernstein



간단 공연후기....


년초 롯데 콘서트홀 책자에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이름을 발견한 순간 가슴이 뛰었다.

아! 카바코스가 오는구나...

사실 어떤 공연에서였는 지...기억도 가물 가물하지만 엄청났던 그의 연주... 그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았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를 뒤적여 봤다.

역시....


카바코스는 2007년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내가 그토록 실황 연주를 듣고싶었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나를 완전 매료시켰고,

2011년 등산하다 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고 한 달여를 외출도 못하다가 가까스로 첫 외출을 힘겸게 해 맞은 공연이

그해 가장 기대 공연이었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리카르도 샤이와 카바코스의 협연이었다.

그랬다.

어쩌면 천여회가 넘도록 공연장을 다녔어도 손가락 안에 꼽을 그렇게 엄청났던 공연....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 처럼 내 온몸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버려 나 자신을 어찌할 수 없었던 공연...

그 공연에 샤이와 함께 카바코스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번...

2013년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황홀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나를 또 녹다운 시킨것이다.

이쯤되니 그의 이름만 발견해도 가슴이 뛰는 건 무조건 반사다.


오늘 연주에 거는 기대치...

2011년 샤이와의 연주 못지않다.


'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연주는 상상할 수도 없다는... 

흠잡을데 없이 준비되어 있고 연주에서는  더 말할 나위 조차 없다.

이들 앞에 서 있는것 자체가 큰 기쁨이고 영광이다...' 라고' 극찬한 아쉬케나지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뛰어난 연주단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는 극찬의 행렬이 브로마이드에 가득한 유럽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뿐 아니라

지휘까지 맡아서 하기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첫 내한 공연인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초대 음악감독인 아바도를 비롯해서,

수많은 마에스트로 지휘자들-제임스 저드,카랴얀,바렌보임,솔티,번스타인, 유리 시모노프 의 객원지휘를 통해 급성장한 '유럽 연합청소년 관현악단'을 거친 성년 연주자들이 아바도와 아르농쿠르와 함께 성장하며 오늘날 최고의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된것이다.


30여년간 250매 이상의 음반을 발매하고 그라모폰 음반상을 비롯 많은 음반상을 수상하고,

현재 베르나르 하이팅크, 야닠 네제 세갱, 안드라스 쉬프와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하니

이들과 연관 지어진 이름만으로도  이젠 유럽 쳄버 오케스트라에 거는 기대감에 가슴이 콩딱 거리지 않을 수 없다.


거구에 긴 머리, 강렬한 이목구비....

비쥬얼만으로도 작렬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무대에 서고 드뎌 연주가 시작되었다.


아! 

첫 소절부터 심쿵하며 감탄사가 입안을 맴돈다.


"어떻게 소리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칭송이 거저 나온게 아니었어."


이렇게 아름답고 꽉 찬 바흐의 선율이라니....

아니, 바흐의 곡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규모로 어떻게 슈베르트의 곡에서도 베토벤의 곡에서도 이처럼 풍성하고 꽉찬 연주를 들려줄까...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칭송이 정말 딱 맞았다.

카바코스의 연주는 이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져 그 어떤 연주회에서 보다

황홀경에 빠뜨린 매혹적인 연주를 펼쳐냈다.


그러고 보니, 카바코스의 이력이 더욱 대단해졌다.

17.18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RCO,무지크페라인 상주음악가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2017년 덴마크 최고 영예의 음악상인 '레오니소닝상'을 수상하였다.

이 상을 수상한 사람들-번스타인,벤자민 브린튼, 루빈슈타인, 예후디 메뉴힌,쇼스타코비치,디스카우, 로스트로 포비치,피에르 블레즈,리케티, 브렌델,바렌보임, 사이먼 래틀-을 보면 카바코스가 얼마나 대단한 연주자가 되었는 지 알 수 있다.


17.18년 연주 일정도 화려한 행보다.

그중 아시아투어를 눈여겨 보니 '헤르베르트 볼름슈테트&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와의 일정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안오는 지...모든 기획사와  공연장 홈피에서 못봤는데...

하긴 오늘 연주로서 만족해야지.

더 이상 많으면 가난한 주머니때문에 재앙이 될 수도 있어~ㅋ


그야말로 1,2부 3곡 연주 내내 얼음땡이 되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었던 것은 물론 매혹적인 현의 선율과 어우러져 천상에서 쏟아지는 듯한 매혹적인 목관 연주...

금관과 팀파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오늘 이들 연주에서 또 한번 녹아났다.


아~ 언제 였드라~

이 영웅교향곡에 완전 반한 적이 있었는데....

얀손스와 RCO 였나...???

아니구나~ 

RCO와 이반피셔의 베토벤 전곡 사이클 연주회때였다.

정말  얼마나 연주를 잘하는 지...숨넘어 갔었는데...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어. 4일 동안 펼쳐졌던 베토벤 전 곡 연주회에서 이날 공연이 그중 또 대단한 연주로 평가 되었었지.

그때 영웅교향곡의 진면목을 알게되었고, 그때부터 3번이 베토벤 교향곡중에 6번과 함께 가장 우선순위가 되었다는...ㅎ


하긴 이렇듯 한 번 정점을 찍는 연주를 듣고 나면 왠만해선  또 감동 받기가 쉽지 않은 위험(?)도 있는데.

오늘 내가 이토록 감동을 받았다는 건 정말 체임버 오케스트라로서 황홀할 정도의 훌륭한 연주를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ㅎ


감동의 물결속에 연주는 끝났고...

나는 이들 연주자들 하나 하나를 다 기억하고 싶어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더 이상 연주를 기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다'고 아쉬케나지가 말했던가~

연주자들 표정에서 오늘 연주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함이 보인다.

천부적인 재능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겠지만 연주후 환호하는 관중들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또 행복할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황홀경에 빠뜨리고, 열광하게 만들고, 삶의 의미를 찾게도 만들고, 상처를 치유케 하고.....

이 보다 더 값진 인생이 있을까...


음악이란 신앙과도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들때가 있다.

이들은...이들 연주는...하느님의 은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