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사막일주(2016.4·25~5·14)

2.타클라마칸 사막 일주 시작...란저우에서 오초령을 넘어 하서주랑(河西走廊)으로...

나베가 2016. 9. 26. 00:53

2016.4.25


느지막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 숙소를 공항 근처로 옮겼다.

그곳에서 쉬면서 타클라마칸 사막 일주 후발팀과 합류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 황하발원지 팀이 너무 정이 들어서 후발팀들에게 위화감을 주면 어쩌냐고...의기양양 했지만

젊은 피가 수혈되니 훨씬 더 화기애애 해질거라며 또 폭소를 터뜨렸다.


매번 무거운 가방을 끌고 층계를 오르내리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도 기인 복도를 걸어야 했으므로 힘들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1층이다.

방은 자그마한게 소소했지만 화장실을 들어서는 순간 헉 소리가 난다.

얼마나 큰 지 사이드에 놓인 탁자가 마치 씽크대 처럼 보일 정도다.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하기까지 하니, 그 탁자에서 커피를 내리는데, 마치 주방에서 일을 하는 듯 착각 마저 든다.

암튼...독특하고도 기분좋은 호텔이다.


진행팀은 비행기 시간에 맞춰 후발팀 마중을 나갔고, 우리는 약속 시간에 맞춰 저녁을 먹기위한 식당을 향해 걸었다.

란저우에서 언제 그리 또 더웠냐싶게 패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쌀쌀할 정도로 춥다.

날씨 변화의 이 얄궂음이란...





드디어 식당에 들어섰다.

우리보다 먼저 후발팀들이 식당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타클라마칸 사막팀 춘향 오빠와 왕초님 포함 6명중 성호씨가 쿤밍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5명에 오늘 새로 합류한 4명이다.

 인사를 나누고 화려한 만찬을 즐기다 보니,어느새 한 식구가 되어 화기애애 하기까지 하다.


오늘부터는 여자가 3명이라서 돌아가면서 싱글 룸을 쓰기로 했다.

방 뿐만이 아니라 차량도 자리 순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탄다.

여행중 보는것과 먹는것 이상으로 재밌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모든게 기대만땅이다.


 



2016.4.26.화요일....







7시 출발에 맞춰  5시반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숙소 근처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이 식당은 란저우에서 소고기 국수로 가장 유명하다는 곳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 유명세 답게 고수의 강한 향신료를 빼고 먹긴 했지만 가히 그 맛이 일품이다.


"오호~진짜 맛있는데~

이참에 이 유명한 국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식당 풍광이나 담아볼까...."


허락을 받고 주방에 들어서니 현란한 솜씨로 국수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뿐 아니라 면발의 맛을 좌우하는 삶아내는 모습에도 한 치 오차도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담겨진 국수에 육수를 붓고 갖가지 양념들을 얹는 모습은 진지함 마저 풍긴다.

물론 대도시인 란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국수집이긴 하지만, 그래도 국수집이거늘 주방과 마스크까지 한 요리사들의 정갈한 모습은

지저분하다는 중국의 인식을 충분히 깨뜨릴만 하다.

 












오늘 목적지는 감초로 유명한 '장예'다.

장예에 들어서면 30m가 넘는 와불상으로 유명한 '대불사'를 들릴 예정이다.

 

새벽에 오늘의 날씨가  6~21도 라고 춘빠가 문자를 날려 보냈는데,

순간 6도 보다는 21도에 꽂혀서 배낭에 넣었던 패딩을 빼 버렸거늘

날씨까지 흐리니 얼마나 추운 지 온 몸이 움츠러든다.


차 안에서 조차 한기가 느껴지더니 이내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비는 곧바로 진눈개비로 변하고 이내 들녘 풍광이 하얗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헐~

오늘도 또 설원속으로 들어가는겨??









한기가 몸을 움츠러들게는 했지만 오초령 터널을 지나 21km쯤 달리니 하서주랑이 나타났다.

실크로드의 시작이다.

좌로는 치롄산맥이 끝없이 이어지고 우로는 몽골고원의 향연이 펼쳐진다.

좌우의 풍광이 완전히 다른 매혹적인 풍광에

연신 탄성을 질러댔지만 날씨도 흐리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지라 속도가 빨라서 카메라에 전혀 잡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긴 뭐.... 온 몸을 음악과 함께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에 내 맡긴채 이리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쌓였던 이런 저런 삶의 퍼즐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아스라한 풍광속에서

스스럼없이 풀어지고 있는것도 여행이 주는 매력이야~



****************************




워낙에 하루 이동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엄청난 여정인 지라 하루에도 변화 무쌍한 날씨를 접한다.

오늘도 흐린 날씨에 설원속을  하염없이 달릴 지 모른다는 예상을 깨고 어느 순간 날씨가 화창해졌다.

이젠 또 사막의 풍광 대신 파아란 하늘 아래 가지런히 잘 가꾸어진 비옥한 농경지가 매혹적이다.









한 참을 달리다 보니 이색 풍광이 들어온다.

태양열 대단지다.

아닌게 아니라 마치 땅끝을 알리듯 한 줄 나무 군락이 끝을 매운 그 앞으론 바다와도 같은 광활한 대지의 향연....

쏟아져 내리는 태양열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으니 이 또한 어마 어마한 에너지원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순간부터  치롄산맥(Ch'ilien Mountains , 祁連山脈 기련 산맥)의 황홀한 설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치롄산맥은 칭짱고원(티벳 고원)의 북쪽 기슭에 깐수성과 칭하이 성에 걸쳐, 북서쪽은  알타이 산맥에 접하고, 동쪽은 란저우의  흥륭산에 이르러, 남쪽은 차이다무 분지와 칭하이 호수에 서로 연결된다.

평균 해발 4000m 이상, 길이 2000km, 폭 200~500km에 이르며 평원의 하곡이 산지 면적의 3 분의 1이상을 차지한다.

주봉우리는  치롄산이며, 일부는 빙하가 발달한 6,500m 급의 고봉이 늘어서, 하서회랑의 오아시스 도시들인 무위(양주), 장액(감주), 주천(숙주), 돈황(조주)을 윤택하게 하는 내륙 하천의 수원이 되고 있다.

「기련산」(祁連山)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고대의 흉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흉노어로 「기련」은 즉 「하늘」이라는 뜻이며, 기련산은 「천산」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던 것이다.

하서회랑의 남쪽에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는 ‘남산’이라고 칭해지고 있었다.(위키백과 참고)

 










다시 고도가 내려온걸까...

눈을 시리게 했던 치롄산맥의 설원 풍광 대신 사막 바위산의 향연이 펼쳐진다.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면 풀 한 포기 없는 암산의 향연이거늘 그 아래로 어찌 이렇듯 비옥한 농경지가 눈을 사로잡는 것일까....













아!

이제는 하늘의 구름까지 합류를 했어.


끝을 알 수 없는 대 평원에 펼쳐지고 있는 이 모든 향연들이 순간 순간 유토피아 세계 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렇지~

이젠 바람이야~

이 엄청난 대 평원에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열 못지 않은 또 다른 에너지원이 바로 바람이었어.


눈에 뵈는것만으로도 너무 엄청나서 주체하기 힘든데....

눈에 뵈지 않는 태양과 바람까지....


대체 중국이란 나라가 가지고 있는 이 형언할 수 조차 없는 자원은 과연 헤아릴 수는 있는걸까....

무한하지 않을까.....








순간 내가 지구본을 돌리면서 보았던 중국의 땅덩어리와 엄지 손톱만 했던 우리나라가 서로 교차되며 스친다.

갑자기 그 작은 땅덩이에서 조차 남북이 갈라져 싸우고, 그 안에서 온 몸을 불사르며 삶의 전투를 치뤄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떠올라 짜안한 맘에 슬퍼졌다.









부러움과 슬픔도 잠시....

다시 펼쳐지는 황홀한 설원 풍광에 정신줄을 놓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너무 광활해서 잡히지도 않는 풍광을....

렌즈를 당기면 이내 다 흔들려 버리고, 그냥 누르면 너무나 멀어서 제대로 찍히지도 않는데....

그래도 감동의 파노라마를 한 순간이라도 잡아보겠다고....

반사광과 흔들림을 막아보겠다고....

렌즈를 유리창에 까지끝 붙인 채 시도를 수없이 한다.













설산의 향연이 끝나도 여전히 또 다른 풍광이 사로잡는다.

사막의 기형괴석들과 구릉, 신비스럽기 조차 한 흙산의 향연들....

그 속에서도 한 떨기의 꽃을 피워낸 풍광을 보며 문득 뜬금없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런곳에서 굴집을 짓고 살면 어떨까....??

못살것 같다는 생각 대신 저 홀연히 피워낸 꽃 한송이 처럼 되려 모든게 너무나 귀하고 소중해서 행복감은 더 커지지 않을까...??

철없는 아지매의 어이없음의 기네스 북에 오를 법한  생각일까??








와아~ 이건 또 뭐야~

이 기막힌 풍광....


일부러 성곽처럼 쌓은것 같기도 하고....

자연적으로 바람에 침식이 되어서 저렇듯 만들어진 것도 같고....

암튼 하늘 저 끝에서부터 달려나오듯 몰아치는 구름의 향연까지 그야말로 앞권이다.








드넓은 광야에 저토록 장대하게 펼쳐진 성벽 비슷한 것이 왠지 자연적인 현상을 아닌것 같아서 왕초님께 물어보고 설명을 들었건만....

전혀 기억이 안나는 이 슬픈 현실...

메모를 안해놓은걸 보니 풍광에 사로잡혀 다른것은 암것도 할 수 없었음이 분명하다.

뭐...

이 나이가 되면....ㅋㅋ























신기한 지형을 품고 있는 광야도 다 지났고...

일렬로 자라고 있는 미류나무 군락과 정갈하게 가꾸어지고 있는 농경지의 밭이랑이

판타스틱한 구름의 향연에 한 몫을 거둔다.










점심시간이 되어 마을의 한 부페 식당으로 들어섰다.

드디어 2차팀의 반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모두들 2-3가지씩 반찬을 해왔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인 것이

사진속 모든 음식과 재료들을 준비해온 독립군님이다.


엄청난 양의 싱싱한 오징어 젖갈과 명란젖에

갓 짜서 가져온 참기름 250ml,고추가루 500g,

오징어 젖갈에  넣어 먹으라고 곱게 다져서 일일이 1회용 포장을 해가지고 온 청양고추,

얇게 저며 250ml 물통에 담아온 마늘, 바짝 구운 김을 일일이 진공포장해서까지....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터졌다.

준비를 해서 떠나보낸 와이프도 대단하지만,이렇게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독립군님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당당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대접을 받느냐고.....ㅎㅎ


부페식당의 많은 음식들도 정갈한 것이 여간 맛있지 않았는데, 고소한 참기름까지 얹은 싱싱한 명란젖 앞에서는 완전 KO패.











점심을 먹고난 뒤 이어진 풍광도 여전히 판타스틱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파아란 하늘을 메운 구름들의 향연때문에 더 열광을 했는 지도 모르겠다.








광활한 평원에 한 획의 오차도 없는 듯 즐비하게 농사를 짓고 있는 농경지의 모습이

하늘의 뭉게 구름과 어우러져 매혹적이다.









Le Jardin (정원) /  Kevin K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