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사막일주(2016.4·25~5·14)

1.타클라마칸 사막일주/ 프롤로그....

나베가 2016. 9. 17. 20:12







이번 여행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짜릿함을 주었던 것이 무엇일까.....

두말하면 잔소리지.

'돌아올 수 없는 사막' 이라는 치명적인 명제를 가지고 있는 브루노 바우만의 저서가 주는

아찔함이다.

타클라마칸....이라는 사막의 이름이 가지고 있는 어감은 또 어떠한가~

왠지 이 날카로운 발음이 주는 어감 또한 그에 버금가지 않는가~


이건 분명 오지 여행자의 무조건적인 반응이었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중병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는건

곧 '죽음'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인데...

대체 얼마나 더 치명적인 위험에 맞서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는 건가~


짜릿한 도전에 사로잡혀 위험 불감증에 걸려있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 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한 순간에 이 중병에 걸린다는것 또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암튼....

난 이렇게 이 여행에 사로잡혔고

이 치명적인 저서에 꽂혔다.


책장을 넘길때 마다

상상도 못했던 위험이 난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매일 죽어나갔다.


물론

우리의 여행은 이 저서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이들은 그야말로 위구르어가 주는 뜻 그대로 '죽음'이라는 뜻의 타클라(Takla)와 '끝이 없는 넓은 지역'이라는 뜻의 마칸(Makan). 즉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넓은 지역'에 들어서 횡단하는 것이고,우리는 그저 그 드넓은 사막의 둘레를 자동차로 일주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여행 컨셉이 어떻든

그건 상관이 없었다.


그곳에 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그 죽음의 사막에 .....

책장 위에 쑤셔 박아 두었던 지구본을 내려 돌려보니

가히 '헉' 소리가 났다.

사막의 크기가

우리나라 남북한을 다 합친것 보다도 더 컸다.

아니, 2배는 족히 되 보였다.









동서로 1000킬로미터, 남북으로 400킬로미터에 이르는 타클라 마칸 사막은 중국 신장웨이 우얼 자치구에 있으며

텐산 산맥과 쿤룬 산맥으로 둘러쌓인 타림(Tarim) 분지 중앙에 있는 거대한 사막으로

높이가 20~90m에 달하는 사구(砂丘)로 덮여있다.

세계의 유명 유전이 중동지역에 있는 것으로 보아도 알겠지만, 이곳 역시 많은 유전이 있으며

주변에는  수로가 발달해 쿤룬산맥의 눈 녹은 물을 이용한 오아시스 도시가 발달해 있다.







그러니까

우리의 여행은 위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둘러싸고 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이 길은 바로 인류 문명의 주요 교역로 였던 실크로드이며 동서양을 연결하기 위해서 자연의 시련을 뚫고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인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곳....

우리에게는 혜초와 현장스님의 흔적이 남아있는 뜻깊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며

수많은 대상(隊商)들과 탐험가들의 피와 눈물이 서려있는 곳....

이 또한 사막을 횡단하며 죽음을 불사했던 것과 맞먹는 고통과 감동이 있는 현장인 것이다.








이만하면 여행 내용이 어떻든...

'돌아올 수 없는' 사막을 횡단하는 기분으로 접신을 해야하지 않을까....

충분히 이 아찔한 발디딤에 흥분하고 도전을 만끽해도 되지 않을까.....



 





이 여행 역시 첫번째 여행-황하 발원지 투어에 함께 했던 왕초님과 이름만으로도 오프로드의 모험이 물씬 풍기는 춘빠와 함께 한다.

이미 이 코스를 한 바퀴 답사했던 중국 전문 여행가-왕초님의 유려한 해설이 곁들여 질것이고

꽉 짜여진 룰대로 움직이기 보다는 그 순간의 여건을 감동으로 만끽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이끌어 가게 될것이다.









브루노 바우만의 저서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아찔하고 짜릿한

스펙타클한 여정이 될것이다.

이미 우리들 모두의 마음이 그리 단단히 각오가 되어 있으므로......












란저우에서 2차 팀과 합류해 시작해서

장예-둔황-아커싸이-망아이-뤄창-체모-민펑-허텐-카스-아커쑤-쿠처-쿠얼러-투루판-우루무치에서 여행을 마친다.













우리의 이번 여정엔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관광지도 많다.

시중에 나와있는 실크로드 여행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여행과 완전히 다른것은 우린 이 사막을 완전히 일주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타클라마칸 사막의 날것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는 것.








무엇보다도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그 규모를 직접 눈과 가슴에 담았고....

영화에서나 보았을까...상상속 외계 행성과도 같은 사막의 수많은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모습뿐만이 아닌....

바람의 위용을 직접 맞본 것은 그곳에 가지 않고서는 절대 느낄수 없는 사막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오아시스의 통념을 깬건 그야말로 혁신과도 같았다.

어린시절 미술시간에 도화지 한 장에 그린 오아시스가 우리나라의 남북한 합한것의 2배 가까이나 되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잉 둘러싸고

있는 것이 오아시스 도시란것....


이 판타스틱한 오아시스-즉 실크로드를 돌며 그들의 삶과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본것도 판타스틱한 여정중 하나였다.








반면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또 한편으론 우리의 야무진 생각이 허황된 꿈이었음도 깨닫게 된 여행이기도 했다.

오지  사막 캠프를 하지 못한것.....









이제까지는 캠프장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곳에서의 사막 캠프를 했던 지라

사막은 다 그러한 줄로 알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날것 그대로인 곳에서의 사막 캠프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모한 생각였는 지...

물론 날씨 좋은 날 한 두번만 해봤더라도 여한이 없었을 진데....

자동차 지붕 캐리어에 짐을 싣고 타클라마칸 도로에 진입을 할 수가 없어서 애당초 캠프는 불가했었다. 







어쩌면 모두들 이번 여정에서 가장 고대했을 사막 캠프....


칠흙같이 까만 하늘에선 수천만 개의 별이 쏟아져 내리고, 보석같이 반짝이는 은하수가 다리를 잇고....

우린 싸늘한 한기를 느끼며 옷깃을 여민 채 밤새 그 은하수를 걸었을 텐데.....









평생 느끼기 힘든 '절대 고요'를 느껴 보았을까....

평생 느끼기 힘든 '절대 고독'을 느껴 보았을까.....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았을까.....









사실....

나는 이 모든걸 다 느껴 보았었다.

사막에서는 물론 해발고도 5000m가 넘는 마치 홍해 바다가 갈라지듯한 히말라야의 깊은 골에서....

5600m의 하얀 설원에서....

 빙하 위에서...


그래서 나는 이 사막캠프가 더욱 더 간절했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크면 큰 만큼

나의 상상력은 또 더 큰 날개를 달고 훨 훨 날아가지~

이제까지의 모든 경험과 감동이 총 동원되어 타클라마칸 사막에서의 캠프가 가장 판타스틱한 모습으로 머릿속에 박혀 버린거야~

그럼 됐지~ ㅋ~







대신

이번 여정은 극한의 오지 여행이 아닌 럭셔리 투어로 탈바꿈이 되어 버렸다.

럭셔리 호텔과 럭셔리 음식 여행...


아놔~

진짜 컨셉과 안어울린다 ~ㅠㅠ


아니지 아냐~

수천만개 짜리 별 호텔과 겨우 별 4~5개짜리 호텔과 감히 견주며 럭셔리라는 말을 쓰다니...ㅠㅠ








암튼.....

자동차 안은 여정내내 웃음과 대화로 가득했다.

자동차 여행이 주는 컨셉이 원래 그런걸까....

아님 대 자연에서 받은 기때문에 모두들 그리 되었던 것일까....









그 어느 여행때 보다도 모델놀이를 많이 했고....

매 순간 화보 촬영지를 방불케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두들 패션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서로들 배꼽을 빠뜨리며 웃어재꼈다.










그래~

여행이란 ....

어쩌면 그곳의 풍광을 보러가는게 아니라

그곳의 삶을 보러 가는 것이고 그 안의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또한 우리들 내면을 어린아이 처럼 훤히 내 보이러 가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웃을 수 있는 ....

복잡한 생각들을 다 내려놓고 가장 본질적인 것에 순수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그래서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는....

행복을 찾으러....








그래~

그거였어.

오지 여행자의 최고의 도전은 늘 행복 찾기였다는 것.....



2016.9.17. 베가









































































































































































































































































































A Wind With No Name (이름 모를 바람) / 양방언

 원곡 - 서웅크 바일(SE. EnkHBAAYAR, 몽골)

노래 - 치치크마(QIQIgemaa, 내몽골)